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선 가톨릭대 생명공학전공 교수

유영선1, 가톨릭대 생명공학전공 교수
유영선1, 가톨릭대 생명공학전공 교수
1. 유영선 교수는 2000년 초 전분을 이용한 고분자를 연구개발하기 시작했다. 최근 해조류 고분자, 종이 펄프 등의 천연물 이용이나 수용성 가식성 고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하여 산업화를 지속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한국바이오소재패키징협회를 출범해 바이오플라스틱 관련 정보교류, 상생협력, 대국민 홍보, 규격기준 개발, 국내외 동향 파악 및 분석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CI KOREA 2020에서는 미래 화장품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CI KOREA CONFERENCE가 3일간 열렸다. 뉴 패러다임, 지속 가능, 융·복합 등 글로벌 화장품 트렌드를 선도하는 3가지 주제로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한데 모였다. 그 중 지속가능 세션에서는 석유 유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는 ‘바이오 플라스틱’에 관해 20년 넘게 연구해 온 유영선 가톨릭대 교수가 ‘바이오 플라스틱의 국내외 현황 및 개요’를 발표했다. 

환경 시대에 들어섬에 따라 뷰티 시장에서도 클린뷰티를 비롯한 제로 웨이스트·레스 플라스틱·플라스틱 프리·100% 재활용 등의 키워드가 지속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뷰티 산업에서 바이오 플라스틱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유영선 교수는 몇 가지 포인트를 집었다. 

표 1. 바이오 플라스틱 분류 및 특성 비교 ©유영선 교수
표 1. 바이오 플라스틱 분류 및 특성 비교 ©유영선 교수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플라스틱 사용에는 어떤 변화가 있나요?

코로나19 이전, 전 세계에서는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 등의 문제로 난분해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는 추세였습니다. 그렇지만 일상생활이나 산업 전반에서 플라스틱을 제외한 세상은 상상하기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에 이의 대안으로 재활용이 용이한 제품, 이산화탄소 저감, 생분해 등을 중심으로 바이오 플라스틱의 산업화 적용이 활발해지고 있었는데요. 코로나19의 감염 확산 우려로 일회용 컵을 규제하던 카페에서는 다시 사용이 늘어나고 배달음식, 도시락, 가정 간편식과 같은 일회용품 사용량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이에 따라 포장 폐기물이 급증하며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사례의 경우 서울시 재활용품 선별장에 유입되는 재활용 대상품이 2019년 1일당 평균 1000톤 대비 약 20% 증가되었고, 택배박스 등 종이류 쓰레기는 2배 가량 급증했습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사이 폐기물, 쓰레기 대란 문제가 계속 이어진다면 설상가상의 사태가 발생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바이오 플라스틱, 정확히 어떤 것인가요?

여러 웹사이트에서 바이오 플라스틱의 개념 설명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그 중 ‘지식경제 용어사전’의 설명이 가장 적절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바이오 플라스틱이란 석유 기반 생분해성 고분자(바이오폴리머)를 포함한 바이오매스 유래 고분자를 의미하며, 매우 다양한 생분해성 고분자와 생분해성이 아닌 바이오매스 기반의 고분자를 포함하는 것을 말합니다.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우선 바이오 플라스틱은 표 1과 같이 크게 생분해플라스틱Biodegradable, 산화 생분해플라스틱Oxo Biodegradable, 바이오 베이스 플라스틱Bio Based Plastics, 천연고분자Biomass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생분해플라스틱은 계열에 따라 원료, 종류, 규격기준 등에 차이를 보이며 빠른 생분해가 이루어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동남아, 중동 지역에서 주로 적용되는 산화 생분해플라스틱은 생분해촉매제와 식물체 바이오매스 등이 사용되며 생분해기간이 연장되는 특징을 갖습니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서 활용되는 바이오 베이스 플라스틱은 천연물과의 결합 특성에 따라 다시 분류되며 탄소 저감효과가 있지만, 생분해가 아닌 이산화탄소 저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특징을 갖습니다. 그리고 천연고분자는 종이, 펄프, 해조류 등이 사용되고 역시 생분해 된다는 특징을 갖습니다. 세분화된 각각의 특징과 주요 적용지역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외 환경정책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것이지요.

 

현재 환경정책은 어떤 상황인가요?

세계 각국의 환경 정책 순위는 1순위 감량Reduce, 2순위 재활용Recycle, 3순위 재사용Reuse, 4순위 생분해성, 천연 고분자 등을 이용한 소재 대체Replacement의 순서입니다. 특히 유럽에서는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을 폐기할 경우 별도로 벌금을 부과하는 등 재활용 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회용품, 생활용품 등의 경우 플라스틱 제품의 재활용을 통한 사용량 감량을 먼저 유도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 제시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상용화 과정에서 바이오 플라스틱이 갖는 한계점이 있나요?

바이오 플라스틱, 재활용 용이 제품, 천연 소재 이용 기술 등 많은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일부분은 상용화 단계에 이른 것도 있습니다만 물성이 약하다는 점, 가격 경쟁력에서 불리한 점, 생분해 플라스틱 재활용 시스템 구축 미비 등 여러 한계점에 봉착되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오 플라스틱의 상용화 활성을 위해서는 발생되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부담하려는 공감대가 더욱 형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계 및 산업계에서는 먼저 감량에 주력하여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원천 감량, 플라스틱 소재를 식물체 바이오매스 등으로 대체하는 연구개발, 두 번째로 재활용의 용이성을 증대시킨 제품 개발 및 응용제품 연구, 세 번째로 기존 개발된 바이오 플라스틱의 개량 및 개선 연구로 산업화 용이성 증대를 위해 노력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바이오 플라스틱 등이 산업에 잘 적용될 수 있도록 특정 기준, 홍보, 정책 마련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B2B를 포함한 소비자는 가격만 싼 제품을 선호하기보다 환경에 부담이 적은 제품 소비에 동참하는 한편, 친환경 소비를 위하여 발생하는 사회적 부담을 공유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화장품에 바이오 플라스틱이 적용된 사례를 꼽는다면.

화장품 브랜드 아베다Aveda의 사탕수수를 원료로 한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 용기와 친환경 플라스틱HDPE과 바이오 플라스틱을 혼합한 용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시어테라 오가닉스SheaTerra Organics의 옥수수 성분으로 만든 인지오ingeo 용기, 온뜨레ONTREE의 천연 식물유 소이 잉크 등도 있지요. 닥터브로너스Dr. Bronner’s는 미국 유기농 인증을 받은 100% 자연 분해 원료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톤28TOUN28이라는 브랜드는 재활용 가능 종이 패키지를 적용하고 원가에서 용기 비율을 감소시켜 천연유래 원료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습니다.

 

강조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플라스틱 문제, 그리고 그로 인한 쓰레기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우리의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 기업, 소비자 모두가 사회적 비용을 함께 나누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코로나19가 우리 모두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개선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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