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뷰티사이언스] 유튜브 채널 ‘달라스튜디오’의 웹 예능 ‘네고왕’이 큰 이슈다. 11월 6일에는 세일을 안 하기로 유명했던 ‘스킨푸드’의 제품 가격을 네고했다. 2주간 전 제품을 70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쿠폰 3장을 발행해주기로 하자, 스킨푸드의 홈페이지는 먹통이 되었다. 스킨푸드의 네고왕 방송은 이틀 만에 조회수 240만회를 기록하며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2위에 등극했다. 법정관리신청을 하고 사모펀드에 매각되었 던 스킨푸드는 ‘네고왕’을 통해 스킨푸드가 망한 줄 알았던 많은 소비자들에게 건재함을 확인시켜주었다.

‘네고왕’의 첫 방송 브랜드였던 BBQ 프로모션 영상의 현재누적 조회수는 757 만회이다. 방송 후 첫 주말에 BBQ 프로모션 메뉴의 매출이 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88% 늘어난 수치다. 프로모션 메뉴는 BBQ 앱에서 주문해야 했기 때문에 약 30만명이었던 ‘딹 멤버십’ 가입자 수가 행사 종료 후 7배 증가한 216만명을 기록했다.(Korea IT Times(http://www.koreaittimes.com)

스킨푸드와 BBQ외에도 백화점, 편의점, 패션브랜드, 미용실 프랜차이즈, 피자 프랜차이즈 등 많은 브랜드들이 ‘네고왕’과 손잡고 할인을 했다. 브랜드별 편차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브랜드는 소비자의 큰 호응을 이끌어내며 코로나19에도 매출 증대와 브랜드 인지도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소비자의 구매행동에 있어 가격할인이 얼마나 중요한 이슈인지 ‘네고왕’을 통해서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격할인으로는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가 어렵다. 할인된 가격에 소비자가 익숙해질 뿐만 아니라 브랜드 입장에서도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가격할인 카드를 쓸 경우 브랜드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 스킨푸 드와 BBQ는 평소 할인을 잘 하지 않는 브랜드였기 때문에 더욱 큰 이슈가 되었다. ‘네고왕’을 통해 이들 브랜드들은 매출적인 성과도 있었겠지만 자사몰 회원을 유치하고 신메뉴 또는 자사 제품의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는 등의 마케팅적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해볼 수 있다. 마케팅적인 관점에서 영리하게 가격할인의 카드를 쓴 것이다.

브랜드에 있어서 가격결정은 매우 중요하다. ‘네고왕’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가격결정은 소비자를 유혹하는 가장 강력한 기술일 수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가격할인과 반복되는 1+1 정책 등은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지양해야 하는 마케팅이다. 과도한 할인과 프로모션은 매출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이익적인 관점에서 제살을 깎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브랜드에 걸맞은 가격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라피 모하메드의 저서 『가격결정의 기술』에서 그 답을 찾고자 한다.

가격결정에 있어 마케터의 딜레마는 너무 높은 가격을 책정한다면 더 낮은 가격일 때 구매의 여지가 있는 잠재고객들을 잃을 수 있다. 반면에 가격을 너무 낮게 잡으면 더 높은 가격이라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사람들을 놓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가장 좋은 출발점은 시장조사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억해야 하는 것은 시장조사가 우리 브랜드의 최적 가격을 알려줄 수 있는 블랙박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둔다면 시장조사를 통해 얻은 통찰력은 마케터가 가격을 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우선 모든 사람은 바겐 세일을 좋아한다. 하지만 30~50% 할인을 알리는 포스터가 항상 매력적인 가격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포스터는 정가를 지불하지 않았다는 점을 자랑 스럽게 여기는 ‘좋은 가격을 찾는’ 고객들을 유인하는데 사용된다. 좋은 가격에 대한 이러한 관심을 반영하며 AC닐슨의 수석 부사장은 “가난한 사람들은 저렴한 가격을 필요로 한다(가치). 부유한 사람들은 저렴한 가격을 좋아한다.(심리).”고 말했다. 큰 할인 폭의 가격 인하는 횡재를 바라는 고객들의 심리적 열 망을 이용한 것이다. 내가 관리하고 있는 브랜드의 소비자는 어떤 사람들인가?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 브랜드는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예를 들어 생필품인가? 사치품인가?)

 

브랜드의 적정가를 찾기 위해 라피 모하메드가 제안하는 가치 해독기를 기준 으로 관리하고 있는 브랜드의 가격을 검토해보면 좋을 것 같아 소개한다. 가치 해독기는 가치를 △대체재의 가격과 이용 가능성 △차별화 전략 △소득 △관련 제품이 미치는 영향 △시장환경 등 다섯 가지 요소로 구분한다.

▶1단계(대체재의 가격과 이용 가능성) 대체재는 경쟁 브랜드의 제품이다. 이 첫 단계는 제품의 잠재적 대체재를 식별 하는데 목적을 둔다.

▶2단계(차별화 전략) 다음 단계는 우리 제품의 특징이 경쟁사 제품의 특징과 비교하여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브랜드는 경쟁 브랜드와 비교하여 자기 제품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또 고객들이 이에 따른 가격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이해해 야만 한다.

▶3단계(소득) 소득은 제품 가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소득이 증가 하면 제품을 구입하는데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곤 한다.

▶4단계(관련 제품이 미치는 영향) 관련된 제품의 가격은 가치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여기에서 관련된 제 품이란 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의미한다.

▶5단계(시장 환경) 시장 환경은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변수이다. 잘 기획된 광고 또는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로 하여금 가치를 제고하게 할 수 있다면 이는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요인이 된다.

가격결정 시 기억해야 할 것은 브랜드는 제품을 차별화시켜 준다는 것이다. 브랜드는 고객들이 마음속으로 인지하는 신뢰와 품질, 가치 등이다. 브랜드 관리 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에 걸맞은 가격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가격결정은 브랜드가 처한 환경과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적정한 할인 프로모션과 기획세트 구성 등을 무시하면 안 되는 이유다. 브랜드에 대한 이해와 소비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가격결정에 대한 고민을 지속해가는 일은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우정 어반디지털마케팅 브랜드투자사업본부 본부장

▶ 동성제약에서 20여 년 동안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현재 (주)어반디지털마케팅에서 브랜드 투자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브런치에 작가명 “다이버토리”(https://brunch.co.kr/@divertory)로 글을 쓰고 있다.
▶ 최우정의 ‘BRAND WITH A BRANDSHIP’은 더케이뷰티사이언스 2020년 1월호부터 2021년 6월호까지 매월 게재됐다. 이 칼럼을 온라인으로 읽고 싶다는 독자 의견을 반영해 매주 1회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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