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정, 동성제약 마케팅본부/ 차장
[더케이뷰티사이언스] 2019년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브랜드와 제품을 기획하면서 어느 때보다 고민이 깊다. 시장에 나가 조사를 해봐도, 자리에 앉아 인터넷을 두드려봐도 '더 이상의 새로운 콘셉트가 또 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은 브랜드 콘셉트와 제품 콘셉트에 사기가 꺾이기도 한다. 제약회사에서 기획하는 화장품은 대개 성분 또는 기술을 앞세운다.
제약회사뿐만 아니라 더 새로운 성분을 찾아서 좀 더 다른 적용 기술을 찾기 위해서 많은 화장품 연구원과 상품기획자들이 씨름하고 있다. 하지만 미투(me too) 상품이 범람하는 시대이다 보니 새로운 성분과 기술은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다른 많은 회사에서도 내세우는 뻔한 성분과 기술이 된다. 어떻게 하면 미투 상품이 쉽게 넘볼 수 없는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스펙의 시대가 아니라 콘텐츠의 시대이다.”
개인적으로 만난 어느 출판사 대표의 말이다. “작가의 화려한 경력을 보고 책을 읽는 시대는 끝났다! 작가는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그 책의 콘텐츠가 가치 있다면 사람들은 그 책을 읽는다”고 말이다. 출판사 대표의 지적은 화장품 상품기획자인 내 귀에 이렇게 들렸다. ‘유명 브랜드에서 출시한 제품이라고 해서, 새로운 성분과 기술을 망라한 제품이라고 해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시대는 끝났다! 브랜드와 제품이 가지고 있는 핵심가치로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에게 선택 받을 수 있다.’ 많은 화장품 브랜드와 제품들이 싸우는 전쟁터에서 내가 기획한 브랜드와 제품은 어떻게 선택 받을 수 있을까? 혁신적인 제품일지라도 2~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비슷한 품질에 더 저렴한 미투 상품들이 등장하는 시대에 어떻게 내가 기획한 브랜드와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을까?
얼마 전 유튜브를 통해 한 영상을 보았다. 애플에서 쫓겨난 스티브 잡스가 다시 애플에 복귀 한 후 처음 제작한 광고를 공개하는 시사회장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영상이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이후 변화한 애플의 브랜드와 제품에 보인 소비자의 열광적인 관심과 그에 따른 매출의 성장을 기억할 것이다. 2019년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을 준비하며 필자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화장품 연구원과 상품기획자 또는 마케터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스티브 잡스의 영상과 그 내용을 공유한다.
저에게 있어서 마케팅의 본질은 가치입니다. 매우 복잡 한 세상입니다. 매우 시끄러운 세상이에요. 그리고 사 람들에게 우리를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는 자주 오지 않 을 겁니다. 그건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죠. 따라서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알았으면 하는 것들을 명확히 인지해야 합니다. 애플은 초당 연산량이나 프로세서의 속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왜 윈도우보다 나은지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은, 우리 고객들은 알기 원한다. 애플은 누구인가? 그리고 우리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 세상 어디에 속해 있는가? 우리 존재의 본질은 사람들의 업무수행을 돕는 박스(컴퓨터) 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 일을 잘하지만 말이죠. 애플의 핵심, 우리의 핵심가치는 이것입니다. 확실히 믿습니다. 열정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그것이 우리의 신념 입니다. 우리는 그러한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끽했습니다. 우리는 믿습니다. 이 세상을 사람들이 보다 나은 곳으로 바꿀 수 있다고. 그리고 그 사람들,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을 만큼 미친 자들이 실제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따라서 우리가 이 수년 만에 진행 하는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통해 추구하는 목표는 그 핵심 가치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 스티브 잡스 영상 중 부분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