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뷰티사이언스]  2024년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가 밝았다. 매년 새해가 되면 한해의 소망을 빌기도 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운다. 사람들이 세우는 계획을 그 성격으로 나누어보면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작년보다 뭔가를 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작년에서 어떤 것을 빼는 것이다. 우선 더하는 것은 작년보다 많아지고 싶은 것으로, 작년보다 건강하게, 작년보다 더 부자되게, 작년보다 더 행복하게 등이다. 빼는 것의 대표적인 것은 술과 담배 끓기 그리고 다이어트가 아닐까? 그렇다면 작년보다 더 젊고 예뻐지고 싶은 소망은 어디에 속할까? 젊음과 아름다움을 더하는 것일까? 노화와 몸의 군살을 빼는 것일까? 젊음을 더하든 체중을 빼든 결국 우리가 바라는 것은 젊음과 건강, 바로 그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불변의 공식은 ‘젊음 = 아름다움’일 것이다. 많은 치장과 화장이 없더라고 젊음이 아름다움의 근원임은 너무나 확실하다. 젊은 사람은 몸을 노출하고 다니고, 늙은 사람은 몸을 액세서리로 치장하고 다닌다. 건강하고 아름답게 오래 사는 것은 현생을 사는 우리 모두의 가장 큰 기쁨이다. 영원한 젊음을 꿈꾸는 미국 장수비전펀드(Longevity Vision Fund)의 설립자이자 미국노화연구연맹(American Fedration of Aging Research, AFAR)의 이사인 세르게이 영(Sergey Young)은 그의 책 역노화(The Science and Technology of Growing Young)에서 과학자가 아닌 투자자의 입장에서 이 영생프로젝트에 대해 다양한 렌즈로 관찰한 사실을 담담히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이 내용을 그냥 서술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오늘부터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실용적인 조언도 전달하고 있다. 물론 이 조언들은 아직 젊을 때, 바로 지금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에게만 유용할 것이다. 사실 노화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류 역사상 유래가 없는 막대한 시간과 노력 그리고 자금이 필요하다. 이 불가능해 보이는 지상 최대의 과제는 과학과 기술이라는 도우미를 통해 하나 하나 해결하고 있다. 그는 꽤나 대담한 주장을 한다. “이제 여러분들에게는 원래 수명을 10~20년 더 연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여러분은 살아생전에 인간 수명이 100~120세까지 늘어난 세상을 볼 것이다. 불과 몇 십 년 후면 우리 대다수는 대폭 늘어난 수명을 경험할 것이다.” 아침 뉴스에 보니 우리나라의 100세 이상 국민연금 수령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한다. 2022년 134명에서 2023년에는 174명으로 23% 증가했다. 100세 이상의 삶은 현실이다.

이제 저자의 주장을 납득하기 위한 주요 키워드를 살펴보자. 우선 ‘간단하고 편리하게 내 질병을 진단하는 맞춤형 시스템’이다. 문제가 올바르게 정의되어야 제대로 된 답을 알 수 있는 법이다. 그런 측면에서 자신이 겪고 있는 질환이 무엇인지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야 말로 장수의 제1요인이다. 문제는 비용과 시간, 정확성이다. 원격진료, 인공지능, 고감도 센서가 장착된 착용형 진단기기 등이 뒷받침하는 미래는 맞춤형 정밀의학의 시대라 할만하다. 다음으로 ‘유전자를 바꿔 수명과 젊음 연장하기’가 있다. 우리 몸을 이루는 모든 장기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고, 이 단백질은 우리가 부모로부터 받은 DNA 정보를 이용해 만들어진다. 이 정보 중에 단백질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를 유전자라고 하는데, 최신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기법의 도움으로 질병유전자와 장수유전자를 많이 찾아냈다. 발견된 질병유전자는 크리스퍼 기술을 이용하여 유전자를 편집하여 질병을 고치고, 장수유전자는 기능을 더 할 수 있다. 이제 다양한 유전자 치료와 CART-T 세포치료법이 암을 끝장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줄기세포, 장기교체, 생체강화라는 재생의학을 통해 완전히 새로워진 우리를 만드는 것’이다. 질병과 노화로 망가진 장기는 장기이식을 넘어 재생 장기로 교체할 수 있는 세상, 젊은 피를 수혈 받아 면역을 올릴 수 있는 세상이 코앞에 와 있다. 구글이나 아마존 등 세계적인 기업은 일찍부터 수익의 일부를 이러한 장수비즈니스에 투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노화를 질병으로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는 약물의 개발’이다. 지금도 우리의 식탁에는 비타민과 유산균을 비롯한 다양한 건강보조제가 넘쳐난다. 미래에는 미토콘드리아, 좀비세포 등의 연구와 더불어 우리에게 필요한 약물을 필요한 양만큼 정확한 시간에 공급하는 새로운 투약시스템이 우리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우리의 젊음과 영생을 위한 기술은 현기증 날만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러한 진보를 받아들일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는 일이다.

젊게 나이 들기(growing young)라는 혁신적인 도전은 현실이 되고 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퀀텀점프(quantum jump)급의 과학기술만이 우리의 장수와 젊음을 담보하지 않는다. 젊고 건강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식단, 운동,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또 다른 중요한 요소인 마음가짐, 수면습관, 사회적 관계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인공지능, 원격진료, 유전자, 세포치료의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만끽했으면 좋겠다. 기본에 충실한 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경제력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적용해보라. 반드시 10년은 더 젊어 보일 것이다. 시간은 참 성실하게 흘러간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일할 때나 놀 때나 언제나 한결 같다. 나는 오늘도 편도 1차선으로 힘차게 노화의 역으로 달려가는 엔트로피 열차에서 내려 이렇게 외치고 싶다. “나 돌아갈래. 어린 시절의 젊음으로.” 올 한 해도 모두 Happy Young Year!

신현재 조선대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 신현재 교수는 조선대학교 생명화학고분자공학과 교수로 효소와 탄수화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생물자원의 효율적 활용방안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에서 탄수화물 합성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영국문화원 ‘Chevening Scholarship’ 장학생으로 영국 런던에 위치한 Westminster University에서 탄수화물 화학을 공부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객원선임연구원과 효소전문기업 ㈜엔지뱅크의 대표 겸 연구소장을 역임했다. 한국생물공학회에서 수여하는 신인학술상과 생물공학연구자상을 받았다. 현재 한국생물공학회 KSBB Journal의 편집장(Editor-in-Chief)으로 생물공학의 다양한 연구내용을 한글로 소개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 2005년 국내 최초로 효소영양학을 소개한 『엔자임: 효소와 건강』을 출간하고, 2010년 효소를 이용한 질병 치유 가능성을 제시한 『춤추는 효소』를 선보였다. 2013년 ‘효소 3부작’ 마지막 편으로 『효소치료』(개정판)를 출간했다.
▶ ‘신 교수의 뷰티사이언스 서재’에서는 아름다움과 뷰티사이언스 그리고 화장품 과학에 대한 책을 소개하여 뷰티사이언스의 대중화와 일반인의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자 한다. 월 1회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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