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김운중 한남대 교수, 서정 유진바이오텍 대표
지구에 사는 밀속Triticum 식물은 약 22종이다. 크게 보통계 밀Triticum aestivum, 1립계 밀, 2립계 밀, 티모피비계 밀로 구분된다. 그 중에서 보통계 밀은 전 세계 밀 생산의 90%를 차지한다. 한국에서 재배되는 밀도 보통계 밀에 속한다. 보통 밀은 ‘빵밀’이라고도 한다. 빵이나 식품을 만들 때 사용하는 그 밀이다. 그러다 보니 밀은 식품 소재 연구에 치우쳐 있었다. 화장품 소재 연구는 부족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김운중 한남대학교 화학과(코스메틱사이언스학과) 교수와 서정 박사(JING XU, 유진바이오텍 대표)가 밀배아wheat germ 추출물을 이용해 여드름 피부 개선에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유효성을 가지는 성분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논문명은 ‘밀배아 추출물을 이용한 여드름성 피부개선 화장품 원료의 효능평가Efficacy evaluation of cosmetic ingredients for acne-prone skin improvement using wheat germ extract’이다. 이 논문은 2020년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김운중 교수, 서정 유진바이오텍 대표에게 밀 이야기를 서면으로 들었다.
서정 대표는 “앞으로 밀 배아 추출물을 이용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고, 밀 배아 추출물 외에 다른 천연 소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Q. 이번 논문의 연구 주제를 설명해 주세요.
코로나19 이후 스킨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마스크 착용 장기화로 20대 및 30대 이상 소비자들의 피부 고민도 심화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즉, 과거 피부 고민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피부 톤 변화, 주름·탄력 저하 등 새로운 피부 고민이 시작되는 30~34세였는데,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착용 일상화로 지성 피부·트러블 등이 상대적으로 많은 25~29세의 피부 고민이 가장 많아졌으며, 이상기후에 따른 무더위 속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피부 트러블’이 마스크의 연관 검색어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피부복원’이 기초 화장품시장의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칸타월드패널KANTAR WORLDPANEL의 조사에 따르면 ‘피부복원용 기초화장품(스킨과 에센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하고 마스크 착용으로 턱과 뺨 주위에 나는 여드름, 뾰루지 같은 트러블을 진정시키는 기초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Q. 밀 배아 연구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실내 마스크 착용으로 피부 트러블이 심해지고 있다. 현재 여드름 치료 및 보조 요법에 사용되는 약물은 주로 건조 피부자극 내성 등의 부작용이 있어 반응을 줄이면서도 여드름에 약리학적 활성이 있는 천연 물질과 여드름 유발 억제 및 피부 장벽 강화를 유도하는 성분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여드름 화장품에 사용되는 성분은 의약품과 달리 피부에 장기간 반복적으로 사용해야 하므로 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병원 치료와 함께 효과적이고 자극이 적은 화장품으로 관리하는 2차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화장품 소재로써의 천연 항균물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밀 배아는 값도 저렴하고 분리도 용이해서 가성비가 높은 화장품 천연소재의 가능성이 높아 밀 배아추출물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개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밀 배아에 관한 연구로는 항균, 항산화효과, 항염 효과, 항암 효능, 면역증진 효과 등에 대한 연구가 있으며 주로 식품소재 연구로 이루어져 있고, 화장품 원료로써의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었다.
Q. 연구 내용과 성과를 설명해주세요.
이 연구는 밀배아 추출물을 이용하여 여드름성 피부 개선용 원료를 개발하고자 포뮬러EJ-F101를 계획하여 임상시험용 크림을 제조하였고, 임상 실험을 진행하였다. 임상 실험 방법은 이번 연구 목적에 부합된 연구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안면좌우에 시험 제품을 사용할 부분 시험군과 대조제품을 사용할 부분 대조군을 지정하여 4주간 사용했다. 제품 사용 전 및 사용 4주 후 시점에서의 안면의 병변 계수 피지 및 유분량을 측정하였으며 제품의 효능 및 사용성 설문 평가와 안전성 평가를 실시했다. 이 연구에서 사용한 밀 배아wheat germ는 2021년 11월 대한제분㈜에서 제공 받아 실험에 사용하였다. 피부임상 테스트는 ㈜이노덤 피부과학연구소에 의뢰했다. 그 결과를 분석하면, 제품 사용 전· 후 비교 시제품 사용 4주 후 시점에서 시험군과 대조군 모두 안면 부위의 병변 개방면포, 폐쇄면포구진 피지 및 유분량 항목에 대해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고, 대조군에 비해 시험군에서 좀 더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제품의 효능에 대한 설문 결과, 대부분 항목에서 제품 사용 4주 후 시점에서 대조 제품에 비해 시험제품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높게 나타났으며, ‘개방 면포’ 항목을 제외하고 시험제품은 약 43~81%의 연구대상자가 긍정 적으로 답변하였다. 또한, 제품의 사용성에 관한 모든 항목에 대해 제품 사용 4주 후 시점에서 시험군은 약 14~86%, 대조군은 약 38~90%의 연구 대상자가 긍정적으로 답변하였다. 피부 안전성 평가 결과, 모든 연구대상자에게서 피부 이상 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위와 같은 결과를 근거로 밀배아 추출물을 이용한 크림은 여드름성 피부에 사용하기 적합non comedogenicity 한 것으로 사료된다.
Q. 이번 논문은 화장품산업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요?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은 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로 화장품과 의약품의 중간개념인 ‘기능성 화장품’을 가리키며, 코로나19 이후 환경 친화적인 기능성화장품이 전 세계적으로 대두될 것이다. 또한 최근 미세·초미세먼지가 증가하면서 소비자는 화장품을 선택할 때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와함께 피부트러블 완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어 소비자의 코스메슈티컬에 대한 니즈 증가에 따른 제품의 개발과 원료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관련 화장품 산업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Q. 이번 연구를 하면서 어려웠던 점도 있었을 텐데요.
(서정 대표) 2014년 중국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와서 경영학을 공부하다 이학 박사과정을 거친 외국인로서 공부하기에 많이 힘들었지만 김운중 지도 교수와 박사 과정 동기들의 도움과 지도로 여러가지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었다.
Q. 추가로 강조하고 싶은 내용을 말씀해 주세요.
(서정 대표) 전 세계적으로 한류의 영향이 커지고있다. K-푸드, K-뷰티 등 브랜드 경쟁력이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화장품 관련 제도·규제 등을 좀 더 합리화하고 개선하면 좋을 것 같다. 특히 기능성·맞춤형 화장품시장 선도, 한류 연계를 통해 아직까지 대한민국이 부족한 화장품 관련 기초 소재 연구개발 및 국산화, 산업 인프라 조성 등이 잘 구축된다면 수출시장 다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기술력 기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시장이 형성되어 우수한 인력의 고용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Edited by 안용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