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것부터 바꿔나가자고요”
“작은것부터 바꿔나가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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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티브온 × 더케이뷰티사이언스 공동기획
‘(화장품)소재기업 직원들의 오후 수다’ ④

[더케이뷰티사이언스] 원료전문기업 ‘엑티브온(activon)’과 K뷰티 R&D 경쟁력 강화를 위한 플랫폼 ‘더케이뷰티사이언스’가 국내외 화장품시장의 트렌드와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반영한 신기술과 신원료를 개발하기 위한 ‘(화장품)원료회사 직원들의 오후 수다’를 기획해 네 차례에 걸쳐 소개합니다. 엑티브온의 김나현 영업&마케팅팀 차장, 김묘덕 R&D센터 A.T.파트 과장, 박지향 생산본부 품질관리파트 대리, 전주희 R&D센터 N.T.파트 과장이 1기 멤버로 참여합니다. ‘원료회사 직원들의 오후 수다’는 엑티브온과 더케이뷰티사이언스의 온라인 사이트에 동일한 내용으로 각각 게재됩니다._편집자 주

 

O’right 인스타그램 갈무리
O’right 인스타그램 갈무리

- 김묘덕 : 글로벌 시장에서는 ‘Carbon neutral beauty’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Carbon neutral beauty’ 화장품은 제품의 전체 수명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거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더라도 나무심기, 청정에너지 프로젝트 등에 자금을 내는 식으로 ‘탄소 크레딧’을 구매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쇄시키는 것까지 포함한다고 해요. 이렇게 산업 구조가 변화하면서 유니레버나 로레알 같은 기업에서는 제품을 생산·운송하고 소비자가 사용한 다음에 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표시하는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 부착을 도입했고요.

우리나라에서도 올 3월부터 탄소중립기본법이 시행되면서 화장품 포장재 등급제를 시작으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하지만 현재 저탄소화장품은 대부분 저탄소용기에 그쳐있고, 저탄소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은 거의 없는 실정이에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원료 기업에서도 원료의 구매부터 생산공정, 출하 직전까지의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고, 일명 ‘저탄소 원료’를 개발해야 할거고요, 원료 개발자들은 이제 관련 제도들을 공부하고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거에요.

- 김나현 : 아니 너무 신경쓸게 많아요. 이거 R&D센터에서는 어떻게 대응하려고 하세요?

- 김묘덕 : 너무 거창한 것만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해요. 예를 들어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농산물을 이용해서 원료를 만든다든지, 특정 산업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재활용해서 새로운 원료를 만든다든지..이러면 환경을 생각한 원료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도 거창한게 아니라, 무슨 추출물을 만들 때 기존 공정 대비 수율이 높아졌다면 그만큼 동일 추출물을 만들 때 드는 에너지가 줄어들었다는 뜻이 되니까 탄소 절감이라고 할 수 있고, 발효 공정으로 뭔가를 만든다고 했을 때 기존에 사용하던 균주에 대비해서 우리가 사용한 균주가 생산성이 높아졌다면 그만큼 에너지를 절감했다는 뜻이 되니까 탄소절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이렇게 작은것부터 바꿔나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엑티브온 R&D센터에서도 이런 움직임을 이미 하고 있거든요. Activonol-3를 만들 때 바이오디젤 부산물인 폐글리세롤을 사용하고, 유산균 발효로 생산을 하는데, ‘기존에 많이 사용하던 균주 대비 저희가 개발한 균주를 사용했을 때 생산성이 00% 높아서 발효에 쓰이는 전력이라든지, 스팀이라든지 이런 에너지들을 절감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수치화 해서 구체화 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고, 나름 발빠르게 대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Carbon neutral beauty’라는 용어가 있어요.

산업 구조가 변화하면서 화장품업계에서는

제품을 생산·운송하고, 소비자가 사용한 다음에 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표시하는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 부착도 도입했어요.

그렇다고 너무 거창한것만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해요.

작은것부터 바꿔나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 김나현 : 어! 그러면 못난이 농산물로 실제로 화장품으로 출시된 것이 있었나요? 그런 뉴스는 많이 봤는데 제가 제품을 써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 전주희 : 네~ 있어요. 일단 이니스프리는 2018년부터 ‘업사이클링 뷰티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제주맥주와 협력해 맥주 찌꺼기로 바디워시를 만들기도 했고, 상품성이 없는 제주산 못난이 당근을 가공해 핸드크림을 출시하기도 했고요.

원료사 중에서는 대봉엘에스에서 유자씨오일을 출시했는데요, 유자는 국내에서는 주로 유자청이나 유자차 용도로 많이 사용되서 인기가 많은데 유일하게 버려지는 부분이 유자씨였대요. 유자 관련 식품을 만들고 난 뒤 나오는 유자씨는 그동안 산업 폐기물로 처리되었는데 대봉엘에스에서 업사이클링을 한 경우에요. 또 바이오스펙트럼은 녹조류의 일종인 갈파래를 이용했는데요, 원래 제주 해안의 골칫거리로 여겨졌었는데 연구 결과 지방유래 줄기세포 증식 및 분화를 촉진하는 물질로 확인되었고 이를 특허 원료로 개발되어 판매하고 있다고 해요.

- 박지향 : 저는 찾아보니까 커피 찌꺼기 업사이클링 한 게 많더라구요. 일단 LG생활건강은 ‘도시 광부’와 커피 찌꺼기 업사이클링 업무 협약을 맺어서 커피 제조 후 나오는 커피 찌꺼기로 고품질 활성탄을 만들어 생활용품과 화장품 원료로 쓸 계획이라고 해요. O’right이라는 대만 헤어케어 브랜드는 이미 2006년 커피 찌꺼기로 헤어 제품을 출시했고 구기자 뿌리나 곡물을 이용한 업사이클링 제품도 생산하고 있대요. 스위스 Givaudan은 덴마크의 Kaffe Bueno와 함께 Koffee’up이라는 제품을 개발했는데 이것 역시 커피 찌꺼기의 각질제거, 여드름치료, pH 균형 조정 효능으로 아르간 오일 대신 사용할 수 있다고 해요.

 

디캔트 웹사이트 갈무리
디캔트 웹사이트 갈무리

- 전주희 : UpCircle이라는 영국 스타트업도 커피박을 이용한 스크럽제를 출시했는데요, 런던 tso 100duro 카페에서 커피박을 받아 원료로 추출한 후 여러 제품으로 가공하고 있다고 해요.

- 박지향 : 아까 유자씨 얘기 나왔는데, 음식물 쓰레기로 만드는 경우도 이미 많더라고요.

- 김나현 : 음식물 쓰레기라고 하면 어감이 좀 좋지 않은데… 이게 가정용 음쓰를 떠올리게 되잖아요. 당연히 그런게 아니고 식품공장에서 바로 나오는 단일 폐기물, 그렇죠?

- 박지향 : 네, 식품산업에서 쓰이지 못하는 씨앗이나 껍질에서 추출해서 식물성 오일이나 버터, 아니면 커피 사례처럼 각질 제거 스크럽제로 활용하는 거죠.

- 전주희 : 와인산업 부산물로 만드는 화장품도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와인을 착즙하고 버려지는 부산물(퍼미스)이 1년에 1000만t에 달하는데, 이를 매립하면 토양이 산성화되고, 소각하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해요. 또 와이너리는 이를 폐기하기 위해 1t당 20만 원 수준의 비용을 지불해 왔는데, 디캔트라는 국내 스타트업 회사는 이 부산물을 프랑스와 국내 와이너리에서 무상으로 수거하고, 화장품 원료로 활용하여 항산화·항노화 화장품으로 재탄생시킨다고 해요. 오렌지나 레몬 껍질도 많이 쓰이고요.

- 김나현 : 와, 말그대로 win-win이네요. 이런 제품들 보도 자료를 보면 농장이랑 제휴를 맺어서 1대1로 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이것도 원료 처리하는 기업이 중간에 끼겠죠? 우리도 식품공장이나 농장 같은 곳 뚫어야겠어요.

- 박지향 : 저희도 추출물 많이 하니까 협약 맺어서 진행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 김묘덕 : 그런데 문제가 톤단위로 생산할 만큼 폐기물 양이 충분한지.. 농작물은 기후 영향도 많이 받으니까 일정하게 공급이 가능한지가 중요한 요소가 될 것 같아요.

- 박지향 : 이제 농산물 입고 품질 검사도 해야겠네요. ㅎㅎ 점점 일이 많아지는데요? 업사이클링 조사하다 보니까 포장재 쪽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식품에 비해 비교적 오랫동안 사용하는 화장품의 경우,

외부 환경으로부터 내용물을 보호 할 수 있는

내구성 좋은 소재를 사용할 수 밖에 없고,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방부제를 쓸 수밖에 없기 때문에

화장품 품질 보호와 환경 보호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전주희 :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화장품 공병 수거 캠페인을 2009년부터 시작했죠. 저도 인지는 하고 있었지만 한번도 화장품 공병을 반납하거나 리필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 김나현 : 식품이나 화장품 이렇게 분야를 나눠서 용기 재활용에 대해 통합 포인트로 운영하면 좋을 거 같은데..아이디어들은 굉장히 많은데 이게 얼마나 실천이 되고 지속이 되냐가 관건이에요. 로레알 같은 곳에서 원료사에 요구하는 기준이 높아지니까 미리미리 대처를 해야 오딧을 통과하고 거래가 지속될 수 있을거에요. 코앞의 숫자만 보다가는 도태되는 거죠.

- 전주희 : 트렌드는 워낙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원료 개발자 입장에서는 효능이 뛰어난 원료를 찾는데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 김묘덕 : 하지만 이제 방부 대체제를 개발하는 입장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환경을 생각하기 위해 단순히 종이로 만든 포장재를 쓴다던지, 방부제가 없는 화장품을 만든다던지 등의 움직임은 환경에는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유통기한이 짧아지는 등 화장품의 품질 자체에는 악영향을 끼칠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식품에 비해 비교적 오랫동안 사용하는 화장품의 경우, 외부 환경으로부터 내용물을 보호 할 수 있는 내구성 좋은 소재를 사용할 수 밖에 없고,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방부제를 쓸 수밖에 없기 때문에 화장품 품질 보호와 환경 보호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오늘 ESG의 E에 해당하는 환경에 대해 주로 얘기를 했는데 S에 대항하는 Social에 대해서는 공정무역이 이슈가 되고 있어요. 이전에 커피와 초콜릿에 해당되었던 공정무역이 화장품으로 확대되서 팜오일, 시어버터같이 특정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원료에 대해서 특히 공정무역을 요구하고 있어요.

- 김나현 : 네 천연은 기본베이스로 깔고, 수급은 공정무역, 공정은 탄소중립으로…

- 김묘덕 : 시어버터 같은 경우, 가나의 여성 협회와 협약을 맺고 공정무역을 통해 공급 받는다든지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협동조합에서 제공하는 시어버터만을 사용한다든지의 방식으로 시행하고 있더라고요. 팜유에 대해서는 많이들 아시겠지만 지속가능한 팜유 생산을 위한 협의회(RSPO, Roundtable on sustainable palm oil)의 RSPO 인증을 통해 시행하고 있죠. 엑티브온에서도 A-3, 글리세린, GMCY 등 팜유 유래의 화장품 원료들에 대해서는 RSPO 인증 원료를 따로 관리하고 이를 요구하는 고객사도 많아요.

- 김나현 : 네 저도 홈페이지 통해서 전세계에서 들어오는 요청들 다 체크하고 있는데 RSPO 그레이드 제품 견적 요청이 많이 들어오더라구요.

- 박지향 : 그래서 인증을 받아야 돼요. 그리고, 친환경 소재가 더 주류를 이루게 되면 보증기간, 유효기간에 대한 안정성 평가를 더 까다롭게 실시해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만들어지는 제품에 대해서 연구와 생산이 협업을 해서 어떻게 탄소 배출을 절감시킬 수 있을지 공정도 개선해야 하고요. 또 저희가 만들어서 나가는 것뿐 아니라 받아서 만들어서 나가는 원료의 경우 협력 업체의 탄소 배출도 확인을 하고.. 그러면서 개선을 해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이건 이미 생산 후에 나온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회사가 많아요. 정제수나 유기용매 같은 것들… 그런 걸 재판매해서 생산에 적용한다든지.

 

“식품이나 화장품이나

특히 K발효가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우리도 여기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면 어떨까요?”

 

- 김나현 : 와~~ 정말 할 일이 많네요. 우리 이걸 더케이뷰티사이언스에 기고하기 위한 목적 뿐 아니라 대표님과 임원진들께 ‘회사경영을 위해 이렇게 추진을 해야 한다’고 보고를 드려야 할 것 같아요. ‘5개년 계획’ 이렇게 해서.. 연구쪽에서는 우리가 다른 산업에서 나온 폐기물을 활용하고 우리 생산 공정에서 나온 부산물을 또 다른 곳에 활용을 하고, 정말 남는 것 없이..제로웨이스트로. 순환이 될 수 있게. 앞으로 회사가 화장품 원료 뿐만 아니라 더 포괄적인 바이오 원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이 될 것 같아요.

오늘 좋은 내용 많이 나온 것 같아요. 그리고 뒤로 갈 수록 자유롭게 떠드는 분위기가 되서 끝내기 좀 아쉬운데요. 저는 벌써 다음 주제를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이거 하면서 『노마 발효 가이드(The Noma Guide to Fermentation)』라는 책을 한 권 샀는데, 이 책은 북유럽 덴마크 ‘노마(Noma)’ 식당이 알려주는 발효 안내서에요. ‘노마’는 발효음식 전문 레스토랑인데, 화장품 원료로 쓰든 식품 원료로 쓰든 발효의 개념은 똑같잖아요. 맛은 극대화 시키면서 유해성은 최소화 시키는 발효의 원리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데, 화장품에서도 천연물의 독성은 중화시키고 효능을 강화시키는걸로 알고 있어요. 저는 요즘 조미료도 누룩발효 간장, 소금 이렇게 쓰거든요. 저염식으로 하면서 감칠맛은 더해줘요. 식품이나 화장품이나 특히 K발효가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우리도 여기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면 어떨까요? 다음 2기 멤버는 발효 전문가들로 모집을 해봐야겠어요. 한 달 동안 고생하셨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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