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뷰티사이언스] 나는 개인적으로 북미(미국, 캐나다)의 동부와 서부는 한 나라이지만, 여러 측면에서 다른 가치관을 가진 다른 나라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로 동부와 서부의 시차를 꼽을 수 있다. 이들 지역의 시차는 3시간이다. 대한민국과 태국의 시차 2시간 보다 더 길다. 이뿐 아니라 다른 기후와 지형은 사물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사고에 있어서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이번에는 그런 관점에서 북미의 서부와 동부에 위치한 화장품 회사들의 차이점을 이야기한다.

북미(미국, 캐나다) 동부에 위치한 화장품 회사들은 Estee Lauder, L’Oreal (미국 본사), Shiseido (북미 본사), Coty, Revlon 같은 마케팅 영업부서뿐만 아니라 연구소도 갖추어져 있고 설립이 오래된 전통적인 느낌의 회사들이 많다. 반면 북미 서부에 위치한 화장품 회사들은 연구소가 따로 갖추어져 있지 않고 제품을 전적으로 화장품 ODM 회사에 의뢰하는 인디 브랜드(Indie Brand)들이 대부분이다. 북미 동부와 서부 화장품 회사들의 큰 차이점이라 볼 수 있다.

조금 더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그들이 바라보는 아시아 화장품 제조에 대한 관점의 차이다. 예를 들면 최근에는 조금 바뀌었지만 주로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브랜드로만 구성된 미국 동부 뉴욕(New York)에 위치한 에스티로더(Estee Lauder) 같은 뷰티 그룹은 브랜드 제품 개발 초기에 아무리 제품이 좋고 컨셉트가 좋아도 중국 화장품 ODM업체에는 제품 개발을 절대 의뢰 하지는 않는다. 기초 제품이든 색조 제품 개발이든 그들의 제품 개발을 맡길 수 있는 나라는 최소 Made in Korea인 것이다. 이는 동부에 위치한 다른 인디 브랜드(Indie Brand)들도 비슷한 기준치를 갖고 있는 것 같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들에게는 Made in Korea까지 ‘OK’정도로 생각했다. 지금은 한국에서 생산하는 화장품 개발과 생산은 그들에게는 ‘OK’급 이상으로 그 위상이 높아졌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서부의 인디 브랜드(Indie Brand)들은 생각이 다르다. 인디 브랜드들은 직접 제품이나 용기를 개발하거나 생산하지 않는데, 이들 상품 기획자들은 색조 분야에서 동부에 위치한 화장품 회사와는 달리 제품만 좋다고 생각하면 한국 제품뿐만 아니라 대만, 중국 심지어 말레이시아에서 개발 생산된 제품도 수용한다. (스킨케어 분야는 나라 마다 차이를 두고 있다.)

이는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를 볼 때, 북미의 서부가 동부에 비해 이민자나 유색 인종들이 훨씬 많이 살고 있고, 새로운 것이나 새로운 시도에 대한 장벽이 전통적인 가치관을 가진 동부보다는 유연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결론적으로 대한민국 화장품 ODM, 용기업체는 지금 잘 하고 있는 북미 동부의 고객사를 잘 유지하면서, 서부의 화장품 인디 브랜드(Indie Brand)를 더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저작권자 © THE K BEAUTY SCIEN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