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뷰티사이언스] 우리나라 사람들의 커피 사랑은 유명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1인당 연간 353잔의 커피를 마셨는데, 이는 세계 1인당 커피 소비량 132잔의 3배 가까운 수치이다.

국제커피기구(ICO)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세계 커피 생산량은 1억6960만 포대(1포대=60kg)였으며,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은 브라질로 전세계 생산량의 37%인 6343만 포대를 생산했다. 2위는 베트남으로 2900만 포대(17.1%)를 생산했다. 3위는 콜롬비아 1425만 포대, 인도네시아 1204만 포대, 5위는 에티오피아 729만 포대 순이였다. 베트남은 생산량으로 세계 2위인데, 중요한 지표중 하나인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ha당 2.4톤으로 브라질 1.4톤, 콜롬비아 0.9톤, 에티오피아 0.7톤에 비해 상당히 높은 생산수율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생산성이 높은 이유는 향이 좋은 고산지대의 아라비카종보다 브랜딩 시 베이스로 사용되는 맛이 진한 로부스타종이 많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전세계 로부스타 원두 생산량의 4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아라비카종은 향이 좋기 때문에 고가로 판매되지만, 다른 원료와의 브랜딩을 위해서는 로부스타종이 더 어울린다. 다양한 취향의 제품이 개발되면서 로부스타 커피의 수요는 더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여 다양한 브랜딩 커피가 개발되었다. 연유와 커피를 섞어서 만든 ‘카페 쓰어’, 계란 노른자와 커피를 섞은 ‘카페 쯩’, 코코넛과 커피를 섞은 ‘카페 꼿 즈어’ 등의 대표 제품들이 있다. 코코넛 커피는 ‘콩 카페’라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대표 제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Cong Cafe의 코코넛 커피 ⓒ유세진 제공
Cong Cafe의 코코넛 커피 ⓒ유세진 제공

이렇게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커피량이 많기 때문에 가뭄으로 베트남의 커피 생산량이 줄어들게 되면, 스타벅스의 커피값이 올라가게 된다. 이렇듯 글로벌 커피 시장에서 베트남은 아주 중요한 원료 공급국 역할을 하고 있다. 커피나무는 기온에 민감한 작물로 지표면 온도가 2°C만 더 올라가도 생산량이 급감할 수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50년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3°C 이상 상승한다면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품종을 경작할 수 있는 재배지가 각가 75%, 63%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커피값은 계속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19세기 베트남에 처음 커피나무가 들어왔을 때에는 당시의 지배계층인 프랑스인들과 왕족이나 귀족들만 맛볼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세계 2위의 커피 주요 생산국인 베트남은 커피를 마시는 카페 문화가 대중화 되어 있다. 그래서 작은 길거리 노점 카페부터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글로벌 커피 브랜드까지 진정한 ‘커피 국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커피 강국인 베트남은 스타벅스조차 영업 확장이 어려운 곳이다. 따라서 베트남에 와서 ‘카페 창업’을 고려하는 분들은 다시 한번 이러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베트남의 길거리 카페 ⓒhttps://stdecor.net/tin-tuc/thiet-ke-quan-ca-phe-via-he
베트남의 길거리 카페 ⓒhttps://stdecor.net/tin-tuc/thiet-ke-quan-ca-phe-via-he

이러한 베트남의 커피 생산과 커피 마시는 문화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라는 궁금중이 생긴다. 베트남 커피의 시작은 프랑스의 베트남 진출 시기로 추정된다. 19세기 프랑스로부터 커피가 처음 들어와서 보급되었지만, 본격적으로 산업화 한 것은 1986년 동독과의 커피 조달 사업 협약이 시작이 되면서 부터이다. 이후 베트남 정부의 개혁 개방 정책에 따라 커피 산업은 점차 확산되어 갔으며, 주요 수출 농산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 오게 되었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고산지대인 닥락이나 닥농, 달랏 지역에서 주로 커피를 재배하고 있다.

베트남 커피 농장 ⓒhttps://danviet.vn/tay-nguyen-da-co-bat-ngan-ca-phe-nhung-van-thieu-vung-nguyen-lieu-dat-chuan-20220329143140468.htm
베트남 커피 농장 ⓒhttps://danviet.vn/tay-nguyen-da-co-bat-ngan-ca-phe-nhung-van-thieu-vung-nguyen-lieu-dat-chuan-20220329143140468.htm

베트남에서는 커피를 만드는 특별한 방법이 있다. 일반적인 종이 필터를 사용한 드립 커피나, 에스프레소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작은 구멍이 뚫린 핀 카페(phin cà phê)를 이용한다. 일반적으로 필터종이 사용 시 커피 오일이 흡수되어 맛이 약해지는 점이 있는데, 핀 카페는 작은 구멍을 통해 추출된 모든 것이 내려지기 때문에 더 풍부한 향을 가지고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향으로 마시는 아메리카보다는 브랜딩에 적합한 추출법이다.

베트남 카페가 한국과 다른점은 베트남 카페에는 남자들의 비율이 아주 높다는 것이다. 특히 오전에는 거의 남성들만 카페에 있는 경우도 많다. 외국인의 눈에는 이 남자들은 일은 하지 않고 카페에서 놀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이들은 여기에서 정보를 교류하고 함께 한다는 관계를 맺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카페에서는 옆 테이블 사람과 최근 동향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는 것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그리고 또 다른 다른 점은 카페에서는 주로 마주 보고 앉지 않고, 인도나 차도를 향하여 앉아 행인을 관찰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움직이는 유동인구를 관찰하는 시장 조사 감각을 기르기 위한 방편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한국의 카페에서 외부 음식을 먹는 것은 거의 불가하다는 사회적 룰이 있지만, 베트남에서는 외부 음식 반입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자연스럽게 외부에서 반미나 도시락을 가져와서 커피와 함께 먹는다. 베트남에서 남녀노소 모두 커피를 즐기고 있고, 라이프 스타일에 커피가 많이 관여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커피는 베트남인들에게 단순히 마시는 음료가 아닌 생활의 일부가 된 것 같다.

베트남 커피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베트남이 코코넛 생산의 강국이라는 사실은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베트남 남서부의 메콩강 삼각주는 비옥한 토양과 풍부한 수량으로 코코넛 재배의 최적화된 곳으로 베트남 벤쩨성은 ‘코코넛 수도’라고 불릴 정도로, 7만2000ha에서 6억개가 넘는 코코넛을 생산하고 있으며, 전세계 90개 국에 코코넛 관련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 지역에 코코넛이 대량으로 재배된 것은 역사적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 아니라, 이 지역의 전략 농산물로 육성한 결과이다.

이곳에는 코코넛을 생산하는 5만 명의 노동자와 생산된 코코넛을 활용한 코코넛 제품을 만드는 500여개의 업체들이 몰려 있어서, 코코넛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되어 있다. 코코넛을 활용한 코코넛 워터, 코코넛 오일, 코코넛 파우더 등 식품과 화장품이 생산되며, 코코넛 껍질을 이용한 생활용품, 예술품, 건설자재, 보일러용 목재 등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렇듯 코코넛은 버려지는 것이 거의 없는 유용한 작물이다.

메콩감 삼각주에 위치한 벤쩨성 ⓒhttps://bandovietnam.com.vn/ban-do-tinh-ben-tre
메콩감 삼각주에 위치한 벤쩨성 ⓒhttps://bandovietnam.com.vn/ban-do-tinh-ben-tre

벤쩨성에서는 지속적으로 코코넛 재배 면적을 확장하고 있으며, 기후변화와 토양 염류화를 대비하기 위해서 새로운 코코넛 품종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베트남에 여행을 온다면 여행의 피로를 회복시켜주고, 베트남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신선한 코코넛 주스를 마셔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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