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순식 THE BODY SHOP 자산관리팀 부장
함순식 THE BODY SHOP 자산관리팀 부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 업계도 이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화장품업계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유통채널 역시 입점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브랜드숍]

국내 유명 상권을 선도해 온 화장품 브랜드숍은 최근 계속된 내수경기 침체와 더불어 임대료 부담과 인건비와 관리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 와중에 갑자기 불어 닥친 코로나19는 가뜩이나 힘들었던 브랜드숍 매출을 반토막 내버렸는데,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시작된 ‘착한 임대료’ 운동에 따라 다시금 힘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에서 독려하는 임대료 지원 정책은 소상공인에만 해당하고, 소상공인에게 임대해준 임대사업자만이 정부 지원을 받는다. 즉, 대부분의 브랜드숍은 소상공인에 해당되지 않아 브랜드숍 임대인들은 정부에서 받는 특별한 혜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명동과 홍대, 대구의 동성로, 광주의 충장로, 부산의 광복동 등 전국을 대표하는 상권의 임대인들이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하기 위한 임대료 인하 운동에 동참하면서 한 번 올라간 임대료는 절대 내려가지 않는다는 ‘임대료 불변의 원칙’이 깨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최소 10%에서 많게는 30%까지 임대료 인하에 동참하는 임대인들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숍 가맹본부 역시 현장에서 고통받는 가맹점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들을 서둘러 준비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맹점과 파트너사에 약 80억 원을 직접 지원하고, 생산 협력사에는 약 2000억 원의 결제대금도 조기에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아리따움과 이니스프리, 에뛰드를 영업 중인 가맹점에 약 32억 원 규모로 제품을 환입한다. 이는 매장에서 잘 팔리지 않거나 유행이 지난 부진재고를 본사에서 다시 매입해 가맹점의 부담을 줄여 주는 방식이다. 방문판매 채널의 카운셀러에게는 소득보전과 영업활동 지원에 15억 원, 면역력 강화를 위한 건강기능식품 15억 원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약 20억 원 규모로 거래처의 판촉물과 수금을 지원한다. SCMSupply Chain Management과 같은 물류담당 협력사에는 약 2000억 원의 규모로 결제대금을 먼저 지급하여 협력사의 자금 운용에 따른 부담을 덜어 준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움과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가맹점에 약 32억 원의 제품을 환입하기로 결정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움과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가맹점에 약 32억 원의 제품을 환입하기로 결정했다.

2019년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액은 5조5801억 원으로 2018년 5조2778억 원 대비 5.7%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4278억 원으로 2018년 4820억 원 대비 11.2% 감소했다. 국내사업은 대표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가 전체 화장품 매출액을 견인해 전년대비 5.1% 성장하고, 영업이익도 12.6% 성장했지만, 해외 국가로 신규 진출하기 위한 투자금액 확대로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9.7% 줄었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장품 가맹점에 대해 3월 임차료의 50%를 지원한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가맹점은 더페이스샵, 네이처컬렉션 등으로 전국에 500여 개 매장이 영업 중이며, 매출하락에 따라 매월 임대인에게 지불해야 하는 임차료에 부담을 겪는 가맹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장품 가맹점에 대해 3월 임차료의 50%를 지원하기로 하였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장품 가맹점에 대해 3월 임차료의 50%를 지원하기로 하였다.

2019년 LG생활건강의 화장품Beauty 부문의 매출액은 4조7458억 원으로 2018년 3조9054억 원 대비 21.5% 성장했고, 영업이익 역시 8977억 원으로 전년 7827억 원 대비 14.7% 성장을 달성했다. 특히 LG생활건강을 대표하는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는 2018년 화장품 단일 브랜드 최초로 매출액 2조원을 돌파한 후 2019년에도 매출액 2조5836억 원을 달성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마화장품 ‘CNP’ 역시 크게 성장하며 지난해 매출액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로봇업무자동화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 시스템인 ‘알R 파트장’을 도입해 회사 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컴퓨터가 대신하고 있다. 알R 파트장은 영업과 회계, 마케팅 등 다양한 부서에서 필요로 하는 매출분석, 발주·출고관리, 주문처리를 대신함에 따라 영업사원Supervisor이 판매분석과 의사결정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시키는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화점, 복합쇼핑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의 매출 실적은 모두 하락했다. 식품과 가전에서 온라인이 간신히 버텼고, 명품이 실적을 보전한 반면, 패션부문에서 상당한 매출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백화점과 복합몰 특성상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이 연일 뉴스에 보도되면서 방역과 소독작업을 위해 일시적인 휴점을 계속하면서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2월 백화점별 주요 매출실적은 전월대비 15~20% 수준까지 하락했고, 패션 매출 비중이 높은 아울렛은 전월대비 30~45% 수준까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3월에도 코로나19의 영향은 계속되어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영업 중인 입점 업체들의 시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백화점을 비롯한 대규모 유통채널은 입점 업체의 경영부담을 최소화하고 직원과 고객의 안전을 고려해 영업시간을 단축하거나 임차료 지급조건을 완화하고 있다. 변경된 영업시간은 추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재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에서 독려하는 임대료 지원 정책은 소상공인인 경우만 해당된다. 그러나 브랜드숍 임대인들은 브랜드숍을 보호하기 위한 임대료 인하 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정부에서 독려하는 임대료 지원 정책은 소상공인인 경우만 해당된다. 그러나 브랜드숍 임대인들은 브랜드숍을 보호하기 위한 임대료 인하 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전국 31개의 백화점과 20개 아울렛의 점포별 영업시간을 기존 30분에서 1시간 30분까지 단축해 영업 중이다. 기존 백화점의 영업시간은 평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하고, 주말에는 8시 30분까지 영업하여 왔으나 이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평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영업하고, 주말에는 8시까지로 단축했다. (단, 본점, 잠실점, 부산본점은 주말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 

아울렛은 기존대로 오전 11시에 오픈 하되, 평일은 오후 8시까지 영업하고, 주말은 오후 9시까지 영업하는 것으로 시간을 조정했다. 롯데몰 7곳은 입점업체가 중소기업 이하에 해당될 경우 익월 20일에 일괄 지급되던 판매대금을 1일부터 15일까지의 판매대금을 익월 5일에 선지급하고 16일부터 말일까지의 판매대금은 익월 20일에 지급하기로 변경했다. 또한 3, 4월에 부담해야 하는 임차료도 7월부터 3개월씩 분할하여 납부할 수 있도록 변경하였는데 이는 3월분 임대료를 7, 8, 9월 세 번에 걸쳐 나누어 임차료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현대는 전국 14개 백화점의 주말 영업시간을 30분 단축하였으며, 대구점은 평일 영업시간을 2시간 30분 단축하고, 주말은 3시간을 단축하여 영업을 하고 있다. 6개의 아울렛 역시 영업시간을 최소 30분에서 최대 3시간 30분까지 단축하여 영업하고 있다. 

신세계는 전국 11개 백화점의 영업시간을 최소 30분에서 2시간까지 단축하여 영업 중이다. 스타필드 6곳 역시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2시간을 단축하기로 하였다. 

 

[면세점]

올해 1월 면세점 매출액은 2조247억 원으로 전월(2019년 12월, 2조2848억 원) 대비 11.4%가 감소했다. 전월에 402만명이 다녀간 면세점 이용자는 1월에 384만명을 기록하면서 이용객 역시 4.5% 감소했다. 한국항공협회 자료에 의하면 2월 넷째 주 국제선 여객 수는 약 65만여명으로 전년대비 65.8% 감소했다. 특히 중국 노선 여객 수는 85.2%까지 줄었으며, 일본이 70.6%, 동남아가 62.1% 감소했다. 2월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집계한 하루 평균 여행객 수는 약 12만명으로 전년대비 41.7% 줄었다. 

또한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상품 매출액은 80%까지 떨어졌으며,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일부 여행사는 휴점을 하거나 폐업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국내에는 1만8000여개의 여행사가 영업 중인데 1월 말부터 3월 초까지 폐업한 업체가 110여 군데에 달한다고 조사됐다. 이에 따라 2월 면세점 매출실적은 평상 시 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점 매출 중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화장품 브랜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이 가장 시급한 상황이다. 

 

[온라인]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년 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2조3906억 원으로 전년동월(2019년 1월, 10조7034억 원) 대비 15.6% 증가했지만, 전월(2019년 12월, 12조5865억 원) 대비 1.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난 1월 온라인 화장품 거래액은 1조1266억 원으로 전월(1조1847억 원)대비 4.9% 감소했다. 매출액이 감소하면서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5%에서 9.1%로 0.4% 떨어졌다. 화장품 거래액 비중은 낮아진 반면 마스크와 손 세정제의 판매는 크게 급증했다. 마스크 상품이 포함된 ‘기타 상품군’의 온라인 거래액은 4428억 원으로 전년동월(2019년 1월, 2435억 원) 대비 81.8%, 전월(2019년 12월, 2670억 원) 대비 65.8%로 매출액이 증가했다. 손 세정제 상품이 포함된 ‘생활용품군’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는 1월 20일 이후 본격화되었기 때문에 1월 보다는 2월 온라인 화장품 거래액 변화에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소비자의 불안감이 증가하면서 직접 매장을 방문하여 구매하기 보다는 비대면Untact 유통인 온라인 매출에 변화가 있을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H&B 스토어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은 크게 감소하였으나, 온라인 매출액은 전년대비 증가했다. 면역력 강화에 높은 관심이 쏠리면서 건강기능식품 카테고리는 50%~100%까지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 통계청
ⓒ 통계청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라 화장품 유통채널은 대면 접촉을 하지 않아도 되는 ‘언택트Untact’ 온라인 구매비율이 더욱 증가할 것이며,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피부 트러블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화장품 역시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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