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 회사의 일일 생존 습관 - 스스로 브랜드가 되는 법』

[더케이뷰티사이언스]  “어느 날은 나와 비슷하게 1인 회사를 운영하는 친구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나는 기획도 해야 하고(기획자), 카피도 써야 하고(카피라이터), 네이밍도 해야 한다(네이미스트), 여기에 시장 조사도 해야 하고(마케터), 프로젝트를 위한 스토리도 짜야 한다(기획자), 그림도 그려야 하고(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인도 해야 한다(디자이너). 그런 다음 견적서도 써야 하고(경영지원팀장), 회사 평판 관리도 신경 써야 한다(PR 담당자), 그리고 디자인 의뢰를 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상담 요청 전화도 받아야 한다(CS 담당자).’ 한참 동안 내 말을 듣고 있던 친구는 우리는 이미 ‘본캐’가 분열되어 다양한 ‘부캐’로 살고 있다고 했다. (중략) 내 주변 혼자 일하는 디자이너들은 대부분은 주말이면 그럴듯한 취미 활동 없이 거의 무중력 상태로 집에만 있다.”(221~222쪽)

이 책은 1인 기업 디자이너로 생존을 위해 ‘버틴’ 5년간의 기록이다. 성공의 결과를 말하기 보다 성장의 방식을 말하고 있다. 저자 우현수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BI나 CI를 개발하고 이와 관련한 브랜드 스토리를 만드는 ‘브랜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LG CNS, SK, MBC, HOBAN, 한국콜마, 젠트로피, 한국야쿠르트, 샘표 등 일반 기업부터 한국도로공사, 한국은행, 헌법재판소, 한국관광공사 등의 공기업에서 브랜드 디자인 작업을 해왔다. 5년 전 ‘BRIK’이라는 1인 회사를 설립했다.

저자는 이 책을 펴낸 좋은습관연구소와의 인터뷰에서 “최소한의 준비를 하고 독립해야 한다”면서 “특별한 비즈니스 모델 없이, 차별화 없이 막연하게 시작하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 걸 보게 되었다. 좋은 걸 만들어서 내놓으면 된다는 생각만 하는 것이다. 어떤 사업으로 어떤 차별화로 고객을 모아갈지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1년 정도는 수입 없이 버틸만한 자본도 중요하다. 그게 없으면 불안감에 처음 계획했던 방향성에서 멀어져 가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3년 안에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독립이 이어질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특히 저자는 조직 밖을 나오면 자신의 능력이란 것이 조직안에 있을 때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게된다면서 ‘내 이름 석 자를 브랜딩’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퍼스널 브랜딩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퍼스널 브랜딩과 상품 브랜딩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브랜딩이라는 게 당연히 브랜드의 가치와 상품성을 높이는 활동인 건 맞다. 상품 브랜딩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기획자의 의도대로 모든 걸 세팅하고 제어할 수 있지만 퍼스널 브랜딩은 타고난 성향이나 성격, 재능 등에 맞는 브랜딩 기획과 설계가 필요하다. 결국 퍼스널 브랜딩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고 그걸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러면서 남들과 차별화 해나가는 것이다.”

ⓒ우현수

그는 오직 ‘생존’만을 생각하며 ‘일인 일일습관’이라는 업무 스타일을 만들었는데, 이 책에는 1인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 반드시 갖춰야 하는 ‘일일 생존 기술 = 나를 브랜딩하는 33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 방법은 이 책의 소제목을 보면 짐작할 수 있는데, △비전 매뉴얼부터 △처음부터 끝까지 △폭보다는 깊이 △단순함은 생명 △하지 말아야 할 일 리스트 △재료를 다루는 순서 △가끔은 실전부터 △내 안의 영감에 집중 △단 하나의 제안 △나만의 기준 갖기 △가장 개인적인 것 △작은 프로젝트라도 소중히 △강약의 원리 △혼자 일하기 좋은 시간 △나를 기억시키는 법 △SNS로 관계의 확장 △외롭지 않게 일하는 법 △나를 도와줄 파트너 찾기 △브랜딩을 한다는 것 △개인 브랜딩은 필수 △디자인 씽킹 익히기 △쪼개기로 개념 정리 △시나리오 쓰듯 기획하기 △문제 해결자보다 제안자로 △브랜드 설명문 쓰기 △고객과의 대화법 △낯선 브랜드 이해하기 △의뢰인을 내편으로 만드는 법 △의사 결정을 디자인한다는 것 △최신 감각을 유지하기 △1인 회사의 글쓰기 △다양한 미디어의 활용 △두 가지를 한 번에 생각하기로 모두 33가지다.

이 방법 가운데 ‘재료를 다루는 순서’라는 대목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재료가 좋다고 해서 모두 같은 결과가 나오진 않는다. 결국 일의 승부처는 재료가 아니라 재료를 다루는 방식과 순서에 있다. 이 지점에서 다크호스 같은 기업이나 상품이 탄생하기도 하고, 반대로 엄청난 재료를 쏟아부었지만 재룟값도 못건지는 상품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니 재료를 탓하기에 앞서 주어진 자원(재료)으로 어떤 재능과 스킬을 넣어서 결과물을 만들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55~56쪽)

‘가장 개인적인 것’인 이야기에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치밀한 차트의 움직임이 아니라 사업가가 들려주는 개인적인 생각과 이야기들의 파동이다. (중략) 고객의 마음이 움직이면 지갑은 자동으로 열리게 되어 있다.”(83~84쪽)

‘강약의 원리’에서는 디자인 노하우를 살짝 소개한다. “한 화면 안에서 황금 비례가 ‘강:약’으로 6:4라면, ‘강:약:중간’으로 약 6:2:4 정도의 비례가 최고의 비율이라고 생각한다”(91쪽)고 조언했다.

‘브랜드 설명문 쓰기’에서는 “설명문 분량은 총 3개 단락으로 300자 정도가 적당한다. 첫 번째 단락에는 디자인 컨셉트 의도를 쓴다. 두세 문장이면 된다. 두 번째 단락에서는 디자인을 어떤 식으로 했는지 디자인의 표현이나 소재, 형태, 색상, 질감 등에 대해 설명한다. 세 번째 단락은 이 디자인이 적용됐을 때의 효과나 확장의 방법을 말한다”고 제시한다.(167쪽)

 더케이뷰티사이언스가 주최·주관하고, 한국콜마가 후원해 지난 8월 3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뷰티인사이트 북 콘서트’ ⓒ더케이뷰티사이언스
더케이뷰티사이언스가 주최·주관하고, 한국콜마가 후원해 지난 8월 3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뷰티인사이트 북 콘서트’ ⓒ더케이뷰티사이언스

저자는 “나를 알리고 내 콘텐츠를 알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글쓰기보다 좋은 장치는 없다. 영상 미디어가 유행인 시대이지만 여전히 글의 힘은 크다. (중략) 생각해보면 모든 콘텐츠는 글로 시작한다. 방송이나 영화의 스토리와 대본 등도 당연히 글로 되어 있다. 웹툰이나 웹소설도 그 기반은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글로 정리될 때 생명력을 얻는다”(203쪽)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 책에는 저자의 실전 경험이 쉬운 언어로 밀도 있게 담겨 있다. 저자는 더케이뷰티사이언스가 주최·주관하고, 한국콜마가 후원해 지난 8월 3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뷰티인사이트 북 콘서트’ 에서 “인생의 참 아름다움은 나를 찾는 과정 속에서 온다”면서 “내 브랜드는 단번에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단단히 쌓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책의 부제는 ‘스스로 브랜드가 되는 법’이다.

[우현수 지음/좋은습관연구소/223쪽/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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