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때 더욱 부각되는 브랜드의 역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더케이뷰티사이언스] “제품은 공장에서 창조되고, 브랜드는 마음에서 창조된다.”(월터 랜더 Walter Landor, 1913~1995, 디자이너이자 브랜딩과 소비자 조사의 개척자)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이미 계획되어 있는 브랜드 캠페인과 신제품 출시 등에 차질이 생기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친구는 어려울 때 알 수 있는 법이다. 그리고 빛은 빛이 아닌 어둠 가운데 더욱 빛난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회사 에델만의 창업자 겸 최고 경영자인 리처드 에델만은 블로그에서 “코로나19의 상황으로 브랜드는 소비자와 새로운 차원의 관계를 구축하거나 관계를 영원히 잃을 수 있다. 비공감적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브

랜드는 위험성이 크다. 위기 상황에서 브랜드의 대응이 향후 구매 가능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계획되어 있었던 마케팅을 제고하고 코로나19로 초래된 상황 가운데 소비자와 공감하고 각각의 브랜드가 브랜드다운 행보를 보이는 것이 그 어떤 마케팅보다 필요한 때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일까?

지난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상표와 구분되는 브랜드의 핵심은 인간적인 특성을 갖는 것이다.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트너는 그의 저서인 ‘마켓 3.0’에서 마케팅은 이제 제품 중심과 고객 중심을 넘어 '인간 중심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마켓 4.0’에서는 마케팅의 많은 부분에서 디지털화가 이루어진 만큼 브랜드 자체의 ‘인간적인 특성은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마켓 4.0’에서 고객 위에 군림하지 않고 친구로서 영향을 주고 싶은 브랜드라면 인간적 특성을 보유해야 한다고 권면했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은 브랜드에 인성을 불어넣는 일이다. 브랜드 정체성Brand Identity이 브랜드를 식별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브랜드 인성Persona은 소비자의 눈에 비치는 브랜드의 모습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끌어당기는데 도움이 된다. 코로나19로 위기감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소비자에게 어떤 브랜드 인성Brand Persona으로 다가갈 것인지 브랜드 매니저는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선택한 결과는 가장 브랜드다워야 할 것이다.

이러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능통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은 이미 브랜드의 역할을 인식하고 능동적인 태도로 적극적인 행동과 소통을 하고 있다. 디올의 유아동 브랜드 ‘베이비 디올’을 만드는 프랑스 르동 공방에서는 장인들이 마스크를 제작하고 있으며 샤넬도 프랑스 내 마스크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생산을 시작한다고 알려졌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이탈리아 내 모든 공장에서 일회용 의료 작업복을 생산하고 있으며, 프라다는 이탈리아 몬토네에 있는 공장에서 마스크와 의료 작업복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올, 겔랑, 지방시 등 다수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는 화장품 제조시설에서 손 소독제를 만들어 파리 시내 공공병원에 무료 배포하고 있으며 불가리 또한 손 소독제 생산에 나섰다고 밝혔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이러한 기부 계획을 브랜드 SNS를 통해 먼저 발표했다. 언급한 브랜드 외에도 매우 다양한 브랜드에서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하기 위한 기부 계획을 발표하고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소통하고 있다.

많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자사의 SNS를 통해 손소독제, 마스크, 의료용 작업복을 생산해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사 인스타그램.
많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자사의 SNS를 통해 손소독제, 마스크, 의료용 작업복을 생산해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사 인스타그램.

우리나라의 경우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사회와 협력사, 가맹점 등을 돕기 위해 총 80억 원 규모의 현물·현금 지원에 나선다고 발표했으며 아모레퍼시픽, CJ 올리브영, 제이준코스메틱, 아이소이, 카버코리아, 잇츠한불 등 많은 브랜드에서 손소독제와 마스크 등을 기부하는데 동참했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기부를 결정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일이 돈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결정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러한 행동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선한 뜻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화장품 기업과 브랜드가 많다는 사실이 다행스러웠고 뿌듯했다.

하지만 필자가 느끼기에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차이점이 느껴졌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의 경우 기부물품이 담긴 박스 또는 탑차에 현수막을 내걸고 기부수량과 함께 코로나19의 어려움에 동참한다는 내용의 사진이나 대표이사가 기부금을 단체에 기부하며 기부금이 적힌 판넬을 들고 찍은 사진이 주를 이루었고 기부내용은 언론을 통해 보도자료 형식으로 보도가 되었다.

반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 생산공장을 멈춰 세우고 제조 공장의 직원들이 직접 마스크를 제작하거나 손소독제를 생산하는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으며 SNS에 공개한 내용을 기자가 취재하는 형식으로 보도가 되었다는 사 실을 알 수 있었다. 필자는 브랜드들의 상이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방식에서 각각 다른 브랜드 인성Brand Persona을 느낄 수 있었다.

최우정 어반디지털마케팅 브랜드투자사업본부 본부장

▶ 동성제약에서 20여 년 동안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현재 (주)어반디지털마케팅에서 브랜드 투자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브런치에 작가명 “다이버토리”(https://brunch.co.kr/@divertory)로 글을 쓰고 있다.
▶ 최우정의 ‘BRAND WITH A BRANDSHIP’은 더케이뷰티사이언스 2020년 1월호부터 2021년 6월호까지 매월 게재됐다. 이 칼럼을 온라인으로 읽고 싶다는 독자 의견을 반영해 매주 1회 연재한다.

저작권자 © THE K BEAUTY SCIEN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