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구하고 실험하고 개발하는 과학자입니다』
정종수 지음/플루토/272쪽/1만6800원

[더케이뷰티사이언스]  과학 연구에 관한 입문서이자 가이드북. 일반 독자에게는 과학자와 과학 연구, R&D 과정을 이해하는 길잡이로 과학자에게는 R&D 과정 중에 겪는 문제와 고민 해결을 도와준다.

저자는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후·환경연구소 지속가능환경연구단 책임연구원이다.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카이스트(KAIST)에서 대기오염 분야 연구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과정 2년차인 1985년부터 KIST에서 연구생활을 하고 있다. 주로 환경·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신기술 연구와 환경 문제와 연관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과학 연구를 한다. 저자는 37년의 연구생활 동안 130여 개 프로젝트에서 책임자나 연구원으로 참여했고, 이러한 연구의 결과물이 논문 100편, 특허 130건, 기업으로의 기술 이전 15건이다. 그리고 2019년에는 스타트업 회사를 공동 창업했다.

저자는 그 동안의 연구생활에서 배운 ‘연구 잘하는 법’을 학생들과 젊은 연구원들에게 전하기 위해 고려대학교 에너지환경대학원(그린스쿨)에서 ‘환경에너지 연구 수행 전략’을 2012년부터 11년째 강의하고 있다. 이 강의에서는 과학 연구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연구 전략(Research Strategy)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과학 연구의 현장에서 겪어온 고민에 대한 답과 세미나와 강의, 칼럼을 통해 설명했던 과학 연구 방법을 총 11장에 걸쳐 정리했다. 어떻게 연구 주제를 잡는지, 좋은 주제는 무엇인지, 어떻게 실험 방법을 정할지, 논문은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기만 할 초보 연구자들을 위해 차근차근 설명한. 실제 연구 현장에서 어떻게 연구하고 실험하는지 직접 자신이 한 연구를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학교에서 초보 연구자들을 가르치면서 받은 질문과 대답을 정리해 연구의 실제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초보 연구자인 대학원생들이 처음 연구를 시작하면서 고민하고 헤맬 수 있는 부분을 짚어줄 뿐 아니라, 과학자가 하는 일, 과학 연구를 하는 방법을 단계별로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부제인 ‘만렙 과학자의 연구 생활’처럼 △어떤 분야의 무엇을 연구하고, 어떻게 설명해야 연구비를 확보할 수 있을까? △우리 연구실의 연구 장비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 △지금 하고 있는 실험으로 충분할까? △어떤 결과를 제시해야 특허가 등록될까?와 같은 필자의 고민도 생각해 보고 있다. 만렙(滿+Level)은 온라인 게임에서 유래된 신조어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 레벨을 이른다.

기술 개발에서 과학 연구의 역할에 대한 저자의 생각도 담겨 있다. “필자는 기존 기술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핵심 성능이 10배 이상 뛰어난 기술이라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이야기합니다. … 그런데 어떤 특성이 10배 이상 뛰어나다면 근본적인 차이와 원인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현상과 메커니즘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과학 연구를 하고, 그 이해를 잘 이용해야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 기술 개발 연구에서 어떤 특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려면(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규명하는 질문과 그 답을 찾아내는) 과학 연구가 먼저 이뤄져야 하는것이지요. 그리고 이 연구 결과가 기술 개발의 핵심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여 연계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197쪽)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기업과 기업 소속 연구원에게 기업의 연구전략에 대한 화두도 던지고 있다. “기업 연구도 지속적으로 개발하려면 그 기술이 우수한 근본 원리를 충분히 성찰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결과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 분석 능력을 갖춘 인력을 보충하고 공학적인 원리와 이론에 기반한 연구를 해야 합니다”(1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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