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뷰티사이언스]  이전 베트남 이야기에서는 베트남의 최대 유통 채널로 '페이스북'을 소개했다. 페이스북은 개인별 거래가 되기 때문에 정확한 유통 통계를 알기는 어렵다. 오프라인 매장들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주는 기능을 하는 페이스북은 유지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니, 소규모 개인 판매에는 너무나 유익한 수단이다.

2017년 필자가 베트남에 왔을때만 하더라도 전자상거래를 통해서 제품을 구매하는 빈도가 아주 낮았다. 이유는 일단 판매되는 제품을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이고, 실제 물류기간이 2주 가까이 걸렸기 때문이다. 깨지는 물건의 경우 포장을 제대로 하지 않고 운반하기 때문에 20~30%는 파손되는 일들이 다반사였다. 그러다 보니 고객들은 전자상거래로 제품 구매를 꺼려했었지만, 지금은 10~30대의 젊은 고객들은 전자상거래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큰 인기다.

경쟁이 치열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는 쇼피(Shopee)는 품질의 신뢰도를 높이고,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면서 가장 많은 트래픽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남북간의 물류도 개선하여 이제는 아무 오래 걸려도 1주일 안에 배송되며, 물류센터가 있는 하노이와 호치민에서는 1~2일 안에도 배송이 된다. 2017년과 비교해 보면 크게 개선된 상황이다. 6년간의 시간동안 신뢰의 상징이었던 Tiki는 자본 확보가 안되면서 도태되었고, 센도는 입지가 거의 없어졌으며, 한국 회사가 운영하던 Yes24 베트남몰은 운영을 중지하였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엄청난 자본 출혈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1위만 살아남는 구조가 되어 가고 있다. 1위인 Shopee는 2023년 1분기 10.7억 달러 매출로 전체 전자상거래 매출의 63.1%를 차지했고, 2위인 라자다(Lazada)가 3.2억 달러로 19.1%를 차지했다. 이 정도라면 베트남은 Shopee의 독점 시대가 되었다고 할수 있다. 중국의 막강한 자본을 지원받는 Lazada가 이 격차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림 1. 베트남 전자상거래 1위 쇼피와 2023년 급격한 성장을 한 틱톡
그림 1. 베트남 전자상거래 1위 쇼피와 2023년 급격한 성장을 한 틱톡

하지만 Shopee의 독주를 급격하게 추격하고 있는 새로운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나타났다. 바로 틱톡이다. SNS 기반 플랫폼의 경우 대부분 전자상거래 기능이 없는 것과 다르게 틱톡에서는 콘텐츠에 노출된 제품에 관심이 있다면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기능이 추가되었다. 틱톡은 2023년 1분기 매출이 2.6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15.5%를 차지했다. 2023년 1분기에 틱톡샵의 판매자로 6만8400명 등록되었으며, 4200만 개 이상의 제품이 판매되었다.

틱톡샵은 2022년 2월 론칭 이후, 1년만에 비약적인 성장을 하였다. 이러한 성장을 만든 주역들은 변화의 핵심 세대인 Z세대들로 텍스트와 사진이 아닌 영상을 기반으로 한 틱톡의 숏 콘텐츠에 큰 호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틱톡의 성장세를 본다면 곧 Lazada를 뛰어넘어 2위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전자상거래 시장 파이가 점점 더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쇼피와 라자다 모두 견고하게 성장을 하겠지만, 새로운 강자 틱톡의 공세가 거셀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2021년 론칭한 틱톡샵이 큰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컨설팅 회사인 Momentum Works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틱톡샵은 론칭 이후 동남아시아에서 총 상품 거래 가치(GMV)가 2021년 6억 달러에서 2022년 44억 달러로 증가했다. SEA의 쇼피, 알리바바의 라자다, 토코피디아(Tokopedia)의 GoTo와 같은 경쟁사들에 비해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

최근 틱톡 CEO Shou ZiCheu는 틱톡이 동남아시아의 전자상거래 발전을 위해 수십 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틱톡은 지역의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220만 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지 1년 만에 틱톡샵은 특히 Z 세대인 젊은 고객에게 다가가려는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플랫폼이 되었다.

이러한 틱톡의 성장세를 가장 잘 이용한 브랜드가 있다. 바로 네르만(Nerman)이다. 네르만은 남성 뷰티 브랜드로 향수, 바디 로션, 샤워 젤과 같은 제품을 전문으로 취급한다. 네르만은 전략적으로 틱톡에 역량을 집중하여 틱톡을 활용한 고객 확보 전략을 실행하였다. 서로 다른 플랫폼과 채널 활용 시 브랜드 평판이 떨어질 수도 있고, 소비자 행동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수 있기 때문에 틱톡 집중 전략은 더 높은 효과를 나타냈다.

네르만은 틱톡에서 최상의 솔루션을 찾기 위하여 노력을 하였고, 주요 마케팅 활동으로 제휴 마케팅과 라이브 스트리밍을 활용하였다. 또 고객에게 브랜드를 전달시키기 위해 많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활용하였다. 매달 400~500명의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협력하여 실시간으로 고객과 직접 소통하면서 최신 제품을 공유하고, 이 소비자들이 틱톡 플랫폼에서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였다. 이전과 같이 콘텐츠를 보고, 전자 상거래로 고객을 유입시키는 것이 아닌, 직접 구매를 하도록 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판매가 연계되었다.

네르만은 틱톡에서 72시간 연속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여 3일 동안 약 60억동(한화 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러한 연속 라이브 스트리밍은 틱톡샵에서 매달 단일 브랜드 전용으로 진행되는 슈퍼 브랜드 데이에 진행된다.

그림 2. 네르만의 라이브 스트리밍 ⓒ네르만 틱톡
그림 2. 네르만의 라이브 스트리밍 ⓒ네르만 틱톡

2022년부터 틱톡을 활용한 네르만은 해시태그 #Nerman이 포함된 틱톡 동영상이 3억 5,000만회 조회수를 기록하였다. 네르만의 전체 매출중 30%가 틱톡을 통해서 발생하였으며, 베트남 남성 건강 관리 및 뷰티 부문에서 1위를 하였다. 네르만은 틱톡 플랫폼을 통해 태국과 필리핀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르만은 이 플랫폼의 목적과 고객 요구 사항을 빠르게 파악함으로써 헬스케어 부문에서 1위 브랜드가 되었으며 틱톡샵에서 130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그림 3. 네르만의 틱톡샵 ⓒvneconomy.vn
그림 3. 네르만의 틱톡샵 ⓒvneconomy.vn

틱톡샵의 급성장 비결로 쇼핑과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쇼퍼테인먼트(shoppertainment) 모델’을 꼽을수 있다. 이에 따라 틱톡샵 사용자들은 물건을 구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독적인 음악과 새롭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틱톡샵의 최대 장점은 이 플랫폼이 틱톡 소셜네트워크와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다른 전자 상거래 플랫폼에서처럼 고객이 자체 제품을 구매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틱톡샵에서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그러나 틱톡샵에서 판매자 유치를 위한 손쉬운 정책은 브랜드 간의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으며, 뿐만 아니라 상품 양이 많아지면서 틱톡샵은 모조품 판매 사례를 모니터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은 브랜드의 평판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장기적으로 다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한 근본적인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네르만은 틱톡샵과 같은 온라인 채널에서 시작한 브랜드이지만 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판매로 전략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현재 네르만 제품은 An Khang, Circle K, 7-Eleven, Guardian, Hasaki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서 전국 1000여 개 판매점에 입점해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베트남 시장에서 변화의 흐름에 얼마나 빨리 대응하는지가 중요한 관건이다. 변화가 기회가 될 것인지, 아니면 위기가 될 것인지는 선택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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