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뷰티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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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케이뷰티사이언스]  “‘서울뷰티위크’나 ‘트렌드 스타일’ 등의 행사는 패션 중심이 될 우려도 큽니다. 자칫 화장품기업들은 소외될 수 있는데요.”

더케이뷰티사이언스가 지난해 서울시 관계자에게 질의한 내용이다. <더케이뷰티사이언스 2022년 6월호, Vol 42 참고>

이같은 우려는 두 번째 전시회만에 현실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콘셉트가 궁금해진 전시회다. 지난 9월 21~24일 4일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3 서울뷰티위크-The Lifestyle Seoul’에 대한 궁금증이다.

◆뷰티 전시회인가? 라이프스타일 전시회인가?= 전시회 명칭을 보자. 국내 포탈 사이트에서 '서울뷰티위크(Seoul Beauty Week)'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2023 서울뷰티위크는 서울시가 주최하는 라이프스타일 박람회로, 첨단 기술 및 유망제품 전시·전문가강연·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트렌드의 기준으로 자리잡은 '서울의 첨단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다. 뷰티·패션·푸드 등 서울의 최첨단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글로벌 뷰티 행사로, 국내 굴지 기업 및 유망 스타트업의 첨단 기술 전시와 오픈 이노베이션, 바이어 초청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 등 글로벌 비즈니스의 장을 제공한다.”

서울시 보도자료를 보면, ‘뷰티를 넘어 첨단 라이프스타일까지’라는 제목으로 “뷰티, 패션, 리빙테크와 결합한 ‘서울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보인다”고 했다. 그러니까 뷰티에서 라이프 스타일로 확장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라이프스타일 박람회’인데, 전시회 명칭을 ‘서울뷰티위크’라고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더케이뷰티사이언스와 인터뷰한 서울시 관계자는 뷰티를 이렇게 해석했다. “뷰티는 화장품, 이·미용, 패션 문화, 웰니스, 브랜딩 등 다양한 산업분야가 융합된 분야”라고 해석했다. 이런 측면에서 올해 ‘서울뷰티위크’도 서울시가 주최한 ‘더 라이프스타일 서울(THE LIFESTYLE SEOUL)’의 일부 행사다. 더 라이프스타일은 서울의 산업·관광·문화·리빙을 대표하는 8개 행사의 엄브렐러 브랜드(여러 제품 및 이벤트 범주에 걸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브랜드로 하위 제품군을 아우르는 브랜드)이다. 즉, ‘더 라이프스타일 서울’은 첨단 라이프스타일과 트렌디한 서울을 상징하는 브랜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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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이프스타일 서울’의 공식 웹사이트에 소개된 8개 행사를 보면, △서울패션위크는 ‘서울시가 주최하는 글로벌 패션 비지니스 이벤트’ △서울뷰티위크는 ‘뷰티·패션·푸드·리빙 분야의 첨단기술 전시와 유망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박람회’ △서울뷰티트래블위크는 ‘서울을 새롭게 바라보고 경험하며 서울을 통해 아름다운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서울을 발견하는 한 주 간의 여행’ △서울미식주간은 ‘서울만의 다름이 있는 서울미식경험’ △서울라이트 DDP는 ‘세계적인 건축물인 DDP위에 펼쳐지는 222M 초대형 프로젝션 맵핑 전시’ △서울아트위크는 ‘국제아트페어의 성공개최를 위한 연계 지원행사로 서울의 미술을 보여주고 방문객의 편의 지원’ △서울뮤직페스티벌은 ‘K-POP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대중음악 장르 공연과 K-컬쳐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서울의 대표음악축제’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전 세계 도시의 공통 현안에 대해 해결 방안을 고민하고 미래 방향을 모색하는 국제 행사’라고 각각 설명되어 있다.

이 내용을 보면 행사마다 콘셉트가 명확하다. 패션, 여행, 음식, 미술, 음악 건축 등 핵심 콘텐츠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런데 유독 ‘서울뷰티위크’에만 ‘뷰티·패션·푸드·리빙 분야의 첨단기술 전시와 유망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박람회’라고 뭉뚱그려 설명하고있다. 즉, 화장품산업이 안보이는 콘셉트이다. 화장품은 라이프스타일에 포함된다, 포함되지 않는다의 문제가 아니다. 화장품산업은 소외되어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화장품을 독립적인 산업 영역으로 바라보지 않는 듯하다. 전시회 안내판에도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올리브영, 토니모리, 브이티코스메틱, 로레알 코리아를 ‘라이프스타일 리딩 기업관’으로 묶었다. 새로운 뷰티를 지향하더라도 뿌리는 튼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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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보다 패션?= 서울뷰티위크의 프로그램을 보아도 화장품산업이 부각되지 않는다. 서울시가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프로그램을 보면,  △전문가 강연 △대학생 패션쇼 △뷰티 트라이앵글 서밋 △비즈니스 밋업 피칭대회 △중소 유망브랜드 패션쇼 △뷰티․패션․푸드테크 이벤트 및 체험(어울림 광장) △뷰티 트레이드쇼(B2B 수출상담회, 디자인랩 2층)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회는 ‘첨단기업관(아트홀 1관)’에 국내외 대·중견기업, ‘중소기업관(아트홀 2관)’에 국내외 중소기업으로 채워졌고, ‘라이프스타일서울 특별관(컨퍼런스홀)’에 테크 기업들의 ‘서울의 첨단 라이프스타일’로 꾸며졌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 지난해 메이크업쇼는 사라지고 ‘뷰티X패션 대학생 패션쇼’와 중소 유망브랜드 패션쇼가 들어섰다. 이들 프로그램은 서울패션위크에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서울 뷰티위크에 배치한 것일까? 서울뷰티위크에 패션이 들어선 것이 문제라기 보다 뷰티라는 이름에 화장품을 집어넣었지만 화장품산업의 비중은 약해졌다는 부분이다. 뷰티의 주요분야인 이·미용 분야도 사라졌다.  '주노헤어'만 어울림마당에 부스를 설치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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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방에 배치된 중소기업= 콘셉트가 흔들리면서 공간 배치에서도 문제가 나타났다. 중소기업이 잘 안보였다. 아트홀 1관은 ‘첨단기업관’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중견기업과 대기업 중심의 공간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곳은 아모레퍼시픽그룹 ,한국콜마,  로레알코리아, 올리브영, 토니모리 등 모두 27개사의 대·중견기업들이 차지했다. 관람객이 행사장에 입장해서 맨 처음 방문하는 곳이다. 부스를 설치한 임직원들은 관람객을 응대하느라 분주했다.

1관을 지나면 아트홀 2관에 ‘중소기업관’이 있다. 지난 9월 22일 방문한 중소기업관 부스 관계자들은 핸드폰을 들여다 보는 경우가 많았다. 참관객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본지가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전시회 주최측에 질의하자 “중소기업관 안내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SNS에서도 중소기업이 안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연광 스킨미소 대표는 페이스북에 “중소브랜드는 들러리? 한참을 헤매다 나가는 입구에 긴 복도를 지나 다른 관에 중소브랜드만 따로 전시회를 하고 있더라. 입구에 크고 알려진 브랜드나 회사 부스만 방문하고, 대부분의 방문객은 중소브랜드 관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가 보도자료에 밝힌것처럼 “‘서울뷰티위크’의 목적이 산업의 성장과 중소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라면, 중소기업관을 전면에 배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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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전문가 강연’일까?=세미나 명칭도 이번 행사의 콘셉트와 적절한지 의문이다. 지난해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세미나는 ‘스마트, 디지털, 에코’라는 대주제로 진행됐다. 세미나 명칭은 ‘뷰티트렌드인사이트’였다. 올해 세미나는 9월 21~22일 오후 2시부터 20분씩 매일 3명이 발표했다. 첫날에는 신민영 ICON.AI. 대표가 ‘AI meets Beauty'를, 이영진 아모레퍼시픽 넥스트뷰티 디비전 상무가 ‘K-BEAUTY를 넘어서, New Beauty를 향하여’를, 서귀생 컬리 상품본부장이 ‘컬리 성과 및 뷰티컬리가 보는 2024년 온라인 플랫폼 트렌드’를 각각 발표했다. 둘째날에는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가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를, 계성봉 한국콜마 UV테크이노베이션연구소장이 ‘Sun Care Market Trend'를, 김성철 무신사 커머스부분 팀장이 ‘뷰티 리테일의 새로운 동력‘을 각각 발표했다.

이번 세미나 명칭은 그냥 ‘전문가 강연’이었다. 서울뷰티위크 웹사이트에는 ‘산업계 리딩기업의 축적된 노하우 및 인사이트 공유의 장’이라는 설명이 달려있다. 참관객들은 어떤 주제의 세미나인지 파악하기 힘든 명칭이다.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1부는 혁신을 주제로 각 기업의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2부는 트렌드를 이번 세미나의 주제로 잡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이 주제에서 세미나 행사명을 잡기 힘들어서 ‘전문가 강연’이라고 정했을까? 서울뷰티위크의 콘셉트를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잡았다면 세미나 명칭도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세미나’라고 정하면 누구나 쉽게 이해했지 싶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하지 않았으까? 왜 무성의하게 보이는 세미나 명칭을 사용한 것일까?

ⓒ로레알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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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뷰티위크의 최대 수혜자는 로레알그룹(?)= 서울시는 ‘로레알 그룹’에 대한 홍보에는 적극적인 듯하다. 서울시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서울뷰티위크’의 현장에서 글로벌 최대 뷰티기업 로레알 그룹의 ‘로레알 북아시아 뷰티트라이앵글 서밋’이 한국 최초로 개최된다. 한‧중‧일을 중심으로하는 뷰티 트라이앵글 트렌드를 분석하고, 코리아 이노베이션센터의 제품 혁신과 로레알의 연구혁신사례에 대해 발표한다. 한편, 패널토의를 통해 한국의 혁신 생태계를 통한 ‘공동창조’전략을 도출한다”라고 소개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서울시의 공식 리플릿 ‘2023 Seoul Beauty Week Leaflet (kor), (eng)’을 보면, ‘로레알 그룹 북아시아 뷰티트라이앵글 서밋’이라고 크게 쓰여 있다. 공공기관의 전시회에 특정 기업의 이름을 크게 홍보해준 사례가 있나 싶다. 전시회 관계자에게 따르면 서울시가 말하는 ‘협력기업’으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이번 전시회의 협력기업은 아모레퍼시픽, 로레알, 한국콜마, 올리브영, 신세계푸드, 두산, 더현대로 모두 7개 기업이었고, 이들 기업은 팜플렛에 로고 정도만 찍혀 있다). 로레알 그룹은 이 행사를 서울시에 댓가를 지불해서라도 개최하고 싶은 행사였지 싶다.

앞서 로레알은 ‘제1회 북아시아 뷰티 산업 혁신 서밋’을 지난 2022년 11월 7일 개최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5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 기간이었다. 로레알은 한국, 중국, 일본 간의 '공동 창조'(co-creation)를 통해 뷰티의 미래를 제시하기 위해 이 세미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로레알은 2021년 한국, 중국, 홍콩, 대만, 일본 등 5개국을 북아시아 지역으로 정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뷰티 트라이앵글 생태계를 위한 전략을 수립한 바 있다.

이번 ‘로레알 북아시아 뷰티 트라이앵글 서밋’에서는 사무엘 뒤 리테일(Samuel du RETAIL) 로레알코리아 대표, 전주현 로레알코리아 최고 소비자 책임자, 엘리자베스 쿠니한(Elizabeth COUNIHAN) 코리아 이노베이션 센터 글로벌 마케팅 디렉터, 비샬 샤르마(Vishal SHARMA) 로레알코리아 연구혁신 디렉터가 나와 △한·중·일 중심의 뷰티 트렌드 △한국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 혁신 △뷰티 트라이앵글의 ‘공동 창조(Co-Creation)’ 등을 소개했다.

또 로레알코리아 사무엘 뒤 리테일(Samuel du RETAIL) 대표는 서울뷰티위크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앞으로는 로레알의 혁신을 한국에 가져오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과 함께 협력해 새로운 가치 창출을 통해 한국의 혁신과 전문성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을 넘어 전세계를 움직이는 아름다움을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로레알은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 소비자들의 전면에 나선 느낌이다. 그동안 로레알은 B2B나 관련자 중심의 행사 위주로 진행해 왔다. 어느 국내 화장품기업 연구자는 로레알에 기술을 이전해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협업을 포기했다고 한다. “다른 나라 기업에 좋은 일을 해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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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전시회 구성 재검토 필요= 화장품업계가 염두에 둘 부분도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로레알그룹은 화장품산업의 미래를 바라보고 준비했다면, 한국은 과거와 현재에 중심을 둔 구성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은 맞춤형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톤워크(TONEWORK)’, 스킨케어화장품 제조 ‘코스메칩’ 등 뷰티테크 기술을 전시했지만 전체 전시 공간의 일부만 차지했다.

반면 로레알코리아는 ‘뷰티의 미래를 개척한다’는 콘셉트를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전시 내용을 보면 손과 팔의 움직임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최초의 휴대용 전동 메이크업 어플리케이터 ‘합타(HAPTA)’, 국내 스타트업 프링커코리아와 협업해 개발한 디지털 눈썹 프린팅 디바이스 ‘3D 슈:브로우(3D shu:brow)’, 모발 세정 과정에서 최대 69%의 물 사용량을 절약해주는 ‘워터세이버(Water Saver)’, AI기반 맞춤형 스마트 틴트 디바이스 입생로랑 뷰티 ‘루즈 쉬르 메쥬르(Rouge Sur Mesure)’, 여드름을 포함한 피부 결점을 진단하는 라로슈포제 ‘스팟스캔(SPOTSCAN)’ 등 지난 CES 및 비바테크놀로지에서 선보인 다양한 뷰티 테크 솔루션을 한곳에 모아 전시했다.

물론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다양한 콘셉트의 전시회로 꾸몄다. 한국콜마는 시민을 대상으로 핸드크림을 직접 제조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예비창업자 또는 사업자들을 위한 화장품 사업 컨설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참가자 반응도 좋았다. 한국콜마 부스는 매일같이 참여 대기자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참가 기업들은 화장품 샘플이나 본품을 제공하는 과거 방식의 이벤트에 그쳤다. 로레알처럼 콘셉트를 갖고 진행하는 전시 구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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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마음 = 전시회 관계자는 “B2B와 B2C를 모두 지향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보도자료에서도 “시민에게는 뷰티 축제를 산업계에는 비즈니스의 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전시회 프로그램 구성이 다소 혼란스럽다. 국내 선두권 위치에 있는 한 OEM·ODM 기업의 한 관계자는 “(불참 이유는) 기업내에서 니즈가 별로 없는듯하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표적인 화장품기업에서도) 난감해 하는 기류가 있는듯하다. 서울시 행사가 B2C에 가까운데, 소비자 대상으로 직접 유통을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정부기관의 사업을 진행하는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주최·주관하는 전시회는 국민의 세금을 기반으로 개최하는만큼 화장품산업 육성을 위한 B2B 전시회에 집중하고, 민간 기업이 B2C 전시회를 통해 비즈니스를 전개하도록 방향을 잡는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이 행사가 B2B냐 B2C냐, 라고  쟁점을 삼기보다  '서울뷰티위크'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을 끌고, 화장품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되었는지를 검토하는게 더 중요할 수도 있다.

◆ 해외에서는 관심이 있나? = 지난해 서울뷰티 위크는 ‘Seoul Beauty Month'로 운영되었다. 행사를 준비한 서울시 관계자는 “세계 뷰티 트렌드를 보고 체험하고 느끼고 싶으면 서울로 오라는 말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 측면에서 해외에서 ‘서울뷰티위크’에 대한 관심이 높은지도 체크할 부분이다. 즉, 해외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서울시만의 뷰티 콘셉트를 가져가고 있는 것일까? 몇몇 화장품 관계자의 대답은 이랬다. “(프로그램을 보면) 관심이 별로 없을 것 같다.” 글로벌 트렌드 기업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참가 대상이 우리나라 관계자나 소비자들이라면 글로벌 시장의 관심을 끌기는 어렵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지난 9월 30일 유튜브에서 서울뷰티위크를 검색하면, ‘Seoul Beauty Week’ 구독자는 83명이다. ‘2023 서울뷰티위크 x AMARA 주제영상 shorts’ 조회수는 224회. 구독자 13.9만명을 거느린 스텔라 김(StellaKim)의 서울뷰티위크 홍보 영상은 1.9만회를 기록했다. 틱톡에서 274.4K의 팔로워를 거느린 bianca kartika가 올린 영상은 하트 39.5K를 받았다. 그 외에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의 조회수는 그리 높지 않다. WWD는 K팝 공연과 패션쇼를 선보이는 패션 이벤트 ‘런웨이 투 서울’을 보도했다. Vogue Business는 서울패션위크 소식을 전했다. 글로벌 보도자료 배포 서비스 기업인 PR뉴스와이어에서도 ‘Seoul Beauty Week’ 자료가 올라와 있지 않았다.

해외 비즈니스 관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링크드인(linkedin)에서 ‘Seoul Beauty Week’를 검색하면 로레알코리아 사무엘 뒤 리테일(Samuel du RETAIL) 대표의 글이 보인다. 그는 “서울시와 협력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파트너십을 확대하여 로레알의 최고 제품을 한국에 알리고 K-뷰티의 최고 제품을 세계에 선보이기를 기대합니다(Very proud to partner with Seoul City for this meaningful event, and we look forward to expanding our partnership in the future, to bring the best of L’Oréal to Korea and bring the best of K-beauty to the world!)”라고 밝혔다. 서울시와 MOU를 맺은 로레알이 한국에 알리고 싶은 혁신이나 제품은 기술 공유일까? 상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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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니스 밋업 피칭대회’ 눈길 = 지난해에 이어 혁신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 ‘비즈니스 밋업 피칭대회’가 열렸다. 전년 대비 상금 규모를 모두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2배 확대했다.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올리브영, 더현대, 시그나이트파트너스, 클리오 등 6개 기업의 전문가가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2022년 진행된 제1회 비즈니스 밋업 피칭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트렌드 메이커’가 한국콜마로부터 6억원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올해 ‘비즈니스 밋업 피칭대회’는 32개 기업이 신청해 본선에 진출한 9개 기업이 9월 23일 현장 발표를 진행했고, 당일 최종 순위가 결정됐다. 대상(1팀, 1000만원)은 ‘CDRI’가 수상했다. 최우수상(1팀, 500만원)은 ‘릴리커버(Lilycover)’가 받았다. 우수상(3팀, 각 100만원)은 ‘랩투비(labtobe)’, ‘루송(Lusong)’, ‘팀패스(Teampass)’가, 장려상(4팀, 각 50만원)은 ‘매큐릭(Meculic)’, ‘피아세(Piase)’, ‘이닛컴퍼니(Init Company)’, ‘케이뷰티월드와이드(K-beauty Worldwide)’가 각각 받았다. 수상자에게는 상금과 함께 서울시장상 및 선도기업과의 밋업 기회가 주어진다. 한 심사위원은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이 많이 참가했다”면서 “스타트업에게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외에 이번 전시회에서는 유망 중소기업들에 대한 해외 수출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뷰티트레이드쇼가 3일간 진행됐다. 서울시는 200개 이상의 유망 뷰티기업이 참여해 150명의 바이어들과 1:1 매칭을 통해 수출상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작년 뷰티트레이드쇼에서는 155억원의 계약이 성사되었다.

◆누가 ‘서울뷰티위크’를 이끄나? = 서울시가 2022년 4월 발표한 ‘글로벌 뷰티산업 허브, 서울’ 기본 계획은 서울시의 경제정책과, 관광산업과, 전략산업기반과, 바이오AI산업과, 창업정책과, 일자리정책과, 미디어콘텐츠산업과, SBA 등이 맡았다. 뷰티 분야는 경제정책과 신산업육성팀이 담당했다. 올해는 경제정책실 뷰티패션산업과 뷰티산업팀이 책임 부서다. 서울시 보도자료를 보면, 올 5월의 뷰티산업팀장과 9월의 뷰티산업팀장이 다르다. 뷰티=화장품이라는 의미 부여보다 화장품산업을 전적으로 담당할 부서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 2021년 대한민국 무역 수지 흑자의 26.9%를 국내 화장품이 차지했다.

서울시 공식 리플릿 ‘2023 Seoul Beauty Week Leaflet (kor)' ⓒ서울시
서울시 공식 리플릿 ‘2023 Seoul Beauty Week Leaflet (kor)' ⓒ서울시

◆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전시하는 박람회’= 올해 서울뷰티위크는 ‘뷰티를 넘어 라이프스타일’로 새로 출발했다. 하지만 전시회 명칭, 프로그램 구성, 공간 배치, 해외 홍보 등 전체적인 피보팅(Pivoting)이 필요해 보인다.

김태균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서울시 보도자료를 통해 이렇게 전했다. “한류의 열풍으로 K-뷰티가 세계의 무대에서 두각을 내고 있다. 서울뷰티위크를 통해 DDP가 뷰티허브로서 자리매김하고 나아가서는 K-뷰티산업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동력이 되길 바란다. 시민들에게는 뷰티 축제이자 기업인들에게는 비즈니스의 장으로서 전 세계의 뷰티 기업들과 바이어들이 찾아오는 글로벌 뷰티테크 박람회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어느 유튜버가 썸네일에 올린 제목을 보자.

“2023 서울뷰티위크,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전시하는 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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