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 코로나19 시대와 ESG
⑤ 타산업의 ESG 대응전략

강전욱,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 대외협력팀 팀장
강전욱,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 대외협력팀 팀장

기후위기와 ESG

과학자들은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인류가 배출하는 대부분의 탄소는 carbonate 형태로 바다 속에 저장되는데, 온난화로 인해 바다의 수온이 한계점 이상 상승하면 이 carbonate에서도 추가적으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한꺼번에 배출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미 항공우주국 NASA는 현재의 추세라면 가까운 미래(약 2030년~2050년)에 생물종의 대량멸종, 해수면 상승 등 엄청난 환경적 재앙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기후위기는 미래가 아닌 지금 우리에게 현실적인 리스크로도 다가오고 있다. 특히 산호초와 바다 생태계 파괴를 예로 들 수 있다. OECD는 지구 평균온도가 약 1.5℃ 증가할 경우 산호초의 약 70~90%가 감소하고, 2℃가 증가할 경우 거의 99%의 산호초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산호초는 바다에서 해양 생물들의 서식지를 제공해주는 숲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산호초의 급격한 감소는 해양 생물다양성 감소와 생태계 파괴로 곧바로 이어지게 된다. 

육상에서도 쥐, 해충 등 기후변화에 적응이 빠른 유해 종들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각종 질병 위험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발생한 ‘살충제 계란 사태’의 경우도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 및 습도 상승으로 진드기 등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해서 이를 없애기 위해 살충제 사용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7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하여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을 양대 축으로 2025년까지 약 114조 원을 투자하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우선 올해 3차 추경을 통해 4.8조원을 투자하고, 2022년까지 약 44조 원, 2025년까지 약 65조 원을 추가로 투자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뉴딜 종합계획에 민간자금을 포함해 모두 16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약 19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더 나아가 2020년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또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추진기구로 탄소중립위원회를 설치하고, 기후변화 대응 특별기금, 탄소인지 예산제도 등 재정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산업통상자원부에 에너지 전담 차관을 신설하고,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도 2025년 이전에 최대한 빨리 상향하여 UN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EU, 미국, 일본 등 주요국들도 코로나19 위기를 기후위기와 동시에 극복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U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2050년 탄소중립은 물론,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1990년 대비 40%에서 55%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또한 2021년 상반기까지 상향 조정된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유럽 기후법European Climate Law을 개정할 예정이다. EU집행위원회는 지난 5월, 코로나19 위기와 기후위기를 동시에 극복하기 위한 ‘Recovery Plan for Europe’을 발표하면서 향후 2021~2024년 동안 7500억 유로(한화 약 1020조 원)를 투입하고, 추가적으로 1조8500억 유로(한화 약 2500조 원)를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가 집권하면서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도 바이든 정부가 집권함에 따라 향후 파리기후협정 복귀, 2050년 탄소중립 달성, 100% 청정에너지와 친환경 차량 추진, 2035년까지 건물부문 온실가스 배출 50% 저감 등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도 지난 3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3년 대비 26%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데 이어,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지난해 10월 26일,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도 시진핑 주석이 작년 9월 22일 75차 UN총회 연설에서 2060년까지 탄소제로carbon zero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기후위기 대응을 동시에 달성하는 그린뉴딜은 전세계적인 캠페인이 되었으며, 이에 따라 향후 기업 ESG 전략의 핵심은 온실가스 감축과 자연기반의 그린비즈니스 창출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2020년 9월 UN총회 연설에서 2060년까지 ‘탄소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글·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ESG 관련 활동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7월 ‘탄소 제로 에너지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하고, 향후 10년간 50억 달러(약 5조4950억 원) 이상을 투자해, 5기가 와트 규모의 태양열·풍력 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1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국제적인 흐름을 읽고 적극적으로 ESG 경영에 나서고 있다. 

1. 출처: 중앙일보 ‘팩플’ 애플의 중대발표 열어보니 ESG…빅테크, ESG 경쟁 이유

 

GS건설은 건축물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건물의 설계 단계부터 건물의 에너지 소비량을 예측·평가하는 건물 에너지 최적 설계 기술을 개발하여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부산물 활용을 통해 시멘트 사용량을 저감시키는 그린콘크리트 기술을 개발했다. 

LG화학은 에너지 및 온실가스 관리 시스템GEMS2을 구축해 매월 각 사업장별로 에너지 사용량, 온실가스 배출량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해외 배출권 선도거래,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청정개발체제 사업 추진을 통해 사업장 외부의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활발하게 추진중에 있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대규모 신·증설 투자에도 불구하고, 2050년 탄소중립성장Carbon Neutral Growth 전략을 수립했다.

2. GEMS : GHG and Energy Management System

 

포스코는 공장 지붕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과 공급원수를 이용한 소수력발전으로 2018년 4482 MWh의 전력을 생산·판매하였으며, 2018년 전체 전력의 약 4.2%(약 282 GWh)를 재생에너지로 구입했다. 또한 고장력 강판, 고효율 모터 및 변압기 보급 등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철강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슬래그를 시멘트 대체 소재로 활용해 2018년 한 해 839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트남에서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과 생태계 및 서식지 복원,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맹그로브숲은 ha당 열대 우림과 비교하여 이산화탄소를 최대 5배인 34톤을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밖에 수질의 정화, 수중생물들의 서식처 제공, 먹이 제공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쓰나미 에너지의 75%를 흡수하여 천연 방파제Green Wall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나, 최근 개발과 양식장 확대로 인해 무분별하게 파괴되고 있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부터 현재까지 40ha 면적에 16만 그루를 심고, 이를 위한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여 지역 일자리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Natural Capital과 ESG 

자연이 우리에게 제공해주는 생태서비스는 ‘공공의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시스템’이며, 경제, 사회, 환경, 문화적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EU에서는 이러한 생태서비스의 가치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생태서비스의 기반을 이루는 Natural Capital을 회계accounts 및 의사결정 시스템에 통합하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Natural Capital은 생태서비스를 포함한 자연에서 발생하는 모든 자원resources을 자본Capital으로 인식하는 개념이다. 즉 기후, 대기, 자연생태계 등은 모두 Natural Capital의 상태와 회복능력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것이다. 따라서 Natural Capital은 기업의 ESG 활동의 핵심요소 중 하나이며, 기업은 이러한 Natural Capital을 보전하고 증대시켜 나감으로써 이해관계자와 지역사회에 더 많은 생태서비스 혜택과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기여할 수 있다. 

이에 EU의회를 중심으로 WBCSD, IUCN 등은 Natural Capital Coalition을 구성하고, Natural Capital Protocol 프레임워크를 개발하여 Natural Capital이 인간의 건강과, 경제적 부, 문화적 측면에서 혜택을 제공해 준다는 구체적인 영향과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기업이 의사결정을 할때 Natural Capital을 보다 체계적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3. https://capitalscoalition.org/capitals-approach/ natural-capital-protocol/?fwp_filter_tabs=guide_ supplement 

 

ESG의 재무적 영향 

최근 ESG에 대한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고, ESG가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한국거래소에서 ‘ESG 정보 공개 가이던스’를 발간했다. 한국거래소의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ESG 등급이 좋은 기업이 재무적 성과도 우수하다며, 기업이 ESG 요소를 전략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ESG 정보는 비재무적non-financial 정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기업이 ESG 요소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재무적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ESG적 관점에서 기업이 인식해야 하는 총 이익은 재무적 이익에, 생태서비스 혜택 등 비재무적인 이익을 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총 비용은 재무적 비용 외에 사회적 갈등 비용과 다양한 리스크 비용 등을 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의 ESG에 대한 인식이 부족할 경우, 이러한 비재무적인 이익이나 비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ESG 관련 지출을 아깝다고 생각하여 결국에는 더 큰 손실을 감당해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에 대기오염으로 인한 강한 산성비가 내려서 주위 생태계가 파괴되었을 경우, 기업이 법령을 위반하여 폐수를 방류하다 적발됐을 경우, 화학물질이 누출되어 주변지역에 피해가 발생한 경우, 원유가 누출되어 해양 생태계가 파괴된 경우, 기업은 재무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큰 손실에 직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책임 소재와 비난 등 기업이 감당해야 하는 사회적 갈등 비용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질 수 있다. 기업의 ESG 활동은 기업 경영진이 의사결정 시 사전에 이러한 행위가 기업에 더 큰 해가 된다는 점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해준다. 

ⓒ Sustainable Stock Exchange Initiative
ⓒ Sustainable Stock Exchange Initiative

 

지역사회와의 상생과 ESG 

많은 기업들이 사업을 추진할 때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가 바로 사업장 인근 지역주민과의 갈등이다. 특히 해외의 경우, 원주민들은 자신의 지역에 새로운 기업들이 들어와서 자원을 착취하고 자신들의 환경을 파괴하며 돈을 벌어간다는 이유로 반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원주민들은 해당 기업에 적대감을 갖고 다양한 방법으로 손해를 끼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손해를 비용으로 환산한다면 주민들과의 소송비용, 지역 행정기관에 대한 로비비용 등 큰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사업장 주변은 대기, 수질, 토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오염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비교적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환경문제로 지역주민과의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업들은 우선 ESG 경영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힘써야 한다.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통한 ESG경영을 선도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를 들어보면, 우선 K-water의 생태 교란종을 이용한 친환경 비료제작 사업을 들 수 있다. 외래종인 베스, 블루길 등은 국내 생태계를 파괴하여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이를 식용으로도 활용하기도 어렵고, 상품가치가 없기 때문에 처리에 많은 골치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잡는다고 하더라도 주로 매립이나 투기로 처리헸기 때문인데, 이로 인한 악취, 토양 및 수질오염 등 2차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K-water는 연구개발을 통해 이러한 생태교란종을 활용하여 친환경 비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K-water는 이를 통해 친환경 비료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지역주민들에게 이러한 공장의 운영권을 이관함으로써 지역주민과의 상생협력을 도모하고, 지역의 일자리 창출 및 경제발전에도 기여하는 새로운 그린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동해안 지역에 수온 상승으로 인한 갯녹음 현상이 급격하게 확대됨에 따라, 울릉도와 공동으로 해양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바다숲 조성사업을 진행중에 있다. 갯녹음 현상은 바다의 사막화 현상인데, 포스코는 이를 방지하고자 바다의 영양소와 서식지를 공급해 바다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의 이러한 사업은 향후 블루카본4 효과를 통해 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5

4. 바다는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전 지구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300억 톤 중에 약 70억 톤을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블루카본은 해조류가 이러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광합성 작용을 하여 바다 내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낮추고, 바다가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도록 해주는 효과임 
5. 기타 기업사례 BNBP(기업과 생물다양성 플랫폼) 웹페이지 참조 : http://www.bnbp.or.kr/home/main/mai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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