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뷰티사이언스]  1. 브랜드 네이밍 –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라!

브랜드 네이밍은 분명히 창의력(creativity)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그러나 모든 창작이 그렇듯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즉 기존의 것을 바탕으로 창작이 이루어지는 법입니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탈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성공한 브랜드 네이밍을 공부하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이들 브랜드 네이밍이 어떠한 배경하에서 어떠한 전략을 가지고 이루어졌는지를 알면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고유의 창의력을 더하여 독특한 이름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브랜드 네이밍을 나름의 기준으로 나누어 유형화를 해보았습니다. 브랜드 네이밍을 하실 때, 이들 유형의 전략 중 적당한 것을 차용하여 좋은 브랜드를 만드실 수 있을 것입니다.

2. 첫 번째 유형 - 사람 이름

첫 번째 유형은 사람의 이름(인명)으로 브랜드 네이밍을 하는 것입니다.

외국의 유명 브랜드 중에는 창업자의 이름으로 브랜드 네이밍을 한 경우가 많습니다. ‘GUCCI’는 창업자인 ‘Guccio Gucci(구찌오 구찌)’가 자신의 성(family name)을 브랜드 이름으로 삼은 경우이고, ‘Chanel’은 창업자인 ‘Gabrielle Chanel(가브리엘 샤넬)’이 역시 자신의 성을 브랜드 이름으로 삼은 경우입니다. Ford, Gillette, Heinz, Versace 등이 창업자의 성을 따라서 지은 브랜드 네임들입니다.

이들이 이렇게 자신의 이름을 따라 브랜드 네이밍을 한 것은 자신 또는 가문의 이름을 건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그 시대의 트렌드(trend)를 반영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이름으로 브랜드 네이밍을 하면, 자국에서는 흔한 성이나 이름의 브랜드 네임이지만, 이 이름이 문화권이 다른 나라로 가면 독특하면서 그 나라의 연상을 물씬 풍기는 브랜드 네임이 될 수 있습니다. GUCCI, Chanel, Versace 등의 이름은 한국인들에게 독특한 이탈리아, 프랑스의 문화적 감각을 일으키는 이름들인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인명을 브랜드로 하는 경우, 그 인명이 속하는 국가가 가지는 문화적 이미지를 끌고 올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이러한 점을 노리고 외국인의 이름으로 브랜드 네임을 지을 수 있습니다. 즉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인명으로 브랜드 이름을 지어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의 독특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동일한 외국 국적의 이름이라고 하여도 어떤 이름이냐에 따라 감성이 달라질 것입니다.

국내 대기업 브랜드 중에서 이렇게 외국인의 인명을 사용한 브랜드 네이밍은 찾기가 어려운데, 중소기업 제품들 중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HÜBNER는 공기청정기 브랜드인데, 독일인의 이름으로 브랜드 네이밍을 함으로써 기술선진국인 독일의 이미지를 끌어오고 있습니다. 즉 독일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전문적 공기청정기의 연상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요즘 한창 광고를 하고 있는 맥주 브랜드 Kelly도 외국인의 이름으로 브랜드 네이밍을 한 예라고 할 것입니다. Kelly는 금발의 도시적인 남성이나 여성의 이미지를 풍기며, 맥주의 이미지와 잘 어울려 보입니다. 다만, 공식적으로 Kelly는 Keep naturally를 합성하여 만들어진 이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Kelly로부터 이러한 연상은 전혀 들지 않으며 소비자들은 외국인의 이름으로 인식할 것입니다.

인터넷 서칭을 해보면 Kelly는 덴마크 프리미엄 맥아로 만든 점에 특징이 있다고 말하고 있고, 그래서 그런지 살펴보면 병 디자인에도 덴마크 국기가 들어 있습니다. 이런 점을 보면, 덴마크인의 이름으로 브랜드 네이밍을 하였으면 어떠하였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덴마크 프리미엄 맥아로 만든 Kelly 맥주
덴마크 프리미엄 맥아로 만든 Kelly 맥주

한편으로, 역사적 인물의 이름으로 브랜드 네이밍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그 인물을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기에 브랜드의 기억성을 확보하기 용이하고, 이들 인물이 이룬 업적에 따른 긍정적인 이미지를 끌고 올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Tesla)와 파스퇴르(Pasteur)를 들 수 있습니다.

누구나 알다시피 테슬라(Tesla)는 전기차의 강자인데, 이 이름은 교류전기를 발명한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입니다. 한국의 유명한 우유 브랜드인 파스퇴르(Pasteur)도 프랑스의 유명한 생화학자이자 세균학자인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입니다.

3. 두 번째 유형 – 지역, 지명에 근거한 브랜드 네임

두 번째 브랜드 네임의 유형은 지역 또는 지명에 근거하여 브랜드 네이밍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는 많은 브랜드 중에서 지역이나 지명에 근거한 것들은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래의 브랜드들은 지역이나 지명에 근거하여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 Marlboro – 세계최고의 담배 판매량을 자랑하는 말보로(Marlboro)는 그 이름을 최초의 담배공장이 위치한 런던 말보로우 거리(Marlborough Street, London)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합니다.

• Nokia – 한때 핸드폰의 최강자였던 Nokia는 본래 제지공장(paper mill)으로 시작하였으며, 이 브랜드 이름은 제지공장이 위치한 핀란드의 Nokianvirta river의 이름을 따라 지은 이름입니다.

• Moncler – 한국에서 패딩으로 유명한 Moncler는 이 회사가 설립된 프랑스 알프스 지역의 명칭인 Monestier-de-Clermont를 따라서 지은 이름입니다. 즉 이 지역 명칭을 축약, 변형하여 만든 이름입니다.

• Cisco – 한때 네트워크 장비의 최강자였던 Cisco도 이 회사가 위치한 San Francisco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입니다. 즉 San Francisco에서 cisco를 잘라서 가져온 것입니다.

• Lancome – 이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 네임은 프랑스 브렌느(Brenne) 지역의 앵드로 계곡(Indre Valley)내에 위치한 숲인 Lanscosme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합니다. 유명한 장미로고는 이 숲에서 자라는 장미를 표현하였다고 합니다.

Lancome 브랜드
Lancome 브랜드

위에서 언급한 브랜드들은 그 브랜드가 탄생한 지역의 이름을 따라서 지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지역이나 지명을 활용하는 브랜드 네이밍 전략은 이렇게 브랜드의 탄생지와 관련되어 짓는 것 보다는 브랜드가 일으키고자 하는 연상을 유발할 수 있는 지역이나 지명을 활용하여 브랜드 네임을 짓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세계 최고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amazon)은 남아메리카의 광대한 우림지역인 아마존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입니다. 창업자 제프베조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만들고 싶어 했고 이에 따라 광대한 아마존을 그 브랜드 네임으로 삼은 것입니다.

한국의 유명한 등산브랜드인 K2도 에베레스트산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의 이름인 K2를 따라 지은 것입니다.

시계 브랜드인 로만손(Romanson)은 스위스의 유명한 시계 제조지역의 이름인 로만시온(Romancion)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이와 같이 지역이나 지명을 활용하여 브랜드 이름을 지으면 그 지역이나 지명이 발산하는 연상을 내재시킬 수 있게 됩니다. 즉 아마존(amazon)으로부터 무엇인가 광대한 연상을 가질 수 있고, K2로부터 거대하고 높은 산의 이미지를 가져올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역이나 지명을 활용할 때는 자신의 브랜드가 가져야할 연상을 발산할 수 있는 지역이나 지명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파리바게뜨’는 파리의 감성을 십분 활용한 브랜드 네임이라고 할 것입니다.

d’Alba는 서양 송로버섯인 트러플(truffle)을 원료로 하는 화장품 브랜드인데, 세계 3대 진미로 불릴 만큼 풍미가 좋고 진귀한 재료인 ‘화이트 트러플’을 화장품의 원료로 하고 있으며, 이러한 화이트 트러플의 원산지인 이태리 피에몬테 알바(ALBA)의 지역명칭을 이용하여 브랜드 네임을 지은 것입니다. 이를 통하여 ‘화이트 트러플‘을 원료로 한 브랜드임을 알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다만 알바가 ’화이트 트러플‘의 원산지로서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면 이 네이밍 전략은 바로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그렇지는 못하여 이 전략이 즉각적으로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장기적 차원에서 d’Alba의 성장과 함께 상승적으로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화이트 트러플을 강조하는 달바(d’Alba) 홈페이지
화이트 트러플을 강조하는 달바(d’Alba) 홈페이지

지역이나 지명을 활용하여 브랜드 네이밍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상표권분쟁을 회피하기 위함입니다. 현저한 지리적 명칭은 상표법상 식별력을 인정받지 못하여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하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유명한 관광지의 이름을 따라서 지으면 상표권분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현대기아차의 모하비(미국 애리조나 주에 있는 카운티), 투싼(애리조나 주 관광지), 산타페(미국 뉴멕시코의 관광지), 소렌토(이탈리아 나폴리 근처의 항구도시) 투스카니(이탈리아 중부 휴양도시) 등의 차량 이름은 국제시장에서 상표권 분쟁을 회피하기 위한 브랜드 네이밍 전략이 아닌가 합니다.

조혁근 마크웨이(MarkWay) 변리사

▶ ‘브랜드 네이머(Brand Namer)’로 불리는 변리사. 상표등록에 관한 전문 상담컨설팅센터 ‘마크웨이(www.markway.co.kr)’를 운영하고 있다. 고려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 경영대학원에서 브랜드를 공부했다.
▶ ‘조혁근 변리사의 브랜드네이밍 탐구’에서는 브랜드네이밍을 어떻게 해야 하고, 상표등록을 받기 위한 좋은 브랜드네이밍은 어떤것인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매주 1회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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