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착시 ‘화장’ 심리학 - ②

최훈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
최훈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
본지는 최훈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의 ‘아름다운 착시(illusion) ‘화장’ 심리학‘을 연재한다. 그는 시지각(visual perception) 관점에서 화장(化粧)하는 우리들의 마음을 보여준다. 최훈 교수는 연세대학교 심리학과에서 학사, 석사를 마치고,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에서 심리학 박사를 취득한 뒤 보스턴대학교와 브라운대학교에서 박사 후 연구원 과정을 지냈다. 현재 한국 심리학회 편집위원, 한국인지및생물심리학회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_편집자 주 

버킷리스트bucket list.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 중세시대 자살할 때, 목을 매달때, 양동이 위에 올라서 목에 밧줄을 감고 양동이를 발로 차 버렸다는 점에서 유래되어 버킷(양동이)리스트가 되었다는 점을 떠 올리면 좀 끔찍한 단어인 듯 하지만, 요즘에는 내가 꼭 하고싶은 일들을 적어 넣은, 산타할아버지 혹은 알라딘의 지니에게 보내는 편지 같은 느낌으로 쓰이고 있으니 뭐 굳이 태클은 걸지 말자. 암튼 나에게도 버킷리스트가 있고, 그 중 가장 고급스러워 보이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프랑스가서 ‘모나리자Mona Lisa’ 직접 보기가 되겠다. 

모나리자.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 중 한 명이라 일컬어지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의 대표작. 내가 딱히 미술적 소양이 뛰어나서, 플란다스 개의 주인공 네로처럼 죽기 전에 세계적인 명화 한 번 보고 싶은 마음으로 적은 것은 아니다. (참고로 네로가 보고 싶어했던 그림은 다 빈치의 작품은 아니었고, 바로크 시대 화가의 대장격인 루벤스Peter Paul Rubens의 작품이었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직업의식이라고나 할까? 모나리자는 ‘모나리자 착시’라는 현상이 있을 만큼 내가 전공하는 시지각visual perception 영역에서도 자주 다뤄지는, 나의 강의 시간에 자주 등장하는 작품이다. 그런데 막상 나는 한 번도 모나리자를 직접 본 적이 없다. 때문에 모나리자에 대해 강의를 할 때마다 항상 거짓 혹은 허상을 말하는 것 같은 죄책감이 들었고, 이 죄책감으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마음에 버킷리스트 1번으로 ‘모나리자 직접 보기’라는, 뭔가 교양있는 지식인의 느낌을 풍기는 소원을 적어 놓았다. 

모나리자는 매우 신비한 작품이다. 모나리자에 대해서 강의를 하면 한 시간을 쉽게 넘길 만큼, 모나리자와 관련된 사건 및 사고도 많고, 비밀도 많고, 해석도 많다. 그런데 모나리자에는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눈썹’이다. 

그림 1. 모나리자. 모나리자에는 눈썹이 없다. ⓒ루브르박물관 웹사이트
그림 1. 모나리자. 모나리자에는 눈썹이 없다. ⓒ루브르박물관 웹사이트

사실 모나리자의 눈썹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설’들이 많다. 당시에는 넓은 이마가 미인의 전형으로 여겨져서 대부분의 여성들이 눈썹을 뽑았기 때문에 실제 모나리자의 모델(사실 이 모델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지만)의 눈썹이 없었다는 설, 다 빈치가 이 그림을 그릴 때에는 눈썹을 그렸으나, 관리하는 와중에 떨어져 없어졌다는 설, 당시 모나리자의 모델이 어떤 질병을 가지고 있어서 눈썹이 없었다는 설, 모나리자는 다 빈치가 완성을 한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실제로 모나리자에는 다 빈치의 서명이 없다) 눈썹을 채 그리지 않았다는 설, 그리고 그 외의 설설설! 무엇이 진실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하나 있다. 눈썹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눈썹eyebrow. 머리를 제외한 얼굴에서 유일하게 있는 털!(수염도 있지만 여성의 경우에는 수염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제외한다.) 갑자기 털이라고 하니, 눈썹의 가치가 격하되는 기분이 좀 있긴 하지만, 굳이 털이라고 말을 한 이유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인간의 얼굴에는 털이 없고, 이 사실을 진화적인 요인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지구의 지배자가 되었다. 그런데 한 명의 인간을 생각해보면 지구의 지배자가 될만한지 의문이 든다.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서 딱히 뛰어난 신체적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서 뛰어난 점은 육체적인 능력이 아닌 지적 능력, 즉 지능이었고, 결국 이 지능을 이용하여 지구 정복에 성공하게 된다. 그런데 말이 쉽지, 진화의 역사에서 지능을 높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지능을 높인다는 것은 (100% 정확한 설명은 아니지만) 쉽게 말하면 뇌의 크기를 키운다는 것이고, 실제 인간 뇌의 크기는 다른 동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문제는 이 큰 뇌를 처음부터, 즉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가 엄마의 배 속에서 세상으로 나오는 통로는 큰 뇌가 통과하기에는 너무나도 좁다. 그러다 보니, 인간의 전략은 ‘작게 낳아 크게 키우자’가 된다. 다시 말하면, 신생아에서 성인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육아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인류에게 공동생활과 협업은 필수적인 요소. 사실 핵가족으로 육아를 온전히 부모가 담당하는 것은 최근에 발생한 일이지, 인류의 역사는 기본적으로 공동 육아, 마을 공동체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따라서 인류의 진화는 ‘공동생활 및 협업’을 이루기 위해 진행되었다. 길게 이야기 했지만, 지금 인류의 모습은 공동생활과 협업에 유리하도록 만들어졌다는 뜻이며, 따라서 지금 얼굴의 형태도 마찬가지이다. 

협업을 위한 얼굴이란 어떤 얼굴일까? 얼굴만 봐도 정보 전달이 쉽게 되는 얼굴을 뜻한다. 그래서 얼굴 소통에 방해가 되는 요인들을 없앴는데, 그 중 하나가 얼굴의 털이다. 얼굴을 매개로 한 소통의 대표격인 것은 표정인데, 표정이란 생물적인 수준으로 표현하자면 얼굴의 크고 작은 근육들의 움직임이라는 것이고, 이 근육의 움직임이 생생하게 보일수록 표정의 인식이 쉬워진다. 그러니 털로 덥혀있는 얼굴과 털이 없는 얼굴 중에 어떤 얼굴이 소통에 유리한 얼굴일지 쉽게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렇게 털들을 다 없앴는데, 그 와중에 남은 것이 눈썹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눈썹은 매우 매우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이야기다. 

사실 눈썹의 중요성은 여러 연구들을 통해서 증명이 되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Sadr 등의 2003년 연구이다. 이 연구에서는 유명인의 사진에 대해서 눈을 지웠을 때와 눈썹을 지웠을 때 어느 쪽이 얼굴의 주인공을 알아 맞추기 어려운지를 확인해 보았는데, 눈썹을 지웠을 때 해당 유명인이 누구인지 더 몰랐다고 한다. 흔히 우리는 얼굴하면 눈, 코, 입이라고 말하고,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면서 그 중요함을 이야기하지만, 막상 눈썹의 역할도 그에 못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얼굴의 매력을 이야기할 때도 눈썹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얼굴 매력을 지각할 때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여전히 논쟁 중에 있지만, 그래도 다수의 연구에서 일관적으로 말하는 요인 중 하나는 얼굴의 대비contrast이다. 대비라고 하는 것은 얼굴의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의 차이를 말하는데, 주로 어두운 부분은 눈 주변과 입 주변, 밝은 부분은 피부색이 된다. 대비가 높은 경우 얼굴 매력이 더 증가한다고 한다. 즉, 눈과 입술 주변은 어둡게 하고, 피부색을 밝게 하면 대비가 높아지는 것이고, 이 때 얼굴 매력이 증가한다. 

혹시 이 이야기를 듣고, 지난 달 필자가 말했던 내용을 떠 올릴 수 있다면, 당신은 매우 기억력이 좋은 독자일 것이다. 맞다. 피부색을 밝게, 그리고 눈과 입 주변을 어둡게 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화장법에 해당한다. 화장의 관점에서 이야기 하자면, 파운데이션으로 얼굴색을 밝게 하고, 립스틱을 바르고, 아이라인과 아이섀도우, 그리고 ‘눈썹’까지 그려주면, 바로 이것이 대비가 높아진 기본 화장이다. 

왜 대비가 높은 얼굴이 매력적인 얼굴로 보이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다. Porcheron 등(2013)은 대비의 정도와 동안 정도의 관계에 집중하여 설명했다. 한때 어려 보이는 얼굴이 관심의 초점이 된 적이 있었는데, 실제로 얼굴에서 지각되는 연령과 매력은 반비례 관계를 갖는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어려보일수록 더 매력적으로 지각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비가 높을수록 해당 얼굴의 나이를 어리게 지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하니 대비가 높으면, 얼굴이 더 젊게 보이고, 결론적으로 얼굴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된다는 주장이 성립된다. 

그런데 화장 연구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심리학자 러셀Russell은 이와 달리, 얼굴 대비를 ‘성적이형성sexual dimorphism’의 관점에서 접근했다. 성적이형성은 같은 종의 수컷과 암컷이 서로 다른 특징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면, 공작새 같은 경우에는 수컷은 화려한 색의 꽁지깃을 가지고 있는 반면, 암컷은 수수한 갈색 깃털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성적이형성이라고 한다. 성적이형성 역시 매력에 영향을 미친다. 쉽게 말하면, 여성은 얼굴이 더 여성적으로 지각될수록, 남성의 얼굴은 더 남성적으로 지각될수록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깨끗한 피부는 매력적인 얼굴로 보일 것 같지만 남성의 경우에는 깨끗한 피부보다 약간 거친 피부를 가졌을 때 더 매력적인 얼굴로 지각될 수 있다. 거친 피부가 더 남성적인 얼굴로 보이고, 이 결과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 결과는 서양권에서 이루어진 연구 결과로 우리 나라에서도 완벽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는 확실하지않다.)

Russell은 대비 역시 성적이형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나이와 인종에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남성의 얼굴보다 여성의 얼굴에서 얼굴 대비가 더 크다. 즉, 대비가 높은 얼굴은 더 여성적인 얼굴로 지각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Russell의 주장이 맞다면 얼굴 대비가 높은 남성의 얼굴은 매력도가 낮은 얼굴이 되어야 한다. 그럴까? 사실이었다. Russell(2003)은 남성과 여성의 얼굴에 대비를 체계적으로 변화시킨 후 매력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여성의 얼굴에서는 대비가 높을수록 매력도가 높게 지각되었던 반면, 남성의 얼굴에서는 대비가 높을수록 매력도가 낮게 지각되었다. 결국 Russell의 연구는 대비가 높을수록 매력적인 얼굴이 되는 것은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진실이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Russell의 연구는 매우 흥미로운 연구 결과이고, 화장의 요소를 얼굴 대비라는 시지각적 요소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하지만 뭔가 마음에서 진정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Russell의 연구 결과는 남성의 화장이 의미 없을수도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화장의 역할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꼽는다면, 바로 얼굴의 매력도를 향상 시키는 것 아닌가. 그런데 가장 기본적인 화장에 해당할 수 있는 피부톤을 밝게 하고, 눈 주위를 어둡게 하여 대비를 높이면, 남성 얼굴에서는 매력이 떨어진다니… 그럼 남성은 화장을 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닐까? 

하지만 이와 같은 이론적 고찰은 실세계와 만나 더 큰 간극을 발생시킨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한국의 남성 화장품 시장은 세계에서 유래 없을 정도의 호황이다. 이제는 주변에서 화장하는 남성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스스로 외모를 가꾸는 남자들이 많아지는 것이 요즘의 추세 아닌가. 그런데 화장이 작용을 안 한다고? 많이 양보해서 얼굴톤을 밝게 하는 것은 그렇다고 치고, 두껍고 진한 눈썹은 남성의 상징 아니였나? 진실로 눈썹을 진하게 하는 것은 남성에게는 역효과가 날까? 

그림 2. 홍락균, 최훈(2019)의 실험 자극
그림 2. 홍락균, 최훈(2019)의 실험 자극
그림 3. 홍락균, 최훈(2019)의 연구 결과
그림 3. 홍락균, 최훈(2019)의 연구 결과

참을 수 없는 궁금증에 필자는 남성의 화장에 대해서 심리학 실험(홍락균, 최훈, 2019)을 통해 확인해 보았다. 우선 50명의 일반인 남성(편의상 모델이라 한다. 진짜 직업 모델은 아니었다.)을 모집하여, 그들의 사진을 찍었다. 그냥 찍은 것은 아니었고, 화장을 해 가며 찍었다. 화장을 ‘해 가며’ 찍었다는 것은 단계별로 찍었다는 의미이다. 각 모델별로 5장의 사진을 찍었다. 1단계는 아무런 화장을 하지 않은 민낯의 얼굴로, 2단계는 민낯에 피부화장(스킨, 로션, 메이크업 베이스, 파운데이션, 컨실러)을 한 얼굴로, 3단계는 2단계의 얼굴에 눈썹화장을 한 얼굴로, 4단계는 3단계의 얼굴에 아이라인을 그린 얼굴로, 5단계는 4단계에서 아이섀도우 화장을 더한 얼굴로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찍은 50명의 5단계의 얼굴에 대해서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이는 지를 31명의 대학생(남학생 16명, 여학생 15명)을 대상으로 평정하도록 했다. 과연 화장을 할수록, 대비가 커질수록 매력도는 떨어졌을까? 

결과(그림 3 실험1)는 흥미로웠는데, 크게 보면 화장을 할수록 매력도가 하락한 것은 맞다. 5단계의 화장, 그러니 실험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화장을 한 경우의 매력도가 민낯일때보다도 낮게 나왔다. 하지만, 조금만 더 결과에 돋보기를 가져다 보면, 이렇게 단순하게 요약할 수 있는 결과는 아니었다. 2단계(피부화장)와 3단계(눈썹화장)에서는 민낯에 비해 지각된 매력도가 높았다. 문제는 4단계(아이라인)부터 급격하게 매력도가 추락하여, 5단계(아이섀도우)에서는 매력적이지 않다는 반응이 주가 되었다. 

왜 이런 기이한 결과가 나왔을까? 여러 가지 설명이 가능했다. 하지만 우리가 초점을 두었던 건 남자들의 화장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정도 였다. 최근 들어 남성의 화장에 관심이 많아지고, 사회적으로 남성의 화장이 용인되는 경향이 강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남성의 화장에 대한 인식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김일란과 김주덕(2013)이 보고하기를 전반적으로는 남성 화장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었지만, 개별적으로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남성 화장의 종류들도 존재했다. 특히 남성 화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주변에 화장하는 남자들의 태도를 봐도 관찰이 된다. 실제로 화장하는 남자들도 많아졌고, 남성 화장품의 소비도 높아졌지만, 막상 주변을 보면 스스로 화장을 한다고 말하는 남성은 많지 않다. 흥미로운 점은 스스로 화장을 해도, 화장을 하는 행위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요한 자리에 BB 크림을 바르는 A씨는 BB크림을 바르는 행위는 화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화장 아니냐고 물어보면, 선크림을 바르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되묻는다. 가끔 중요한 자리에 갈때 눈썹화장을 하는 B씨는 눈썹화장은 화장이 아니라고 한다. 눈썹문신도 하는데 눈썹 그리는 것이 무슨 화장이냐며, 아이라인을 그려주고, 섀도우는 해야 화장이라고 한다. 아마도 아직 남성의 화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 있고, 이 때문에 남성이 화장을 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지 않을까?

남성의 화장에 대한 심리학 실험에서 피부화장과 눈썹화장을 하면 
민낯에 비해 지각된 매력도가 높았다. 하지만 아이라인부터 급격하게 매력도가 추락하여, 
아이섀도우에서는 매력적이지 않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즉, 남성 화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화장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아이라인과 아이섀도우 화장에 대해 매력도를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 온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우리는 동일한 자극으로 후속 연구를 시행했다. 실험은 거의 동일했는데, 한 가지만 달랐다. 제시되는 남성 얼굴에 대해서 매력도를 평가하는 대신, 해당 얼굴에서 화장이 얼마나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지를 평가해 달라고 했다. 그 결과도 흥미로웠는데, 3단계인 눈썹화장까지는 해당 남성이 화장을 했는지 여부를 쉽게 판단하지 못했다. 하지만, 4단계인 아이라인과 5단계 아이섀도우 화장에서는 화장했다는 사실을 너무 쉽게 알아차렸다. 이를 통해 우리는 남성 화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화장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아이라인과 아이섀도우 화장에 대해서는 매력도를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 온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결국 화장인듯 화장 아닌듯 한 화장이 더해진다면, 화장은 남성의 매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 눈썹문신을 한 남성들을 많이 본다. TV에 나오는 연예인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중‧장년층, 심지어 노년층까지 눈썹문신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분들 대부분이 문신이라는 행위에 대해서 항상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계실까? 아마도 상당수의 분들은 팔과 등에 문신을 한 젊은 친구들을 향해 ‘부모님이 주신 몸에 무슨 짓을 하는거야?’라고 생각하며 혀를 끌끌하고 찰지도 모른다. 왜 그런, 보수적인 사람들까지도 흔쾌히 자신의 눈썹에는 문신을 허락하는 걸까?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이 좋게 보여지기를 바란다. 사회적인, 문화적인 선입견 때문에 선뜻 하기는 힘들어도, 자신의 모습을 조금 더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노력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이고, 그 누구도 손가락질 할 수 없는 것이다. 오늘도 스스로 거울을 보며 흐릿해진 눈썹이 마음에 들지 않은 남성들에게 조용히 말하고 싶다. 눈썹 그리세요. 아무도 몰라볼 꺼에요. 그리고 당신의 얼굴은 더 매력적이 될겁니다. 그대에게 눈썹 화장을 허 합니다. 

 

 

REFERENCES
김일란, 김주덕 (2013). 남성화장에 대한 여대생들의 인식 및 태도에 관한 연구. 한국화장품미용학회지, 3(2), 169-187.
홍락균, 최훈 (2019). 화장은 남성의 얼굴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가? 한국심리학회지: 일반, 38(4), 625-646.
Porcheron, A., Mauger, E., & Russell, R. (2013). Aspects of facial contrast decrease with age and are cues for age perception. PloS one, 8(3), e57985.
Russell, R. (2003). Sex, beauty, and the relative luminance of facial features. Perception, 32(9), 1093-1107.
Sadr, J., Jarudi, I., & Sinha, P. (2003). The role of eyebrows in face recognition. Perception, 32(3), 285-293.
저작권자 © THE K BEAUTY SCIEN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