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이창석 을지대학교 미용화장품과학과 교수(학과장)

을지대학교 미용화장품과학과가 내년부터 ‘바이오공학부 화장품과학전공’과 ‘휴먼서비스학부 뷰티아트전공’으로 나눠진다. 특히 ‘화장품과학전공’이 처음 개설되면서 약리화장품의 바이오 효능과 제형연구 중심 학과로도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여기에 2012년 4월 설립된 을지대 피부생명과학연구소는 ㈜오가노이드사이언스와 ‘사업 협력 및 공동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화장품 업계의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피부 오가노이드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새로운 변화를 추진하는 을지대학교 바이오융합대학 미용화장품과학과와 오가노이드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이창석 교수에게 들었다. 

이창석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2010년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신약팀에 입사해 아토피신약 개발 업무를 맡았다. 그 후, 의약평가팀, 소재개발팀에서 화장품 효능소재 평가 및 기전연구 업무를 진행하다 2018년 을지대학교 미용화장품과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지금은 학과장으로 학사업무를 수행하면서 내년에 새로 출발하는 화장품과학전공을 위해 교과과정 개발 및 학생지도, 혁신사업 수행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외부활동으로는 대한미용학회지 편집위원장을 비롯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경제진흥원 등 다양한 공공기관의 평가위원 및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크고 작은 화장품 기업들과 산학협력을 맺어 학생 인턴실습 및 취업연계, 공동과제 수행, 효능평가 용역연구 등 기업과의 동행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 이창석 교수는 “화장품과학 전공은 대표적인 융합학문이기 때문에 화학, 생명과학과 같은 기초학문은 물론이고 법규나 영업전략, 마케팅과 같은 인문사회학적 범위까지 다루고 있다. 따라서,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 역량과 전공 지식을 충분히 파악하고 집중 교육함으로써 전문화된 화장품 산업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 화장품과학 전공의 교육 목표”라면서 “다양한 산업체와 교류하고 소통하며, 인적자원과 기술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특히 화장품 효능소재 개발 및 평가 관련해서 많은 기업들이 필요로 하지만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피부생명과학연구소를 통해 다양한 효능 플랫폼을 구축해 산업체의 소재개발 연구자가 어떠한 평가와 효능검증이 필요한지 충분히 파악하고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연구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대학원 학생들도 순수 기초연구 테마와 함께 효능소재 스크리닝 및 평가법 개발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졸업 후 학자로서의 탐구 정신과 기업연구원으로서의 효능평가 역량을 겸비한 좋은 연구원으로 양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화장품 소재개발에 있어서 다양한 효능 검증과 기전연구가 필요한 기업이나 연구소는 언제라도 편하게 연락해 달라”면서 “성심성의껏 소통하고 도와서 우리나라 화장품 연구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Q. 학과를 개편하는 이유가 있나요?

우리나라는 출생률 저하로 학령인구 감소가 심각해지고 있고 이에 따라 대학 입학생도 점차 급감하여 정부는 대학 구조조정 및 통폐합을 강력하게 유도하고 있습니다. 입학정원을 못채우거나 재정적 뒷받침이 되지 않는 대학은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고 폐교가 되는 것을 이젠 쉽게 접할 수 있지요. 대학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부인이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수많은 대학들의 내부 상황은 심각하고 처절한 분위기입니다. 학생이 없는 학교는 의미가 없듯이 신입생 유치 및 충원을 위해 많은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일부에서는 편법까지 동원되는 것이 요즘 대학 풍경입니다. 지방대학이 매우 심각하긴 하지만 수도권 대학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말로만 듣던 ‘벚꽃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사라진다’는 말을 몸소 실감하고 있습니다.

을지대학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을지대학은 의료보건 특성화 대학으로 경기도 성남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전과 의정부에도 각각 대학병원과 함께 캠퍼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도 타대학과 마찬가지로 교직원이 합심하여 대학발전에 힘쓰고 있으며 을지재단도 이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매년 을지재단 연수원에서 진행하던 ‘대학발전세미나’ 명칭을 올해부터 ‘생존 전략세미나’로 바꾼 것도 이러한 대학의 현실과 위기 극복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추진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학과 개편입니다. 미래 산업은 학문간 경계가 사라지는 융합의 시대라는 점에서 학과 단위의 보수적인 운영을 고수하기 보다는 학생들이 다양한 전공을 제약 없이 공부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학부제를 도입하는 것이죠. 한때 유행했던 학부제도가 다시 돌아오게 된 겁니다. 하지만 과거 학부제의 실패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하여 우리 대학은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을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하고 제도를 보완하였습니다. 일례로, 과거 학부제는 2학년 전공 선택 시 인기 전공에 몰리게 되면 지원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잘라 일부 학생은 원치 않는 전공을 하게 되었다면, 이번 학부제는 성적에 상관없이 학생이 원하는 전공은 2개든 3개든 얼마든지 이수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즉, 학생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전공간 문턱이 낮아지는 이른바 자율전공체제와 유사한 형태로 개편되었고 이러한 형태는 현재 많은 대학에서 추진하고 있는 학사구조이기도 합니다. 

을지대학교 미용화장품과학과 이창석 교수와 학생들이 예쁜 손 인사를 하고 있다
을지대학교 미용화장품과학과 이창석 교수와 학생들이 예쁜 손 인사를 하고 있다

 

Q. 을지대학교 미용화장품과학과는 내년부터 세부 전공을 
‘바이오공학부 화장품과학전공’과 ‘휴먼서비스학부 뷰티아트전공’으로 나누지요? 

바이오융합대학 미용화장품과학과도 학부제에 따라 개편되어 내년부터는 미래융합대학 바이오공학부 화장품과학전공과 휴먼서비스학부 뷰티아트 전공(미용)으로 나누었습니다. 뷰티라는 분야 아래 화장품과 미용을 같은 콘텐츠로 묶어 학과를 운영해오면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뷰티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점에서는 긍정적이었으나 최근 화장품 과학은 급속도로 발전하여 산업체에서도 연구와 마케팅 중심의 전문인력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따라서 대학에서도 화장품 관련 심화이론과 실습이 중요해졌습니다. 미용 분야도 미용종합 면허증 발급을 받기 위해서는 헤어, 피부관리, 네일아트, 메이크업 등 다양한 실기과목을 이수해야 합니다. 따라서 화장품과 미용은 대학 교과과정에서 두드러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으며 4년동안 모든 과목을 이수하는 데 무리가 있습니다. 학생들도 화장품 전공 또는 미용 전공으로 진로 선택에 있어서 원치 않는 전공교과목 이수가 부담으로 다가오는 등 개편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번 기회에 학과를 두개의 전공으로 분리하고 전공의 성격에 맞게 소속 학부도 나누었습니다. 화장품과학이 속한 바이오공학부는 식품영양전공, 식품생명공학전공, 안전공학전공과 함께 4개의 전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최근 화장품, 식품, 제약 사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업체가 많아짐에 따라 화장품과학전공도 식품관련 전공과 같이 교과콘텐츠 및 교육과정에서 기초학문부터 응용학문까지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개편된 학부제는 언제부터 적용되나요? 

2024년 신입생부터 바로 적용되어 이번 수시모집에서도 진행되었습니다. 학부제이기 때문에 전공별로 모집하지 않고 바이오공학부 160명을 모집하여 4개 전공 중 원하는 전공을 2학년때부터 성적이나 갯수 상관없이 학생 의지에 따라 정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듣고 싶은 과목을 마음껏 수강할 수 있으면서 3~4과목으로 꾸려진 마이크로디그리(Micro-degree) 학위도 다양하게 이수가 가능합니다. 사실 학생들의 선택권이 높아진 만큼 다양한 학사제도를 운영해야 하는 교수들의 업무는 더 많이 늘어났죠. (웃음) 하지만 학생들의 만족도가 충원율로 이어지고 그것이 곧 대학의 발전과 교수들의 보람으로 이어지니 좀 복잡한 시스템이라도 마다할 이유가 없겠죠? 

화장품과학 전공은 대표적인 융합학문이기 때문에 

화학, 생명과학과 같은 기초학문은 물론이고 

법규나 영업전략, 마케팅과 같은 인문사회학적 범위까지 다룹니다. 따라서, 산업체에서 

필요한 핵심 역량과 전공 지식을 잘 파악해 연구 중심의 실습과정과 

산업현장의 니즈가 반영된 프로그램을 집중 교육해 

전문화된 화장품 산업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화장품과학 전공의 교육 목표입니다. 

Q. 화장품과학전공은 어떤 점이 장점인가요? 기존 학과와 무엇이 다른가요? 

을지대 화장품과학 전공은 산업현장에서 실제 실무에 강한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을 확립하고 있습니다. 즉, 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 교육과정을 지향함으로써, 연구 중심의 실습과정과 산업현장의 니즈가 반영된 커리큘럼으로 셋업하였습니다. 일례로, 스킨케어, 헤어·바디, 메이크업 등 제품의 처방전을 짜서 제조 개발하고 사용까지 해보는 다양한 실습수업을 통해 전문지식과 재미를 겸비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가 하면, 직접 천연물을 추출해서 효능을 평가하고 제형에 넣어보는 소재개발과정, 브랜드를 만들어 가상으로 론칭하고 광고 및 영업, 판매전략을 세우는 BM 마케팅과정, 갈수록 어려워지는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자 자격증 준비과정 등 화장품 산업에서 활용가능한 세부 전문가 과정을 만들어 화장품 과학 전공 내에서도 학생들의 진로와 관심분야에 맞춰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또한, 국내 최고의 화장품과학 전공과정으로 거듭나기 위해 실습수업 뿐 아니라 기초학문인 계면공학, 유기화학, 천연물화학, 세포생물학, 피부면역학 등 심화이론 수업과, 조향, 품질관리, 임상시험, 마케팅 등의 산업현장에 유용한 실무과목도 다양하게 개설해 놓았습니다. 다양한 화장품 기업체와 산학협력을 맺어 여름방학 한 달동안 산업체 현장에서 실무를 경험할 수 있는 인턴제도와, 실제 취업을 위해 기업분석 및 이력서 작성 등 취·창업활동을 할 수 있는 교과목도 운영할 예정입니다. 현재에도 미용화장품과학과 학생들은 산업 전문가들의 특강과 취업지도, 졸업생들의 동문 멘토링, 그리고 전공 동아리 활동을 통한 제품생산 및 기부, 대학 축제에서 핸드메이드 제품판매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전문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기업에서 수시로 채용요청이 들어와 적합한 학생을 추천하면 곧 취업으로 이어져 높은 학과 취업률을 보이고 있으므로, 내년 화장품과학전공 개편 후에도 이러한 활동을 더욱 강화하여 학생만족도를 높일 생각입니다. 이번 10월에만 해도 4학년 재학중인 학생 중 6명이 벌써 조기취업을 달성하여 사회에 진출하였습니다. 

 

Q. 교수진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내년에 개설되는 화장품과학 전공은 화장품 효능 약리를 전공한 저를 포함하여 화장품 마케팅 전공 교수님과 함께 두 명이 운영할 계획입니다. 아쉽게도 기존에 화장품 제형을 전공하신 교수님 두 분이 계셨지만, 모두 퇴직을 하시는 바람에 내년에는 제형 전문 교수님을 새로 모셔올 생각입니다. 특히 올해 8월 정년퇴임하신 하병조 교수님은 제가 대학교, 대학원, 아모레퍼시픽을 거쳐 을지대 교수까지 모두 같은 길을 줄곧 따라간 인연이 깊으신 선배님입니다. 하병조 교수님은 화장품업계 종사자라면 모르는 분이 없으실 만큼 우리나라 화장품 연구와 교육 발전에 큰 획을 그어 주신 분인데요. 그래서, 우리 학과에서는 하병조 교수님의 빈자리가 크기에 제가 초빙교수로 모셔서 계속 강의를 부탁드렸고, 앞으로도 계속 후학양성에 힘써주실 것으로 기대되어 큰 힘이 됩니다. 이와 더불어 산업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신 전문가 분들을 겸임교수로 섭외하여 실무 중심 교육을 구축하여 현장 활용에 강한 인재양성에 힘쓰고자 합니다. 

 

Q. 화장품과학전공으로 석·박사 과정도 있는지요? 

현재 일반대학원 미용화장품과학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위를 수여한 학생들은 대부분 한국콜마, 케어젠과 같은 제약 또는 화장품 기업체 연구직으로 취업하여 열심히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으며, 박사학위를 받고 회사운영을 하는 대표들도 있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파트 타임으로 미용 또는 화장품 전공 학위를 받는 보건 대학원 미용화장품과학 석사학위도 동시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부제로 개편된 내년부터는 대학원 학사개편도 예상이 됩니다. 아마도 바이오공학부 내에 같이 속해있는 식품계열 전공과 융합 대학원이 개설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되지만 현재는 정해진 바가 없습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미용화장품 전공 대학원이 지금 시스템에서도 잘 운영되고 있고 훌륭한 석학들을 계속 배출하고 있으므로 개편 전후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 저는 화장품 세포약리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일제 대학원생 5명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고, 내년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학부연구생 3명도 실험실에 나와서 인턴실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을지대의 ‘피부생명과학연구소’는 어떤 곳인가요? 

피부생명과학연구소는 2012년 개소된 대학 내 연구센터입니다. 올해부터 제가 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피부생명과학연구소는 센터장을 비롯해 1명의 연구교수와 5명의 학생연구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연구분야는 화장품 효능을 연구하는 효능 약리팀과 제형을 연구하는 제형약리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효능약리팀은 제가 책임을 맡고 있는데, 다양한 효능소재 개발 및 효능평가법을 연구하고 있으며, 아모레퍼시픽, 신세계인터내셔날, 엑티브온 등 국내 유명 화장품 기업체와 함께 효능스크리닝 및 기전탐색 등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제형약리팀은 박수인 연구교수가 책임을 맡고 있는데 피부전달체기술, 초임계추출법, 고기능성 제형개발 등 제품개발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하여 중소기업 기술이전 등 다양한 산학협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특히 박수인 연구교수는 을지대학교 14학번 제자인데, 4년 내내 과톱을 한번도 놓치지 않은 재원입니다. 졸업식때에는 유래없이 총장님이 직접 표창장을 수여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학과에서 강의와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후배 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습니다. 인품도 훌륭하여 별명이 테레사 수녀이지요(웃음). 이러한 연구교수가 옆에서 도와주고 있으니 저는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박수인 교수가 연구소를 잘 이끌어 주리라 믿습니다. 또한, 우리 연구소는 매년 5편 정도의 SCIE급 논문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고 특허출원 및 정부과제 수주 등 활발한 연구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산학협력 활동을 강화하여 기업공동연구를 더 활발히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창석 을지대학교 미용화장품과학과 교수(왼쪽)와 피부생명과학연구소 박수인 연구교수
이창석 을지대학교 미용화장품과학과 교수(왼쪽)와 피부생명과학연구소 박수인 연구교수

Q. 동물실험 금지 이후 임상시험 상황은 어떤가요? 

화장품 기업에서 효능소재개발 시 가장 큰 허들로 작용하는 것이 동물실험 금지로 인한 실효능 검증의 어려움과 임상시험에 대한 비용 부담입니다. 특히 다양한 소재를 스크리닝하여 선도물질을 발굴하는 기초연구 개발에 있어서는 더더욱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in vitro 효능평가를 먼저 수행할 수 밖에 없는데요, 사실상 원료 업체에서 in vitro 평가팀을 꾸리는 것은 비용면에서나 기술면에서나 부담만 될 뿐 항상 필요한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외주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비용을 떠나서 일반적인 의뢰를 했을때 통상적인 시험법으로 스크리닝을 통해 데이터를 제공하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소재의 차별화를 표방하는데 있어서 부족함이 있습니다. 저는 아모레퍼시픽 재직 시절 소재의 개발방향과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in vitro 실험 모델을 연구하고 셋업한 경험이 있기에, 현재 소재의 효능을 스크리닝할 때 원료업체에서 내세우고자 하는 효능에 적합한 실험모델을 제안하고 표현코자 하는 데이터 방식을 충분히 논의한 후에 실험을 진행합니다. 일례로, 미백효능을 보고자 할 때 단순한 효능 평가법으로 a-MSH 호르몬 자극을 통한 B16 마우스 세포주를 이용하여 세포 내 멜라닌 양을 측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효능 소재가 추후 제품화 될 때, 제품이 강조하는 콘셉트까지 고려하여 자외선에 의한 색소침착 억제 효능인지, 노화에 따른 색소침착 개선인지, 상처 후 침착된 염증성 색소침착 개선인지 등에 따라 이에 적합한 in vitro 모델을 제안합니다. 또한, 단순 세포 내 멜라닌 양 측정이 아니라 분비된 멜라닌에 의한 미디어 색상 변화, 멜라닌 세포가 형성한 돌기의 색소침착 사진, 멜라닌 세포 덩어리 형태 등 다양한 표현법으로 데이터를 생산합니다. 이른바 화장품 연구에서도 중요시 되는 ‘연구도 콘셉트이다’라는 개념을 과학적으로 활용하는 셈이지요. 이러한 방식으로 항노화, 항염, 피부장벽, 탈모, 여드름 등 다양한 피부생리 조절을 위한 평가법을 구축하여 원료업체들의 효능 소재 평가에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인공피부를 넘어서 피부오가노이드 평가법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개발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국내 오가노이드 연구분야 선두주자인 ㈜오가노이드사이언스(대표 유종만)와 업무협약을 통해 화장품 업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평가법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줄기세포를 3차원 배양하여 인체장기를 재현하는 가장 발전된 플랫폼인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난치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최초 오가노이드 전문 신약 개발 혁신 기업으로 2018년 설립됐다. 오가노이드(organoid)는 ‘장기 유사체’라는 뜻으로 장기를 뜻하는 오간(organ)과 유사함을 뜻하는 접미사인 오이드(–oid)를 합친 말이다.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든 3차원 미니 장기를 의미하고 장기의 세포 구성, 구조 및 기능적 특이성을 재현한다. 즉, 줄기세포를 in vitro system에서 적절한 조건속에 배양하여 사람의 특정 장기나 조직으로 분화유도함으로써 실제 장기를 구현한 것이다.) 

 

Q. ㈜오가노이드사이언스와 MOU를 맺게 된 사연이 있다고요? 

재미있는 인연이 있는데요, 저의 연구실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제자가 처음 입사한 곳이 ㈜오가노이드사이언스입니다. 을지대와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모두 성남에 위치하여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처음에는 입사 후 몇 가지 실험 때문에 대학원 랩실을 오가던 중에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의 피부 효능 평가에 대한 관심으로 제자가 저를 소개시켜 주면서 소중한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도 마침 in vitro를 넘어선 피부 오가노이드 활용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서로의 니즈가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현재 주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제자가 오작교 역할을 해 준 셈이죠. 앞으로도 같이 연구할 일이 많은데 보통 졸업 후에 지도교수 만나는게 불편한 경우도 많은데 기꺼이 공동연구를 성사시켜준 제자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고, 얼마 전 아기도 탄생했는데 다시 한번 축하인사도 전합니다. (하하) 수진아 고맙고 축하한다! (제자 이름은 임수진이지만 잘생긴 남성 연구원입 니다. ^^) 

 

Q. 피부생명과학연구소는 오가노이드사이언스와 어떤 분야를 집중 연구하나요? 

을지대 피부생명과학연구소는 ㈜오가노이드사이언스와 업무협약을 통해 피부오가노이드를 활용한 화장품 효능소재 평가 기술을 다방면으로 구축할 계획입니다. 오가노이드 기술 개발은 장기이식이나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기에 기대가 매우 큰 바이오 산업분야입니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오가노이드 기술개발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이미 그 가능성과 가치는 여러 전문가들에 의해 확인된 바 국내에서도 오가노이드 연구개발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화장품 연구에서는 동물실험이 금지된 이후 동물실험대체법으로 평가용 인공피부가 많은 관심을 받았고 지금도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평가용 인공피부는 적절한 조건에서 인위적인 조합을 통해 완성체를 만들어 낸 조직인 반면 피부 오가노이드는 실제 피부 유사체로 분화시키는 한 차원 더 발전된 조직재생 기술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털이 있는 피부모델을 예로들면, 평가용 인공피부는 털이 박힌 완성체 형태로 바로 활용하지만, 오가노이드는 털이 없는 형태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씩 생기면서 자라게 되는 자연분화 모델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래서 화장품 효능평가법에 있어 in vitro나 인공피부 모델보다 더욱 임상효능 결과에 근접하는 모델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부 오가노이드는 in vitro 효능에서 임상효능 결과로 연계시킬 수 있는 중요한 bridge 단계의 실험모델로 화장품 업계에서 그 수요가 매우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MOU를 통해 을지대 생명과학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기본적인 in vitro 효능평가법과 약리기전연구, 소재의 효능 카테고리에 맞는 다양한 실험모델 구축 등의 축적된 노하우와 함께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피부오가노이드 개발을 통한 다양한 화장품 효능평가 모델 개발과 안정화된 대량 생산 기술 개발로 인한 비용 절감 노하우를 접목하여 화장품 평가 플랫폼의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시스템 구축으로 향후 화장품 연구개발에 필요한 비임상 시험수탁서비스(CRO) 역할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을지대 피부생명과학연구소(소장 이창석, 미용화장품과학과 교수)와 오가노이드사이언스(대표 유종만)가 화장품 효능소재 평가 연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협력사업을 하기 위해 지난 8월 29일 ‘사업 협력 및 공동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을지대 피부생명과학연구소(소장 이창석, 미용화장품과학과 교수)와 오가노이드사이언스(대표 유종만)가 화장품 효능소재 평가 연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협력사업을 하기 위해 지난 8월 29일 ‘사업 협력 및 공동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Edited by 안용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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