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스마트 뷰티 테크 캠프’ 담당 원기훈 동국대 화공생물공학과 교수
공과대학 학생들에게 ‘화장품 공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강좌가 열렸다.
동국대학교 공학교육혁신센터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후원으로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2일까지 3일간 서울 동국대 원흥관에서 열린 ‘제3회 스마트 뷰티 테크 캠프’다. ‘스마트 뷰티 테크 캠프’를 담당하고 있는 원기훈 동국대 화공생물공학과 교수를 만났다. 원기훈 교수는 포항공과대학교(현 POSTECH) 화학공학과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UC Berkeley에서 박사후 연수 과정을 이수했다. 이어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지금은 동국대학교에서 바이오촉매인 효소를 이용해 바이오매스(biomass)로부터 유용물질(화장품, 의약품, 고분자 등)을 개발하는 연구를 주로 수행하고 있다.
Q. ‘스마트 뷰티 테크 캠프’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이 캠프는 화장품에 관심있는 공과대학 학생들에게 화장품 공학의 이론 및 실습 교육을 진행하여 진로 탐색에 도움을 주고자 마련했습니다. 또한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뷰티 테크 기술을 통해 비전공학과 공대생들에게 (자율)사물인터넷 서비스 확산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뷰티 테크 캠프는 2022년 1월 ‘화장품 공학 캠프’로 처음 시작했습니다. 공과대학 특히 화공생물공학과 학생들 중에는 화장품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많고, 화장품 동아리(ACID)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화장품 회사로 취업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화장품 관련 교과 및 비교과 프로그램이 없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본교 공학교육혁신센터의 지원을 받아 화장품 공학 캠프를 시작했습니다. 2023년 2월 개최한 제2회 화장품 공학 캠프는 정보통신기술(사물인터넷 등)과 생명공학기술(유전자 분석 등)을 기반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개인 맞춤형화장품 등 스마트 화장품을 접목하여 ‘스마트 화장품 공학 캠프’로 개최했습니다. 캠프 개최 시기는 1년에 한 번 겨울방학 기간(1, 2월)에 3일 동안 개최합니다. 장소는 본교 공과대학 건물(원흥관)입니다. 본교 공학교육혁신센터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창의융합형공학인재양성지원사업(과제명 ‘자율지능 사물인터넷 혁신리더 양성’)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참가비는 전액 무료이며 점심 도시락을 제공합니다. 대상자는 1, 2회 때는 화장품에 관심 있는 본교 공과대학생 30명이었고, 이번 3회 때는 본교 학생뿐만 아니라 본교와 과제를 같이 수행하고 있는 4개의 공동연구대학(국민대학교, 선문대학교, 중앙대학교, 한국기술교육대학교) 학생도 추가되었습니다.
Q. 이번 캠프의 제목인 ‘스마트 뷰티 테크’란 무엇인지요?
뷰티 테크란 뷰티기술과 테크기술이 융합된 신기술로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겁니다. 테크기술이란 보통 IT나 디지털 기술을 의미하지만, 폭넓은 의미로 지속가능, 친환경, 그리고 맞춤형 기술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뷰티 테크로 뷰티 디바이스가 있습니다. 뷰티 디바이스는 LED, 초음파, 미세전류 등 디바이스 기기를 활용하여 피부건강에 도움을 주고, 또한 화장품의 피부효능 부스팅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스마트 뷰티 테크는 기존의 뷰티 테크에 인공지능이 더해진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인공지능(AI)이란 빅데이터로부터 머신러닝 기법을 이용하여 새로운 솔루션이나 기술을 만들어내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대중화되면서 뷰티 테크 역시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2024년 로레알 니콜라 이에로니무스(Nicolas Hieronimus) CEO가 세계 최대 규모의 기술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기조강연에서 소개한 ‘뷰티 지니어스(Beauty Genius)’입니다. 생성형 AI 기술이 도입된 로레알의 뷰티 지니어스는 인간과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최적의 뷰티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그야말로 진정한 스마트 뷰티 테크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스마트 뷰티 테크는 사실 이제 막 시작 단계로 아직 기술에 대한 공식적인 정의도 정립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스마트 뷰티 테크 캠프를 통해 학생들이 이런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 보고, 좋은 인사이트를 얻어갈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Q. 프로그램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프로그램은 3일(하루에 5시간씩 총 15시간) 동안 진행되며 모두 6개의 강의와 3개의 실습으로 구성됩니다. 하루 5시간의 프로그램 구성은 강의만 계속 들으면 학생들의 집중력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해 강의(1.5시간), 실습(2시간), 강의(1.5시간) 순으로 배치하였습니다. 올해 1일차 강의는 지난 1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스마트 뷰티 전문 기업 퀸덤의 김현수 대표가 발표했습니다. 두 번째 강의는 코스맥스 이준배 상무가 스마트 뷰티 테크 동향 및 전망에 대해 강의했습니다. 2일차는 본교 화공생물공학과 홍성규 교수가 ‘메이크업 화장품 발색 예측 시스템’이란 제목으로 색조 화장품을 피부에 발랐을 때 색을 예측하는 방법을 설명했습니다. 두 번째 강의 시간에는 한국콜마 송다솔 과장이 ‘화장품 제형과 자외선차단제’에 관해 소개했습니다. 마지막 3일차는 개인 맞춤형화장품의 중요한 기술인 ‘피부 유전자 분석’에 대해 본교 화공생물공학과 강택진 교수가 맡았습니다. 마지막 강의는 ‘화장품 인체적용시험’을 주제로 더마프로 장난영 선임연구원이 화장품 안전성, 유효성, 기능성 평가 기준 및 실제 사례를 설명했습니다.
3개의 실습은 △대표적인 색조 화장품인 립스틱을 직접 만들고 분광측색계를 이용해 립스틱의 반사 스펙트럼을 측정 △항산화 에센스를 만들어 에센스의 항산화능을 측정 △선크림 제조 및 자외선차단지수(SPF) 측정 등으로 진행했습니다.
Q. 동국대학교 재학생 24명, 공동연구대학
재학생 6명 선발인데요. 자격 기준이 있는지요?
본 캠프는 강의뿐만 아니라 실습을 포함하고 있어 정원을 30명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신청자가 정원을 넘을 경우 선발을 하게 됩니다. 특별한 자격 기준은 없고 화장품에 관심있는 본교 및 공동연구대학 재학생이면 참가할 수 있습니다. 이번 3회 캠프에는 본교와 공동연구대학 학생만 신청 가능했지만 내년 4회 캠프 때는 타 대학 학생도 참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중에 있습니다. 올해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의 전공은 화공생물공학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공학, 전자전기공학, 신소재공학, 산업시스템공학 등 다양했습니다.
Q. 뷰티와 테크의 융복합 트렌드에 대한 견해도 궁금합니다.
뷰티기술과 테크기술의 융복합 트렌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생성형 AI 시대를 맞이하여 급격한 기술진보를 이루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때, 뷰티기술과 테크기술이 융복합 과정 중에서 각각 어떤 역할을 할지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먼저 뷰티기술은 콘텐츠 기술이라고 하겠습니다. 새로운 소재, 제형, 그리고 효능에 대한 새로운 콘텐츠가 많이 필요합니다. 테크기술은 이러한 콘텐츠들이 필요한 소비자에게 적시에 공급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입니다. 또한, 테크기술은 콘텐츠 자체의 기술 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를 정리해보면, 뷰티기술이 씨를 뿌리면, 테크기술은 이러한 씨앗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이러한 선순환을 통해 뷰티기술은 더욱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뷰티와 테크의 융복합은 태극(太極)의 순환구조와 유사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Q. ‘스마트 뷰티 테크 캠프’의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캠프 종료 후 참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합니다. 참가 학생들의 피드백을 받아 프로그램 내용을 매년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번 캠프가 올해도 개최될 수 있도록 도와준 본교 공학교육혁신센터 박은찬 센터장과 직원 그리고 실습 조교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