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뷰티사이언스] “브랜드란 소비자로 하여금 판매자 또는 판매자 집단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식별하고 경쟁자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구별되도록 의도된 이름, 용어, 기호, 심볼디자인 또는 그것들의 조합이다.” -미국마케팅협회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

브랜드에 대한 미국마케팅협회의 정의에 동의하는가? 아마 많은 분들이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브랜드와 상표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었다. 그리고 상표와 구분된 브랜드를 견고하게 키우는 게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 마케팅협회에서 정의하고 있는 브랜드의 정의는 상표와 구분되는 브랜드의 정의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수요가 공급보다 많았던 시절에는 상표만으로도 충분했을 수 있으나 공급 과잉의 시대에는 그 이상의 브랜드가 필요하다. 제일기획 부사장 출신으로 최인아책방을 경영 중인 최인아씨는 한 인터뷰에서 “저는 브랜드라는 건 근본적으로 시간과 비례해 가치를 축적해 가는 발상이라고 생각해요. 장기적인 것이죠.”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주목하게 된 K-Beauty의 역사가 길지 않음을 감안한다면, 우리는 이제 세계에서 인정받는 화장품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고 가치를 축적하는 시간을 통과하는 시작점에 서야 하는 것이 아닐까?

최근 브랜드 관련 키워드 중 ‘퍼스널 브랜드Persnal Brand’가 많이 회자된다. SNS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사람이 곧 브랜드가 되는 시대가 도래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플루언서가 성공적으로 퍼스널 브랜드를 만들었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의 생각과 결정을 믿고 따르게 된다. 퍼스널 브랜드가 인플루언서에게 프로페셔널한 이미지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들이 추천하는 음식을 먹고, 그들이 추천하는 물건을 구입한다. 화장품 덕후를 자처하며 메이크업 트렌드와 메이크업 노하우, 스킨케어 루틴 등의 콘텐츠를 공유하는 인플루언서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들이 추천하는 화장품이 그들에 대한 신뢰와 호감을 바탕으로 단숨에 인기제품으로 등극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은 그들이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그들의 이름을 딴 화장품 브랜드가 출시되고 있는 현상은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수순인지도 모른다. 아직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한 브랜드라면 인플루언서가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해가는 과정을 관찰하고 이를 브랜드에 적용하면 좋을 것 같다. 상표와 구분되는 브랜드의 핵심은 인간적인 특성을 갖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트너는 그의 저서인 ‘마켓 3.0’에서 마케팅은 이제 제품 중심과 고객 중심을 넘어 ‘인간 중심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마켓 4.0’에서는 마케팅의 많은 부분에서 디지털화가 이루어진 만큼 브랜드 자체의 ‘인간적인 특성은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마켓 4.0’에서 고객 위에 군림하지 않고 친구로서 영향을 주고 싶은 브랜드라면 여섯 가지 인간적 특성을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 여섯 가지 인간적 특성은 물리성, 지성, 사회성, 감성, 인격성, 도덕성인데 이는 보통 역할 모델로서 완전한 인간을 구성한다. 그 핵심 내용을 다음과 같이 공유하고자 한다.

브랜드는 물리적으로 매력적이고, 지적으로 설득력이 있고, 사회적으로 참여적이며,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한편, 강력한 인격성과 도덕성을 보여줘야 한다.

- 필립 코틀러, 마켓 4.0

 

 

최우정 어반디지털마케팅 브랜드투자사업본부 본부장

▶ 동성제약에서 20여 년 동안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현재 (주)어반디지털마케팅에서 브랜드 투자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브런치에 작가명 “다이버토리”(https://brunch.co.kr/@divertory)로 글을 쓰고 있다.
▶ 최우정의 ‘BRAND WITH A BRANDSHIP’은 더케이뷰티사이언스 2020년 1월호부터 2021년 6월호까지 매월 게재됐다. 이 칼럼을 온라인으로 읽고 싶다는 독자 의견을 반영해 매주 1회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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