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대한화장품학회 화장품 과학기술상 수상
INTERVIEW - 아모레퍼시픽 소재연구팀 이은수 책임연구원

아모레퍼시픽이 2019년 11월 22일 열린 ’2019 대한화장품학회 추계학술발표대회’에서 새롭게 신설된 화장품 과학기술상의 우수 구두 발표 부문(이은수 책임연구원)과 우수 포스터 발표 부문(박필준 수석연구원)에서 모두 수상했다.

우수 구두 발표 부문의 첫 수상 영광을 차지한 아모레퍼시픽 이은수 책임연구원은 ‘멀티포톤 3차원 이미징을 이용한 화장품 소재 효능 시각화’라는 연구 주제로 발표했다. 연구 내용은 분자 고유의 특성을 이용해 표지 과정 없이 3차원 이미지화 할 수 있는 멀티 모드의 현미경을 개발해, 피부의 상태를 알아낼 수 있는 멜라닌, 콜라겐, 엘라스틴, 케라틴 등의 주요 지표 변화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이용해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인 설화수 항노화 소재 ‘DAAdehydroabietic acid’와 헤라 미백 소재 ‘Melasolv®’에 대한 피부 효능을 즉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시각화된 결과를 선보였다. 우수 포스터 발표 부문에서 수상한 아모레퍼시픽 박필준 수석연구원은 ‘셀레티노이드 GSeletinoid G 유사체의 육모 촉진 가능성에 관한 신규 기능 연구’를 주제로, 항노화 영역의 효능을 모발로 확장한 신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기존에 아모레퍼시픽에서 항노화 목적으로 개발된 고유 소재 ‘셀레티노이드 G’와 새로 합성된 ‘KCEDsKojyl Cinnamate Ester Derivatives’를 이용해, 지방분화 촉진 시 지방세포에서 나오는 호르몬 중 하나인 아디포넥틴Adiponectin 함유 배양액을 인체유래 모유두세포에 처리한 결과, 모발 성장에 도움을 주는 인자VEGF, IGF, FGF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고 이로 인한 신규 모발 생성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편 대한화장품학회에서는 올해 정관 개정을 통해 ‘화장품과학기술발전에 기여한 업적 포상과 학술활동 장려’를 목적으로 하는 ‘대한화장품학회 화장품 과학기술상’ 규정을 신설했다. 이에 따른 첫 화장품 과학기술상 수상은 우수 구두 발표 부문 1명 및 우수 포스터 발표 부문 5명, 총 6명의 수상자에게 돌아갔다. 이에 본지에는 우수 구두 발표 부문의 첫 수상자인 이은수 책임연구원을 만났다.


 

INTERVIEW - 아모레퍼시픽 소재연구팀 이은수 책임연구원

“열린 자세로 임하는 것이 중요”

 

2019 대한화장품학회 추계학술대회의 화장품 과학기술상 우수 구두 발표 부문의 첫 번째 주인공이 되셨는데요.

매우 기쁘면서 큰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지금도 얼떨떨합니다.(웃음) 사실 이제껏 무언가를 발표해 상 받은 것이 처음이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주변 분들이 저보다 더 좋아해주셔서 보람찼습니다. 이 연구를 위해 많은 분들이 수 년간 함께 고생하셨습니다. 지면을 통해 감사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발표하라고 제안해주셨던 저희 팀장님께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미징 전문가로서, 기술 트렌드는 전반적으로 어떤 변화를 보여왔나요?

우선 2000년도까지는 항체 및 형광표지물질 개발로 특정 단백질을 타깃해 관찰할 수 있는 단백질 표지 형광 이미징Fluorescence Imaging 기술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다 공초점레이저주사현미경CLSM, Confocal Laser Scanning Microscope1 개발로 2000년도에 매우 선명한 고해상도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게 되었지요. 간섭이 없는 단층이미지 촬영이 가능해지면서 세포수준의 3차원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는 3차원 이미징 연구까지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보다 두꺼운 조직수준까지 측정가능한 투과도 높은 멀티포톤MPM, Multiphoton Microscope 이미징 기술이 도입되었어요. 이후 분자특성별로 존재하는 고유 광학성질을 이용한 분자특이적 이미징 기술까지 발전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을 기반으로 염색과정 없이도 다중 바이오마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멀티모드multi-mode 이미징’ 기술이 현재까지 주목 받게 된 것입니다.

1. 공초점레이져주사현미경CLSM, Confocal Laser Scanning Microscope : 단일파장의 레이저에서 나온 빛이 시료의 특정 수위 표면을 스캔하고 한 번에 한 점만 비추며 상을 구성하는 광학 현미경. 시료의 다른 부분에서 나온 산란된 빛은 차단하기 때문에 매우 선명하고 고해상도 상을 만든다.

 

멀티포톤 3차원 이미징 연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이번 연구 성과는 제 전공과 깊은 연관이 있어요. 생명과학(바이러스학 전공)으로 석사학위 이후, 박사진학을 앞두고 전공에 대한 고민을 했어요. 핵산이나 단백질 등 밴드를 통해서만 검출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에서 나아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대전에 위치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나노바이오융합연구단에서 혈관의 지질을 관찰하는 동맥경화 분야를 전공으로 박사 및 박사 후 과정까지 총 8여년간 이미징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후 2016년 2월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하여 화장품에 이미징 연구를 적용해 오늘의 결과까지 이끌어오게 되었습니다.

 

멀티포톤 3차원 이미징 기술의 원리가 궁금합니다.

멀티포톤 3차원 이미징 기술은 크게 3가지의 서로 다른 기술을 하나의 현미경으로 구현하게 된 것입니다(그림 1). 첫 번째는 미세 형광분자 신호를 이용한 TPEFTwo photon excitation fluorescence입니다. 이 기술은 엘라스틴elastin, 케라틴keratin, 멜라닌melanin을 관찰하는데 사용됩니다. 두 번째 기술은 SHGSecond harmonic generation로 특정 3차구조를 관찰하는데 사용됩니다. 예로 특정 구조에 빛을 조사했을 때 다시 빛을 발산하는 경우가 있는데, 생체 내에서는 콜라겐collagen을 염색하지 않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CARSCoherent anti-Stokes Raman scattering 기술입니다. 공유결합을 하고 있는 분자들은 고유의 진동주파수를 가지고 진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정 공유결합의 분자 진동주파수 에너지와 공명할 수 있도록 2종의 광원을 조사할 경우, 증폭된 신호를 얻을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해 지질lipid을 선택적으로 이미징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3가지 기술을 한번에 구현한 것이 멀티모드 3차원 이미징 기술입니다. 어떤 염색과정 없이 엘라스틴, 케라틴, 멜라닌, 콜라겐, 지질을 한 번에 관찰할 수 있어요. 이처럼 피부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와 멀티포톤의 측정 타깃물질에 많은 부분이 오버랩되기 때문에 화장품 분야에서 잘 적용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림 1. 멀티포톤 이미징 기술 원리. 생체 내 미세한 형광신호를 갖는 바이오마커를 효과적으로 이미징할 수 있는 TPEF. 특정한 3차원 구조를 갖는 바이오마커를 선택적으로 이미징 할 수 있는 SHG. 특정 공유결합의 진동주파수를 이용하여, 이 결합이 많이 들어있는 바이오마커를 선택적으로 이미징 할 수 있는 CARS.
그림 1. 멀티포톤 이미징 기술 원리. 생체 내 미세한 형광신호를 갖는 바이오마커를 효과적으로 이미징할 수 있는 TPEF. 특정한 3차원 구조를 갖는 바이오마커를 선택적으로 이미징 할 수 있는 SHG. 특정 공유결합의 진동주파수를 이용하여, 이 결합이 많이 들어있는 바이오마커를 선택적으로 이미징 할 수 있는 CARS.

멀티포톤 3차원 이미징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요? 또 이미징 기술이 갖는 일반적인 장단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멀티포톤 3차원 이미징 기술을 이용하면 양적·질적인 부분 모두 개선된 효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예를 들어 그림 2와 같이 진피층의 콜라겐을 관찰했을 때 진피층 탄력을 위해서는 양뿐만 아니라 얼마나 촘촘히 배열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이미징 기술은 많은 설명 없이도 시각적으로 보여진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요. 그렇지만 전체가 아닌 일부분만 보여지기 때문에 실험자에 따라서 오판하기 쉬운 기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를 방지할 충분한 표본수와 블라인드테스트 등이 필요합니다.

그림 2. 인공피부모델 진피층에 있는 콜라겐 섬유의 양적, 질적 개선 효능. 자외선(UVB) 조사로 인해 콜라겐 섬유의 정렬도 및 치밀도가 손상된 부분을 DAA(dehydroabietic acid) 처리 시, 개선되는 것을 멀티포톤 3차원 이미징으로 확인.
그림 2. 인공피부모델 진피층에 있는 콜라겐 섬유의 양적, 질적 개선 효능. 자외선(UVB) 조사로 인해 콜라겐 섬유의 정렬도 및 치밀도가 손상된 부분을 DAA(dehydroabietic acid) 처리 시, 개선되는 것을 멀티포톤 3차원 이미징으로 확인.

이번 연구를 통해 기대되는 성과가 궁금합니다.

피부 주요 바이오마커를 염색없이 3차원으로 이미지화할 수 있다는 것을 확립한 내용이기 때문에 관련산업에서의 적용성 및 확장성은 굉장히 높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다양한 소재를 적용하는 시도가 늘어나야 활용성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야 그 확장성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3년간 발표한 논문 수만 9편이라던데, 모두 이미징 기술에 대한 내용인가요?

우선 발표한 9편 중 4편은 이미징 기술에 대한 내용이고, 5편은 소재 효능평가를 진행한 내용입니다. 제가 소재연구팀에 있다 보니 다양한 소재에 대해 효능평가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소재 효능으로는 Melasolv®의 미백 효능, DAA의 항노화 효능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끊임없는 성과를 내는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어떤 비결이 있다기보다는 오랜 시간 축적되어온 내용들이 연달아 발표될 수 있었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저의 경우 박사 4년차까지도 발표한 논문 한편 없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여러 저널에 연구내용을 발표하고 졸업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급한 마음과 함께 많은 스트레스도 받았었지요. 이 분야가 어떤 확실한 내용이 정립될 때까지는 어떤 성과를 보기는 힘들거든요. 재밌었지만 힘들었던 그 시기에 축적된 경험으로 여러 노하우들을 알게 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다른 분야에 적용해 진행한 결과들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연구분야 특성상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야 할 점을 찾는 점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연구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말씀하신 것처럼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고 여러 전문가들과 협업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무엇보다도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박사학위 과정 중 나노바이오융합연구단에 있을 때도 생물학, 광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분들이 함께 진행하는 협동과제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연구를 진행하고 적용점을 찾아 나갈 때는 ‘열린 자세’로 임해야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하고 싶은지요.

지금까지 보여드린 성과들은 누구든 기술을 익히면 잘 수행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피부연구 분야에서 중요하지만 기존 이미징 기술로는 잘 관찰할 수 없었던 부분들을 시각화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일본이 이미징 기술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만큼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하는 것이 지속적인 발전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이러한 내용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 내년에는 좀더 확장해 심도 있게 나아갈 계획입니다.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더 발전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앞으로 이미징 기술의 활용성이 높아져 더 많은 이미징 연구자들이 함께 하는 날을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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