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뷰티사이언스] 필자가 2017년 베트남에 와서 함께 일하는 직원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베트남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기업은 어느 곳인가요?” 그 직원은 망설임없이 이렇게 답변했다. “비나밀크(Vinamilk)는 베트남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기업이예요”

베트남 국민 중 비나밀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로 유제품 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비나밀크는 1967년 설립된 베트남 국영 유제품 생산기업으로, 베트남 전체 유제품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 베트남 투자 시 항상 언급되는 기업 중 하나가 비나밀크이다. 현재 베트남에서 마산그룹과 함께 가장 큰 기업 규모를 가진 식품회사이다. 비나밀크는 베트남 전역에 10개의 농장, 13개의 가공공장, 22만개의 소매 점포를 보유하여 생산부터 판매까지 모든 밸류 체인을 운영하고 있다. 비나밀크는 베트남뿐 아니라 해외 40여개국에도 수출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중국 시장에도 진출하여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그림 1. 비나밀크 광고 ⓒ비나밀크 홈페이지
그림 1. 비나밀크 광고 ⓒ비나밀크 홈페이지

베트남 유제품 시장이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베트남의 우유 소비자가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인구가 1억명이며, 매년 110만명 이상의 신생아가 태어나고 있다. 이러한 인구학적 특징은 우유의 소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베트남 축산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우유 수요는 2010년 5억 리터에서 2015년 8억 리터로 60% 증가했다.

둘째, 1인당 우유 소비량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베트남 1인당 연간 우유 소비량은 15리터로, 중국 26리터, 태국 34리터 보다 낮다. 따라서 우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 소비량이 점차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베트남 국민의 가처분 소득 증가이다. 베트남은 2022년에도 8% 성장을 하며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성장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가처분 소득 증가로 소비재 판매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유제품의 소비량과 베트남 청소년층의 평균 신장이 증가하는 것은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2019~2022년 베트남 통계국 및 국립 영양 연구소 공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베트남 청년층은 평균적으로 10년간 3cm 커져 남성은 168.1cm, 여자는 156.2cm가 되었다. 동남아시아에서 4번째로 키가 큰 나라가 된것이다. 동남아시아 평균 키는 국가 경제력과 유사하게 1위 싱가포르, 2위 말레이시아, 3위 태국이다. 베트남은 2000년 이후부터 유아에 대한 성장 지원, 학교의 영양식 급식 제공, 구충제 및 비타민 보급 사업 등의 정책을 시행하였다.

최근 베트남 부모를 사로잡은 한국산 분유가 있었는데, 이 제품은 키 성장에 도움을 주는 제품으로 베트남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2020년 289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베트남 부모의 가장 큰 바람인 아이의 키 성장을 타깃으로 한 정확한 시장 공략이라고 생각된다.

그림 2. 어린이 성장을 위한 분유 ⓒKidsPlaza
그림 2. 어린이 성장을 위한 분유 ⓒKidsPlaza

베트남의 경제 성장과 함께 베트남 사람들의 식생활이 달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는 육류 소비의 증가이다. 이러한 흐름은 베트남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에서 소득 증가와 함께 나타나는 현상이다. 베트남의 1인당 육류 소비가(kg/명) 1990년 15.8에서 2000년 24.1로 증가하였으며, 2010년에는 35.8로 증가했다. 이러한 소비의 증가와 함께 사육 두수가 증가 추세에 있다. 주로 농사에 활용하거나 방목을 하는 물소는 2010년 187만 마리에서 점차 줄어 들고 있으나, 소의 경우 2010년 580만 마리에서 2019년 606만 마리로 증가하였고, 돼지의 경우 2010년 2737만 마리에서 점차 증가하다, 돼지 관련 질병의 확산으로 2019년 1961만 마리로 줄었다. 가금류는 2010년 3억 마리에서 4.8억 마리로 크게 증가했다.

그림 3. 베트남 가축 마릿수 변화(2010~2019) ⓒ베트남 통계청
그림 3. 베트남 가축 마릿수 변화(2010~2019) ⓒ베트남 통계청

베트남에서는 소고기 보다는 돼지고지를 더 많이 소비하고 있는데, 실제 베트남에서 다양한 음식을 먹어 보면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가 더 맛이 좋다. 풀을 먹고 자란 소고기는 아주 질기고 맛이 없는 반면 돼지고기는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으로 맛이 아주 좋다. 따라서 베트남에서 돼지고기 요리를 주문하면 어느 정도 이상의 맛은 보장된다.

그림 4. 베트남 돼지고기 구이 음식인 껌 쓰엉(cơm sườn) ⓒbachhoaxanh.com
그림 4. 베트남 돼지고기 구이 음식인 껌 쓰엉(cơm sườn) ⓒbachhoaxanh.com

베트남은 합계 출산율이 2.05명으로 많은 아이들이 태어나지만, 두 가지 사회적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남녀 성비가 맞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소아 비만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2년 보도 자료에 따르면 여아 100명당 남아 113.7명으로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태아의 성별 감별이 어렵지 않게 되면서 남아선호 현상으로 남아만 출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베트남 빈곤율이 낮아지면서 변화된 식생활과 육류 소비 증가 등으로 아동 비만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있다. 이는 영양학적 교육과 국민 인식 개선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 발전이 되면서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그림 5. 베트남 과체중&비만 아동 행동 ⓒ유니세프 2021년 6월 베트남 보고자료
그림 5. 베트남 과체중&비만 아동 행동 ⓒ유니세프 2021년 6월 베트남 보고자료

2020년기준 5~19세 아동·청소년의 비만이거나 과체중인 비율은 100당 19명으로 2010년 8.5명 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베트남도 도시화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도시의 비만아동 비율이 26.8%로 농촌의 비만아동 비율 18.3%에 비해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이러한 비만 현상에 대해서는 기존의 베트남 식생활이 아닌 가공식품류의 섭취가 많아지면서 필수 미량 영양소의 결핍이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량 영양소의 결핍이 지방 축적과 관계가 있어 비만이거나 과체중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혈액내 비타민과 미네랄 함량이 부족하다고 한다. 실제 가공식품의 섭취가 많아질수록 이러한 영양 불균형이 초래된다. 또한 육류와 탄산음료 소비 등이 많아지는 것도 비만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한 13세부터 17세까지의 청소년의 경우 1시간 이하의 신체활동 인원이 전체의 76%나 된다. 앞으로 베트남 국가의 건강은 이 아이들의 건강과 직결될 것인데, 점점 더 안 좋아진다는 것이 사회적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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