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회사로 살아남기』

[더케이뷰티사이언스]  “1850년대 골드러시 시대의 실패한 광부들처럼 되지는 말았으면 한다. 근면함 만으로 성공하기도 어려운 시대다. 전략 없이 사업 하다간 OEM 회사, 용기 회사, 각종 대행사 좋은 일만 시켜주고 망하기에 십상이다. 많은 신생기업이 이런 실패를 한다. 초기에 매출이 발생했어도 브랜드를 다지지 못해 소멸하거나, 브랜드 정의는 잘했는데 매출로 가는 실행력이 약해 소멸한다. 결국 성과를 만들고 살아남아야 착한 기업도 될 수 있고, 위대한 기업도 될 수 있다.

오랫동안 대기업에 있다 작은 기업을 시작했을 때 난 농사 짓다 전쟁터 나간 느낌이었다. 세상이 이런 것이구나 싶고, 더 늦게 시작했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도 했다. 나 자신의 모자람에 머리통을 치기도 했다. 오늘도 치열하게 생존을 고민하고, 브랜드의 미래를 그리고 있을 화장품 업계 임직원분들에게 동지로서 격려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많은 기업이 새롭게 진입하고 또 실패를 겪고 사라져갈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일하며 발산한 에너지는 귀한 영양분으로 남아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에 힘을 보태리라 본다. 한번 달아오른 용광로는 쉽게 꺼지지 않는 법이다. 다만 내 기업이 거름이 될 것인가, 나무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은 거름 말고 나무가 되기를 희망한다.”(12~13쪽)

이 책의 저자가 소규모 화장품 회사(화장품책임판매업체) 관계자들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저자인 최완 교수(중앙대학교 차세대반도체사업단 소속 산학협력중점)는 삼성물산 온라인사업부 과장, 아모레퍼시픽 마케팅전략 사업부장 등을 거쳐, ㈜빅디테일 대표와 대구한의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하나씩 풀어낸다. 목차의 소제목만 보아도 광고 카피처럼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고민이기 때문이지 싶다. 챕터(Chapter) 2의 ‘초보 화장품 회사 사장의 고민 14가지’만 보아도 그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 제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싸게 팔아야 하나, 비싸게 팔아야 하나? △사고 싶게 하는 디자인은 어떻게 하지? △시장이 포화 상태인데 차별화가 가능한가? △내 제품은 어떤 유통채널에서 잘 팔릴까? △대박 나는 혁신상품은 어떻게 기획하나? △해외 수출이 먼저인가, 국내 유통이 먼저인가? △내 제품 잘 만들어줄 OEM 회사는? △누가, 왜 내 제품을 사는가? △마케팅 비용은 얼마를 써야 하는 걸까? △다 직접 해야 하나, 대행사를 써야 하나? △일 잘하는 대행사 고르기 △내 브랜드가 장수하려면 뭘 잘해야 하나? △창업 초기 가장 이상적인 직원 수는? △바빠 죽겠다. 대표가 어디까지 일해야 하나?

저자는 “화장품 안에서 차별화란 디자인 차별화, 색상 차별화, 가격정책 차별화, 향의 차별화, 증전품 차별화, A/S차별화, 브랜드 스토리의 차별화 등 너무도 많은 차별화 거리가 존재한다. 명심하자. 시장이 아무리 포화상태여도 차별화는 가능하다”고 격려한다.(71~72쪽)

이어 그는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것은 좋지만 100층 짜리 큰 빌딩 안에서 내 제품 팔려면 유통 전략없이 제품을 먼저 만들지 말라”고 조언한다.(74~78쪽)

저자는 혁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혁신(革新, innovation)은 고객 입장에서 봤을 때 전혀 다른 새로운 것으로 인식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 봤을때’가 중요하다. 제품을 만든 사람에게만 혁신적인 것으로 인식된다면 그것이야말로 고통을 의미한다”고 강조한다. 즉, “혁신이란 고객이 그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80~81쪽) 이어 그는 “혁신은 운 좋게 떠오른 아이디어로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르키메데스나 뉴턴의 경우처럼 평소의 내공이 뒷받침된 상태에서 집중해서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하다가 얻어지는 것이다. 사전지식이 없다면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가 얼마만큼 중요한지 판단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83쪽) “대표부터 직원까지 학습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160쪽)

이외에도 이 책에는 챕터(Chapter) 3 ‘망하는 회사의 조건’으로 △부도덕한 기업 △남성 위주의 기업 문화가 강한 기업 △자극적인 마케팅 이미지로만 브랜딩 △전략, 투자 없이 시장 크기만 생각하는 기업 △트렌드에 둔감하고 변화 속도가 느린 기업 △고객을 무시하고 기만하는 기업 △시장보다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기업 △긴장감이 흐르는 기업 문화가 없으면 망한다를 꼽았다.

챕터(Chapter) 4 ‘화장품 회사로 살아남기’에서는 △대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 망하는 것이다 △뭘 할지 모르겠으면 하지 말 것부터 정하라 △화장품을 좋아하고 재미있어 해야 △‘되고 싶은 사람들’을 가려낼 수 있어야 △하이에나처럼 달려드는 사기꾼들 △골드러시 시대 청바지 장사 △잘 팔고 싶다면 한 문장으로 설명하라! △거대 플랫폼에 끌려다니는 새우들 △내 브랜드의 주도권은 내가 가져야 △판매 다각화를 통해 리스크 관리 등을 제시한다.

챕터(Chapter) 5 ‘화장품 회사 경영과 직원 관리’에서는 △제조원가 외에도 돈 나갈 곳이 줄줄이 서 있다 △단기, 장기 목표를 직원들도 알고 있는가? △창업 공신도 폭탄이 될 수 있다 △교육계 배출인력과 현장 필요인력의 미스매치 △부정적인 직원은 위험한 쿠데타 세력과 같다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화장품을 좋아하는 사람을 채용해야 △여초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남자 직원 △기업 정보와 노하우를 사수해라를 제시한다.

일부 이야기에서는 경영자의 입장만 소개한 듯이 보인다. 이에 대해 저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책에서는 직원의 고민보다는 사장의 고민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직원들만이 문제라는 시각은 아닙니다. 하지만 더 큰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사장 고민의 결과는 폐업이니까요”라고 답변했다.

이 책에는 정부 정책에 대한 언급이 적다. 그 이유를 저자에게 물었다. “의도적으로 많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사업이란 미래의 성과를 위해 기업가가 스스로 리스크를 짊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시작부터 정부 지원에 기대어 창업하고, 그 지원에만 기대어 운영하는 업체들을 종종 봤습니다. 자칫 창업에 잘못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 같아 많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대한민국 무역수지 흑자의 4분의 1을 넘게 차지하는 효자상품인 화장품 업계의 위상에 맞게 진화된 지원정책을 펼쳐주었으면 합니다.”

저자는 이 책의 꼬리말에 무엇을 담았을까?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속도감 있게 움직이되 스마트한 눈을 키워 남이 아닌 나 자신의 성과를 만들도록 하자.”(248쪽)

이 책은 POD(Publish On Demand, 주문형출판)로 출판됐다. POD는 기존 출판과 달리 편집이 끝난 책이 디지털 파일로 관리되다가 독자의 주문을 받은 후 종이책으로 인쇄, 공급되는 방식이다.

※추신: 이 책의 저자인 최완 교수는 뷰티 유튜버 '프리따(Pretta)'의 아버지다.

[최완 지음/부크크/248쪽/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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