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순식, THE BODY SHOP 자산관리팀 부장
함순식, THE BODY SHOP 자산관리팀 부장
화장품 브랜드숍 채널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소비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브랜드숍을 대표하는 3개사의 상반기 실적은 브랜드숍의 현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니스프리의 2020년 상반기 매출액은 1958억 원으로 2019년 동기간 매출액 3022억 원 대비 35% 하락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76%가 줄어든 51억 원이었고, 2분기에는 10억 원의 적자를 내며 상반기 총 4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403억 원 대비 90% 감소한 결과다. 

브랜드숍 대표주자 이니스프리는 지난 2분기에 적자전환했다. 아리따움 역시 자체 매장보다는 온라인과 H&B 스토어 입점에 주력하고 있다.
브랜드숍 대표주자 이니스프리는 지난 2분기에 적자전환했다. 아리따움 역시 자체 매장보다는 온라인과 H&B 스토어 입점에 주력하고 있다.

에뛰드는 2020년 상반기 매출액이 642억 원으로 2019년 동기간 매출액 957억 원 대비 33% 하락했다. 매출하락에 따른 영업적자는 계속되어 상반기에만 5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미샤와 눙크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2020년 상반기 매출액은 1612억 원으로 2019년 상반기 매출액 2042억 원 대비 21% 하락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에만 224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실적악화에 따라 브랜드숍은 일제히 내실 다지기에 착수했다. 이니스프리는 온라인 채널에 집중하고, 수익이 나지 않는 오프라인 매장은 계속해서 줄여나가기로 했으며, 에뛰드 역시 적자 매장의 구조조정과 제조원가를 개선하여 적자폭을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미샤는 최근 23개의 타사 브랜드를 추가로 입접시킨 멀티브랜드숍 ‘미샤플러스’를 론칭하고 연말까지 150개 매장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추가적인 출점은 자제하고 기존의 미샤 매장을 업그레이드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대부분의 브랜드숍은 온라인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온라인몰 업체와의 전략적인 업무협약을 통해 온라인 매출 확대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브랜드숍이 어려움을 겪는 사이, H&B 스토어 중 65%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올리브영은 오히려 매장 수가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기준 1233개였던 국내 매장 수는 현재 1253개로서 20개 매장이 늘어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이니스프리가 올해 상반기에만 100여개의 매장을 폐점한 것과 비교하면 브랜드숍과는 달리 올리브영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올리브영은 지난해보다 20개가 늘어난 1253개 매장을 운영하며 나 홀로 성장 중이다
올리브영은 지난해보다 20개가 늘어난 1253개 매장을 운영하며 나 홀로 성장 중이다

올리브영의 2020년 상반기 매출액은 9357억 원으로 2019년 동기간 매출액 9407억 원 대비 0.5% 하락하는데 그쳤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427억 원 대비 41.5%가 감소한 250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매출은 브랜드숍과 마찬가지로 감소하였으나, ‘오늘드림’과 같은 ‘비대면 배송서비스’, ‘선물하기’ 등 온라인채널이 크게 성장하면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리브영은 온라인을 비롯한 언택트Untact, 비대면非對面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고객을 잡기 위해 가장 빠르게 대응하고있다. 코로나19로 외출과 소비가 줄어들어 백화점을 비롯한 면세점, 복합쇼핑몰, 로드숍 등의 오프라인 매출은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올리브영의 온라인 플랫폼에 주문하면 3시간 내에 배송 받을 수 있는 ‘오늘드림’ 서비스는 오후 3~4시 사이에 배송하는 ‘쓰리포’(3!4!), 3시간 내 즉시 배송하는 ‘빠름 배송’, 밤 10~12시 사이에 배송하는 ‘미드나잇 배송’으로 진화했다. 오늘드림은 물류센터가 아닌 오프라인 매장의 재고를 배송하는 방식으로서 온라인과 더불어 오프라인의 연계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평균 오늘드림 주문 건수는 지난 1분기 대비 46%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고객들이 직접 매장에 방문하지 않으면서 빠른 배송을 원하는 수요를 제대로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H&B 스토어라고 해서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랄라블라와 롭스는 올리브영과 다르게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적자경영에 시달리고 있다. 

GS리테일의 랄라블라는 올해 상반기 58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매출액은 약 28% 감소하고, 영업적자는 약 100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소폭 증가했다. 2019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5.8% 감소한 1682억 원, 영업적자는 158억 원이었다. 이에 따라 랄라블라는 지난해부터 오프라인 매장의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랄라블라는 GS왓슨스로 영업하던 2017년말 당시 185개의 매장이 운영되었으나, 현재는 131개 매장만 운영 중이며 매장 축소는 계속 진행 중이다. 효율이 나지 않는 매장은 과감히 축소하고 우량 매장을 계속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해 말에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GS25, GS 수퍼마켓, 랄라블라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계하는 ‘비즈니스 유닛’(BU)을 신설하였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1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도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배송 품목 수를 400여개까지 늘렸다. 현재 수도권 30개 매장에서만 운영하고 있으나 테스트를 거쳐 서비스 지역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랄라블라는 3년간 54개의 매장을 닫아 현재 13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랄라블라는 3년간 54개의 매장을 닫아 현재 13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롭스가 포함된 롯데쇼핑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총 70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 중 200개를 구조조정하기로 발표했던 롯데쇼핑은 50개를 추가하여 2022년까지 250개 매장을 정리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사업부별로 슈퍼마켓 150개, 마트 45개, 롭스 40개, 백화점 10개이다. 올해만 슈퍼마켓 60개, 롭스 30개, 마트 15개, 백화점 5개 등 110개 매장을 닫는다는 계획이다. 

롭스는 지난해 구조조정과 우량 매장 리뉴얼을 통해 실적회복을 기대했었다. 2019년 9월에는 카페와 힐링 공간을 확대한 ‘리프레쉬 스토어’(657.1㎡, 약198평 규모)를 선보이며 매장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카페와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겸비한 플래그십 매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카페와 다양한 제품 체험은 고객의 방문율을 높이고,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을 최대한 길게 만들어 매출을 높이고자 하였으나 코로나19 등 소비심리 축소로 더 이상 출점을 하지 않고 있다. 

롭스는 현재 113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해 말까지 30개 매장을 철수할 계획이다.
롭스는 현재 113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해 말까지 30개 매장을 철수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의 기타 사업부문은 상반기에 매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는데 롭스가 여기에 포함되어 있어 현재의 경영상황이 매우 긴박한 점을 알 수 있다. 롯데 쇼핑의 기타 사업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915억 원으로 전년대비 약 55% 감소했다. 영업적자는 1295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매출의 약 50% 수준이다. 지난해 말 131개였던 매장 수는 현재 113개로 서 올해에만 18개 매장을 정리했으며 하반기에도 매장 축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롭스는 코로나19 이후 면역력 관리에 관심이 커진 것을 감안하여 건강기능식품 카테고리 비중을 늘리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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