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 하락 vs 191.2% 상승.

전자는 최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올 1월부터 8월까지 우리 화장품의 대중국 수출액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실적입니다. 후자는 같은 기간 우리나라에 수입된 중국 화장품의 전년 동기간 대비 상승률입니다. 중국 화장품의 국내 수입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내주는 통계입니다. 중국 화장품의 도약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해당하는 사안이 아닙니다. 심지어 K뷰티의 독무대가 되다시피 한 일본의 경우에도 중국산 화장품 수입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일부 색조제품의 경우 근소한 차이로 우리나라를 맹추격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타가 인정하는 화장품 강국입니다. 과연 무엇이 막강한 로컬브랜드 군단을 보유하고 있는 양국 소비자를 매료시켰을까요. 다른 무엇보다 ‘싼 가격임에도 괜찮은 품질’ 즉 ‘가성비’입니다. 중국은 지난 수년간 화장품의 품질혁신을 강도 높게 추진해왔고 최근 그 결실을 하나하나 맺고 있습니다. 이는 산업의 강한 의지와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어우러진 결과입니다.

최근 우리나라 화장품산업은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충족시키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소재와 패키징 그리고 미래 화장품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 개발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중국 등 K뷰티를 위협하는 새로운 경쟁자들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도 K뷰티의 영토를 성공적으로 확장시키는데도 가장 적합한 방향을 찾았다는 평가입니다. 

문제는 내용과 속도입니다. 모든 이들이 인정할 수 있는 결과를 빠르게 만들어 내는 것.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막강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도 엄연한 현실입니다.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집중적이고도 지속적인 연구개발 외에는 뾰족한 해법이 없어 보입니다. 연구개발은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산업과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백년대계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가 해마다 R&D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지원하는 이유입니다.

최근 우리 정부의 R&D 예산 축소 방침은 이런 측면에서 상당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불법적인 행태는 철저히 가려내되 빈대 잡기 위해 초가삼간 태우는 우(愚)를 범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입니다. 

 

2023년 12월. 편집인 박재홍 드림

저작권자 © THE K BEAUTY SCIEN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