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뷰티사이언스]  7월 하노이의 가장 큰 이슈는 7월 29일과 30일 미딩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진행되는 K-POP 대표 걸그룹 블랙핑크(BLACKPINK) 공연 일정이다. 이틀간 진행되는 공연에 매일 약 3만명 가량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블랙핑크 공연을 보기 위해서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에서도 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공연 홍보 과정에서 웹사이트에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반영된 남중국해 지도를 사용하면서 베트남 국민들의 반감을 사게 되었다. 이런 이슈가 커지자 홍보 담당 업체는 문제가 되는 지도를 삭제하여 하노이 인민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한다. 공연이 취소되었더라면 관련된 많은 업체들이 손해를 보고, 블랙핑크를 기다렸던 팬들도 아쉬움이 컸을 것이다. 베트남과 중국간의 역사 관계를 잘 모르고 실행한 담당자의 실수라 생각된다. 이러한 문제는 공연뿐 아니라 모든 콘텐츠에 해당되는데 할리우드 영화 ‘바비’에서도 중국 영유권이 반영된 지도가 나와서 베트남 상영 금지가 결정되었다. 만약 독도가 일본땅으로 표기된 영화가 있다면 한국에서 상영 허가를 해 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홍보 과정에 이런 이슈가 있었지만 하노이에서 블랙핑크가 공연을 함으로써 다시 한 번 한류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베트남의 탄산음료 소비는 타국가 대비 높은 편인데 대부분 코카콜라를 선호하였다. 코카콜라는 베트남에서 ‘코까’라고 친근하게 부르면 상점이나 음식점에서 손 쉽게 구매해서 마실수 있다. 그런데 2021년부터 젊은 친구들이 그동안 즐겨마시던 ‘코까’가 아닌 ‘펩시’를 찾기 시작해서 그 원인을 물어보니 블랙핑크 광고가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존 세대와 다른 문화를 즐기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성향과 블랙핑크가 주는 영향력이 펩시 콜라 구매에 큰 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그림 1. 블랙핑크의 펩시 광고 ⓒmir-vn.com
그림 1. 블랙핑크의 펩시 광고 ⓒmir-vn.com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 중 하나는 타이거 맥주이다. 싱가포르 맥주이지만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타이거 맥주의 새로운 시도인 ‘소맥’이 출시되는데, 모델이 K-POP의 대표 스타인 지드래곤이다. 이미 소주는 한국을 대표하는 상품이 되었기 때문에, 소주를 첨가한 맥주는 K-Pop 스타가 적절했을 것 같다. 여기에 지드래곤의 인기가 더해지면서 젊은 고객층을 사로잡는 제품이 될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2. 타이어 소맥 광고의 지드래곤 ⓒbazaarvietnam.vn
그림 2. 타이어 소맥 광고의 지드래곤 ⓒbazaarvietnam.vn

베트남의 쇼핑 센터나 상점, 피트니스 센터 등을 가면 K-POP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그만큼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베트남에 가까이 와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한류 문화 콘텐츠 확장에 영향을 준 인물로 하리원을 빼놓을 수가 없다. 하리원(Hari Won)의 아버지는 베트남 출신의 귀화 한국인이며,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대부분의 한베 가정에서 어머니가 베트남인 것과는 다른 점이다. 하리원은 4인조 걸그룹 키스로 데뷔하였지만 곧 해체되어 2003년 아버지의 나라인 베트남으로 이주하여 학업을 이어갔다. 2013년 당시 베트남에서 인기가 있던 ‘틴스 댄스 스텝’이라는 TV 댄스 오디션에 좋은 모습을 보이며 주목을 받게 되었다. 한국에서 아이돌 연습생 시절을 보내며 연습한 노래와 춤 실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베트남에서 한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과 현지 언론들이 하리원을 주목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었고, 특히 베트남에서 인기가 급상승하여 예능과 CF에까지 출연하게 되었다. 그후에는 영화에도 출연하였는데, CJ E&M이 제작한 ‘내가 니 할매’의 조연으로 캐스팅된 것이다. 이 영화는 ‘수상한 그녀’를 각색해 베트남 고객들을 타깃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한류를 내포한다는 의미와 베트남과 한국의 문화적 배경을 다 갖고 있는 하리원이 아주 적합한 역할을 해 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하리원은 현재 페이스북 팔로워가 1134만명이다. 베트남 최고의 인플루언서라고 할 수 있다. 한류와 함께 베트남내에서 인지도를 쌓아가던 하리원은 베트남의 유재석이라 불리는 ‘쩐 탄’과 결혼을 하면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베트남 국민중에 ‘쩐 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 인물이며 예능과 광고 등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이렇게 하리원은 한류를 대표하면서도 높은 베트남내에서의 인지도 때문에 한국 기업으로부터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은행 광고에는 남편인 쩐 탄과 함께 출연했고, 안마의자로 유명한 풍산의 안마의자 광고와 가전기기 브랜드인 Korihome 등의 광고에 출연했다. 베트남어가 자연스러운 하리원은 베트남어로 모든 제품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베트남 고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

그림 3. 하리원과 남편인 쩐탄의 우리은행 광고 ⓒcafef.vn
그림 3. 하리원과 남편인 쩐탄의 우리은행 광고 ⓒcafef.vn

한류의 영향이 커지면서 K-POP을 동경했던 아이들이 베트남 아이돌 그룹이 되어, 역한류를 시도했던 적이 있었다. 바로 라임(LIME)이라는 여성 그룹이다. 베트남 3인조 여성 그룹으로 한국어로 노래도 하며, 한국의 가수들 못지않은 댄스와 끼를 선보였다. 라임의 멤버들은 베트남의 공영방송에서 1만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실력이 검증된 그룹이었고, 베트남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한국에서도 ‘너의 목소리가 보여3’에 출연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라임은 한국의 작곡가로부터 곡을 받고, 보컬 트레이닝을 받는 등 새로운 한류를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안타깝게도 2019년 공식 해체를 발표하였다. 하지만 앞으로 베트남에서 라임과 같은 그룹들이 또 나올거라 기대된다.

그림 4. 베트남 국민 걸그룹 라임(LIME) ⓒkenh14.vn
그림 4. 베트남 국민 걸그룹 라임(LIME) ⓒkenh14.vn

베트남에서 최대 상영관을 보유한 CGV 베트남은 코로나19 이후 급성장을 하고 있다. 2023년 1분기 영업 이익이 93억원으로 전년대비 4.2배 증가하였다. 코로나 19 이전인 2019년보다 21억이 높은 수준이다. CGV 베트남은 현재 83개 극장에서 483개의 상영관을 운영하여 시장 점유율이 51%에 이른다. CGV 베트남은 한국의 영화를 베트남에 소개하는 문화 전파의 큰 역할을 하면서, 베트남의 영화 업계와 협력하여 베트남 영화 문화 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베트남 단편 영화 지원 사업과 단편 영화 상영회를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영화 제작에 대한 열망을 가진 베트남 청년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고 있다. 또 선발된 프로젝트는 지원금과 함게 CJ CGV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더해 국제 영화제에 출품하는 것도 돕고 있다. 한국 문화의 가치가 베트남 문화의 가치로 이어져 함께 발전하길 바란다.

그림 5. CGV 베트남의 단편 영화제 기념촬영 ⓒcongthuong.vn
그림 5. CGV 베트남의 단편 영화제 기념촬영 ⓒcongthuong.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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