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소재 산업 현황과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 ①K뷰티 원료산업

빈범호, 아주대학교 생명과학과 응용생명공학부 화장품 과학 항노화 연구실 교수
빈범호, 아주대학교 생명과학과 응용생명공학부 화장품 과학 항노화 연구실 교수

하루가 멀다 하고 홍수처럼 쏟아지는 신상 화장품. 피부에 제일 처음 바르는 스킨케어 제품부터 메이크업 제품까지 한국 화장품 시장은 K뷰티K Beauty라는 이름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화장품 산업은 소비자 욕구의 다양화, 여성 경제활동 인구의 증가, 소비 계층의 확대, 고령화 시대 진입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장 창출이 예상되며 경제발전과 연계된 지속적 성장 산업이다. 한국 화장품 산업은 최근 5년간 시장규모가 연간 5%대 성장하는 가운데, 수출은 연평균 34.9% 증가하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 중 4개 기업이 한국 기업이며, 코스맥스·한국콜마 등 수탁기업OEM·ODM1이 세계 상위 기업으로 부상하였다. 전체 화장품 분야 관련 기업 수는 빠르 게 증가하고 있으며 화장품 원료 및 소재기업 또한 급성 장 하고 있다. 

1.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 제조자가 제품 개발·품질을 책임지고 납품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가 제품 개발·품질을 책임지고 제조기업은 단순히 요구사항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여 납품

한국의 화장품 소재 기업은 범용Commodity 원료 개발뿐 만 아니라 천연 소재, 유기농 소재 및 바이오 소재 개발에 특히 더 집중하고 있다. 그것은 한국 특허를 분석해보면 명확해 진다. 

한국 특허청에 출원 및 등록된 화장품과 관련된 특허 출원 건수는 분석 구간 초반인 90년대 후반 이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5년에 최대 출원 건수를 기록한 후, 출원 건수가 다소 감소하였으나, 전체적인 추세는 아직 증가하고 있다. 2018년과 2019년의 출원은 아직 미공개된 특허들이 존재하여, 향후 추가적인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전체 화장품 기술을 △활성 소재 기술 △자외선 차단 기술 △신소재 기술 △화장품 제조 기술로 구분하였을 때, 활성 소재 기술에 해당하는 기술이 전체 출원의 68%를 차지하여, 국내의 특허 출원은 미백, 주름방지, 보습, 항산화 등 인체의 활력, 생기를 유지하는 화장품 원료에 대한 기술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한국의 기능성 화장품 시장 특성에 따른 복합 기능성 소재에 대한 요구증가, 유기농 화장품 소재에 대한 수요증가, 화장품용도 외의 이너뷰티를 비롯하여 복합 고기능성 소재 수요증가 등 기능성 고부가가치 소재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인체독성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를 막기 위해 안전한 천연물질을 이용한 화장품 소재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하여 개발된 바이오 소재는 발효기술, 효소기술 및 유전자 재조합기술, 줄기세포 기술 등을 활용하여 유효성분을 대량 생산하고 안전성과 효능을 높인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제공하고 있다. 

SK바이오랜드는 합성미백제인 알부틴을 비롯해 천연 보습제 히알루론산, 천연미백제인 유용성 감초 등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으며, 신규 소재를 확보하기 위해 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업체는 물론 로레알, 시세이도 등 내로라하는 해외 업체들이 SK바이오랜드와 거래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18년 화장품 원료 기업 중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3 바이오 스펙트럼은 생물공학 기술로 화장품 원료를 만드는데, 지난 2000년부터 해양소재를 포함한 천연물을 이용해 자연에 해가 없고 인류에게 유익한 바이오 기술 기반의 소재를 개발해왔기 때문에 요즘처럼 친환경에 민감한 시기에 바이오스펙트럼의 기술력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이와 같이 셀 사이언스Cell Science를 이용한 기능성 소재개발(바이오스펙트럼, SK바이오랜드, 더가든오브네추럴솔루션 등), 한방원료를 이용한 기능성 화장품 소재개발(단정바이오, 미존) 및 항균·방부대체제 소재개발(엑티브온, 코엠, 인투바이오)등이 대표적이다. 에이씨티, 제닉 등 대부분의 코스닥 기업들은 미백, 주름방지, 보습 등 2~3개 기술 분야에 집중해 특허 출원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대봉엘에스는 화장품 제조방법 등에 대해서는 특허 출원을 하고 있지 않은데, 이는 화장품 원료 기술만을 개발한 후 제품의 구체적인 생산은 다른 업체에 위탁하여 진행하는 사업 모델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뷰티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미백, 주름 방지, 보습 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많은 기업들이 해당 기술 분야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2. 화장품 산업테마보고서, 한국IR협의회, 2019.10.17. 

3. 2018년 감사보고서, 금융감독원 

안전한 천연원료를 이용한 천연 화장품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약용식물의 피부와 관련된 유효성을 이용한 다양한 화장품이 연구 개발되고 있다. (‘화장품 소재산업 현황(소재 생산업체) 참고). 대표적으로는 인삼을 활용한 아모레퍼시픽, KT&G사 제품, 흑미 추출물을 이용한 미국의 스킨슈티컬즈Skinceuticals 제품이 있으며 소재로는 Angelica속, Panax속, camellia속, Aloe속을 이용해 미백, 보습, 자외선, 주름, 클린징 효과에 대한 화장품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해외 생물자원 이용 시 원산국에 이익을 공유해야 하는 국제협약인 나고야 의정서 발효에 따라 해외 자원을 대체할 수 있는 국내 약용 식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약용 식물의 유효성분은 매년 성장속도나 환경에 따라 함량이 달라지는 문제점이 있어서 유효성분의 변동성이 커져 이를 해결하기 위한 꾸준한 표준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고령화 시대에 들어서면서 급부상 하고 있는 항노화 화장품 시장이다. 국내 항노화 시장은 2010년대 초반 약 11.9조원 규모로 연평균 10%씩 성장하여, 2020년에 약 28.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4

4.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는 안티에이징’ 삼성경제연구소, 2013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모니터Datamonitor에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항노화 관여도는 65%로 세계 평균인 37%보다 높고 미국 25%, 프랑스 31% 등 주요 선진국들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항노화 산업에서 비중이 가장 큰 분야는 화장품을 포함한 소비재이며, 대표적인 제품은 주름개선, 자외선차단, 미백 등의 피부관리용 기능성 화장품이며 연도별 생산량 추이로 국내 항노화 시장의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다. 기능성 화장품의 생산실적은 2009년 1.2조원에서 2013년 2.6조원으로 연평균 19.9% 증가, 전체 화장품 생산에서 기능성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24.0%에서 2013년에는 32.2%로 상승, 향후에도 동안童顔 열풍이 식지 않는 한 항노화를 위한 기능성 화장품 구매는 지속될 전망이다. 항노화 기능성 화장품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피부노화 기전 연구를 통한 신소재 개발 및 새로운 개념의 항노화 화장품 평가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1990년 중반 이전에는 거의 모든 화장품 원료가 해외에서 수입되었고, 2000년대 이후 화장품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많은 화장품 원료회사가 설립되었으며 주요 생산 품목은 천연추출물이었다.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이러한 국내 화장품 원료 제조회사들은 우수한 연구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여 수입을 대체하고 해외원료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화장품 소재산업은 기능성 원료, 생명공학 관련 바이오산업, 유기·무기 소재관련 화학산업, 농수축 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의 흐름속에 개인별 맞춤형 화장품, 스마트 헬스케어 등의 신기술 적용으로 확대가 가능한 산업이다. 이러한 한국 화장품 소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산업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9 화장품산업 분석보고서’에서는 2019년 세계 화장품 산업 트렌드를 다섯가지로 제시하였다. △맞춤형 화장품 도입 본격화 △화장품 유통채널 트렌드 변화 △OEM·ODM 업체 지속성장 △글로벌 착한가치·착한소비 시대 △할랄화장품 시장 부상이 그것이다.5

5. ‘2019 화장품산업 분석보고서’, 2019.11,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개인의 피부 타입·특성 등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맞춤형 화장품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개인 맞춤형화장품 소재 수요도 증가될 것으 로 예상하고 있으며, 소재의 다양화도 요구될 것으로 생 각된다. 

글로벌 화장품소재 산업은 전체 화장품 시장의 43%를 차지하는 유럽과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천연원료, 친환 경, 유기농, 기능성 소재에 대한 연구개발이 확대되고 있 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Euromonitor는 2017년 글로벌 화장품 유형 중 기능성 성분을 가미한 더 마톨로지Dermatology시장의 전년대비 성장률이 5.7% 로 전체 화장품 성장률(5.0%)을 상회하는 등 주요 선진 시장에서는 기능성 소재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전세계 유기농 완제품 시장은 2018년 133억 달러 시장을 형성하며 2025년까지 평균 9.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Grand View Research) 또한, 글로벌 화장품산업에서 제품에 들어가는 성분부터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올바른지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피부와 환경 모두를 생각하는 착한가치·착한소비가 부상하고 있다. 특히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비건 뷰티 제품들이 뜨고 있다. 비건 화장품이란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에서 채취한 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제품을 의미한다. 글로벌 비건 화장품 시장은 연평균 8%씩 성장해 지난해 33억 달러에서 2025년에는 208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화장품산업에서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열망으로 ‘할랄’ 시장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할랄’은 이슬람 국가에 거주하고 있는 무슬림의 소비재의 대상 제품을 표현하는 단어로 ‘허용되는 것’을 뜻한다. 최근 한류 열풍과 함께 이슬람권에서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 2018년 인도네시아 화장품 수출은 5000만 달러로 금액적으로는 미미하나 전년대비 110.9% 크게 상승하였으며, 말레이시아(9000만 달러, +30.6%) 수출 또한 매년 큰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현재 무슬림 인구는 약 20억 명 수준이며, 할랄 시장규모도 2조 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무슬림 인구증가율과 경제성장률을 고려해보았을 때 앞으로의 할랄 시장은 밝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국내 화장품산업계는 할랄 화장품을 적극 수출하는 등 다변화의 길을 모색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화장품 소재 기업은 이런 시장의 요구와 변화에 대응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여, 급변하는 글로벌 법규에 대한 대응, 미래기술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 국내 생물자원의 원료화 및 차별화를 통한 소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앞으로 K뷰티가 한국 수출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도 화장품 산업 기초소재 및 신기술 연구개발R&D 등 글로벌 선도기술 확보에 필요한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며 이와 함께 수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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