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윌리 뮈닝호프(Willi Muenninghoff) 람볼(Ramboll) APAC 보건과학 이사

“이제는 누구나 기후위기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기상이변이 증가하고 있고, 이는 특정 국가에만 국한되지 않는 글로벌 위기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모든 국가에서 탄소배출량과 자원 사용을 줄여야 한다. 홍콩 비영리 환경단체 어스닷오르그(Earth.Org)에 따르면 한국 국민들은 잠재적인 국가 위협 목록에서 기후위기를 가장 높은 순위에 두었다. 2020년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 중 86%가 기후위기가 ‘우리나라의 주요 위협’이라는 데 동의했다. 국가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자원 사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화장품산업도 책임있는 공급망을 통한 지속가능한 재료 소싱, 지속가능한 포장 재 사용 및 자재의 재활용 추진 등이 가능하다.”

윌리 뮈닝호프(Willi Muenninghoff) 람볼(Ramboll) APAC(Asia–Pacific, 아시아·태평양) 보건 과학 이사(Health Science Regional Director)에게 기후위기와 화장품산업에 대해 들었다. 윌리 뮈닝호프는 35년 동안 화학 산업에서 R&D, 기술 고객 서비스 및 비즈니스 개발 분야를 담당해온 환경규제 전문가다. 2006년 EU REACH 백서 발간 후 제품 규제 분야를 맡아 지금까지 REACH, GHS, 화장품, 식품 접촉, 운송 분류, 수입 및 수출 규정 등 국제적인 규모에서 다양한 종류의 제품 관리 분야에 참여하면서 EU REACH 컨소시엄을 관리했고, 2016년부터 아시아 규제를 맡고 있다. 2019년 서울로 이주해 람볼(Ramboll)의 APAC 보건 과학 이사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Ramboll 고객에게 화학 규제, 전략 개발 등 제품 규정 준수 및 관리 문제를 지원하고 있다.

람볼(Ramboll)은 1945년 덴마크에서 설립된 글로벌 건축, 엔지니어링 및 컨설팅 회사다. 현재 35개국에서 1만8000여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람볼의 APAC 본부는 싱가포르에 있다.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호주, 인도 지사에 이어 최근 일본과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다. 람볼은 △탄소 제로를 위한 탈탄소화 △살기 좋은 사회와 환경 구축 △자원 관리 △순환 경제 등 4가지 지속가능성 전략 과제를 회사 전략으로 통합하고 있다. 람볼 재단은 과학 및 공학 분야의 STEM(Science, Technology and Maths) 기관과 여성 엔지니어 전문가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Q. 코로나19 이후 보건 분야에서 달라진 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비자 건강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건강식품 및 비타민이다. 감기나 독감을 치료하는 것보다 예방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면역 방어 제품으로 분류될 수 있는 건강식품과 비타민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Q. 람볼의 ‘EHS Compass’는 무엇인가?

대부분의 소비재산업처럼 뷰티산업도 지켜야 할 규정이 많다. 일반적으로 화학 및 살생물 규제 의무와 같은 원자재 기준을 준수해야한다. 제조분야에는 OSHA(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Administration, 작업장 안전 보장 산업안전보건법)와 같은 안전한 작업 환경을 위한 각종 규제들이 있다. 최종 제품의 경우 화장품 규정, 포장 및 라벨링 의무 등을 지켜야 한다. 자외선차단제의 경우 국가별로 규제 사항이 다르다. 제품 개발이나 신제품 출시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PFAS(과불화화합물)이나 미세플라스틱 사례처럼 새로운 규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지속가능성과 같은 화두와 성분에 관한 소비자의 민감도는 국가 기준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확연히 증가하고 있다. 람볼의 ‘EHS Compass’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특히 작업장 관련 법률에 대한 규제 준수를 돕는 한편, 인증서 갱신과 같이 사용자가 준수하여야 하는 의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Q. 화장품산업이 기후위기와 관련 있나?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화장품산업도 기후위기(climate crisis)에 대처하는 데 책임감(responsibility)을 가져야 한다. 화장품산업은 소비자와 밀접하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사랑하고 매일 사용하는 브랜드가 환경적·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지속가능한 제품을 제공하는 데 자신의 역할을 다할 것을 기대하고 요구한다. 화장품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를 조달하고, 여러 국가의 제조 시설과 국제 공급망으로 연결된 글로벌 산업이다. 재료와 포장의 제조부터 공급망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모든 과정은 신중하게 평가되어야 한다. 지속가능성은 탄소배출량 그 이상의 범위를 가리키는 것이다. 원재료가 어떻게 생산되는지(노동자의 급여 등 조건), 제품이나 제품 포장은 어떻게 재활용할 수 있는지, 제조 과정에서 유해 물질이 사용되고 있지는 않는지 여러가지 요소들을 점검하고 평가해야 한다. 

2023년 6월 미국 알링턴(Arlington)에서 열린 제14회 ‘Antimicrobial Workshop’에 참가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윌리 뮈닝호프(Willi Muenninghoff) 람볼(Ramboll) APAC 보건과학 이사, Lis Amadeo 미국 바이오사이드(Biocide) 책임자,Chris Donohue 리사팀(Lisa’s Team) 수석컨설턴트팀장, Erin Tesch, 미주지역 보건과학 이사 Ⓒ람블
2023년 6월 미국 알링턴(Arlington)에서 열린 제14회 ‘Antimicrobial Workshop’에 참가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윌리 뮈닝호프(Willi Muenninghoff) 람볼(Ramboll) APAC 보건과학 이사, Lis Amadeo 미국 바이오사이드(Biocide) 책임자,Chris Donohue 리사팀(Lisa’s Team) 수석컨설턴트팀장, Erin Tesch, 미주지역 보건과학 이사 Ⓒ람블

 

Q. 화장품산업의 기후위기 대응력은 어느 정도인가? 

2012년 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를 보면, 지속가능한 10대 기업에 화장품기업은 없다. 이러한 순위는 일반적으로 회사의 규모와 매출을 기준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즉, 화장품산업은 중소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상위 순위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몇 년간 지속가능성 주제에 대해 많은 기업과 논의하고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기업을 꼽는다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그룹은 이제 막 지속가능성 여정을 시작했고 규제 기관이 정한 보고 의무를 준수하는 기업이다. 두 번째 그룹은 특정 규제 의무와 관계없이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해 기업의 전략으로 탄소 배출 제로(Net Zero Emission)목표를 설정하고 행동하는 기업이다. 세 번째 그룹은 이미 모든 GHG(GreenHouse Gas, 온실가스)를 고려하는 기후 중립(Climate Neutrality)또는 네이처 포지티브(Nature Positive, 기업 활동을 통해 기후가 더 좋아지는)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들은 이미 전반적인 기업 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실제 '환원'을 위해 운영을 어떻게 변경할 수 있는지 고려하고 있다. 

 

Q. 올해부터 유럽에서 ‘그린워싱’을 금지했다고 들었는데. 

2024년 1월 도입된 새로운 유럽 연합 지침은 그린워싱(Greenwashing, 친환경, 지속가능성을 위하여 기업이 얼마나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지에 관한 내용을 실제보다 과하게 광고·PR를 하는 행위)을 금지하고 있다.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말로만 남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친환경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면 증거에 기반해야 한다. 이는 라벨과 같은 인증 체계를 통하여 공개하고 있다.

 

Q. K뷰티가 규제와 기후위기에 잘 대응해야 하는 이유는?

각국의 규정을 잘 준수하려면 시시각각 변화하는 규제 환경을 꾸준하게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한 전략에는 ‘규제’ 문제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특히 K뷰티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을 더욱 확대하려면 수출국의 규제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제품 개발에 있어서 에너지의 소모 정도, 자원의 순환성 등에 중점을 둔다면 지구 환경에도 이로울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제품을 만들면서도 장기적으로 수익성도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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