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트렌드를 읽는 법’<2>⑤ 라이프스타일 탐험가

이상구 인터메이저 대표
이상구 인터메이저 대표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삼성을 다니던 평범한 행보를 스스로 이탈해 인터넷 초창기에 디지털 마케팅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은 의식주 전반에 걸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연결하는 웰니스 플랫폼 ‘인터메이저’를 만들어 새로운 도전과 실험으로 세상을 헤쳐나가고 있다. 매주 주말이 되면 책 한 권 봇짐에 찔러넣고 지도를 보고 걸어다니며 세상 변화에 대한 호기심을 채우는 것에 가장 흥미를 느낀다. 

“내가 처음 살아보는 거잖아, 나 67살이 처음이야.”

영화 ‘미나리’로 글로벌 히로인으로 떠오른 윤여정 배우의 어록이 잔잔한 여운을 준다. 후배 연기자가 조언을 해달라고 하는 부탁에 손사래를 치면서 하는 말이다. 자기도 이런 세상이 처음인데 누굴 가르치려고 하느냐는 얘기다. 너무나 공감되고 호감이 가는 대목이다. 저 정도면 남을 가르치기 충분해보이는데도 세상과의 경계심을 늦추지않는 조심스런 혜안이 엿보인다. 필자도 창업하려는 후배가 비슷하게 조언을 구하면 어느새 부터인가 너무 부담스러워졌다. 20년 넘게 사업을 하고 있지만 매일매일이 처음 살아보는 날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회사 안팎으로 더욱 가파르고 엄청난 소용돌이가 휘몰아친다. 이 판국에 나도 모르겠는데 누굴 충고할까싶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정말 처음 보는 크고 작은 변화의 거센 풍파를 매순간 쉴새없이 겪는 세상을 살고있다.

ⓒ tvN ‘꽃보다 누나’ 갈무리.
ⓒ tvN ‘꽃보다 누나’ 갈무리.

 

ⓒ 영화 ‘인터스텔라’
ⓒ 영화 ‘인터스텔라’

영화 이야기가 나온 김에 혹시 누군가가 가장 인상적인 영화가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필자는 서슴없이 ‘인터스텔라’를 꼽겠다. 숨이 멎을 정도로 스크린을 압도했던 거대한 1.2km 높이의 파도는 한동안 머릿 속을 떠나질 않았다. 초거대 블랙홀(가르강튀아)의 바로 옆이라 시간과 중력의 영향을 받는 밀러 행성에서는 7년이 1시간으로 압축된다. 중력이 클수록 시간이 느리게 가기 때문에 3시간 남짓 머물렀을 뿐인데 21년치 시간이 누적되면서 이 엄청난 산더미 같은 파도가 눈앞에 등장한다. 처음엔 이 놀라운 영화적 상상력에 감탄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겪은 21년간의 세상 변화의 물결을 이처럼 한데 압축한다면 저 거대한 파도에 비할 바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 레인저 우주선처럼 아주 작은 돛단배 하나 띄워놓고 저 거대한 변화의 파도를 헤쳐가고 있는 장면이 떠올라 개인적으로 잊을 수 없는 장면이 되었다.

 

우리는 모두 초보다

지금은 초보 시대다. 저성장 고령화, 뉴노멀 등의 이야기가 슬금슬금 들려오던 몇년 전부터 필자는 ‘초보 시대’라는 시대 정의가 죽비처럼 꽂혔다. 디지털 전환과 초연결로 인해 거의 모든 지식과 정보가 판갈이를 하는 세상 앞에서는 누구나 예외없이 모두가 비기너beginner라는 의미이다. 그야말로 초보들의 세상이 온 것이다. 모두 초보가 되어 각축을 벌이고 각자도생各自圖生을 시작하는 것이다. 사장, 선배, 상사, 전문가라는 일종의 기성 질서유지의 면허증 뒤에 숨어있던 암묵적인 권위가 약해지고 새로운 변화의 물결 속에서 누가 어떻게 진정성있게 경험하고 학습해나가는지가 가장 중요한 삶의 생존 방식이 되는 것이다. 세상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 것일까? 변화의 트렌드를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좀더 솔직하게 얘기하면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먼저 미리 알 수 없을까? 변화의 방향을 미리 읽고서 그곳에 먼저 가있으면 좋지 않겠나 하는 은근한 욕망이 숨어있다. 현재 대중의 경험을 파악해서 미래 대중의 경험을 예측하고 싶은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움직이는 퍽puck을 쫓아다니지 않고 퍽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하고 플레이를 해서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었다는 NHL 슈퍼스타 웨인 그레츠키가 되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먼저 지금 같은 격동의 세상을 읽고 예측하기 위한 나만의 루틴을 하나씩 세워보자. 

 

메타인지Metacognition부터 점검하기

나는 항상 ‘초보’라는 출발선에 서겠다는 용기를 냈다면 맨먼저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인식해야 한다. 

“아는 문제였는데 틀렸다.” 

“알긴 아는데 나는 그렇게 안돼요.” 

살다보면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그런 사람은 다툼도 잦다. 모르면서 계속 우기거나, 아집을 부리거나, 아예 외면해버리거나, 점점 편협하게 치우쳐 확증편향에 빠지는 오류도 자주 겪는다. 모르는데 안다고 착각하거나 어설프게 알고 있어서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상태다. 뭘 모르는지 모르니 결국 아무런 실천이 없다. 메타인지Metacognition는 자신의 인지적 활동에 대한 지식과 조절을 뜻한다. ‘너 자신을 알라’고 하는 자기발전과 학습의 출발점이다. 이는 지금 같은 세상을 여행할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점검해야할 백팩같은 기본 여행장비와도 같다. 어느 순간 내가 모르는 게 이렇게도 많다는 것이 오히려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올지도 모른다. 하나하나 알아간다는 것이 너무 즐겁고 설레는 일이 되니까. 마치 멋진 여행지를 앞두고 처음 가본다면서 가슴 두근거릴 여행자가 될 것이다.

 

헬로우 스트레인저Hello Strangers로 나서볼까?

메타인지를 다듬고 장착했다면 다음 단계로 ‘헬로우 스트레인저’를 추천드리고 싶다. 이질적인 교류가 활발한 곳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같은 목적지라도 익숙한 길 말고 안가보던 길로 가보든지, 맨날 어울리는 사람들 말고 나와는 전혀 다른 나이 성별 출신 직업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를 해보든지 하는 활동이다. ‘알쓸신잡’이라는 TV예능 프로그램이 한때 인기를 끌었는데, 그 중 통영 편에 인상적인 대목이 있었다. 당대 최고의 문학예술인 박경리, 윤이상, 유치환, 김춘수 등이 모두 통영의 같은 초등학교(삼도수군 통제영에 자리했던)를 나왔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특이한 현상인데, 통영이 이러한 걸출한 문학예술가들을 배출할 수 있었던 배경이 무엇이었을까? 당시 통영이 항구도시로서 경제 활동이 활발해 통영의 지역 경제에 돈이 많이 돌면서 다양한 문물이 뒤섞였고 이에 인적 물적 교류가 활발했다고 한다. 문화예술이 융성하려면 정체되지 않는 이질적인 교류와 새로운 정보의 화학적 결합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해외의 다양한 연구 논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마크 그라노베터Mark Granovetter는 1983년 ‘Sociological Theory’라는 저널에 ‘The strength of weak ties: A network theory revisited’라는 논문을 내면서, 가까운 친구들(강한 연결)보다 오히려 먼 지인들(약한 연결)이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을 때도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펜실베이니아대학 소속 커뮤니케이션학자인 데이몬 켄톨라Damon Centola 교수는 모집단 내부 그룹들 간의 상호작용과 사회적 통합의 관계를 살피는 컴퓨터 사회연결망 모형을 개발해 모형 실험을 벌였으며 거기에서 얻은 결론을 바탕으로 2015년 ‘미국사회학저널Amerian Journal of Sociology’에 논문을 발표했다. 사회 또는 회사 안에 있는 특정한 관심사와 친밀성으로 존재하는 작은 그룹들이 어느 정도 적정한 거리로 존재할 때, 어떤 사고방식이나 믿음을 공유하는 일이 훨씬 쉽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관계의 밀접도로 나눈 세 개의 그룹 중에 적정 수준의 경계선을 유지하는 그룹(그림의 중간 그룹)이 가장 지식과 믿음의 전파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 데이몬 켄톨라 교수가 만든 사회 연결망 모형
ⓒ 데이몬 켄톨라 교수가 만든 사회 연결망 모형

초중고 모두 같은 학교를 다녔거나 몇년째 같은 회사를 다니는 친구 선후배 사이보다는 다른 학교 다른 회사에 다니는데 취향이 비슷한 관계가 더 신선하고 새로운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요즘 더더욱 다양한 취향 모임이 활발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본능적으로 사람들이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돈을 내서라도 ‘헬로우 스트레인저’ 활동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필자는 꼭 의도적이진 않았으나 독서클럽이나 러닝크루, 원데이클래스, 온라인 세미나 같은 취향모임을 다녀보면서 비슷한 니즈를 가진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나이먹은 꼰대로서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질 줄 아는) 해야할텐데 하는 중간중간 내적 갈등도 없지않았다. 하지만 과연 같은 책을 읽더라도 각자 다른 해석과 생각을 나눠볼 수 있고, ‘와...요즘엔 이렇게 하는구나’ 라는 걸 배우기도 하면서 애써 용기낸 보람도 얻을 수 있었다. 자신이 속한 원래 그룹을 벗어나 낯선 교류를 의도적으로 경험하면서 채워가는 호기심이라는 게 과연 이런 걸까. 게다가 우리 사회에서 원래부터 지켜야할 것 같은 낡은 예의와 격식을 일시적으로 벗어나 새로운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오히려 더 중요한 매력 포인트 일수도 있겠다.

 

지적인 겸손함Intellectual Humility을 발휘하기

구글에서 오랫동안 최고인적자원책임자CHRO로 일했던 라즐로 복Laszlo Bock 수석 부사장은 그의 저서 『Google Work Rules,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에서 지금까지 구글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냈던 인재들의 공통점을 분석했다. 그 결과 놀라웠던 사실은 하버드나 스탠포드 등 명문대를 나온 직원들보다 대학을 나오지 않은 직원들이 종종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좋은 대학 출신들은 잘 훈련된 이론적 배경과 지식으로 입사 초반에 두각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나중엔 스스로 그 틀에 갇히는 한계를 보이기 쉬웠던 반면, 대학을 나오지 않은 직원은 오히려 학습의욕과 겸손함을 더 강하게 갖추고 열정적인 꾸준함을 유지하면서 스스로를 바꾸어갈 수 있고 결국 탁월한 성과로도 이어지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라즐로 복은 이런 인재들은 회사 복도에 떨어진 종이컵이나 휴지를 주워서 버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그 특성을 한마디로 지적인 겸손함Intellectual Humility이라고 정의했다. 

1. 미친듯이 논쟁하고,자신의 관점에서 재해 석하며 
2. 가지고 있던 지식이 더 이상 맞지 않다는 생 각이 들면 
3. 곧바로 새로움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올해 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오디오 SNS 클럽하우스를 가끔씩 들어가본다. 한번은 각자 인상 깊었던 책을 추천하는 독서모임방에 입장했는데 정말 유익한 책 정보를 많이 얻었다. 추천하는 사람들마다 자신이 읽었던 책 내용을 잘 추려서 호감가도록 설명을 잘 해주었고, 점점 듣다보니 내가 평소 책읽기 편식이 심하다는 사실을 새삼 깊이 깨닫게 해주었다. 생전 듣도보도 못한 통찰력 있는 책들을 여러 참여자들이 추천해줘서 내심 감탄했다. 어쩜 이렇게 사람들이 자기 학습력이 높고 호감있게 자기 의견을 잘 표현할까? 수동적인 청취와 정보 습득 훈련에만 익숙하도록 자랐는데, 이젠 토론과 대화에도 자연스럽게 적응해야할 시대가 왔음을 느낀다. 클럽하우스라는 소셜미디어도 가입자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잡담과 수다로만 이뤄지는 방들도 많아졌지만 때로는 특정 주제에 진지하고 깊이있게 고민하는 방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잘 찾아보면 참여자들이 나누는 대화에 귀동냥만 해도 좋은 인사이트를 얻는다. 미친 듯이 대화에 직접 참여하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도 있고, 때론 누군가 나와 맞지않아도 꼭 설득할 필요도 없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문자나 메신저가 더 편하다고하지만 그래서 그런지 더욱 사람과 음성으로 직접 대화할 공간을 찾는 숨겨진 욕구가 분출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일상의 새로운 대화 공간에서 경험하지 않은 간접 지식을 얻으며 곧바로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함까지 발휘한다면 클럽하우스의 순기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겠다. 비록 초창기에 비해 활발함이 주춤해졌지만 이렇게 편집되지 않은 콘텐츠로 실시간으로 대화하면서 가만히 앉아서 자신의 경험을 확장시 켜나갈 수 있다니 그야말로 지금이 초연결의 시대라는 것이 더욱 실감이 난다. 

 

모순된 생각의 절묘한 균형 잡기 

지금의 초보 시대, 초연결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하는 태산같은 고민을 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다.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알아차리고Metacognition, 어색하더라도 이곳저곳 기웃거리더라도Hello Strangers, 좌충우돌하더라도 과감히 자기 주장을 펼치면서 내 의견이 틀렸다는 생각이 들면 곧바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Intellectual Humility.’ 

이러한 루틴을 반복적으로 시도해보려고 노력한다면 조금이나마 고민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는 효과를 주고 나중에는 점점 스스로에게 큰 선물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트렌드 읽기란 그저 새로운 트렌드 지식과 정보를 주워담는 것이 아닌 내가 삶을 어떻게 대하는 가에 대한 방식으로서의 일상의 루틴 만들기이다. 아무리 다방면의 정보를 열심히 수집하고 다녀도 마음의 불안감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우리는 항상 흔들린다. 삶을 대하는 자세로서 나의 루틴을 갖춘다는 것은 결국 몸과 마음의 균형잡기와 다름 아니다. 반복적으로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가다 보면 나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이 투영된다. 『코스모스로』로 유명한 천문학자 칼세이건의 페서디나 강연(1987년)은 이 대목에서 언급해 볼 만하다.

“상충하는 두 가지 욕구 사이에 절묘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 앞에 놓인 모든 가설들을 지극히 회의적으로 면밀히 검토하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생각에도 크게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뭐든지 의심하기만 한다면, 어떤 새로운 생각도 보듬지 못할 것입니다.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채, 비상식이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괴팍한 노인네가 될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귀가 가볍다 싶을 정도로 지나치게 마음을 열면, 그래서 회의적인 감각을 터럭만큼도 갖추지 못한다면 여러분은 가치 있는 생각과 가치 없는 생각을 구분하지 못하게 됩니다. 모든 생각들이 똑같이 타당하다면 여러분은 길을 잃고 말 것입니다. 결국 어떤 생각도 타당성을 갖지 못할 것이겠기에 말입니다.” 
(정재승 교수의 『열두 발자국』에서)
ⓒ 칼세이건, Carl Edward Sagan, 1934 ~ 1996)
ⓒ 칼세이건, Carl Edward Sagan, 1934 ~ 1996)

대표적인 회의주의자라는 칼세이건이 전해주는 ‘회의주의가 짊어진 부담'이라는 제목의 강연은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할 것인가에 대해 깊고도 명료한 통찰력을 준다. ‘기본적으로 회의주의적인 태도를 견지하면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꼼꼼하게 사안을 바라보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열린 태도로 혁명과도 같은 변화의 세상을 맞이해야 한다’는 균형잡힌 삶의 자세를 추천하고 있다. 이 모순된 생각의 균형은 필자가 추천하는 트렌드 읽기의 압축된 제안이다. 정보 과잉, 메시지 과잉의 시대에 내 삶이 휘둘리지 않으려면 스스로 단단한 중심을 잡을 균형추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삶이 어떠해야 한다는 식의 이런 글이 또하나 부질없는 군더더기 메시지 공해로 보태질까봐 매우 조심스럽지만, 끝도 없이 쏟아져나오는 트렌드와 신조어들 틈에서 어떤 트렌드를 주의깊게 바라봐야하고 그것을 어떤 관점으로 해석해야하고 그 중에서 어디까지를 내가 수용해야할지에 대해 일종의 나침반 역할을 할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변화의 파도가 작거나 크거나 그 크기에 상관없이 삶의 자세와 방향은 분명히 내가 직접 정할 수 있다. 모순된 생각 사이에서 절묘하게 균형을 잡는 것, 이것이야말로 지금을 처음 살아보는 우리의 지혜로운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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