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언스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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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케이뷰티사이언스] 세계보건기구 WHO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의 첫 발병을 확인한 지난해 12월 31일 이후 우리는 막연하게 상상해온 미래를 강제로 경험하게되었다. 그리고 급속한 변화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는 위험은 위험이라고 할 수 없다. 코로나19가 두려운 것은 예측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일회계법인에서 발표한 '코로나19가 가져올 구조적 변화:디지털 경제 가속화'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우리사회에 가져다 준 구조적 변화는 1990년대 후반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경제’의 가속화란 문구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한다. 중요한 건 온라인 플랫폼 등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경제’ 활동이 코로나19 여파로 급속도로 범위와 속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금번 코로나19로 인해 몇 년 전부터 서서히 변해가고 있던 우리의 소비 행태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모바일 포함)으로 옮겨가고 있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변화의 모습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오프라인 대형 업체들의 부진

기존 오프라인 활동을 주로 하던 40~60세대가 소비를 온라인으로 옮김에 따라 오프라인 업체의 매출이 감소되고 있다. 향후 오프라인에서는 특화된 업태(코스트코, 다이소 등)나 오프라인(당구장 등)에서만 가치를 누릴 수 있는 업체만이 생존하게 될 것이다.

2. 오프라인 업체의 온라인 업체 하청업체화 및 플랫폼 노동자의 급증

비대면 접촉의 편리함을 느낀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선호하게 됨에 따라 오프라인 업체가 누리던 주도권을 상실하면서 향후에는 온라인 업체의 OEM·ODM 업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온라인 업체의 성장으로 점차 배달라이더 등의 플랫폼 노동자는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3. 오프라인 업체들의 온라인 연계 강화

기존 대형 오프라인 업체들이 이번 코로나19로 위기감이 고조됨에 따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하려는 시도가 지속될 것이다.

4. 온라인 자영업자의 증가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다. 여전히 자영업자의 활동 무대는 오프라인이 대세이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점차 온라인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온라인은 권리금과 임대료가 없기 때문에 콘텐츠가 좋은 상품을 보유하고 있고 SNS나 네이버 등의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다면 오프라인보다 훨씬 수월하게 판매 활동을 영위할 수 있다. 그렇다면 블랙홀처럼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는 거대한 디지털 경제 가속화에서 브랜드는 포스트 코로나19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현대 경영의 창시자로 불리는 경영의 대가 톰 피터스가 그의 저서 ‘미래를 경영하라’에서 제안한 내용을 발췌해 공유한다. (미국의 911 테러 이후 그리고 웹이 모든 것을 바꾸고 있었던 시점에 출판 된 그의 책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과 디지털 경제 가속화를 맞이한 현재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BUSINESS 2	COMMU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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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브랜딩하라. ‘정체성’을 찾으면 엄청나게 단순해진다.

“제품 차별화가 점점 어려워지고 경쟁사의 혁신 속도가 빨라지면서 브랜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뉴질랜드 출신 마케팅 담당자 질리언 로, 닉 그랜트)

“전 세계의 제품이 점점 비슷해지고 있다. 이는 앞으로 하나의 기업과 제품을 선택할 때 개성과 정체성이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월리 올린스)

브랜딩은 마케팅 기술과 전혀 다르다. 브랜딩은 간단하지만 몹시 어려운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이다. 1)당신은 누구인가? 2)당신이 여기에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3)당신만의 독특한 점은 무엇인가? 4)어떻게 극적인 차별화를 이룰 것인가? 5)열정이 있는가?(마지막이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2. 디자인은 제품이나 서비스, 경험에 끌리게(또는 멀어지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다.

“사람들은 대부분 디자인을 겉포장쯤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디자인의 진정한 의미와 거리가 멀다. 디자인은 인간이 만든 창조물의 중심에 있는 영혼이다.”(스티브 잡스)

디자인은 기업이 본질적으로 제공하는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디자인에 따라 사랑을 받을 수도, 미움을 받을 수도 있다. 우리는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멋진 것과 후진 것을 쉽게 구별해 낸다.

3. 이야기를 하고 경험에 사활을 걸어라.

‘서비스’는 거래인 반면, ‘경험’은 이벤트다. 서비스는 좋든 나쁘든 하나의 거래다. 반면, 경험은 이벤트이자 모험이며 사건이다. 경험은 지울 수 없는 기억을 남기고 훗날 풀어놓을 수 있는 이야기 보따리가 된다. 톰 피터스는 금융서비스를 예로 들었는데 금리가 유일한 구매 조건이라면 당연히 가장 싼 곳으로 가야하지만 나와 금융서비스 제공자가 맺은 ‘관계’의 깊이와 안정성이 중요한 사업가라면 이런 경우 내게 돈 빌려주는 일을 냉정한 채무관계로만 여기는지 아니면 나를 이해하고 나의 믿을 만한 파트너가 되고자 하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브랜드는 서비스를 해야 할까? 소비자와 관계하고 잊지 못할 좋은 경험을 쌓기 위해 애써야 할까? 가격으로만 비교당하고 싶지 않다면 브랜드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어떤가. 브랜드에 대한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싶다. 그리고 이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를 브랜드가 얼마나 실행하고 있는지 점검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급속한 변화에도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없는 현상황에 브랜드 담당자는 브랜드의 정체성에 대해서 더욱 고민하고 이를 뾰족하게 다듬어 소비자와 더 매력적인 디자인과 스토리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언택트 환경 때문에 직접 만져보고 경험하고 관계하는 일에 장애가 생겼다면 브랜드는 디지털 환경에서 브랜드의 분명한 정체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게 하며, 스토리로 관계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소비자가 가격적인 조건이 아닌 브랜드만의 매력을 찾고 소비에 대한 명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브랜드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가 브랜드다워 지는 것, 이것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다. 디지털 경제가 가속화되고 있는 포스트 코로나에서 이것은 생존의 문제다.

최우정 어반디지털마케팅 브랜드투자사업본부 본부장

▶ 동성제약에서 20여 년 동안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현재 (주)어반디지털마케팅에서 브랜드 투자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브런치에 작가명 “다이버토리”(https://brunch.co.kr/@divertory)로 글을 쓰고 있다.
▶ 최우정의 ‘BRAND WITH A BRANDSHIP’은 더케이뷰티사이언스 2020년 1월호부터 2021년 6월호까지 매월 게재됐다. 이 칼럼을 온라인으로 읽고 싶다는 독자 의견을 반영해 매주 1회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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