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IFSCC 2023’ 리뷰 총평 [INTERVIEW] 황재성 피부 기반기술 개발 사업단 단장

황재성 피부 기반기술 개발 사업단장은 2023년 9월 4~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제33회 IFSCC Congress’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다.
황재성 피부 기반기술 개발 사업단장은 2023년 9월 4~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제33회 IFSCC Congress’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다.

 

“화장품 산업은 융복합적 특성을 갖고 있지만, 최근에는 더욱 급격하게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접목된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황재성 피부 기반기술 개발 사업단 단장(경희대학교 유전생명공학과 교수, 피부기반사업단)은 2023년 9월 4~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IFSCC 2023 Congress’의 연구 경향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피부 기반기술 개발 사업단과 더케이뷰티사이언스는 2024년 3월호(Vol. 63)로 ‘IFSCC 2023’ 리뷰를 마무리한다. 2023년 12월호(Vol. 60)부터 4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국내 화장품 연구원들에게 글로벌 R&D 동향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IFSCC 리뷰는 피부 기반기술 개발 사업단과 더케이뷰티사이언스가 2020년부터 매년 진행해 이번까지 4회째다. 

더케이뷰티사이언스는 이번 리뷰를 마무리하면서 황재성 피부기반사업단장과의 인터뷰를 마련했다. 

 

Q. ‘IFSCC’ 리뷰를 기획한 의도와 이번 리뷰에 대한 총평을 말씀해주세요.

IFSCC는 화장품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세계학회이고 글로벌 화장품 회사의 최신 화장품 기술 동향을 가장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대표적인 행사이지만, 해외 출장에 따른 항공료, 숙박비, 인력투입에다 개인이나 기업이 부담스러울 정도의 높은 등록비까지 내야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선진국 연구 인력 중심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중소기업이나 국가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지 않은 학‧연 연구자들은 현장 참가가 용이하지는 않습니다. 현장에 참가해도 본인이 직접 연관되어있는 분야 이외의 발표 내용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이해하기는 어려운 것도 현실입니다. 하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처럼 화장품 연구 분야의 최신 기술개발 동향과 각 주요사들의 개발 방향에 대해 파악하는 것은 연구개발의 매우 중요한 시작점이 되어야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피부기반사업단은 IFSCC에 관심은 있으나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국내 연구자분들에게 세계 각지에서 수행된 다양한 연구주제와 기술 동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학회에 참가하는 전문가들을 섭외하여 IFSCC 각 분야의 발표내용을 정리‧요약한 리뷰를 매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1차적으로 사업단에 참여한 연구자들을 비롯, 한국 화장품 연구자들에게 최신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연구역량을 제고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한 목적이며, 우리 사업처럼 정부에서 지원하는 국가 화장품R&D사업 기획방향을 설정하는데도 유용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연구자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리뷰에 관한 의견을 보내주시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Q. ‘IFSCC 2023’의 연구 동향을 다시 한 번 정리한다면요.

‘IFSCC 2023’에서 노화 연구는 주름개선, 미백과 같은 전통적인 영역의 항노화 연구를 넘어 노화세포를 없애는 세놀리틱 같은 혁신적인 새로운 기전과 타깃을 발굴하여 역노화를 도모하는 연구들이 발표되었습니다. 엑소좀 등 신규 소재나 피부 전달 시스템 등 화장품의 효능을 증진시키고 안정화하기 위한 연구, 세포‧조직 이상으로 인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 결과도 다양하게 제시되었습니다. 피부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UV 등 외부 환경과 수면 등 내재적인 생활습관과 피부와의 개별적인 상관관계 뿐 아니라 이런 영역을 전체적으로 포괄하는 피부 영향 요소(exposome) 및 관리‧개선방법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스트레스, 감성, 감각, 행복감 등 정신적‧인지적 요소와 신경계, 순환계, 림프계, 골격계 등 상호작용까지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holistic approach, wellness 차원까지 발전하고 있습니다. 피부나 화장품에 대한 분석‧평가방법으로 AI, VR/AR 등 최신의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었거나, 새로운 ex vivo 피부 평가 모델을 도입한 사례도 소개되었습니다.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환경오염 등에 대응하기 위한 지속가능성 요소는 계속해서 강조되고 있으며, 규제를 넘어 소비자 인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화장품 산업은 융복합적 특성을 갖고 있지만, 최근에는 더욱 급격하게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접목된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Q. 이번 ‘IFSCC 2023’의 연구 동향으로 볼 때, 
해외 화장품 기업은 어느 분야에 연구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나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글로벌 선도 기업들의 R&D 방향은 화장품 산업의 미래를 말해주는 것과 동시에 우리의 R&D 방향 설정에도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됩니다. 체계적으로 정리된 자료가 없어 한마디로 R&D의 초점을 이야기 하기는 어려우나 IFSCC나 in-cosmetics 등에 나타난 큰 흐름을 파악해 보면 하나의 방향보다는 창의적인 새로운 시도가 많다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화장품 분야라고 여겨지는 것 외에 융합‧다학문적 접근을 통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의 대세라고 할 있는 흐름은 역시 과학적 기반과 지속가능(윤리‧환경‧사회적 가치)과 관련된 연구가 공통적인 관심사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Q. 해외 연구 동향을 파악하려면 

국내 기업들이 해외 학회나 전시회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가할 필요가 있겠네요. 

홍보와 정보수집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회는 우선 연구성과를 알리는 것과 더불어 타 기업 특히 글로벌 기업들의 R&D 방향을 파악하고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들이 보는 산업 트렌드 그리고 창의적인 접근방법을 아는데 필수적인 자리인 것이죠.

전시회는 학회와는 좀 다른 차원인데, 참관을 통해 기업들의 소재나 제품개발을 파악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기업 차원에서는 수출을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방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전시회에서 처음 참가한 기업이 성과를 내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꾸준히 참가하여 기업을 알리면 외국 기업들의 상담요청이 들어오는 거죠. 상담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실제 수출로 연결되는데는 몇 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결국 꾸준히 전시회에 참가하고 기업을 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글로벌 전시회 같은 경우 참가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유망한 기업들에 대해 정부의 지원이 있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Q. IFSCC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보통 개최국의 scientific chair가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IFSCC 구성국 중 주요 국가, 즉 프랑스, 일본, 한국, 미국 및 전 해 개최국, 다음 해 개최국이 위원회를 구성합니다. 학회에 제출된 전체 논문 중 podium은 개최국의 scientific committee에서 결정하고, 결정된 전체 podium 논문에 대해서 각국의 심사위원들이 개별적으로 평가를 합니다. 이를 합산하여 basic 및 applied 분야로 나눠 각각 상위 top 10을 결정합니다. 이후 학회 개최기간 중에 발표를 듣고 10개를 상대 평가하여 최우수 논문을 결정합니다. 따라서 full paper를 제출할 때 제대로 작성해야 우선 top 10에 선정될 수 있습니다. 그 다음 발표에 따라 수상이 결정됩니다. 포스터는 개최국의 scientific committee에서 top 10을 선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IFSCC 심사위원이 평가하고 최우수 포스터를 선정하게 됩니다. 저는 2017년도 서울대회의 scientific committee chair를 맡은 이후로 계속 committee 멤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따로 정해진 임기는 없으며 각국의 학회에서 심사위원 및 부심사위원을 지정하고 있습니다. 

 

Q. 해외 논문을 심사하다보면 국내 화장품 기술 수준도 판단될 듯합니다.

당장의 시장 동향에 즉각 반응하는 연구주제가 많다는 것이 국내 연구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됩니다. 한국 화장품 업계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유행에 민감하고 새로운 제품을 빠른 시간 내에 만들어내는 편입니다. 새로운 사용감의 제형이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 제품을 만들어내는 면에서는 선진국에 비해서도 앞선다고 봅니다. 화장품 산업의 속성 자체가 패션산업처럼 트렌드 변화가 빨라서 세계적인 유행을 이끌어간다는 측면이 최근 한국 화장품이 K-뷰티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끄는 원동력이 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국 화장품 산업이 지속가능한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산업의 기초 체력이라 할 수 있는 피부나 화장품 소재에 대한 기반 기술이 다져지지 않고는 어려운데, 한국의 문제는 이런 기반 기술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Q. 로레알, 시세이도 등 글로벌 기업이 논문을 발표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일부 국내기업은 영업 비밀이나 인력 유출 등을 이유로 꺼리기도 하는데요.

기본적으로 자신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알려진다고 해서 모방하기 어려운 매우 전문적이고 시간‧비용 투자가 필요한 기술이라거나 이미 특허 등 기술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상황이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실제로 해당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은 이미 발표하는 기술보다 몇 단계 앞서 있고, 실용화에 가까운 상황이기 때문에 해당 연구결과가 발표된다고 모방해서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해 있습니다. 오히려 다른 기업이 따라오면 자신들이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자부심도 느낄 수 있을 것이고요. 

본인들이 연구하는 분야를 어느 정도 알려주어야,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기업‧연구자들과 네트워킹하고 해당 분야의 새로운 기술 원천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할겁니다. 또한 국제적으로는 논문발표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기능도 하며 이를 활용하여 많은 홍보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그 효과는 영업기밀이나 인력유출 우려보다 더 큰 이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국제행사에서 논문을 발표해야 할 것입니다.

 

Q. ‘제33회 IFSCC Congress’에서 시세이도(Shiseido) 연구원이 기초연구상(Basic Research Award)과 응용연구상(Applied Research Award) 최우수상을 각각 받았는데요. 
시세이도는 1976년부터 2022년까지 IFSCC에서 모두 29개의 상을 수상했네요.  일본이 상을 휩쓸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심사위원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연구결과를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연구주제의 창의성은 물론 연구결과의 과학적 근거제시 등이 뛰어나 심사위원들 모두가 동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꾸준한 연구입니다. 일회성 연구가 아니라 장기간의 연구결과를 집약한 성과를 가지고 나오며 기업 차원의 지원을 통해 발표자료의 시각적 수준 또한 매우 세련되고 높은 완성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 우물을 파는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과 이에 대하여 인정하고 배려하는 기업의 지원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봅니다. 스타 연구자를 발굴하여 집중 지원하는 분위기도 감지되는데, 2022년 IFSCC에서 키노트(Keynote) 강연을 맡았던 Tomonobu Ezure 박사의 경우가 그 예입니다. Ezure 박사는 당장 산업화하기에는 현실적이지 않아 보이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연구를 10년 이상 꾸준히 수행하여 Digital-3D Skin이라는 새로운 AI 기반 피부 분석 기술을 개발하고, 이 기술을 이용해 Ring Collagen이라는 피부 탄력에 대한 새로운 이론도 제안하며 수년간 IFSCC에서 많은 상을 수상하고 주목받았습니다. 쇼맨십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있지만, 엉뚱하고 톡톡 튀는 연구자를 배제하지 않고 길게 지켜봐준다는 측면은 기업 내에서 창의적인 발상을 독려하는 촉매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면 소비자 입장에서 문제가 되는 요소를 실제 개발 현장에서 날카롭게 찾아내고, 창의적·혁신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도출되기도 합니다.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같은 극의 전하 간에 밀어내는 힘을 이용한 생체적합 폴리머를 소재화한다거나(IFSCC 2017 Johann Wiechers Award), 일반적으로 무기 자외선차단제에서 금기시되는 입자 응집 현상을 역이용해 SPF지수와 투명도가 높아진 자외선차단제를 제조한다거나(IFSCC 2023 Applied award) 하는 시세이도의 연구성과는 자유로운 발상을 장려하는 기업 분위기가 아니라면 도출되기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국내 기업에서 이런 연구가 수행될 수 있을까요? 2023년 Basic Research를 수상한 시세이도 유럽 연구자의 주제만 해도 긍정적인 체취가 주변 사람에게 영향을 주어 업무의 창의성과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는 연구였는데, 국내에서 이 주제의 연구를 해보겠다고 제안하는 상황을 상상해본다면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들조차 승인을 낙관하기 어렵습니다. 엉뚱하게 보이는 이런 아이디어를 패기있게 제안할 연구자가 있을까도 의문이고요. 

글로벌 학술대회에서 수상은 기업에도 영광이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산업과 기술수준을 객관적으로 인정받는 것입니다.
연구원의 성과는 개인만의 성과가 아니라 기업의 성과입니다.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기업은 수상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피부기반사업단 지원과제에서 수상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선정해 
해외 어워드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국내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받아
수상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간접적으로는 일본 기업의 적극적인 학회 참가 및 서로 단결하는 모습도 수상에 작용했다고 생각됩니다. 2023년 기준, 시세이도에서만 한국 전체 참석자 수준인 60여명이 등록한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한 국가나 기업에서 이렇게 많은 인원이 참석하면 주최 측에서는 무시하기 어려운 것이 당연할 겁니다. 또, 학회 기간 중 일본화장품학회 소속 참가자들이 따로 모이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행사가 있어 이동할 때에도 무리지어 이동하곤 하는데, 이런 일본 특유의 문화가 일본의 발표가 좋은 평가를 받도록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Q. 국내에서는 포스터 TOP10과 2003년 심종원 동덕여대 응용화학과(화장품과학 전공) 교수가 ‘메종 지 드 나바르 젊은 과학자상(Maison G de Navarre Young Scientist Prize)’  이외에 본상을 받은 적이 없는데요. 

우선 수상에 대한 관심이나, 큰 욕심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국내의 연구수준도 충분히 수상할 만한 역량이 있다고 판단이 됩니다. IFSCC에서 매년 논문을 접수받는 시기에 충분한 자료가 제시된 내용을 제출하지 않는 것이 1차적인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Podium Presentation 주제를 선정할 때는 일단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하고, Poster 분야의 award도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1차 선별하여 현장에서 평가위원이 심사할 대상 10개를 정하게 됩니다. Top 10 Poster가 사실 그런 개념입니다. 그런데, 국내 기업들은 이런 체계를 모른 상태에서 IFSCC에 낮은 수준의 자료만 제출한 후, Podium이나 Poster 대상자로 정해지면 그 때부터 잘 준비해서 현장에서 발표하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제출 단계에서 부실한 논문으로는 Podium 대상자나 Poster Award 심사 대상이 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또한, 앞서도 이야기 하였듯이 창의적이며 새로운 시각의 접근이 아쉽습니다. 연구주제도 전통적이고 너무 모범적이어서 반대로 개성이 없어보이는 연구들이 주를 이루고,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연구성과가 아닌 일회성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는 점도 영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매년 상을 수상하는 일본의 발표와 비교해 보면 연구결과의 과학적‧체계적인 근거 제시가 부족하고, 표현면에서도 청중이 이해하기 쉽게 시각적으로 핵심 사항을 보여줄 수 있는 테크닉도 다소 부족한 편이라 생각됩니다. 

황재성 피부 기반기술 개발사업단장(피부기반사업단, 경희대학교 유전생명공학과)이 ‘2023 인-코스메틱스 아시아(in-cosmeticsAsia)’에서 ‘천연 미백 원료의 멜라노솜 운반(New findings on natural whitening ingredients: How 16-Kauren-2-beta-18,19-triol's inhibit melanosome transport)’ 관련 최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황재성 피부 기반기술 개발사업단장(피부기반사업단, 경희대학교 유전생명공학과)이 ‘2023 인-코스메틱스 아시아(in-cosmeticsAsia)’에서 ‘천연 미백 원료의 멜라노솜 운반(New findings on natural whitening ingredients: How 16-Kauren-2-beta-18,19-triol's inhibit melanosome transport)’ 관련 최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Q. 국내 기업의 어워드 준비는 어떤점에서 아쉬운 편인가요? 

자료의 충실성 부분이 가장 아쉽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제출 서류를 보면 특정 부분에 대한 데이터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연구에 대한 일련의 과정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요소 요소별 데이터가 균형있게 구비되어 있습니다. 소재를 예로 들면, 특정 효과·기능에 대한 세포 수준의 시험 결과 뿐 아니라, 해당 효능·기능의 소재를 개발하게 된 경위, 채취·생산방법의 지속가능성과 윤리성, 화장품 소재로 사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안전성, 유효성, 안정성 시험 데이터를 in vitro 뿐 아니라 ex vivo와 동물대체시험, 인체적용시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준에서 구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화장품 제조사가 자사 제품에 해당 소재를 적용하기 쉽도록 적정 배합량으로 조합하고 제형 내에서 안정화한 가이드 포뮬레이션까지 제안합니다. 평가방법도 일반화된 기술 뿐 아니라 해당 소재만의 특화된 효능‧기능을 주장할 수 있는 적절한 시험방법을 새롭게 개발하여 적용하기도 합니다. 반면 국내 기업 제출자료의 경우, in vitro 상의 효능 연구 등 특정 부문의 데이터에 치중되어있고, 제시하는 데이터 구성에 빈틈이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출한 연구자료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국내 기업들에게 상을 주고 싶어도, 근거가 없어 심사에 참여하는 다른 평가자들을 설득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습니다. 한 가지 기술이나 소재에 매달려 오래 연구하기 어려운 한국 특유의 문화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특정 주제를 선별하여 오랜 기간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축적하는 연구 풍토가 조성되지 않으면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기술경쟁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더케이뷰티사이언스는 인-코스메틱스 코리아 심사위원을 통해 국내 기업이 어워드에서 수상 실적이 저조한 이유를 2023년 9월호(Vol. 57)에 보도 한 바 있다. 그 내용을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국내 제품의 연구력과 품질이 절대 글로벌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수상 원료들의 특성상 글로벌 규제, 기준과 과학적 근거자료 측면에서 확실하게 신뢰도가 높은 원료들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원료 평가의 가장 기본인 원료설명, 효능, 안전성 자료에 있어 그 차이가 너무 크다. 친환경, 지속성장, 공정무역 등 새로운 글로벌 트렌드 및 규제와 관련된 자료는 너무 빈약하거나 아예 없었다” △“누가 봐도 과학성이 느껴질 정도의 다양한 서류 준비가 향후 국내업체의 수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평가 기준에 맞지 않는 내용을 제출하거나, 내용이 부족하거나 부실한 경우는 아무리 뛰어나고 훌륭한 원료라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Q. 해외 학회나 전시회의 수상이 기업이나 K뷰티의 성장에 도움이 될까요?

국가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기술경쟁력과 기술수준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런 행사에는 많은 국가의 기업들이 참여하는 만큼 수상기업이나 국가에 대해 당연히 관심을 갖게 되고, 그 성과를 인정하게 됩니다. 또한 당연히 수상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할 것이며, 수상기업은 수상성과를 기업홍보나 제품홍보에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 수상한 기업들의 연구결과나 제품을 보면 새로운 접근, 탄탄한 과학적 기반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조건들을 잘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OEM·ODM이나 소재기업, 시험‧평가기관 등의 기술은 타 국가 기업 개발자들이 눈여겨 보고 채택할 수 있습니다. 해당 기술을 직접 채택하지 않더라도 그 기업에 대한 인지도가 제고되어 장기적으로 사업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봅니다.

 

Q. 피부 기반기술 개발사업단이 할 일이 많겠네요. 올해 주요 사업 계획은 무엇인가요?

피부 기반기술 개발 사업단은 ‘피부과학 기반기술 연구와 필수 고부가가치 기초소재 개발을 통해 국민 피부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화장품 산업을 국가 주요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연구개발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보건복지부의 ‘혁신성장 피부건강 기반기술 개발 사업’을 담당하기 위하여 출범한 기구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화장품 산업 발전을 위한 보건복지부의 화장품 R&D 지원 실무를 담당하는 기구이지요. 좀더 부연하자면 2010년 최초로 화장품 R&D 지원을 담당하기 위해 출범한 글로벌 코스메틱 연구개발 사업단의 3기 사업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피부 기반기술 개발 사업단의 목적이자 기본적인 사업은 좋은 R&D 과제를 선정하여 높은 성과를 달성하고 그 성과를 확산하여 화장품 산업 발전에 기여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사업은 화장품 산업 발전에 기여를 할 수 있는 좋은 R&D 과제를 선정하고 관리하는 것입니다. 올해는 지난해 신규 선정한 29개의 계속과제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과 이미 공고되어 있는 것처럼 3개 분야 12개의 신규과제를 공모‧선정하게 됩니다.

과제 관리와 더불어 사무국 내에 R&D 코디네이팅 센터라고 명명한 사업으로서 R&D 과제의 성과 제고를 위한 정보제공, 연구과정상의 문제해결 지원 및 성과확산, 화장품 산업 발전 전략 제시를 위한 정책 및 기획 연구도 중요한 사업의 한 부분입니다. 이들 사업은 상시사업으로 사업단 운영 기간인 5년간 지속될 것입니다. 2년차인 올해에는 수출에 필수적인 소재 및 규제등록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수출로 연계될 수 있는 연구성과의 실용화에 좀 더 집중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좀 더 거시적인 차원에서 차기사업 기획을 위한 사전조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기술자문단’을 구성하여 전제적인 진행계획을 수립하고 그 첫 단계로서 올해에는 글로벌 기업들의 R&D 동향을 조사하려고 합니다.

 

Q. 글로벌 전시회 및 학술대회에서 국내 기업의 수상을 돕는 사업도 준비중이지요?

글로벌 학술대회에서 수상한다는 것은 기업에도 영광이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산업과 기술수준을 객관적으로 인정받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행사에 참여하는 규모에 비해 수상실적이 미미한 것이 사실입니다(심사위원 참여 경험도 작용합니다). 따라서 수상의 의미를 획득한다는 의미에서 컨설팅을 계획했습니다. 사업단에서 선정 지원하는 연구과제들을 보면 분명 1기 사업때보다 많은 발전이 있었고, 연구내용이나 수준이 크게 성장하였다는 것을 좋은 과제들이 많이 지원되고 있는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글로벌 수준에 뒤지지 않는 좋은 과제들도 눈에 뜁니다. 

문제는 적극적인 수상 지원이나, 지원을 위한 자료준비가 미흡하다는 것을 심사위원으로서 참여하면서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수상한 기업이나 외국의 지원과제들을 보면 연구성과에 대한 과학적 증거자료를 철저히 준비하는 것은 물론 발표자료 작성에 기업차원의 지원과 때로는 외부의 도움을 받아 시각효과가 매우 높은 자료를 만들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들 과제에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과제는 이런 면에서 뒤쳐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우선 사업단 지원과제 중에서 연구내용과 성과가 좋아 수상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선정하여 연구자들과 함께 수상을 위한 노력을 함께 하며, 이에 필요한 지원을 한다는 것입니다. 해외 어워드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국내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단계 별로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필요한 자료들은 무엇인지, 어떻게 내용을 구성해야 할 것인지, 좀 더 강조해야 할 내용은 무엇인지 그리고 시각적인 측면에서 필요한 것들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Q. 기업의 지원도 필요할 듯합니다. 

연구원의 성과 발표는 연구원 개인만의 성과가 아니라 기업의 성과입니다. IFSCC에서 수상하는 글로벌 기업의 경우, 기업이 전략적으로 발표용 자료 제작에 막대한 비용을 지원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기업의 지원은 수상의 필수조건이라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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