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뷰티사이언스]  브랜드도 사람처럼 자아ego가 중요합니다. 브랜드를 정체성identity만이 아니라 인성persona의 관점에서 봐야 하는 것이죠. 브랜드를 아이덴티티로만 여기면, LG나 삼성 등 회사나 제품을 식별하는 도구가 됩니다. 오늘날 브랜드에는 단순히 아이덴티티의 역할을 넘어서서 페르소나가 존재해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브랜드가 소비자를 끌어당기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 브랜딩 전문가 홍성태 교수 (홍성태,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 쌤파커스, 2012, 282p)

정체성IDENTITY에서 인성PERSONA으로

정체성은 식별하는 데RECOGNIZE 도움이 되고

인성은 끌어당기는 데ATTRACT 도움이 된다.

 

브랜드가 식별되기 위해 고유의 정체성만 가지면 되었던 시대를 지나 다양한 브랜드들 사이에서 매력을 가져야만 선택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브랜드를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사람처럼 느끼도록 인성人性을 부여하고 상징화해야만,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성격personality을 가지고 있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모습과 성격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만들어가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성격을 페르소나persona라고 한다. 심리학에서는 그 사람의 원래 성격인 퍼스낼리티를 ‘내적 성격’이라 하고, 다듬어져 남에게 보여지는 성격인 페르소나를 ‘외적 성격’이라고 부른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나’는,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르다. 남들은 내가 보여주는 외적 이미지, 즉 페르소나에 반응을 하고 그 이미지로 평가한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내적 성격을 있는 그대로 알지 못하듯이, 소비자들도 브랜드의 진정한 성격brand personality을 모두 파악하지는 못한다. 단지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이미지brand persona를 인식하고 그에 반응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비춰질 모습을 치밀한 계획 아래 신중하게 잘 구성하면 성공적인 브랜드 관리를 할 수 있다.(홍성태,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 쌤퍼커스, 2012, 284p)

브랜드 페르소나를 형성하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오늘은 그 중 브랜드 컬래버레이션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그동안 가장 효과적인 브랜드 페르소나 형성 방법은 브랜드의 모델을 내세우는 것이었다. 이미 형성되어 있는 스타 모델의 이미지를 브랜드와 동기화시키는 것이다. 이는 현재도 매우 유효한 방법이다. Z세대는 브랜드와 가장 잘 어울리는 모델에게 ‘인간 OO’이라는 칭호를 부여한다. 인간 샤넬 제니 = 샤넬이 인간으로 변하면 제니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브랜드 이미지와 잘 맞는다는 뜻이다. 몸에서 커피 냄새가 날 것 같다.’는 장기 커피 모델, ‘인간 TOP 원빈’이나 ‘인간 카누 공유’, 또 배우 조정석 씨의 경우 ‘인간 야나두’라는 호칭을 얻었다.(Z세대 50인이 말하는 ‘잊혀지지 않는 브랜드 모델’ 선정 노하우, 캐릿(www.careet.net), 2020.12.23.)

브랜딩이 고도화되면서 최근에는 브랜드를 차별화하고 더욱 매력적인 페르소나를 형성하기 위해 브랜드는 스타 모델 외에도 캐릭터, 인플루언서, 아티스트, 유통플랫폼, 이종브랜드 등과의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하고 있다. 화장품 산업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가장 이슈가 된 컬래버레이션은 아모레퍼시픽이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Off-White c/o Virgil Abloh™)’와 협업해 한정판 제품, “PROTECTION BOX” 프로텍션 박스를 선보인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패션 브랜드인 오프화이트가 한국 회사와 콜라보레이션해 제품을 출시하는 건 처음으로 국내외적으로 크게 주목 받았다. 새로운 패션 장르를 개척한 오프화이트는 명품의 반열에 올랐다고 평가받으며, 패션 전문 플랫폼 및 매체 등을 통해 매년 세계 최고 인기 브랜드로 선정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오프화이트의 힙한 명품 브랜드 이미지와 동기화되어 오프화이트를 좋아하는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 메이크업 브랜드 베네피트benefit는 브랜드 창립 해인 1976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적인 색채 전문 기업 팬톤PANTONE과 파트너십을 맺고 ‘베네피트 1976’이라는 컬러 명으로 핑크 컬러를 개발했으며 개발한 컬러는 팬톤에 공식적으로 등재되었다. 이를 통해 ‘베네피트 1976’ 컬러는 베네피트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컬러로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게 되었다.(베네피트, 팬톤과 시그니처 핑크 컬러 론칭, 이데일리, 2021.01.18.)

핑크를 브랜드 컬러로 선택한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 사이에서 베네피트 고유의 핑크 컬러로 차별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핑크 컬러 하나를 개발하는 것에도 세계적인 색채 전문기업인 팬톤과 컬래버레이션하는 이벤트를 통해 팬톤의 브랜드를 신뢰하는 소비자에게 컬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메이크업 브랜드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브랜드의 정체성identity만으로 소비자와 관계를 맺는 건 쉽지 않다. 브랜드의 정체성이 유니크굿Unique-good하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비건을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내세운 화장품 브랜드가 쏟아지는 현실에서 브랜드의 정체성만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정체성 그 이상의 인성이 필요하고 브랜드를 의인화하여 좀 더 매력적인 친구를 만들어주는 방법이 필요하다. 그중 하나가 컬래버레이션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 이미지가 긍정적이고 명확한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은 브랜드 페르소나를 형성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브랜드의 정체성은 사람의 이성과 관계되지만 브랜드의 페르소나는 사람의 감성과 직결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리고 이성과 감성의 근본적인 차이는 이성은 결론을 낳는 데 반해 감성은 행동을 낳는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위한 행동을 하기 원한다면 브랜드 페르소나를 고민해야 하며 다양한 방법 중 브랜드 컬래버레이션을 꽤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안하고 싶다.

최우정 어반디지털마케팅 브랜드투자사업본부 본부장

▶ 동성제약에서 20여 년 동안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현재 (주)어반디지털마케팅에서 브랜드 투자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브런치에 작가명 “다이버토리”(https://brunch.co.kr/@divertory)로 글을 쓰고 있다.
▶ 최우정의 ‘BRAND WITH A BRANDSHIP’은 더케이뷰티사이언스 2020년 1월호부터 2021년 6월호까지 매월 게재됐다. 이 칼럼을 온라인으로 읽고 싶다는 독자 의견을 반영해 매주 1회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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