“2019년 브랜드숍, 다시 뛰어야 한다”
“2019년 브랜드숍, 다시 뛰어야 한다”
  • 더케이뷰티사이언스 ( office@thekbs.co.kr)
  • 승인 2019.02.18 16:17
  • 매거진 : 2019년 01월호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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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순식 팀장(THE BODY SHOP, Property팀)
함순식 팀장(THE BODY SHOP, Property팀)

과거 화장품은 백화점이나 종합판매점을 찾아가거나 방문판매를 통해서만 구매 할 수 있었다. 이후 2000년대 초반 3300원의 신화를 쓴 미샤의 등장으로 브랜드숍(한 개 브랜드의 제품만 모아 놓고 판매하는 중 저가 로드숍)의 시대가 시작되는데 미샤의 인기와 더불어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토니모리, 스킨푸드, 에뛰드하우스, 네이처리퍼블릭까지 시장에 가세하게 된다. 이전까지는 화장품의 종류가 많지 않고 구매할 수 있는 판매점도 적어서 불편했던 소비자들이 1만원대 전후의 부담없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마음껏 발라 보고 피부타입별로 카운슬링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는 브랜드숍에 대거 몰리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에 탄력을 받은 브랜드숍은 전국 로드숍 상권과 지하철역,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웬만한 동네 상권까지 장악하며 크게 성장한다.

 

지하철 역사내에 들어선 네이처컬렉션과 아리따움
지하철 역사내에 들어선 네이처컬렉션과 아리따움

 

2000년대 말 외환위기와 내수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브랜드숍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듯 보였으나, 한국 드라마와 K팝의 영향으로 형성된 한류열풍으로 재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 때 내수시장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한 구세주는 중국 단체관광객과 보따리상이다. 내수시장에 한계를 느낀 브랜드숍은 수출을 견인하는 한국의 대표산업으로 부각되면서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중동, 유럽, 미국시장에 돌파구를 찾아 본격적인 시장확대에 나선다.

국내 및 해외시장에서 활약한 브랜드숍은 2013년까지 연평균 20~30%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3조원 시장에 진입하였으나, 매출이 점차 둔화되자 자구책으로 서
로 앞다퉈 멤버십데이 세일경쟁을 시작한다. 매월 멤버십데이 세일기간이 끝난 후에는 1+1, 일부 품목 한정 세일 등을 실시하여 결국 연중 세일이 없는 날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가 되어버려 브랜드숍의 성장기 시절 외쳤던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품질” 이라는 신뢰도는 이미 추락한 지 오래다.

이후 H&B 편집숍(원 브랜드가 아닌 국내와 해외의 다양한 브랜드들을 한 곳에 모아 놓은 올리브영과 같은 매장)이 무서운 속도로 점포를 확장하면서 브랜드숍의 고객은 계속 이탈되었고, 굳이 매장까지 일부러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소비패턴의 변화로 브랜드숍은 점차 경쟁력을 잃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2016년 말부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사드)의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본격적인 보복이 시작되면서 그나마 중국에 의존하던 브랜드숍은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브랜드숍의 실적악화는 무리한 플래그십(안테나숍) 매장의 확장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예를 들면 강남역 로드숍 상권은 화장품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매장을 열어 이른바 브랜드숍의 성지라고 불릴 정도로 전성기 시절을 보냈으나, 최근 계속된 경기불황으로 이익을 내는 매장이 한 군데도 없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매출은 계속해서 하락하는데 상대적으로 고정비용(임대료, 인건비, 관리비)은 매년 상승하다 보니 매장당 누적적자가 심화되는 브랜드숍은 과거에 브랜드를 대표하는 간판스타에서 이제는 점점 애물단지가 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 처했다. 이 상권의 웬만한 브랜드숍 매장의 월 임대료가 평균 1억원 정도 되다 보니 제품 원가와 마케팅 비용, 임대료, 인건비, 관리비까지 감안하면 매출이 3억원은 되어야 유지될 수 있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호황기시절 플래그십 매장은 매출이나 손익보다는 브랜드의 경쟁력을 알리는 마케팅 수단이었으나, 전국적으로 오프라인 점당 매출이 축소되고 딱히 매장에서 새롭게 보여 줄 것도 없는 식상한 플래그십 매장은 손해를 감수하며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 상권의 브랜드숍은 매장을 철수하고 싶어도 임대차 계약기간이 남아 있다거나 브랜드의 체면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3500억원에 에이블씨엔씨(미샤, 어퓨)를 인수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은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강남역 상권에 2018년 5월 17일 총 2개층 528㎡의 대규모로 첫 번째 플래그십 매장 갤러리 M을 오픈하였다. 오픈 행사에 간판 모델 손예진까지 동원했던 이 매장은 6개월간 운영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매장의 영업손실을 이겨내지 못하고 12월 31일자로 영업을 종료하고 철수하는 것으로 임대인과 합의하였다. 엄청난 중도해지 페널티(위약금)를 지불하더라도 빨리 철수하는 것이 더 큰 출혈을 막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한 개의 매장에서 취급할 수 있는 품목 수SKU: Stock Keeping Unit가 500개에 불과한 브랜드숍은 10,000~13,000개 SKU까지 가능한 H&B 편집숍과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다. 그나마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 강남점은 지난해 9월 28일에 기존에 취급하던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18개 외에 신규 브랜드 11개, 타사 브랜드 59개를 추가하여 총 88개의 브랜드를 보유한 멀티 브랜드숍으로 전환하여 운영 중이다.

2018년 12월 31일 영업 종료 후 철수 예정인 미샤 플래그십 강남점
2018년 12월 31일 영업 종료 후 철수 예정인 미샤 플래그십 강남점
멀티 브랜드숍으로 탈바꿈한 아리따움 플래그십 강남 라이브
멀티 브랜드숍으로 탈바꿈한 아리따움 플래그십 강남 라이브

그 외 강남역에서 영업 중인 브랜드숍은 매장면적도 협소하고 취급할 수 있는 제품의 한계로 인해 이탈되는 고객을 불러 모을 수 있는 형편이 안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플래그십 매장이 강남역 외에도 명동, 가로수길, 부산의 서면과 광복동, 광주 충장로, 대구 동성로 등 전국적으로 진출하여 있다는 사실이다. 직영점은 매년 상승하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의 증가로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가 되어 가고 있으며, 가맹점 역시 고정비용의 부담에 온라인숍 세일이 가세하며 깊은 시름을 앓고 있다.


요즘 대세인 H&B 편집숍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 Millennials generation)는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에서, ‘브랜드보다는 제품력’을 화장품 구매 시 우선순위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온라인 채널은 단순한 구매를 넘어 정보 공유의 장으로서 발전하고 있으며, 기초는 물론 색조 분야에서도 다양한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네트워킹에서 소위 잘나가는 뷰티 인플루언서 Influencer의 영향을 받고 있다. 뷰티 블로거의 화장법을 보거나 그들이 추천하는 제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분석한다.


이들은 ‘우리’보다는 ‘나’를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며,쇼핑의 70%를 온라인으로 즐기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매출 중에서 모바일(35.6%) 이용률이 PC(29.6%) 이용률을 앞질렀다고도 한다. 스마트폰은 화장품 매장에서도 가격을 비교하고, 구매 후기를 확인하는 등 정보를 얻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과거의 브랜드숍은 신제품이 출시되면 유명 스타를 모델로 내세우고 TV나 신문, 잡지 등의 지면광고를 선택했지만, 이제는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뷰티 블로거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광고 채널이 빠르게 유튜브나 SNS 채널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각 사의 브랜드숍은 여러 방면에서 변화하는 화장품 시장에 맞는 마케팅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 막무가내식 세일 행사와 같은 단순한 정책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고객은 더 이상 기다려 줄 수가 없다. 점점 브랜드숍의 생존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는데 언제까지고 중국만 바라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15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브랜드숍은 각자의 특징에 맞는 포지션으로 화장품 상권을 형성하고 함께 이끌며 성장하여 왔다. 그러나 이제는 브랜드숍 모두가 이전과 같은 자리를 지킬 수가 없다. 누군가는 살아남고 누군가는 없어져야 하는 냉혹한 현실 앞에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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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019-02-28 16:05:26
좋은 글이네요.
많은 부분 공감 됩니다 감사합니다!

유통은끝인가 2019-02-28 15:33:31
탈유통이 답인가요...
너무 힘드네요.....
너무 팩트라 뼈를 때리는 것 같습니다

이초찬 2019-02-28 14:48:18
좋은글 감사합니다
공감가는 내용들이 많네요

박원형 2019-02-28 14:43:34
요즘에 동네곳곳 빈 점포들이 많이 눈에 띄던데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잘 극복 했으면 합니다.

박정재 2019-02-28 14:43:25
명동에서 종사하는 한사람으로서 너무 와닿는 내용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