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뷰티사이언스] 1. KODAK – 브랜드 네임을 발명(invent)하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아날로그 카메라 시대에 필름의 최강자였던 KODAK의 브랜드네이밍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창업자인 조지 이스트만은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이름을 원했고 그래서 강한 느낌을 주는 K를 처음과 끝에 배치하고 그 사이에 다양한 알파벳을 넣으면서 가장 최적의 이름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브랜드 네임이 KODAK인 것입니다.

이렇게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브랜드 네임을 영어로는 'invented brand name'이라고 합니다. KODAK의 브랜드 네이밍 과정을 보면 브랜드 네임을 발명한다는 말이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invented brand name은 보통 조어(造語) 브랜드 네임이라고 합니다만, 이 번역은 invent의 느낌을 들게 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발명된 이름은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않기에 회사가 원하는 연상을 이름에 담아 넣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적절한 광고와 선전을 통하여 말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이름은 한편으로는 empty vessel이라고도 합니다. ‘속이 빈 용기’라는 얘기인데, 속을 맘대로 채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본래 가지고 있는 의미가 없기에 이름에 광고, 선전, 홍보를 통하여 연상을 마음대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만큼 적절한 광고, 홍보 등 마케팅 활동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2. Invented Brand Name의 장점과 단점

이렇게 발명된 브랜드네임은 회사가 원하는 연상을 이름에 담아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만큼 연상을 심는데 많은 광고, 홍보, 선전 등 마케팅 활동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많은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것은 발명된 브랜드 네임은 소비자의 기억 속에 이미 존재하는 것을 이용하지 않기에 그러합니다.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의 애플(Apple)이나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는 이미 우리가 익히 아는 단어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즉 이미 소비자의 기억 속에 있는 것을 브랜드로 채택하여 제품과 연결시킨 것입니다. 따라서 기존 기억속의 연상을 바탕에 깔고, 여기에 자신의 제품만을 연결시키면 됩니다.

그러나 발명된 브랜드 네임은 소비자의 기억 속에 전무한 것이고 처음부터 기억을 주입하여야 하는 것이기에 그만큼 어려운 작업이 되는 것입니다. 잘만 기획되면 완전히 새로운 기억을 창출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지만 역으로 잘못하면 돈 먹는 하마가 되어 침몰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3. 올리브영, 컬리 그리고 롭스

올리브영(Olive Young)과 컬리(Kurly)는 성공한 브랜드입니다. 그러나 롭스(LOHBS)는 올리브영과의 경쟁에서 밀려 브랜드를 접어야만 했습니다.

헬스 앤 뷰티샵 브랜드 '롭스'
헬스 앤 뷰티샵 브랜드 '롭스'

올리브영(Olive Young)은 신선하고 이국적인 이미지를 주는 과일인 올리브(Olive)와 젊음을 의미하는 영(Young)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것으로서 자연어를 활용한 브랜드 네임이라고 할 것입니다. 이 브랜드 네임은 젊고 신선한 이미지를 즉각적으로 전달합니다. 이러한 브랜드 네임의 우수성이 올리브영의 성공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입니다.

롭스(LOHBS)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발명된 브랜드 이름입니다. 올리브영(Olive Young)은 이미 소비자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올리브(Olive)와 영(Young)이라는 두 개의 자연어를 활용하기에, 이 이름을 자신의 헬스 앤 뷰티 샵(H&B shop)과 연결시키면 됩니다. 하지만, 롭스(LOHBS)는 처음부터 롭스가 무엇인지 그리고 후발주자로서 올리브영과 차별화된 어떠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야 했습니다. 그 만큼 힘든 게임이었을 것입니다.

컬리(Kurly)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발명된 브랜드 이름입니다. K로 시작하여 강한 느낌을 주며, 보라색의 독특한 색상과 전지현을 모델로 하여, 세상에 없던 새벽배송이라는 서비스를 탄생시키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였습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컬리(Kurly)는 브랜드 네이밍 과정에서 푸드바스킷(food basket), 오가닉 플러스(Organic Plus) 같은 이름들과 경쟁하여 선택된 것입니다. 푸드바스킷(food basket), 오가닉 플러스(Organic Plus)는 자연어를 활용한 브랜드 네임으로서 초기 신선식품을 위주로 한 새벽배송의 이미지(연상)를 전달하는 이름들입니다. 그러나 경영진은 이들 이름을 선택하지 않고 아무런 의미가 없는 컬리(Kurly)를 선택한 것입니다. 당시는 마켓컬리(Market Kurly)였습니다.

이들 올리브영(Olive Young), 롭스(LOHBS), 컬리(Kurly)의 사례들은 브랜드 네이밍 전략의 중요성을 보여주며, 일률적인 브랜드 네이밍 전략은 없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분명히 컬리(Kurly)는 발명된 브랜드 이름으로 성공을 하였지만, 롭스는 발명된 브랜드 이름으로 실패한 것입니다. 한편으로 컬리(Kurly)는 신선식품의 새벽배송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면서 발명된 브랜드 이름을 활용하여 성공하였고, 올리브영(Olive Young)은 헬스 앤 뷰티 샵(H&B shop)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면서 자연어를 활용한 브랜드 이름을 사용하여 성공한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브랜드네임을 선택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4. 컬리(Kurly) - Culinary에서 따오다!

발명된 브랜드 이름은 말 그대로 브랜드를 발명하는 것이며, KODAK과 같이 K와 K를 세우고 그 사이에 자음과 모음을 임의적으로 배치하여 최적의 발음을 지닌 브랜드 이름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브랜드가 이렇게 KODAK과 같이 창의적으로 브랜드 네이밍을 할 수는 없으며, 발명된 브랜드 이름이라고 하여도 그 네이밍은 무엇인가 기대는 곳은 있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컬리(Kurly)는 요리를 의미하는 culinary로부터 만들어진 브랜드 네임입니다. 많은 브랜드네임의 발명은 이렇게 어원을 가집니다.

복사기의 원조인 Xerox는 고대 그리스어의 dry를 의미하는 Xeros로부터 만들어진 브랜드 네임입니다. 당시로는 복사의 방식이 기존의 습식이 아닌 건식이 혁신적인 것이었으며, 건조하다는 의미의 고대 그리스어 Xeros로부터 Xerox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쿠팡(Coupang)의 네이밍은 조금 기대에서 벗어납니다. 쿠팡은 ‘쿠폰이 팡팡’을 약칭하여 나온 이름인 것입니다. 쿠팡은 본래 소셜커머스에서 시작되었으며 이 흔적이 이름에 남아 있는 것입니다.

치킨 이름 중 하나인 ‘자담치킨’은 ‘자연을 담다’를 약칭하여 자담이 되었다고 합니다.

아이오페(IOPE)는 식물 추출물의 일체화된 효능을 의미하는 'Integrated effect Of Plant Extracts'로부터 만들어진 브랜드입니다.

이들 사례에서 보듯 이름을 발명하는 방식은 각양각색이며 창의적인 방식으로 이름을 지을 수 있습니다.

5. 독특성 그리고 강렬함!

발명되는 브랜드 네임은 임의적으로 알파벳을 조합하여 만들어지거나(KODAK), 제품이나 서비스업을 설명하는 문장이나 문구를 약칭하거나(쿠팡, 자담, IOPE), 특정 단어를 변형하거나(Kurly, Xerox) 하는 등 창의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이름의 생명은 독특성과 강렬함에 있습니다.

Apple이나 Olive Young, 카누 등과 같이 이미 소비자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새롭게 기억을 주입하여야 하는 브랜드를 발명하는 이유는 그 만큼 독특하고 강렬한 이름을 짓기 위한 것입니다.

KODAK의 창시자이지 이 브랜드 네임의 발명자인 조지 이스트만(George Eastman)은 자신의 브랜드 네임이 가져야할 조건을 아래와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첫째, 짧아야 한다.(It should be short)

둘째, 누구나 똑 같이 발음할 수 있어야 한다.(One cannot mispronounce it)

셋째, 어떤 다른 브랜드와도 비슷해서도 안 되며, 오직 코닥하고만 연관되어야 한다. (It could not resemble anything or be associated with anything but Kodak.)

조지 이스트만의 혜안과 같이 그 어떤 브랜드와도 닮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의 독특함을 가지고 그리고 강렬함으로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것. 그것이 발명된 브랜드 네이밍 전략을 사용하는 가장 본질적인 이유일 것입니다.

따라서 발명된 브랜드 이름을 사용한다면 세상에 없는 독특성과 강렬함을 확볼 할 수 있습니다.

조혁근 마크웨이(MarkWay) 변리사

▶ ‘브랜드 네이머(Brand Namer)’로 불리는 변리사. 상표등록에 관한 전문 상담컨설팅센터 ‘마크웨이(www.markway.co.kr)’를 운영하고 있다. 고려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 경영대학원에서 브랜드를 공부했다.
▶ ‘조혁근 변리사의 브랜드네이밍 탐구’에서는 브랜드네이밍을 어떻게 해야 하고, 상표등록을 받기 위한 좋은 브랜드네이밍은 어떤것인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매주 1회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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