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닝 컬러(WINNING COLOR)』 - 사람의 욕망을 움직이는 10가지 색의 법칙
이랑주 지음/지와인/236쪽/1만6800원

[더케이뷰티사이언스] “색의 사용은 취향이나 유행의 차원이 아니라, 과학적인 근거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인간이 어떻게 색에 반응하는지 그 기본법칙들을 정확히 아는 것만으로도 똑같은 제품을 가지고 새로운 매출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 컬러 마케팅 사례 연구가 늘고 색채 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또 다른 이유는, 색과 인간 감정 사이의 관계 때문이다. 제품의 질적 차이가 크지 않고 매스 마케팅이나 광고가 먹히지 않는 시대에는 사람의 감정을 얼마나 자극하느냐가 곧 소비를 결정한다. 감정을 자극하는 요소는 많이 있지만, 글자가 없어도, 소리가 없어도, 향기가 없어도, 온도가 없어도 자극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색’이다.”(12쪽)

이 책에서 이랑주 위박스브랜딩 및 랑만주의 대표는 ‘색’은 비주얼 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어느 마케팅 회사의 조사에서도 소비자들 중 85퍼센트가 어떤 제품을 다른 제품보다 선호하는 이유로 ‘색’을 꼽았다고 한다. 색깔이 제품과 브랜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이다. 색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호감이 가지 않던 제품에 호감을 느끼기도 하고, 색 하나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매출이 실제로 오르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한다. 똑같은 물건을 사도 더 기분 좋은 소비를 했다는 만족감을 주기도 한다. 이런 일들이 모두 컬러의 전략이다. 이처럼 색은 인간의 심리와 의사결정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없던 소비자를 만들고 팔리지 않던 물건을 팔리게 하며, 처음 봐도 강한 호감을 이끌어 내는 색의 법칙들은 무엇일까.

비주얼 전략가인 저자가 색으로 소비자를 만들어내는 법, 시즌 컬러를 이용해 매출을 올리는 법, 색을 사용해 고객들의 신뢰를 얻고, 소속감을 만들어 내는 법부터, 원 컬러 사용과 보색 사용법 같은 구체적인 활용법과 ‘부록’으로 주요 색상들이 갖고 있는 스토리와 사용법까지,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꼭 필요한 ‘10가지 색의 법칙’을 정리해 담았다. 이 책의 부제는 ‘사람의 욕망을 움직이는 10가지 색의 법칙’이다.

컬러 커뮤니케이션 이야기도 흥미롭다. “코로나19로 다양한 컬러의 고급 마스크들이 등장했는데, 한 코스메틱 회사에서 ‘말린 장미’ 색깔 제품을 출시했다. 얼굴을 더 화사하게 보이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컬러의 ‘톤 업’ 마스크를 출시하면서, 그중 한 제품의 색상 이름을 그렇게 붙인 것이다.”(49쪽)

또 저자는 주제색을 많이 사용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주제색이 중요하다. 주제색을 정하면 그에 어울리는 바탕색과 보조색을 선정한다. 이 세 가지 색의 비율은 과하지 않아야 한다. 주제색을 더 많이써야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주제색이야말로 가장 ‘적게’ 써야 한다. 황금 비율은 바탕색 70퍼센트, 보조색 25퍼센트, 주제색 5퍼센트이다. 이 기본 비율 안에서 적절하게 활용해야 주제색이 가지는 효과를 제대로 얻을 수 있다.”(66~67쪽)

명품 브랜드 쇼핑백이 대부분 짙은 색인 이유도 알려준다. “색은 무게에도 영향을 미친다. 똑같은 물건을 흰색과 검은색 포장지로 각각 싸면 검은색 포장지의 물건이 무려 두 배 정도 무겁게 느껴진다고 한다. …그래서 명품 브랜드의 쇼핑백은 대부분 짙은 색이고, 그 중에서 검정색이 많다. 작은 핸드백을 하나 사도 포장해 오는 손이 무겁게 느껴져야 비싼 값을 지불한 마음이 더 뿌듯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 자기 브랜드의 주제색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게 어렵다면 적어도 검정색이나 짙은 색의 포장지와 쇼핑백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제품을 사는 사람과 선물을 받는 사람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에 효과적이다.”(90~92쪽)

또 저자는 “고급스럽게 느껴지려면 ‘색상’도 중요하지만 ‘명도(밝고 어두움)’과 채도(진하고 옅음)‘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연구소를 위한 색 이야기도 흥미롭다. 소아마비 백신을 최초로 개발한 의학자 조너스 소크(Jonas Salk)는 휴가지에서 중요한 아이디어를 얻고, 공간의 변화가 사고에 미치는 힘을 알게되었다. 그는 유명한 건축가 루이스 칸(Louis Kahn)에게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연구소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미국의 소크 연구소는 온통 푸른색으로 둘러싸여 있다. 모든 연구원의 방에서 푸른 바다와 하늘, 중앙 정원의 푸른 연못이 보인다.  과학자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필요한 푸른색 에너지를 공간에 들여온 것이다. 파란색은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121~123쪽)

이외에도 저자는 쇼핑몰 상세 페이지를 만들때 △제품 보다 옅은색의 배경을 써야 제품이 더 도드라져보인다 △제품과 배경 사이의 명암 대비가 클수록, 배경 그러데이션의 명암 변화가 클수록 효과는 더 극대화된다 △단색 배경을 쓰는 것 보다 그러데이션 효과를 쓰면 훨씬 더 고급스럽게 보인다 등 실무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팁도 알려준다.

저자는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감성 언어 없이는 비즈니스도 없다’고 말한다.

“다양한 색을 찾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은 표준화된 정체성을 거부하는 세대들의 성향과 맞물려 더 확장될 것이다. 오늘의 소비자들은 자기 안에 있는 다양한 정체성을 표출하기를 즐긴다. 다중 인격을 뜻하는 ‘멀티 페르소나’라는 말이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시대가 되었다. 그만큼 소비 성향이 세분화되고 감정적 요소가 중요해지고 있기에, 과거보다 훨씬 직관적이고 비언어적인 고객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것이다. 색은 말이나 글보다 훨씬 더 빠르게 감정을 증폭시킨다는 점에서 이제 또 다른 ‘고객 언어’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205~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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