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박기돈 인코스팜(Incospharm) 대표

박기돈 인코스팜(Incospharm) 대표를 처음 만난건 2017년 6월이다. ‘인-코스메틱스 코리아 2017’ 전시회장이었다. 화장품 원료기업을 운영하는 어느 대표가 인코스팜을 취재해보라고 귀뜸해주어서였다. 글로벌 원료기업의 독무대였던 ‘인-코스메틱스 아시아 2016’에서 아시아 최초로 ‘Best Ingredient Award’ 금상을 받은 기업이라고 했다. 박기돈 대표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당시 인터뷰에서 박기돈 대표는 “세계 최고의 자가포식 화장품·의약품 원료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 이를 위해 아토피, 건선, 탈모, 항염증, 광노화, 검버섯 등 피부질환 연구에 집중해 피부가 아픈 사람이나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의약품 같은 고급 원료(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를 개발할 생각이다. 일반적인 화장품 원료(commodity ingredient)가 아니라 피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스페셜티 액티브 원료(specialty active ingredient)다. 그 길이 멀고 험해도 원료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와의 인터뷰 기사가 나간 후 그는 “본인이 한 말을 그대로 잘 전해주어서 깜짝 놀랐고, 신기했다”고 했다. 

박 대표는 그 동안의 연구 성과를 더케이뷰티사이언스 창간 준비호와 2019년 창간호에 흔쾌히 기고해 주기도 했다. 인코스팜의 정세규 박사, 김성우 연구원 등도 본지에 좋은 논문을 자주 보내왔다. 

얼마전에는 국민대학교 화학과 도영락 교수 연구팀, ㈜메타포어와 공동으로 연구한 ‘엑소좀의 대량 생산과 생물학적 기능을 연구한 결과(Isolation of Bovine Milk Exosome Using Electrophoretic Oscillation Assisted Tangential Flow Filtration with Antifouling of Micro-ultrafiltration Membrane Filters)’가 미국 화학회(ACS) 응용 재료 및 인터페이스(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저널 2023년 5월호 표지를 장식했다. 주제가 ‘엑소좀’인데다 표지 논문이라니, 그 내용이 궁금했다. 서면 질의서를 보낸 후 지난 10월 17일 오후 대전 인코스팜 사옥에서 박기돈 대표를 만났다.(인코스팜의 웰컴 로비에는 “Welcome to the Playground of Skin Specialists”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축하 인사부터 건넸다. 논문 축하 인사는 아니었다. “인코스팜 사옥이 ‘대전광역시 건축상’ 은상을 받았다면서요?” 박 대표는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요?”라며 웃었다. 이 날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됐다. 

 

ACS 2023년 5월 16일자 표지 논문. SCIE(과학기술논문 인용 색인지수)급 국제저명학술지로 학술지의 인용 빈도를 수치로 나타내는 지수인 IF(Impact Factor)가 9.5로 상위 10%에 해당한다. Materials Science 학문 분야 455개 저널 중 33위다.
ACS 2023년 5월 16일자 표지 논문. SCIE(과학기술논문 인용 색인지수)급 국제저명학술지로 학술지의 인용 빈도를 수치로 나타내는 지수인 IF(Impact Factor)가 9.5로 상위 10%에 해당한다. Materials Science 학문 분야 455개 저널 중 33위다.

 

Q. 대전시 건축상 수상 소감부터 듣고 싶네요. 

대전 유성구 신동에 위치한 인코스팜 사옥이 ‘제25회 대전광역시 건축상’ 은상을 받아요. 일상재건축사사무소(대표 윤석균)가 설계해 주었습니다. 이 사옥을 지을 때 만난 건축사의 질문은 남달랐어요. “다른 분들은 ‘예산이 얼마인가요’라고 묻거나 ‘예산이 많으면 더 멋있게 지을수 있어요’라고 했어요. 그런데 윤석균 대표는 ‘이 건물에서 얼마나 오래 살고 싶나요’”라고 묻더군요. 윤 대표와 일을 한 결과 이 상을 받았네요. (2022년 8월 완공된 인코스팜 사옥은 곡선으로 이루어진 웰컴 로비를 중심으로 연구, 생산, 업무 휴식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지상 3층 건물이다. 특히 자연채광과 개방감을 확보한 친환경 설계 기법이 적용됐고, 각 층마다 옥상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건축재료는 깨끗하고 투명하며 열성능이 뛰어난 알루미늄 로이복층 유리, 반영구적인 점토벽돌 등으로 마감됐다.)

 
Q. 2016년 아시아 최초로 ‘Best Ingredient Award’에서 금상을 받기도 했는데요. 어떤 제품으로 수상했나요? 

금상은 인코스팜이 유일하게 수상했습니다. 예상하지 못해서 많이 놀라기는 했습니다. 그보다 더 놀란 것은 금상 수상이 ‘아시아 최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일본에도 좋은 원료기업들이 많을텐데 그동안은 미국, 유럽 원료기업들만 수상했다고 하니까 더 놀라웠습니다. 금상을 받은 제품은 항노화 원료 ‘아쿠아타이드(Aquatide)’입니다. 당시 우리팀은 연구개발에 몰두하기 위해 일본 Arysta Health & Nutrition Sciences라는 회사에게 전 세계 판권을 맡긴 상태라 AH&NS사와 인코스팜이 공동 수상했습니다. 아쿠아타이드가 처음으로 피부의 자가포식을 활성화하여 노화를 억제시키는 효과가 뛰어난 원료라는 점, AH&NS는 일종의 노화를 억제하는 ‘백신’이라는 콘셉트를 제시했던 것이 평가위원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또 세계적인 트랜드, 효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과학적 데이터, 당시 심사를 담당했던 심사위원들의 성향 등 많은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본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는 ‘자가포식(Autophagy)' 이론으로 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바 있다.) 인코스팜은 자가포식을 집중 연구하면서 아쿠아타이드를 2013년에 개발했지만 이 원료의 효능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미국 UC San Francisco의 Gladstone Institute와 공동으로 아쿠아타이드가 어떻게 피부세포에 침투하여 어떤 단백질과 결합하여 세포의 자가포식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서 깊이 연구했고, 관련 논문만 3편을 게재하였습니다. 아마 새롭게 출시하는 화장품 원료 중 이렇게 깊이 연구하고 다양한 학술적인 근거를 제시했던 원료는 없었기에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박 대표는 오토파지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모든 세포는 건강할 때는 성장이나 분화를 하는데, 영양분이 부족하거나 노화가 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하면 성장 분화를 멈추고 비실비실한 상태로 있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더 살아야 되는지, 아니면 죽어야 되는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시기가 옵니다. 만일 죽기로 결정하면 세포 사멸이 일어나서 없어집니다. 더 살아야 되겠다고 하면 그 때 자가포식이 작동을 시작해요. 이 때 자가포식은 그 세포 안에 있는 오래된 미토콘드리아나 잘못 만들어진 단백질 같은 것을 이중막으로 모두 감싼 다음에 이걸 분해 시킵니다. 그러면 거기에서 아미노산, 지방, 탄수화물 같은게 나오는데 그것을 영양분으로 삼아 노폐물이나 독성을 제거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세포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일종의 재생이지요.” 오토파지(Autophagy)는 그리스어인 스스로(auto)와 먹는다(phagy)를 합친 말이다.)

 

 

Q. 자가포식에 대한 관심이 많았군요. 

자기포식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지만, 미즈시마와 고마츠(Mizhushima and Komatsu)가 2011년 셀(Cell)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피부에 대한 연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피부에서 자가포식이 작동하면 어떤 현상들이 일어나고, 자가포식이 안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연구해보자는게 인코스팜을 시작할 때 모토였습니다. 

 

Q. 새로운 분야를 연구한 ‘자기포식’ 연구가 좋은 결과로 이어졌군요. 수상 후 기업 매출이 늘었나요? 

네.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상을 받으면 전시회에 참가하는 대부분의 방문자들이 부스에 와서 설명을 듣고 브로셔를 가져 갑니다. 그 덕분에 우리 회사와 제품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미국, 일본에서도 아쿠아타이드를 함유하는 제품이 출시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아쿠아타이드를 찾는 완제품 회사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다가 우리나라의 유명 아이크림에 이 원료가 고함량으로 들어가면서 매출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Q. 상을 받으려면 원료 소개에 대한 디자인이 중요할까요? 

소비자가 화장품을 피부에 바르면 ‘사용감’을 가장 먼저 느낍니다. 사용감이 좋으면 구매를 하게 되는 경향이 있고, 매일 사용하다 보면 제품 안에 들어가 있는 효능을 가진 원료 덕분에 원하는 ‘효과’가 피부에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원료도 제형이 안좋으면 구매가 이루어지지 않고, 사용감이 아무리 좋아도 피부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재구매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원료 소개에 대한 디자인과 이미지는 제품의 ‘사용감’처럼 관람객의 흥미를 이끌어 부스 안으로 들어오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부스에 들어와 자리에 앉으면 그 때 부터는 원료의 ‘효과’처럼 설득력 있게 제품을 홍보하여 방문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코스팜은 지난 11월 7~9일 태국 방콕 BITEC에서 열린 인-코스메틱스 아시아에서 이노베이션존(Innovation Zone)에 노화세포를 타깃으로 제거하는 ‘세놀리틱스(senolytics)’를 적용한 유효 소재 ‘DermAging Corrector S’를 출품했다. Ⓒ더케이뷰티사이언스
인코스팜은 지난 11월 7~9일 태국 방콕 BITEC에서 열린 인-코스메틱스 아시아에서 이노베이션존(Innovation Zone)에 노화세포를 타깃으로 제거하는 ‘세놀리틱스(senolytics)’를 적용한 유효 소재 ‘DermAging Corrector S’를 출품했다. Ⓒ더케이뷰티사이언스

 

Q. 박기돈 대표님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 

별로 내세울 게 없네요. (웃음) 생명공학 산업 분야에서 약 30년 정도 일했고, 이름을 들으면 다 알 수 있는 지금은 모두 코스닥에 상장한 바이오벤처기업들에서 2010년까지 일했습니다. 지금은 워낙 영어를 잘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지만, 예전에는 바이오를 전공하고 영어로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인력이 많지 않아 생명공학기술을 사업화하는데, 즉 기술을 달러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매우 매력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박 대표는 고려대에서 생물학과 동물학으로 학·석사를 받은 뒤, 미국 브라운대에서 신경생물학으로 석사, 일리노이주립대에서 분자생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에 와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연구센터 연구원, 인바이오넷 이사·연구소장, 제넥셀 사업개발 담당 이사, 펩트론 사업개발 담당 부사장, 스위스 아자드 제약회사 기술고문을 거쳤다. 박기돈 대표는 인바이오넷에서 마케팅과 수출관련 업무를 맡던 1998년께 생물공학기술로는 국내 처음으로 미국 마이코젠에 10만 달러 규모의 생물농약 관련 미생물 유전자 기술을 수출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Q. 인코스팜은 어떤 기업인가요? 

인코스팜은 2011년 법인설립을 하여 올해 13년차가 된 피부과학 전문 생명공학기업입니다. 기업을 세운 목표는 아름다워지기 위한 원료가 아니라 피부에 문제가 있거나 피부질병 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정말 효과가 확실하고 과학적으로 근거가 확실한 그런 화장품 원료와 피부질환용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20명의 임직원이 있고 그 중 절반이 연구인력입니다. 

우리 연구원들이 개발하는 원료들은 대부분 아주 작은 단백질이라고 불리는 펩타이드 원료들이고, 연구 분야는 ‘자가포식(Autophagy)’, 즉 자기 몸 속의 노폐물, 독성물질, 고장난 단백질이나 세포소기관을 스스로 먹어 치워 세포가 새롭게 태어나는 생리현상을 중점적으로 연구하였습니다. 그 당시 자가포식이 꽤 관심분야로 부상했고 사람에게 일어나는 각종 대사성 질환과 자가포식을 연관지어 질병 치료를 연구하는 팀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누구도 자가포식과 피부를 연관지어 연구하는 팀은 없었습니다. 아마도 인코스팜이 이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이고 가장 앞서 나가는 기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일 먼저 개발했던 항노화 원료인 ‘아쿠아타이드(AQUATIDE)’가 뜻밖에도 2016년 방콕에서 열린 ‘인-코스메틱스 아시아’에서 아시아기업 최초로 금상을 수상하면서 우리 회사와 자가포식 관련 제품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원료가 들어간 화장품이 점점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수상 이후에도 외부 스트레스나 자극에 의해 발생하는 피부 트러블(색소침착, 광노화, 탈모, 여드름, 지속적인 마스크 착용으로 생기는 피부 트러블)에 효과가 좋은 원료들을 계속 개발하고 있습니다. 매년 글로벌 원료전시회에 새로운 원료도 출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성장이 더디기는 했지만 내년에는 회사 매출이 1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코스팜은 제이투케이바이오(대표 이재섭)와 펩타이드 기반 화장품 소재 판매 총판 계약을 지난 5월 4일 체결하기도 했다.)

 

Q. 이번 표지 논문인 ‘엑소좀의 대량 생산과 생물학적 기능 연구’의 주요 내용을 소개해 주세요.

이번 논문은 엑소좀 분리에 사용되는 기존의 수직형여과법(tangential flow filtration)이 가지고 있는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엑소좀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 결과입니다. 현재 엑소좀을 분리,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다양한 공정 중에서 수직형여과법은 엑소좀을 가지고 있는 액물이 엑소좀 분리를 위한 여과막(filter)과 같은 방향으로 흐르면서, 액물 내에 있는 엑소좀이 여과막을 통과하는 현상을 이용해 분리하는 방법입니다. 기존의 수직형여과법 공정에서는 액물 내에 있는 크기가 큰 입자에 의해 여과막이 막히는 현상(caking) 등으로 인해, 시간에 따른 생산 효율의 저하가 크게 나타나고 여과막의 내구 연한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기존 공정의 단점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여과막에 일정한 주기의 전류를 흘려 줌으로써, 여과막 표면에 쌓이는 입자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하였고, 이를 통해 엑소좀 생산수율을 높이는 것과 함께 분리된 엑소좀의 생리 활성 또한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음을 다양한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것입니다. 즉, 액물을 녹이는게 아니라 계속 부유하게 만들어서 여과막에 막히지 않게하는 방식입니다. 

 

Q. 인코스팜, 국민대학교 도영락 교수 연구팀, ㈜메타포어가 각각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요? 

가장 핵심적인 여과막 구조 개발과 전류 시스템 도입의 아이디어는 국민대학교 응용화학부 도영락 교수팀에서 맡아 진행하였으며, 수직형여과막 시스템 개발은 (주)메타포어에서 담당했습니다. 인코스팜에서는 개발된 엑소좀 생산 시스템의 밸리데이션을 위한 소재 선정과 생리활성 평가 등의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Q. 연구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나요? 

도영락 교수, 메타포어의 김성훈 교수, 그리고 저는 미국 브라운 대학에서 같이 공부한 동문입니다. 엑소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무렵 엑소좀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가 수직형여과법의 문제점을 토로 했더니 전기전자 케미스트리(chemistry)의 권위자인 도영락 교수와 초소형 분리막 (membrane) 전문가인 김성훈 교수가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하였던 것이 이렇게 좋은 성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연구팀에서 MVP를 꼽으라고 하면 도영락 교수팀이지 싶습니다. 

 

도영락 국민대 교수, 메타포어의 김성훈 교수와 
엑소좀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가 수직형여과법의 문제점을 토로했더니, 
전기전자 케미스트리의 권위자인 도영락 교수와 초소형 분리막 전문가인 김성훈 교수가 
아이디어를 내면서 좋은 성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Q. 엑소좀이란 무엇인가요? 

엑소좀(exosome)은 세포에서 분비되는 나노사이즈(30~120nm)의 이중지질막 형태로 이뤄진 작은 소포체(vesicle) 또는 세포외소포(Extracellular Vesicles, EVs)를 지칭합니다. 1983년에 최초로 발견되었으며, 다양한 연구를 통해 다양한 리간드, 세포 유래 단백질, 성장인자, 핵산 등을 포함하고 있고 이를 이용해 세포간 정보교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미국 국립 의학도서관 문헌 검색 데이터베이스인 PubMed에 따르면, 엑소좀과 관련된 논문 발표는 2010년부터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2010년 이후 2022년까지 총 4만 6000건이 넘는 논문이 발표된 바 있습니다. 

 

Q. 엑소좀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화장품 산업과는 어떤 부분이 연결되나요? 

1983년 엑소좀의 존재가 처음 밝혀진 후, 초기에는 엑소좀이 일종의 청소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세포 내부에 있는 불필요한 단백질이나 이물질을 외부로 전달해서 배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가설이 있었습니다만, 이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엑소좀이 세포가 내놓는 다양한 생체 정보와 유용한 생리활성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엑소좀의 특성을 기반으로, 암과 같은 질병의 진단 및 새로운 바이오 마커 발굴 연구에 사용되고 있으며, 세포의 신호 전달에 영향을 주는 유효한 물질들을 이용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 약물을 탐지할 수 있는 이중지질막 구조를 이용한 약물전달체로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초기에 줄기세포 배양액에서 추출한 엑소좀을 이용해서 주름 개선, 미백, 항노화 등과 같은 다양한 피부 활성을 가진 화장품 원료 개발이 시도된 바 있었습니다만, 최근에는 다양한 천연물과 천연 추출물에서 엑소좀을 분리, 농축함으로써 기존의 천연물이 가지고 있는 생리활성을 높이고, 다양한 활성 성분을 안정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Q. 인코스팜의 EPOTF(electrophoretic oscillation-assisted tangent flow-driven ultrafiltration) 기술이 혁신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폴리에틸렌글리콜(PEG, Polyethylene Glycol)을 이용한 침전법(precipitation)과 초원심분리법(UC, differential ultra-centrifuge), 초여과법(Ultrafiltration) 등을 포함한 다양한 엑소좀의 분리 생산 방법 중 수직형여과법은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연속식 공정으로 지속적인 생산이 가능하고, 대량 생산 시스템으로 확장하는 것이 쉽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지만, 여과막의 물리적 손상과 막힘 현상(caking) 등으로 인한 급격한 여과 효율 감소와 같은 한계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EPOTF(electrophoretic oscillation-assisted tangent flow-driven ultrafiltration) 기술은 이러한 기존의 수직형여과법의 단점을 반도체 기술과 전류 자극을 통해 해결한 방법입니다. 도체 재질의 여과막 제조를 위해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에칭법을 사용하였으며, 여과막에 짧은 주기로 변환되는 전류 자극을 지속적으로 가함으로써, 여과막 표면에 쌓일 수 있는 큰 크기의 입자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공정으로, 수직형여과법이 지닌 연속식 공정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최근 화장품 원료로 각광받고 있는 발효물이나 식물 추출물 유래 엑소좀 생산에 최적화된 공정 기술로서, 뛰어난 생산 효율과 낮은 생산 비용 등의 장점이 있고, 특히 엑소좀 분리 단계에서 높은 압력이나 용매에 대한 노출 등과 같이 엑소좀의 생리 활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정이 없다는 점에서 화장품과 같이 높은 안전성이 필요한 분야에 최적화된 공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독자 피부 효능 평가 기술 ‘HSMS’는 무엇인가요?

A. HSMS는 human skin model system의 약자입니다. 인체 피부 조직을 이용한 다양한 화장품 성분 및 제형의 생리활성을 평가할 수 있는 연구 서비스 기술입니다. (인코스팜 김성우 차장은 더케이뷰티사이언스 2023년 6월호(Vol 54)에 ‘지속가능한 인체유래 피부조직 배양 모델 시대가 다가온다’는 제목으로 ‘HSMS’ 기술을 소개 한 바 있다.) 

 

Q. Bovine milk exosome을 이용한 이유가 있나요? 

우유의 경우 생물체 유래의 액물로 다양한 생리 활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고, 특히 이전의 연구들에서 milk exosome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는 점이 선택의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구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Q. 기존의 엑소좀 분리방법의 한계는 무엇이고 이와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앞서 설명 드린 바와 같이, 현재 엑소좀을 분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생산 방법으로는 침전법, 원심분리법, 여과법 등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의 가장 큰 단점은 대량 생산을 위한 연속식 공정 개발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개발한 FPTOF 법의 기본이 되는 수직형여과법은 엑소좀을 함유한 원액이 여과막을 수직으로 통과하면서 분리가 일어난다는 점에서 연속식 공정으로 적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고, 기존의 여과 공정에 반도체 제작 기술과 전기 자극을 이용한 여과막 유지 기술을 적용한 FPTOF 법을 개발함으로써, 많은 양의 엑소좀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대량 생산 연속식 공정을 개발한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EPOTF를 통해 분리한 엑소좀이 고순도, 고 농도로 잘 분리되었다는 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엑소좀의 순도 및 함량은 액물 내 나노입자의 갯수를 측정함으로써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NTA(nano-particle analyzer)라는 장비를 이용해 갯수를 측정하게 되고, 다음 그림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나노입자의 크기와 분포를 확인함으로써 농도와 순도를 평가하게 됩니다. 

 
Q. 엑소좀을 효과적으로 분리해도 피부내 흡수능력이 좋아야 할 텐데요. 

엑소좀의 가장 큰 특징은 나노 사이즈의 입자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작은 사이즈의 입자는 상대적으로 피부 흡수가 용이한 장점을 가지고 있고, 이에 더해 엑소좀 자체가 생물체에서 유래한 입자 구조라는 점에서 생체 안전성이나 피부 투과 등에 장점을 가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Q. 이번 연구를 통해 분리한 엑소좀의 피부 효능도 궁금합니다. 

기본적으로 엑소좀은 원물의 특성을 기반으로 효능을 나타내게 됩니다. 즉, 항노화 효과를 가진 원물에서 분리한 엑소좀은 더욱 더 강력한 항노화 효능을 나타내는 것이 일반적이고, 피부장벽 기능 개선 효과를 가진 원물에서는 마찬가지로 피부장벽 강화 효과를 가진 엑소좀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milk exosome의 경우, 이전의 연구에서 우유 추출물이 피부장벽 기능과 관련된 피부 세포 내 세라마이드 합성을 촉진한다는 결과를 보고한 바 있어, 이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Q. 연구를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과 해결 방법은요? 

도영락 교수팀은 전류 자극을 어느 정도 얼마나 크게 자극을 줘야 하는지에 대해 아무 사전 지식 없이 시작하였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고, 김성훈 교수팀은 막이 전기자극과 압력에 의해 파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도 없이 다양한 막을 개발해야 했습니다. 인코스팜은 실험실 수준(lab scale)의 장치부터 시작하여 파일롯트 스케일(pilot scale) 장비를 개발하고, 다시 생산 스케일(large scale)로 스케일업(scale-up)하는 것이 가장 큰 난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2000번의 실패가 아닌 경험으로 전구를 만들어낸 에디슨처럼 우리팀들도 멋진 엑소좀 분리 추출 장치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인코스팜이 받은 대전시 건축상은 대전 지역 내 건축물 중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고 건축문화를 선도하며 도시미관 향상에 기여한우수한 건축물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상이다. ⓒ인코스팜
인코스팜이 받은 대전시 건축상은 대전 지역 내 건축물 중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고 건축문화를 선도하며 도시미관 향상에 기여한우수한 건축물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상이다. ⓒ인코스팜

 

Q. 대량 생산의 표준화, 안정화가 가능한가요? 

이번 연구를 통해 대량 생산의 표준화와 안정적인 생산 시스템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였습니다. 현재 EPOTF(electrophoretic oscillation-assisted tangent flow-driven ultrafiltration) 기술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엑소좀 원료 생산을 시도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생산은 내년 초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EPOTF 기술을 사용하면 기존 방식으로 생산된 엑소좀보다 10배 정도 농도가 짙고, 1000배 정도 더 빨리 생산할 수 있어서 가격 경쟁력도 높습니다. 

 

Q. 앞으로의 연구 계획과 생산, 수출 계획이 궁금합니다. 

다양한 소스(source)의 원물(raw material)로부터 엑소좀을 대량생산하려고 합니다. 어떠한 소스를 이용할 지는 기업 비밀이라 공개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피부에 도움이 되는 특정 물질이 엑소좀 내에 더 효과적으로 존재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할 예정입니다. 우선 다양한 엑소좀 원료를 개발하고 당사의 HSMS 기술을 통해 해당 엑소좀 원료의 피부 생리활성을 확인한 후, 2024년 파리에서 열리는 ‘인-코스메틱스 글로벌’ 전시회에서 7~8종의 식물·동물·미생물 유래 엑소좀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원료가 출시되면 2~3년의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을 거쳐 수출이 시작되는 것을 고려하면 2026년 정도에 본격적인 사업화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생산은 인코스팜 내에 대량생산시설을 갖출 예정입니다. 

이날 박기돈 대표는 “기존의 CEO와 다르고 싶다” 면서 이렇게 말했다. “임직원들이 자유롭고 자율적인 근무 환경에서 아이디어를 내서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는 방식을 꿈꾸고 있어요. 이 방향이 맞을지는 더 두고봐야 하지만, 이런 방식도 충분히 가능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 

저작권자 © THE K BEAUTY SCIEN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