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머크(Merck Korea) 글렌 영(Glenn Young) 신임 대표

“과거는 상당히 중요하다. 그동안 밟아온 역사가 지금의 회사와 브랜드 가치를 만들었다. 과거를 발판으로 미래를 꿈꾸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현재를 잘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를 잘 적응하는 게 필요하다. 현재는 모든 혁신을 잘 이해해야 한다. 미래 발전을 위한 플랫폼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포커스는 미래다. 지금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과거에 비해 불확실성이 높다. 이에 맞춰 비즈니스 전략도 변화하는 게 필요하고, 디지털화를 본격적으로 꾀하는 게 더욱더 중요하다. 디지털화는 헬스케어나 디스플레이나 어디든, 어디라도 접목할 수 있다. 디지털화가 점점 늘어날수록 비즈니스도 점점 더 성장할 것이라 본다.”

머크(Merck)의 한국 지사인 한국 머크 글렌 영(Glenn Young) 신임 대표가 지난 6월 26일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에서 첫 기자 간담회를 통해 창립 350주년을 맞은 머크의 미래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머크가 350년에 달하는 오랜 역사 동안 과학적 호기심(scientific curiosity)을 기반으로 어떻게 이 자리에 왔고, 향후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는 그 과학적 호기심을 어떻게 적용하는지 말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날 행사장에서 머크는 ‘끊임없는 호기심 M, 상상 미래의 350년’, ‘호기심:일상을 변화시키는 버튼’, ‘호기심이 없었다면 계속 평평했을 지구’와 같은 홍보판을 내걸며 ‘호기심’을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를 일문일답으로 구성했다.

- 머크의 미래 전략은.
= 미래(Future) 전략은 '인게이지(Engage, 참여)’다. 머크가 앞으로 하려는 일의 한 가지는 임직원과 모든 파트너를 최대한 미래에 더 안게이지 시키고, 혁신에 대한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다. 그리고 세상이 얼마나 빨리 바뀌고 있는지 이해를 높이고, 결국 이런 변화가 우리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비즈니즈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다.

- R&D 투자는.
= 지난해 머크 그룹의 총매출은 전년 대비 2% 성장한 153억 유로(약 19조 8560억 원)다. 이 가운데 R&D에 21억 유로(약 2조 7253억 원. 매출 대비 약 13.73%)를 투자했다. 지금이야말로 미래를 위한 솔루션을 개발해야 하는 시기라고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머크는 현재 전 세계 66개국에 진출했고, 직원은 5만 3000여 명이다. 머크는 제약회사나 특수한 화학기업이라고 포지셔닝 하기 보다 ‘활기찬 과학 기술(Vibrant Science & Technology)’ 회사로 설명하고 싶다. 머크 그룹의 비즈니스는 세 가지 영역인데, 매출 비중은 기능성 소재 16%(24억 4600만 유로, 약 3조 1744억 원), 생명과학 38%(58억 8200만 유로, 약 7조 6335억 원), 헬스케어 46%(69억 9900만 유로, 약 9조 832억 원)다.(머크 그룹은 기능성 소재 분야에서 ‘코팅 및 화장품용 이펙트 원료(Effect pigments for coating)’를 전개하고 있다.)

- 새로운 이노베이션 센터를 열었는데.
= 지난 5월 독일 담스타트(Darmstadt)에 7100㎡ 규모의 친환경 6층 건물을 지었다. 기존 시설 보다 5배 크다. 2년간 6900만 유로(약 895억 원)를 투자했다. 개방적인 협업과 창업 지원을 위한 공간으로 스타트업과 사내 벤처들이 입주해 있다. 이곳에서는 머크의 현 사업 분야를 초월하는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또한, 과학자들이 새로운 연구 프로젝트와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머크가 이노베이션 센터를 오픈한 이유는 임직원들이 벤처회사에 일하는 것처럼 더 자유롭게 교류하고, 그룹과 부서 간 원활하게 소통하고, 다양한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서로 검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 센터는 머크가 미래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머크 그룹은 지속적으로 혁신을 계속한다면 단기적으로 실적에 부침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탄탄한 발전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본다.


- 올해 창립 350주년을 맞이한 비결은.
= 머크는 창립 가문이 13대에 걸쳐 소유하고 있는 제약기업이자 특수화학기업이다. 머크 가문에서 KGaA를 통해 70.3%를 보유하고, 1995년 상장해 주주가 29.7%를 갖고 있다. 머크가 안정적인 성장을 구가한 이유는 항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든 결정과 투자를 내리기 때문이다. 또한 머크 가는 많은 배당금을 가져가는 게 아니라 최대한 많은 금액을 회사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그는 지난해 10월 한국에 부임해 한국 상황을 코멘트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 창립 기념 행사는.
= 올해 창립 기념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오는 7월 16~18일 독일 담스타트에서 열리는 ‘큐리어스 2018-퓨처 인사이트(Curious 2018– Future Insight)’ 컨퍼런스다. 노벨상 수상자 5명을 포함해 35명의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연사로 참석해 3일 동안 자신의 연구 내용을 발표하고 과학기술의 미래를 조망한다. 머크가 후원하는 이 행사에서 세계 1000여 명의 참석자를 대상으로 강연될 주제는 머크의 3대 사업 분야와 연계된다. (주요 프로그램은 △헬스케어:‘건강한 삶–획기적인 치료와 진단 기법’ △생명과학:‘새로운 삶의 상상–합성생물학 그 이상을 넘어’ △기능성 소재:‘소재와 설루션–화학 그 이상을 넘어’ 등이다. 이외에 컨퍼런스 주제는 디지털화 ‘바이브런트 디지털–인 실리콘(컴퓨터 시뮬레이션)의 힘’에 새로운 협업 유형(‘밝은 미래–새로운 업무 방식과 협업’) 등이다.)

- 호기심웹사이트가 호기심을 준다.
= 혁신적인 사고를 더 독려하기 위해 ‘호기심(Curiosity)’을 테마로 다양한 행사를 기획했다. ‘캐치 큐리어스(CATCH CURIOUS)’ 캠페인은 과학계에서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받겠다는 것인데, 탁월한 아이디어를 찾아서 더 발전하도록 돕겠다는 머크의 노력이다. (머크는 ‘캐치 큐리어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호기심은 머크가 하는 모든 일의 중심에 있다. 호기심은 진보와 발전의 원동력이다.(Curiosity is at the heart of everything we do. It’s the driving force behind progress and development.) 캐치 큐리어스는 과학 및 기술 전문가 간의 호기심을 향상시키기 위한 머크의 글로벌 이니셔티브(initiative)이다.) 이러한 프로그램 운영은 새로운 물질만이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도 찾는 것이다. AI(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은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을 찾는 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머크 본사가 운영하는 ‘캐치 큐리어스’ 한국어 호기심 사이트(https://www.merckgroup.com/kr-ko/company/curiosity.html)와 ‘CATCH CURIOUS의’ 블로그(https://blog.naver.com/merckkorea). 블로그는 ‘호기심 350’으로 검색하면 된다.))


- 한국에서 준비중인 비즈니스는.
= 머크 그룹의 한국 시장 비중은 4.5~5% 정도이지만 한국은 생물학적 제재와 개발, 생산에서도 중요한 국가이다. 이에 따라 2019년 중반 완공을 목표로 인천 송도에 새로운 ‘생명과학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에 위치한 머크 그룹의 자회사는 1989년 설립된 머크와 2002년 설립된 머크 퍼포먼스 머티리얼즈, 2014년 인수합병으로 한국머크 법인이 된 머크 일렉트로닉 머티리얼즈, 2015년 인수합병으로 한국머크의 법인이 된 시그마 알드리치 코리아(유) 등이 있다).

이날 글렌 영 대표는 한국 기업이 더욱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혁신성으로 승부를 걸어왔다. 한국이 한 걸음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에 혁신이 중요한지 파악하고, 혁신을 도모하면 앞으로도 미래는 밝다"면서 "중국이 생산능력을 키워가는 부분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질의에는 명쾌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한국의 새로운 근로 기준제도는 놀랍지 않다.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도입했다. 회사는 알아서 나름대로 적응해 나갈 것이다. 단지 변화의 시점에서는 혼란과 우려가 있을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인력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심이 필요하지만, 일과 가정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은 당연하고, 정상적이다. 실질적으로 근로 기준이 없다면 어떤 직장은 알아서 조절할 수 있지만, 이런 기준이 없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직종도 있다. 규제당국에서 고심하고 도입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1668년 스타트업으로 창업 당시 약사였던 프리드리히 야콥 머크는 머크의 초석을 놓았다. ‘선도적인 과학기술 기업’을 내세우는 머크는 암이나 다발성경화증을 치료하기 위한 바이오파마나 과학적인 연구와 생산을 위한 첨단 시스템부터 스마트폰과 LCD TV용 액정까지 기술 개발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머크는 전 세계적으로 머크라는 이름과 브랜드를 사용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유일한 예외가 있다면 캐나다와 미국이다. 이곳에서는 EMD세로노, 밀리로아씨그마, EMD기능성소재사업부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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