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뷰티사이언스]  1. ReSeringe(리세린지) – 이너뷰티 브랜드

요즘 이너뷰티가 유행인 것 같습니다. 이너뷰티(inner beauty)는 먹음으로써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것인데, 건강기능식품과 같은 것으로서 이를 복용하여 피부미용이 개선되고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어 아름다움을 이루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씨제이(CJ)는 노골적으로 이너뷰티를 연상시키는 'innerb'라는 브랜드를 출시하였습니다.

이 브랜드에서 b는 beauty를 상징한다고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이너뷰티 브랜드로서 '리세린지(ReSeringe)‘라는 것이 있습니다. 화장품 ODM 전문기업인 코스맥스의 자회사인 코스맥스바이오가 출시한 이 브랜드는 두 개의 성격을 가집니다.

첫째는 원료 자체의 브랜드입니다.

둘째는 이 원료로 만든 건강기능식품의 브랜드입니다.

즉 수국차로부터 추출하여 만들어진 원료인 ‘수국잎 열수(熱水)추출물’의 브랜드이자 이 원료로 만들어진 건강기능식품의 브랜드인 것입니다.

이 브랜드는 수국차의 학명인 'Hydrangea serrata Seringe'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즉 수국차의 학명중 Seringe에 Re를 앞에 붙여서 만들어진 것이 ReSeringe 브랜드라고 할 것입니다.

'Hydrangea serrata Seringe' ➜ Seringe ➜ Seringe + Re ➜ ReSeringe

Re는 ‘다시’, ‘되돌린다’ 등의 의미를 가지는 접미어로써 결국 Seringe, 즉 수국차를 이용하여 젊음을 되돌린다와 같은 의미를 지니는 브랜드 네이밍이라고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리세린지(ReSeringe)는 원료명을 이용한 브랜드네이밍이라 할 것인데, 이와 같이 브랜드 네이밍을 하는 것이 최선이었을까요? 수국차추출물로 만들어진 이너뷰티 브랜드인데, 꼭 수국차의 학명을 이용해야 했을까요?

리세린지(ReSeringe)의 브랜드 네이밍 전략을 살펴볼까 합니다. 그 이전에, 우선, 원료. 성분명을 이용한 브랜드 네이밍의 사례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롯데 자일리톨 – 시장을 연 선도자의 우위

원료, 성분명을 이용한 브랜드 네이밍의 대표주자로 '자일리톨(XYLITOL)'이 있습니다.

지금은 '자일리톨 휘바'가 되었지만 본래는 '자일리톨(XYLITOL)'이라는 브랜드로 출시되었으며 껌의 역사는 자일리톨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브랜드라 할 것입니다.

XYLITOL은 (CHOH)3(CH2OH)2의 화학식을 가지는 물질로서, 당의 일종으로 단맛을 내지만, 충치를 예방하고 치아를 보호하며 손상된 치아 표면을 복원하는데 도움을 주며, 인슐린이 소모되지 않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 설탕 대용으로 사용하는 물질이라고 합니다.

롯데는 이 ‘자일리톨’을 이용하여 껌을 만들었으며 그 브랜드로서 원료명을 그대로 사용한 것입니다. 핀란드인들이 ‘자일리톨 껌’을 자주 씹는 특성을 이용하여, 핀란드와 연관시킨 광고, 선전으로 대히트를 쳤는데 2005년 출시 이후 2019년까지 누적 매출은 2조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롯데의 '자일리톨'은 초기 히트 이후 바로 해태와 오리온의 미투(me-too)제품과 맞닥뜨렸습니다.

‘자일리톨’은 원료명입니다. 원료명은 그 원료로 만든 제품에 대해서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상표법의 원칙이기 때문에 롯데는 ‘자일리톨’ 자체에 대하여 상표권을 확보하지 못하였고, 이들 미투제품의 자일리톨의 사용을 막지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선두주자로서 롯데는 그 포장디자인을 유사하게 베끼지 못하도록 해태와 오리온을 제압하는 데는 성공합니다. 이후로 오리온과 해태는 ‘초록 바탕에 흰 글씨의 자일리톨‘이라는 디자인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 디자인은 롯데가 소비자에게 알린 고유의 브랜드 디자인이었던 것입니다.

‘자일리톨’이 경쟁자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명칭이 되어버리고, 포장디자인만이 보호받는 상황에서 롯데는 '휘바'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기로 결심합니다. ‘휘바’는 핀란드어로 ‘잘했어요‘라는 의미라 하며 '자일리톨 휘바'로 사용하여 경쟁브랜드와 차별화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겪어온 롯데지만, 그 마케팅 노력에 힘입어 연 1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로 성장하였습니다. 롯데는 ‘자일리톨 껌’의 시장을 연 선도자였고, 선도자의 이점을 활용하여 꾸준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 누적 2조 원이 넘는 효자브랜드로 키웠다고 할 것입니다.

‘자일리톨’의 성공은 근본적으로 ‘자일리톨’이라는 물질의 특성에 기인하였다고 할 것입니다. 단 맛을 내는 당의 일종이지만 충치를 예방하고, 치아를 보호하는 물질의 특성이 껌과 맞물려서 성공을 이루어냈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러한 특성을 알리기 위해서는 광고, 선전에 있어서 ‘자일리톨‘이라는 물질명의 사용은 필수이고, 초기에 독점할 수 없는 이름임을 알면서도 '자일리톨'이라는 브랜드로 출시하는 것이 최선이었을 것입니다.

결국 롯데는 추후 '자일리톨 휘바'로 차별화를 꾀하게 되었지만, ‘자일리톨’을 브랜드의 이름으로 사용하여 ‘자일리톨 껌’이라는 시장을 열었고 이 시장에서 선도자의 우위를 견지하면서 지속적인 마케팅 노력으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가장 선도적인 ‘자일리톨 껌’의 브랜드로서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3. 세라마이딘(ceramidin)과 펩타이딘(peptidin)

원료와 성분명을 이용한 브랜드 네이밍의 다른 예로는 '세라마이딘(ceramidin)'과 '펩타이딘(pepetidin)'이 있습니다.

'세라마이딘(ceramidin)'은 '닥터 자르트'로 유명한 해브앤비(유)의 브랜드로서 원료명인 ‘세라마이드(ceramide)’를 어미만 약간 변형한 브랜드이름입니다. 이 브랜드는 상표등록을 받았습니다.

'펩타이딘(pepetidin)' 또한 원료명인 펩타이드(peptide)의 어미를 약간 변형한 브랜드인데, 이 브랜드는 상표등록에 실패하였습니다. 특허청에서 상표등록을 거절받아 특허법원까지 항소하였지만 끝내 상표등록을 받지 못한 것입니다. 법원은 '펩타이딘'이 원료의 명칭인 ‘펩타이드’를 약간 변형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서 ‘펩타이드’를 직감하게 하기 때문에 식별력이 없어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두 개의 브랜드는 원료명의 어미를 –n으로 끝나도록 약간 변형한 점에서 유사하지만 하나는 상표등록을 받고 다른 하나는 상표등록을 받지 못한 것입니다. ('펩타이딘'의 법원판결문을 읽어보면, '세라마이딘'은 상표등록을 받았는데 왜 우리는 못 받느냐고 항변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법원은 매몰차게 사안이 다르니 알 바 아니라고 답을합니다. 사족입니다 ^^)

'세라마이딘(ceramidin)'을 상표등록을 받았지만 해브앤비(유)는 이를 단독으로 사용하지는 않고 있으며 '닥터 자르트'와 같이 사용하여 '닥터 자르트'가 '세라마이딘'을 보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래와 같이 말입니다.

이 '세라마이딘'과 '펩타이딘'의 브랜드 네이밍은 그 결이 '자일리톨'과는 사뭇 다릅니다.

'자일리톨'은 최초로 ‘자일리톨 껌‘이라는 시장을 열었지만, ’세라마이드’와 ’펩타이드’는 이미 화장품의 원재료로서 널리 사용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더 페이스 샵 세라마이드', '네이처 리퍼블릭 세라마이드' 등과 같이 이미 원재료 이름이 브랜드 네임의 일부로서 널리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세라마이딘(ceramidin)'과 '펩타이딘(peptidin)'의 브랜드 네이밍은 그저 ’세라마이드’와 ’펩타이드’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이라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는 없는 것이었습니다. 즉 ‘세라마이드’와 ‘펩타이드’를 원료로 한 제품의 인기를 따라 잡기 위한 브랜드 네이밍이었다고 할 것입니다.

4. 왜 리세린지(ReSeringe)인가?

'자일리톨'과 다르게 '리세린지(ReSeringe)'는 원료명을 그대로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학명인 'Hydrangea serrata Seringe'를 그대로 브랜드이름으로 사용하기에 적당치 않다고 할 것입니다만, 적어도, ‘Seringe’를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었을 터인데 그렇게 하지 않고 어두에 Re-를 결합하여 이름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펩타이딘'이 브랜드 네이밍의 원천이 되는 원료명인 ‘펩타이드’를 직감하게 하지만, '리세린지(ReSeringe)'는 브랜드 네이밍의 원천이 되는 ‘seringe’를 직감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상표등록이 가능하였다 할 것입니다.

이렇게 브랜드 네이밍을 함으로써,

첫째, 원료인 수국차를 광고.선전 등에서 언급하면서 이를 브랜드 네임과 연계시킬 수 있게 됩니다. 즉 수국차추출물 브랜드임을 용이하게 알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국차의 탁월한 효능을 설명하면서 그 학명으로 이름이 탄생하였다는 브랜드 네이밍 스토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둘째, 이 브랜드가 히트를 하게 되면, 적어도 '리세린지(ReSeringe)' 또는 이와 유사하여 혼동을 줄 수 있는 이름을 가진 경쟁브랜드가 출현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상표권을 확보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seringe’를 이용한 다른 브랜드의 출현은 막기 어려울 수 있어 보입니다. 예를 들어, 'Seringia' 등과 같은 브랜드의 출현은 막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살펴보면 수국추출물 건강식품 브랜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인터넷을 서칭하면 수국추출물 건강식품 브랜드가 발견이 됩니다. 수국을 이용한 마시는 차 브랜드도 역시 발견됩니다. 그러나 기존의 수국추출물 건강식품 브랜드는 말 그대로 건강(health)에 집중되고 있으며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 집중된 이너뷰티로 포지셔닝(positioning) 되지는 않고 있으며, 소규모 업체들이 공급하는 것으로서 세련도도 떨어져 보입니다.

이러한 점을 보았을 때, '리세린지(ReSeringe)'는 '자일리톨'과 같이 전혀 없던 새로운 시장을 열기 위한 브랜드는 아닙니다. 기존에 수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었고 이를 이너뷰티로 활용하는 브랜드라고 할 것입니다. 즉 건강에 좋은 수국차에 대한 연상을 활용하여 이를 미용과 다이어트쪽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한편으로, '리세린지(ReSeringe)' 브랜드는 화장품 ODM 전문기업인 코스맥스의 자회사인 코스맥스바이오가 출시한 것으로서 원료 자체의 브랜드이자 이너뷰티 건강식품의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즉 수국차추출물을 원료로 한 건강기능식품을 공급하면서 '리세린지(ReSeringe)' 브랜드로 공급하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원료의 이미지가 살아 있어야 할 것입니다.

5. 리세린지(ReSeringe)가 리세린지(ReSeringe)인 이유

'리세린지(ReSeringe)'는 수국차의 새로운 시장을 여는 브랜드도 아니고, 세라마이딘이나 펩타이딘과 같이 기존 원료제품을 답습하는 브랜드도 아닙니다. 기존에 있던 수국차의 연상을 이너뷰티로 새롭게 업데이트하는 브랜드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국차의 학명을 활용한 브랜드 네이밍이 최선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제품은 피부미용 개선과 더불어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음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정받았다고 하며, 이러한 효능을 네이밍의 원천으로 삼았어도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수국차와의 연계성은 브랜드 네임이 아닌 광고, 선전 등에 녹아내리도록 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리세린지(ReSeringe)'는 단순히 이너뷰티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만이 아닙니다. 수국차 열수 추출물이라는 원료의 브랜드이기도 한 것입니다.

즉 이 브랜드 네이밍의 배경에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고자 하는 전략이 숨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수국차추출물이라는 원료의 브랜드이자, 이를 원료로 하여 만든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ODM 전문기업의 고유성이 발휘된 전략이라고 할 것입니다.

이렇게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수국차라는 원료명을 브랜드 네이밍에 활용하는 것이 최선이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수국차의 학명을 활용하여, 상표등록이 가능한 형태로 '리세린지(ReSeringe)' 브랜드 이름이 탄생하였다 할 것입니다.

원료, 성분명으로 브랜드 네이밍을 하는 것은 그 원료, 성분이 가지는 탁월한 효능에 기대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원료, 성분명은 상표등록이 불가능한 것으로써 경쟁자가 그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선도자로서 우위를 차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꾸준히 마케팅을 전개하거나, 이미 형성된 그 원료, 성분의 제품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하여 원료, 성분명을 활용한 브랜드 네이밍을 한다고 할 것입니다.

'리세린지(ReSeringe)'는 이러한 전통적인 원료, 성분명을 활용하여 브랜드 네이밍을 하는 상황과는 조금 다르다고 할 것이지만, 여전히 기본적인 문법을 따르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조혁근 마크웨이(MarkWay) 변리사

▶ ‘브랜드 네이머(Brand Namer)’로 불리는 변리사. 상표등록에 관한 전문 상담컨설팅센터 ‘마크웨이(www.markway.co.kr)’를 운영하고 있다. 고려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 경영대학원에서 브랜드를 공부했다.
▶ ‘조혁근 변리사의 브랜드네이밍 탐구’에서는 브랜드네이밍을 어떻게 해야 하고, 상표등록을 받기 위한 좋은 브랜드네이밍은 어떤것인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매주 1회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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