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순식 팀장 THE BODY SHOP, Property팀
함순식 팀장 THE BODY SHOP, Property팀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자사의 대표 브랜드 ‘라네즈LANEIGE’를 H&B 스토어 올리브영에 입점시켰다. 라네즈는 아모레퍼시픽의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 중 하나로서 국내 로드숍에서는 플래그십 명동점과 함께 로드숍 명동충무로점, 가로수길점, 이대점을 운영하고 있다. 라네즈는 브랜드숍의 한정된 채널을 탈피해 국내채널의 매출을 확대하기 위하여 올리브영 900여개 매장에 입점을 결정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LANEIGE)’를 H&B 스토어 올리브영의 900여개 매장에 입점시켰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LANEIGE)’를 H&B 스토어 올리브영의 900여개 매장에 입점시켰다.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 매출액 5조5801억원(+5.7%,YOY), 영업이익 4278억원(-11.2%,YOY) 을 달성했다. 설화수를 기반으로 한 럭셔리 라인의 매출상승이 주요 원인이었으며, 오프라인 채널의 매장수 감소로 매출은 역신장했으나, 온라인채널의 매출 확대로 전체 매출은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라네즈의 올리브영 입점 소식은 영업이익률이 낮은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채널에 비하여 영업이익률이 높은 국내채널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019년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분석하면 국내 채널의 매출액은 3조5181억원, 영업이익은 3195억으로 매출대비 영업이익률은 9.1%이다. 반면 해외채널매출액은 2조784억원, 영업이익은 1040억원으로 매출대비 영업이익률은 5.0%에 불과했다.

라네즈는 아시아와 북미, 오세아니아 등 15개국을 합해 전 세계 33개국의 최대 글로벌 편집숍 세포라 매장에 입점하여 영업을 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4월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 스페인 등 유럽 18개국의 세포라 매장 800여 곳에 추가로 입점했다.

에스쁘아는 H&B 스토어 올리브영의 입점 및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에스쁘아는 H&B 스토어 올리브영의 입점 및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8년 9월 올리브영에 에스쁘아eSpoir를 먼저 입점시킨 사례도 있다. 에스쁘아는 아모레퍼시픽 내에서 만년적자에 시달리는 브랜드였으나 지난해 매출액 467억원, 영업이익 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2018년 매출액 421억원, 영업적자 18억원이었던 적자 브랜드에서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이는 자체 에스쁘아 매장보다는 H&B 스토어에 영업을 집중하면서 얻어낸 결과라고 분석되며, 이를 위해 2019년 3월부터는 가맹사업도 중단했다. 현재는 전국에서 8개의 직영점만 운영 중이다. 에스쁘아는 기존의 원브랜드숍을 고수하기 보다는 앞으로 H&B 스토어로 영업 채널을 변경하여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에스쁘아는 H&B 스토어 올리브영의 입점 및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에스쁘아는 H&B 스토어 올리브영의 입점 및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클리오CLIO’는 색조 전문 브랜드 클리오, 페리페라, 스킨케어 브랜드 구달을 보유한 중견기업이다. 클리오의 2019년 매출액은 약 243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 중 올리브영과 같은 H&B 스토어의 매출은 580억원으로 매출 비중은 24% 정도다. 전국 198개의 오프라인 클럽클리오 매출액이 510억원인점을 고려하면 로드숍을 기반으로 한 클리오는 H&B 스토어 입점을 통해 매출을 확대한 것이다. 온라인과 면세점 매출액은 각각 160억원, 8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실제로 올리브영과 랄라블라에서 공개한 카테고리별 매출 TOP 제품을 보면 색조 베이스와 아이섀도 부문에서 클리오 제품들이 순위권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클리오는 2019년에만 올리브영에서 7개의 히트 제품을 배출하였다. 이 중 ‘청귤비타C라인’의 매출액이 크게 늘었으며 전국의 올리브영 1248개 매장에 입점해 영업 중이다. 클리오는 2018년 매출액 1810억원을 달성했으나 약 2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으나, 2019년 H&B 스토어를 포함한 신채널의 성장으로 매출을 확대한 것으로 파악된다.

클리오(CLIO)는 오프라인에서 영업 중인 198개의 클럽클리오 매장이 있다. 그러나 H&B 스토어 올리브영과 랄라블라에도 베스트 제품을 입점시켜 함께 영업하고 있다.
클리오(CLIO)는 오프라인에서 영업 중인 198개의 클럽클리오 매장이 있다. 그러나 H&B 스토어 올리브영과 랄라블라에도 베스트 제품을 입점시켜 함께 영업하고 있다.
클리오(CLIO)의 베스트 제품 청귤비타C라인은 전국의 올리브영에서 판매되고 있다.
클리오(CLIO)의 베스트 제품 청귤비타C라인은 전국의 올리브영에서 판매되고 있다.

‘투쿨포스쿨too cool for school’은 2017년 12월부터 올리브영 입점을 시작했다. 현재 41개의 로드숍과 면세점이 있으나, 전국의 올리브영 1248개 매장에 입점해 영업 중이다. 투쿨포스쿨은 2009년 론칭 이후 명동과 홍대를 거점으로 성장했다. 세포라와 독일 드럭스토어 데엠DM, 미국 화장품 유통업체 얼타 등 2300여개 매장에도 입점되어 있다. 투쿨포스쿨은 2018년 매출액 680억, 영업이익은 5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매출의 대부분은 로드숍보다는 H&B 스토어와 온라인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국민쉐딩’으로 불리는 ‘아트클래스 바이로댕 쉐딩’은 올리브영 베이스 메이크업 부문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누적 판매량 300만개를 돌파한 효자 상품이다.

투쿨포스쿨(too cool for school)은 41개의 매장이 있으나, 전국의 올리브영 1248개 매장에 입점하여 함께 영업 중이다.
투쿨포스쿨(too cool for school)은 41개의 매장이 있으나, 전국의 올리브영 1248개 매장에 입점하여 함께 영업 중이다.
‘투쿨포스쿨(too cool for school)’의 ‘아트클래스 바이로댕 쉐딩’은 누적 판매량 300만개를 돌파한 효자 상품이다.
‘투쿨포스쿨(too cool for school)’의 ‘아트클래스 바이로댕 쉐딩’은 누적 판매량 300만개를 돌파한 효자 상품이다.

이처럼 브랜드숍 또는 멀티브랜드숍이 기존의 로드숍 유통채널을 바꾸어 H&B 스토어에 입점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다양한 제품을 경험(테스터)하고 비교하여 구매할 수 있는 H&B 스토어의 성장은 비단 한국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세포라Sephora, 얼타ULTA, 더글라스Douglas의 성장으로 알 수 있듯이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의 트렌드 변화인 것이다. 

과거에는 신규 화장품 브랜드들이 백화점이나 브랜드숍에 집중된 유통망 확대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자연스럽게 H&B 스토어를 통하여 시장에 진출하여 인지도를 높였다. 그러나 2조4000억원까지 성장한 H&B 스토어는 신규 화장품 브랜드들의 등용문이 아닌 기존의 유통채널을 고수하지 않고 과감히 유통구조를 변경한 브랜드숍과 멀티브랜드숍까지 뛰어들어 진출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H&B 스토어는 신규 브랜드가 오프라인 매장에 진출하면서 발생하는 인테리어 비용과 임대료, 인건비 등 운영비, 판매관리비까지 절감함은 물론, 전국의 유통망을 단번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많았다. 그러나 브랜드숍이 침체기를 맞으면서 H&B 스토어로 유통구조를 변경하는 기존 브랜드들이 늘어나면서 기존 매장의 매대와 집기를 사용하면서 인지도가 낮거나 매출이 낮은 중소 브랜드는 계약을 연장하지 못하는 사례마저 발생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신규 브랜드는 H&B 스토어에 입점하기만 하면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잘 팔린다 싶으면 H&B 스토어에서 만들어 낸 자체 PB 제품과 경쟁해야함은 물론 기존의 브랜드숍과 멀티브랜드숍이 H&B 스토어로 뛰어들면서 한정된 매장의 자리를 두고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갈수록 입점 경쟁과 자리 싸움이 치열해지는 H&B 스토어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영업과 마케팅을 구사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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