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뷰티사이언스]  코로나19 시대는 불신의 시대다.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모두를 의심한다. 혹시 내 옆의 누군가가 확진자가 아닐까, 멀리서 들리는 기침 소리에 흠칫 놀라며 실눈을 뜨게 되는 그런 시대.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의심과 불신의 이면엔 신뢰를 갈구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동아비즈니스리뷰 310호(2020년 12월), ‘효율적이고 공감 받아야 살아남는다.’)

그래서 코로나19 시대는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에 대한 가치가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진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불신의 시대! 브랜드는 어떻게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이를 지속하여 유지할 수 있을까?

최근 화장품 업계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는 ‘인디 뷰티 브랜드(Indie Beauty)’라고 할 수 있다. 인디 뷰티 브랜드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메이저 브랜드가 아닌 ‘새롭고 생소한’ 화장품 브랜드를 뜻한다. 브랜드의 오너가 대기업이나 화장품 전문가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화장품 선택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한국 소비자들은 어떻게 인디 뷰티 브랜드에 지갑을 열 수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 소비자는 브랜드의 명성, 판매규모, 광고모델, 광고채널, 브랜드가 입점되어 있는 유통 등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여부를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평가기준은 브랜드가 창출한 네트워크 쪽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그들의 체험, 브랜드의 투명한 정보공개, 이를 바탕으로 한 브랜드 평판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독일의 사회학자 짐멜(Simmmel)은 신뢰를 ‘앎(knowing)과 모름(not knowing) 사이에 위치하는 중재적 상태’로 정의한다.(Georg Simmel, Secret et sociétés secrètes, Strasbourg, Circé, 1991, p.22) 이 두 기준점을 중심으로 체험이 이루어 지며, 이 과정에서 투명성평판은 ‘신뢰할만한가’를 결정하는 정보로 작용한다. 체험, 투명성, 평판의 선순환은 신뢰의 두께를 형성하는 요소다.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로 브랜드는 다양한 정보 플랫폼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도 브랜드의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생소한 브랜드임에도 SNS를 통해 소비자에게 이름을 알리고 관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때문에 브랜드의 소통에 있어서 브랜드의 진정성과 연결되는 투명성이 매우 중요한 가치로 부상하고 있다. 투명성은 소비자가 직접 브랜드를 탐색하고 체험하며 브랜드가 말하고 있는 정보가 사실과 일치한다는 확신을 갖게 될 때 확보된다. 이러한 긍정적인 브랜드 체험을 다른 소비자와 공유할 때 비로소 브랜드 평판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소비자의 행동은 모르고 생소했던 브랜드가 알고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는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동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소비가 크게 늘었다. 그 중 새해에 주목해야 하는 유통은 라이브 커머스다. 라이브 커머스는 채팅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상품을 소개하는 스트리밍 방송으로 네이버의 ‘쇼핑라이브’, 카카오의 ‘쇼핑라이브’가 대표적이다. 롯데, 신세계, 쿠팡 등 국내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도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을 도입하거나 관련 업체와 손을 잡고 있다. 네이버의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 ‘쇼핑라이브’는 2020년 12월 기준 누적 시청 수 4500만건을 기록했으며 2020년 11월 판매자 수는 전월 대비 20%, 콘텐츠 수는 40% 증가 했고, 서비스 초창기인 2020년 8월에 비해 11월 거래액은 340%나 신장했다.

소통을 중시하는 MZ 세대의 문화와 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리며 라이브 커머스로 물건을 소비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를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기술이 진화하며 브랜드와 소비자와의 거리는 더욱 좁혀지고 브랜드가 소비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는 일은 빈번해질 것이다.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 될수록 브랜드가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일은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코로나19와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이 브랜드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실행해야 하는 시점이다.

최우정 어반디지털마케팅 브랜드투자사업본부 본부장

▶ 동성제약에서 20여 년 동안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현재 (주)어반디지털마케팅에서 브랜드 투자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브런치에 작가명 “다이버토리”(https://brunch.co.kr/@divertory)로 글을 쓰고 있다.
▶ 최우정의 ‘BRAND WITH A BRANDSHIP’은 더케이뷰티사이언스 2020년 1월호부터 2021년 6월호까지 매월 게재됐다. 이 칼럼을 온라인으로 읽고 싶다는 독자 의견을 반영해 매주 1회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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