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대한화장품학회 춘계학술대회 논문·구두발표 우수상 리뷰

김은기 심사위원장, 인하대 생명공학과 교수
김은기 심사위원장, 인하대 생명공학과 교수
김은기 교수는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 조지아공대 박사학위 취득 후 현재 인하대 공과대학 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생물공학회장, 한국화장품학회 부회장, 피부 소재 국가지정연구실(NRL)장을 역임하며 바이오 피부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국제 SCI급 논문 120편을 발표했으며, 특허 45건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융합연구소장으로 중앙일보(선데이) ‘바이오 토크’ 칼럼을 7년간 연재했다. 저서로는 『피부나이를 거꾸로 돌리는 바이오화장품(2020)』, 『미래의 최고 직업 바이오가 답이다(2019)』, 『톡톡 바이오 노크, 2018』, 『쓸모없는 아이디어는 없다, 2017』 『손에 잡히는 바이오 토크, 2015』 『자연에서 발견한 위대한 아이디어 30, 2015』 외 다수 공저가 있다.

대한화장품학회(회장 조완구)가 올해 처음으로 시상한 우수논문상에 경북대학교 부용출 교수, LG생활건강 송상훈 연구원, 아모레퍼시픽 김세현 연구원이 각각 선정됐다.

심사대상 논문은 2019년도 국문 대한화장품학회지(국문지)와 2019년 영문 대한화장품학회지Korean Journal of Cosmetic Science 창간호(1권 1호)로 올해 전반기 학회지에 소개된 45편이었다. 분야별로는 소재, 제형, 임상·기타 분야 비율이 약 2:1:1 이었다. 1차 심사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3개 분야별 2배수를 무기명 투표로 선정했다. 2차 평가에서는 분야 상관없이 모든 심사위원들이 무기명투표를 통해 순위를 결정했다. 학회 구두발표의 경우 총 10편이 심사 대상이었으며 심사위원들이 분야 상관없이 무기명투표로 순위를 정했다. 연구내용을 요약한다.

 

1) 우수논문상: ‘미세먼지가 피부를 폭격 한다’ 

 [논문제목] 인간 표피 각질형성세포에서 대기 미립자 물질 PM10에 의해 유도되는 반응성 산소종의 생성에서 Dual oxidase 2의 역할
석진경, 최민아, 하재원, 부용출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분자의학교실) 
미세먼지(PM10)가 피부각질세포에 염증(녹색)을 일으킨다 ©부용출, 경북대학교
미세먼지(PM10)가 피부각질세포에 염증(녹색)을 일으킨다 ©부용출, 경북대학교

국내 미세먼지의 반은 중국에서, 반은 국내 공해시설(차량포함)에서 온다. 당분간은 미세먼지를 절감시킬 마땅한 묘안이 없다. 미세먼지 걱정 없이 사는 유일한 방법은 한국을 떠나야 할 정도다. 황사철이면 보건용 마스크 사용은 필수다. KF94, 즉 0.6 마이크론 먼지를 94% 거르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숨이 좀 답답해도 미세먼지 차단은 현재로선 마스크 이외 답이 없다. 게다가 코로나19까지 난리다. 코로나 때문에 공장이 덜 돌아간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미세먼지가 금방 줄 것 같지는 않다. 행여 중국이 한국 생각해서 먼지발생을 차단할 생각도 별로 없어 보인다. 코로나에, 미세먼지에 세상이 피부에 해로울까. 미세먼지가 피부에 들어갈까. 들어가서 뾰루지를 만들까. 

미세먼지는 단순한 흙먼지가 아니다. 흙먼지에 각종 공해물질(중금속, NOx, SOx 등)이 달라붙어 있다. 폐에 들어가면 미세 기도를 막는다. 이렇게 틀어막는 것 외에도 공해물질이 세포를 괴롭힌다. 염증이 발생한다. 폐, 심장에 미세먼지가 무슨 악영향을, 어떻게 주는지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피부는? 차량 유리위에 까맣게 덮이는 미세먼지는 피부에도 그냥 피부 표면만 덮고 있는 걸까? 그렇게 생각이 드는 이유는 피부는 강력한 장벽이기 때문에 먼지가 침투할 틈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미세먼지(PM0.1, 2.5, 10)는 피부를 침투한다. 피부 모공은 미세먼지보다 크다. 당연히 들어간다. 들어가면 폐 속처럼 피부에 염증을 일으킨다. 미세먼지는 활성산소ROS를 생성하고 종양괴사인자, 인터루킨, 염증성 사이토카인 등을 분비해서 피부에 염증 스트레스를 유도한다. 이런 상황이면 기질금속단백질분해효소MMPs가 작동해서 콜라겐이 분해된다. 마치 자외선 폭탄을 피부에 맞는 것 같다. 

경북대 부용출 교수 연구진은 미세먼지가 활성산소종ROS을 ‘어떤 경로’를 통해 생산하는가를 밝혔다. 특히 NOXNADPH oxidase family에서 어떤 물질들이 미세먼지에 반응하는가를 처음으로 밝혔다. 찾아낸 종류는 DUOX2 였다. 어떤 종류가 미세먼지 염증신호에 관여하는 지를 안다면 미세먼지 영향을 차단할 수 있다. ROS, NOX family, 염증성 사이토카인, 항산화제 사이를 잘 조율한다면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방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연구는 화장품업계에 미세먼지 대응에 중요한 핵심정보를 제공한 셈이다.

ABSTRACT

직경 10μm 미만의 대기 미립자 물질particulate matter, PM10은 다양한 신체기관에서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반응을 유발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인간 표피 각질형성세포HEK에서 PM10에 의해 유도되는 반응성 산소종ROS 생성의 메커니즘을 알아보는 것이다. 배양된 HEK를 PM10에 노출시켰을 때 ROS가 증가하였으며, 이는 항산화제 apocynin에 의해 저해되었다. PM10에 의해 유도되는 ROS 생성에서 NADPH oxidase (NOX) family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하여 이들의 mRNA 발현을 분석하였다. PM10은 NOX1, NOX2, dual oxidase (DUOX)1 및 DUOX2의 mRNA 발현을 증가시켰다. 다른 NOX들에 비교하여 DUOX1 및 DUOX2의 발현 수준이 높았으며, 이들 효소의 maturation factors, 즉 DUOXA1와 DUOXA2의 mRNA 발현도 PM10에 의하여 증가하였다. 칼슘 의존성 효소인 DUOX1과 DUOX2가 PM10에 의해 유도되는 ROS의 생성을 매개하는지 조사하였다. 선택적인 세포내 칼슘 킬레이터인 BAPTA-AM은 PM10 및 칼슘 ionophore A23187에 유도된 ROS 생성을 감소시켰다. 작은 간섭 RNA (siRNA)에 의한 DUOX2의 하향 조절은 PM10에 의해 유도된 ROS의 생성을 감소시켰고 DUOX1 siRNA는 영향이 없었다. PM10은 interleukin (IL)-1β, IL-6, IL-8 및 interferon (IFN)-γ 등 사이토카인의 발현을 증가시켰다. siRNA에 의한 DUOX2의 하향 조절은 IFN-γ의 발현을 저해하였지만 다른 사이토카인의 발현은 저해하지 않았다. 본 연구는 PM10에 노출된 HEK의 ROS 생성 및 염증 반응에서 DUOX2 가 중요한 역할을 함을 시사한다 

 

2) 우수논문상: ‘내 모발 나이는 몇 살일까’ 

[논문제목] 모발 노화에 따른 물성 변화와 외인성 노화 모델의 개발
송상훈, 최원경, 박현섭, 임병택, 박경란, 김영현, 박수진, 손성길, 이상민, 강내규 (LG생활건강기술연구원) 
20대(A) 모발도 펌을 하면(C) 거친 정도가 60대(B)노화모발처럼 된다. ©송상훈, LG생활건강
20대(A) 모발도 펌을 하면(C) 거친 정도가 60대(B)노화모발처럼 된다. ©송상훈, LG생활건강

‘가는 세월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렸더니 백발이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고려시대 탄로가嘆老歌의 구절처럼 백발은 노화의 상징이었다. 과학이 이걸 수치화했다. ‘현대인 50%는 50대에 모발 색소생산세포hair melanocyte가 50% 감소한다’ 피부와 달리 모발 색소세포는 제대로 공급이 안 되니 백발이 생긴다. 피부는 노화되면 콜라겐이 감소하고 주름이 발생하고 색소분포가 불규칙해지는 등 여러 현상이 밝혀졌다. 그럼 모발은 어떻게 늙어가나? 나이 들면 단순히 흰 머리만 늘어나나, 아니면 머리카락 자체 성분도 변해버리는 걸까. 큰맘 먹고 미장원가서 머리 펴고 염색 한 번 하면 내 머리카락은 얼마나 상처를 입을까. 설마 10년 더 늙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이번 연구는 모발이 어떤 상태면 몇 살에 해당될까 하는 모발 노화모델을 만들었다. 이런 지표가 있어야 모발을 어떻게 보존하고 어떤 방법이 건강한 모발상태 유지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방법인지를 평가 할 수 있다.

LG생활건강 기술연구원은 세월에 따른 자연노화 모발의 성분이 어떻게 변하는 가를 추적했다. 모발의 지질량이 노화측정 인자로 가장 잘 매칭 되었다. 특히 염색, 펌 등 외부에서 모발에 자극을 주어 모발이 손상, 노화되는 정도는 지질변화량으로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펌을 1회하면 60대 모발 지질량과 유사하게 손상된다. 이걸 역으로 이용할 수 있다. 즉 펌으로 노화된 모발에 펩타이드 처리를 하면 손상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음을 확인했다. 모발 노화모델을 만들었기 때문에 어떤 처리를 하는 것이 노화를 원상태로 돌릴 수 있는가를 알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나이 들면서, 즉 내인성 노화에 의해 모발 지질량이 감소함을 밝혔다. 이렇게 낮아진 지질량 때문에 자외선이라도 받으면 모발은 더 쉽게 손상된다. 모발노화 지표는 지질량 분석 이외에 모발 탄성도를 적용했다. 머리카락 표면을 쓸어가는 힘을 측정하는 전자현미경LFM으로 측정하면 모발이 얼마나 거친가를 알 수 있다. 펌 한 번한 모발과 60대 모발 거친 정도가 같음을 LFM으로 확인했다. 이제는 펌 하는 것도 고민이 된다. 연구진은 이럴 때 답을 준다. 펌으로 손상된 모발을 어떤 방법으로 처리하면 다시 20대 모발이 되는지를 확인한 것이다.

ABSTRACT

인체 조직은 노화 현상을 겪으면 산화로 인한 손상이 진행되어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물성 저하를 겪는다. 피부가 겪는 노화 과정은 잘 알려져 있고 많은 평가가 수행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모발(머리카락)의 노화에 의한 평가는 잘 진행되어 있지 않아 모발의 노화를 케어하는 연구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모발의 노화 현상을 케어할 효능 기작을 적용할 수 있도록 노화된 모발 샘플을 제작하고 물성을 평가하여 안티 에이징 효능을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하였다. 먼저 내인성 노화가 진행된 모발의 지질량을 외인성 노화를 진행시킨 시료들과 비교한 결과, 펌 1회 처리 모발이 60대의 모발 지질량과 가장 유사함을 발견하였고, 이 모발을 통해서 원자 현미경으로 나노 스케일의 거칠기와 매크로 스케일의 인장강도를 평가하여 내인성 노화 모발과 유사한 물성 값을 가지고 있음을 확증하였다. 실제로 펌 처리를 통해 외인성으로 노화시킨 모발에 카르보디이미드와 펩타이드 결합을 적용하여 DSC로 구조적 변화와 거칠기 및 인장강도를 확인한 결과, 외인성 요인으로 노화된 모발을 에이징 이전의 상태의 물성 쪽으로 개선시키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내인성 노화에 의해서 소실 된 내부 구성 성분을 프로폴리스를 이용하여 보강한 경우에도 외인성 노화가 유도된 모발의 물성이 에이징 이전 상태의 물성으로 회복되는 안티 에이징 효능이 발생함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외인성 노화 유발 모발 시료 및 평가는 모발의 외인성 노화 연구에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최초로 확인하였다.

 

3) 우수논문상: ‘커피가 머리카락을 살려 낸다’

[논문제목] Efficacy of Caffeine in Promoting Hair Growth through Enhancement of Intracellular Activity
Sehyun Kim, Su Na Kim, Gyusang Jeong, Min Jung Hong, Yonghee Lee, Seung Hyun Shin, Hyeokgon Park, Yu Chul Jung, Eun Joo Kim, Byung Cheol Park, Hyoung-June Kim (AMOREPACIFIC Corporation, R&D Center, Department of Dermatology, Dankook Medical College)

석촌 포장마차에서 옆 사람 머리를 ‘툭’ 쳤다. 가발이 벗겨졌다. ‘욱-’해서 칼을 들었다. 속칭 ‘가발 살인’사건이다. 스트레스로 머리가 빠지니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탈모-스트레스 악순환이다. 남성형 탈모는 스트레스보다는 유전이 원인이다.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이 효소작용으로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로 변해서 모발 공장 문을 닫게 만든다. 그렇다고 대머리가 성기능이 높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이래저래 스트레스다. 현재 미식품의약안정청FDA이 허가한 남성탈모억제 약은 2개다. 먹는 피나스테라이드(상품명:프로페시아)와 미녹시딜이다. 발모제는 제약회사, 화장품회사의 버킷리스트 1위다. 많은 천연물, 물리적 방법이 발모제로 연구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김형준 박사 연구팀은 커피 카페인이 ‘어떻게’ 발모를 촉진하는지를 ‘깊숙하게’ 밝혔다. 

카페인을 공급하면 모낭세포(녹색)가 성장한다. ©김세현, 아모레퍼시픽
카페인을 공급하면 모낭세포(녹색)가 성장한다. ©김세현, 아모레퍼시픽

카페인은 천연 각성제다. 진한 블랙커피 한 잔이면 머리가 개운해지고 집중이 잘된다. 밤늦게 마시면 하룻밤 정도는 끄떡없이 새울 수 있다. 카페인은 약으로도 고시되어 있다. 카페인이 발모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는 10년 전 보고되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어떤 경로로 발모를 시키는가이다. 그래야 해당 경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소재를 찾을 수 있고 발모제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된다. 아모레퍼시픽과 단국대 연구진은 카페인이 모발세포 성장과 모낭세포 내부변화, 그리고 세포채널K가 어떻게 열리는가를 조사했다. 실험실 세포수준, 모낭 배양수준, 그리고 실제 임상수준에서 발모효과를 측정했다. 카페인이 발모를 시키는 경로는 다양했다. 모낭아래에서 영양을 공급하는 ‘보급기지’에 해당하는 모유두DP세포를 성장시켰다. 모발 성장 지원팀이 튼튼해진 셈이다. 또한 카페인은 혈관을 확장시켰다. 이건 미녹시딜 발모제 원리와 비슷하다. 즉 고혈압치료제로 혈관확장 효과가 있던 미녹시딜이 부작용으로 발모가 된 것이다. 카페인도 미녹시딜처럼 혈관확장으로 모낭에 영양분을 공급을 늘려서 발모를 촉진시킨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카페인 연구는 각성, 흥분 등 두뇌신경에 집중되었다. 이번 연구는 카페인이 모낭부분을 튼튼하게 만들고 영양분을 공급해서 발모를 촉진한다는 이야기다. 5잔 이하 커피는 장수효과도 있다고 한다. 이제 커피가 머리가 풍성하게 만들기를 기대해보자.

ABSTRACT

Caffeine is widely used in cosmetics and hair care products. Although its efficacy in stimulating hair growth has been confirmed in recent studies, its mechanism of action remains unelucidated. The present study aimed to determine 
the effects of caffeine on hair growth, with a focus on intracellular hair follicle activity. Experiments included in vitro and ex vivo tests, and a clinical study. Caffeine enhanced the cellular activity and potassium channel opening. It also promoted human hair follicle elongation. Immunohistochemical staining showed that the Ki-67 signal was significantly higher in cells treated with caffeine. These efficacies of caffeine were comprehensively demonstrated in clinical results, wherein caffeine-containing shampoo improved hair density after 24 weeks of testing. Collectively, the results of this study demonstrated that caffeine promoted hair growth and inhibited the progression of hair loss by enhancing intracellular activity of hair follicles. 

 

1) 우수구두발표상: ‘피부나이를 되돌리는 숨은 일꾼, 피하지방’ 

[논문제목] Anti-aging strategy for the subcutaneous layer in human skin: The effect of an adipogenic differentiation inducer
김미선 (LG생활건강기술연구원) 
마그놀롤 처리한 피하지방세포는 분화가 촉진되었다.(PPAR:흑색) ©김미선, LG생활건강
마그놀롤 처리한 피하지방세포는 분화가 촉진되었다.(PPAR:흑색) ©김미선, LG생활건강

물광 피부를 원하던 40대 주부가 다이어트로 마라톤을 시작했다. 매일 죽어라 달렸다. 체중이 눈에 띄게 줄었다. 어느 날 거울은 본 그녀는 돌연 마라톤을 중단했다. 얼굴이 난민처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무엇이 얼굴을 며칠 굶은 사람처럼 만들었을까. 건강피부의 상징은 ‘탱탱함’이다. 이 탄력은 어디에서 올까? 표피, 진피 아니면 피하지방? 피부 탄력은 진피와 피하지방에서 온다. 나이 들면 표피, 진피는 줄어든다. 그럼 피하지방은? 그냥 기름덩어리일까, 나름 무슨 기능이 있는 걸까. 

피하지방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밝혀진 기능은 다양하다. 영양분저장, 면역방어, 상처회복, 체온조절, 모발제어, 내분비, 근육조절, 피부주름 형성조절에 관여한다. LG생활건강 기술연구원(김미선)은 피하지방 두께 측정법, 나이 따라 감소하는 정도, 피하지방 세포의 크기변화를 조사했다. 이후 피하지방유래 줄기세포의 분화 조절제를 찾아서 피하지방을 원하는 상태로 조절하는 소재를 찾았다. 피하지방 줄기세포를 관장하는 건 PPAR-γ였다. 연구진이 이 타깃을 조절하는 물질을 찾았다. 이 물질Magnolia은 2D, 3D 피부 배양에서 지방세포를 분화시켰고 지방세포 크기가 줄었다. 지방세포 사이즈는 나이 따라 커진다. 즉 노화된 피하지방은 세포사이즈가 커지면서 두께가 늘어난다. 새로운 물질Magnolia은 세포사이즈를 줄였다. 피하지방 나이를 되돌린 셈이다. 

 

2) 우수구두발표상: ‘내 피부는 무슨 타입? 유전자에게 물어봐’ 

[논문제목] 유전자 DTC 분석 기법을 통한 피부 진단 솔루션 개발 
고명진 (아모레퍼시픽) 
동안, 노안은 이미 유전자에 쓰여 있다. ©고명진, 아모레퍼시픽
동안, 노안은 이미 유전자에 쓰여 있다. ©고명진, 아모레퍼시픽

우리 식구들은 모두 피부가 건조하다. 보습제와 오일을 자주 발라도 쉽게 물광 피부로 바뀌지 않는다. 집안 내력인가. 어떤 유전자를 가졌기에 건성일까. 지금까지는 피부타입을 눈으로 보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건 밖으로 나타난 ‘현상’일 뿐 진짜 ‘원인’은 아니다. 이걸 알면 근본적으로 내 피부에 최고의 처방을 내릴 수 있다. 이는 개인맞춤형 의약과도 같은 원리다. 개인마다 유전자가 다른데 처방하는 약은 똑 같다. 현재 처방약의 부작용은 30%, 치료율은 30~50%이다. 최근 개인유전자 정보를 모아서 관련성을 연구하는 소위 바이오 빅데이터가 정밀의학에 적용되고 있다. 개인별 맞춤약이 곧 제공된다. 이걸 피부에도 적용하면 어떨까. 아모레퍼시픽(고명진)연구진은 개인별 유전자 검사 결과에서 피부 특성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1753명의 유전자 정보와 이들의 피부 특성자료를 통해 어떤 유전자가 어떤 피부특성을 만드는지 연관성을 조사했다. 색소, 기미. 여드름, 주름, 튼살, 각질 등 7개 항목에서 13개 유전자를 찾아냈다. 이를 기반으로 유전자검사-피부진단 솔루션을 만들었다. 900명 대상 심층인터뷰에서 소비자들 73.7%는 유전자가 피부상태를 결정한다고 믿는다. ‘나이 들수록 거울을 보면 우리 엄마를 보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은 이미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즉, 피부상태를 유전자가 결정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더불어 새로이 개발되는 유전자-피부진단법에 거는 기대도 크다. 

 

3)우수구두발표상: ‘색소 없는 컬러 화장품을 만들다’ 

[논문제목] A study on the application of cholesteric liquid crystal to cosmetic materials 
오희묵 (코스맥스) 
색소없는 콜레스테롤 액정으로 만든 구조색 ©오희묵, 코스맥스
색소없는 콜레스테롤 액정으로 만든 구조색 ©오희묵, 코스맥스

빨간 립스틱은 빨간 색 물감이 들어있어서 빨갛다. 그럼 비눗방울은 무슨 색소가 들어있어서 알록달록 색을 띠면서 날아갈까. 음악 CD에는 어떤 물감이 들 어있어서 영롱한 색깔이 왔다갔다 변하는 걸까. 하지만 비누자체는 색이 없다. 색소물질이 없다는 이야기다. 비눗방울은 얇은 막이 형성된다. 이 막의 두께가 변하면 반사되는 빛의 파장이 변해서 여러 색으로 보인다. CD도 마찬가지다. CD표면에 아주 미세한 간극이 파여 있다. 간극 크기에 따라 반사되는 빛 파장이 달라져서 알록달록 오묘한 빛을 내게 된다. 즉 립스틱에 들어간 붉은 색소 물질과는 달리 비눗방울, CD는 색소가 아닌, 구조(간극)에 따라 반사 빛이 달라져 색을 띤다. 이걸 ‘구조색’Structural color라 부른다. 구조색의 진짜 고수는 따로 있다. 카멜레온이다. 카멜레온은 피부아래 특이한 나노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나노구조는 당기면 반사파장이 변해서 다양한 색을 낸다. 이런 나노구조를 가진 물질로 립스틱을 만들면 어떨까. 색조화장품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된다. 코스맥스(오희묵)연구진은 카멜레온에 눈을 돌렸다. 그리고 신개념 색소를 만들었다. 즉 콜레스테롤 액정을 이용해서 다양한 색을 내는 방법을 선보였다. 콜레스테롤 구조와 배열에 따라 다양한 색을 만들 수 있다. 색소 없는 색조화장품을 만든 것이다. 색조화장품뿐만 아니라 자외선, 근적외선(열선)을 차단하는 소재로도 만들었다. 이제 수천 년 인간의 얼굴을 치장해온 화장품 속 물감이 ‘물감 없는 구조색’으로 다양한 색을 만들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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