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 베트남 난민의 딸인 Adele Free Pham의 네일 아트 Ⓒnpr.org
그림 1. 베트남 난민의 딸인 Adele Free Pham의 네일 아트 Ⓒnpr.org

[더케이뷰티사이언스] 베트남은 이제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가 되었다. 2023년 5월까지 베트남을 찾은 전체 460만명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인은 130만명으로 전체 관광객의 30%를 차지하였다. 코로나19이전에는 중국 관광객이 가장 많았지만, 코로나19 이후 중국 관광객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한국인 관광객 수가 가장 많게 되었다.

베트남에 방문하는 한국인 여성들이 반드시 해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네일아트이다. 베트남에서 네일아트를 하는 이유는 한국대비 가성비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사실 관광객들이 가는 샵들은 로컬샵 대비 가격이 비싼편이지만, 한국에 비하면 여전히 가성비가 훌륭하다. 필자도 베트남을 방문하는 지인 여성들에게 네일아트를 권하는데, 대부분 만족해 하였다.

베트남에는 마사지샵, 미용실, 네일샵이 많이 있다. 그리고 세 가지를 한번에 하는 융합형(?) 샵도 많이 있다.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사회 생활을 하는 국가이다 보니, 아무래도 여성들이 잘할 수 있는 뷰티 분야의 사업이 발달한 면도 있는 것 같다.

이 중 네일 분야는 미국에 난민으로 건너간 베트남인들의 영향력이 컸다. 미국에서 네일 아트를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베트남 사람이 운영하는 네일샵에서 했을 확률이 아주 높다. 현재 미국의 네일 시장은 베트남 사업가들이 거의 지배하다시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네일 분야에서 베트남인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미국에서는 같은 민족이 비슷한 분야의 일을 하는 경향을 관찰할 수 있다. 로스엔젤레스의 한국 세탁소, 뉴욕의 도미니카 술집, 워싱턴의 에티오피아 택시 운전사, 그리고 베트남인의 네일샵이 있다.

그림 2. 1975년 여배우 티피 헤드렌(서 있는 왼쪽)은 개인 매니큐어사인 더스티 쿠츠(Dusty Coots)를 데리고 캘리포니아 난민 캠프에 있는 20명의 베트남 여성들에게 자신의 직업을 가르쳤다. Ⓒ'Nailed It' 제공
그림 2. 1975년 여배우 티피 헤드렌(서 있는 왼쪽)은 개인 매니큐어사인 더스티 쿠츠(Dusty Coots)를 데리고 캘리포니아 난민 캠프에 있는 20명의 베트남 여성들에게 자신의 직업을 가르쳤다. Ⓒ'Nailed It' 제공

미국에 난민으로 간 베트남 사람들이 어떻게 네일 산업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게 되었을까? 이를 위해서는 1960년대 알프레드 히치콕의 여러 영화에 출연한 우아한 금발의 여배우 티피 헤드렌(Tippi Hedren)의 인도주의 활동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그녀가 화면에 나오지 않았을 때 Hedren은 Food for the Hungry 조직의 국제 구호 코디네이터로 일을 하였다. 남베트남의 사이공이 함락된 후, 그녀는 새크라멘토 근처 난민 캠프에서 베트남 여성들과 함께 일하고 있었는데, 몇몇 사람들이 그녀의 길고 윤기 나는 손톱에 감탄했다. 헤드렌에게는 당시 더스티(Dusty)라는 미용사가 있었는데 그녀에게 캠프에 와서 여성들을 만나기를 부탁하였다. Dusty는 이에 동의하여 Hedren은 매주 그녀를 Camp Hope로 데려가 20명의 열정적인 베트남 여성에게 네일 기술을 가르칠 수 있도록 하였다. 이후 이 여성들에게 비벌리힐스에서 하는 것처럼 매니큐어를 바르는 방법을 가르치게 되었는데, 이는 실제로 세계 최초의 매니큐어 라인센스 수업이 되었다. 이것이 베트남인들이 네일 산업에 진출하게 된 최초의 불꽃이 되었다. 이후 베트남인들에게 네일 사업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어 줄 기초가 되었고, 가족 비즈니스로 확장하며 현재 85억 달러 규모의 미국 네일 산업을 창출하면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베트남인이 운영하는 네일샵은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였기 때문에, 다른 유색인종들과 특히 뷰티 고관여자인 흑인들에게도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80~90년대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한국인들도 흑인들을 상대로 가발 장사를 하여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았는데, 네일에서는 베트남인들이 흑인들을 상대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가든 글로브에 있는 ‘어드밴스 뷰티 칼리지’는 리틀 사이공으로 불리는 지역에 있다. 이 지역인 오렌지 카운티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베트남인이 거주하는 지역 중 하나이다. 학교의 소유주는 탐 응우웬(Tam Nguyen)으로 미용과 마사지를 가르치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매니큐어를 배우고 있다. 이 학교는 베트남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곳으로, 이 학교 수업은 영어가 필요하지 않고, 빠른 취업이 가능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네일 전문잡지인 Nails에 따르면, 베트남인은 캘리포니아 주 자격증을 갖춘 매니큐어 전문가의 80%, 전국 매니큐어 전문가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주 독자층인 베트남인들을 위해 Nails 잡지는 베트남어 버전을 제공하고 있다.

그림 3. 2022년 ABC(Advance Beauty College) 모집 공고 ⒸGarden Grove 페이스북
그림 3. 2022년 ABC(Advance Beauty College) 모집 공고 ⒸGarden Grove 페이스북

탐 응우웬의 부모님은 1975년 베트남을 떠났다. 아버지는 당시 남베트남의 해군 사령관이였다. 아버지인 Kien과 어머니인 Diem은 ABC(Advance Beauty College)를 운영한 1세대이다. Diem은 미국에서 매니큐어사로 일하는 베트남 친구들을 통해 적은 자본 지출로 스스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를 통해 네일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영감을 얻는 부부는 자격증을 줄 수 있는 학교를 설립하게 되어 수많은 베트남인들이 네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왔다. 저렴한 네일아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더 많은 베트남인 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베트남인을 대체할 다른 방법은 없어 보인다. ABC 학교는 그동안 약 2만5000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했다. 네일 관련 전문가는 연간 평균 수입이 약 6만달러로, 중산층 평균 소득인 4.6만 달러보다 높다.

그림 4. 캘리포니아주에서 패션 네일샵을 운영중인 마이 당 Ⓒnpr.org
그림 4. 캘리포니아주에서 패션 네일샵을 운영중인 마이 당 Ⓒnp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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