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뷰티사이언스] 지난 5월 10일 중국 유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아이치이'의 새 오디션 프로그램 '분투하라 신입생 1반'에 씨앤블루 출신의 가수 겸 배우인 정용화가 출연할 것이라고 한 중국 매체가 보도하면서 한한령(限韩令) 우려가 해소되는듯 했다. 하지만 정용화의 출연이 무산되며, 중국에 한한령이 지속되는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소위 말하는 한한령이 시행된 지 벌써 만 7년이 지났다. 도대체 한한령이란 무엇일까? 한한령은 한국 국적 연예인의 중국 내 공중파 방송 출연을 금지하는 것이다. 이 여파로 한한령이 시작된 초기 중국에서 한국의 엔터테인먼트산업과 화장품산업은 매출이 반 토막으로 줄었다. 반면 중국 로컬 멤버로 구성된 중국 로컬 아이돌(Idol)이나 중국 배우, 중국 가수들이 큰 기회와 혜택을 받았고, 화장품산업 또한 중국 로컬 브랜드 제품이나 글로벌 회사 제품이 K-Beauty가 가졌던 일부 점유율을 가져가며 큰 기회를 잡았다.

◆한한령(限韩令) 이후 한국 아티스트 중국 활동 가능 범위

- 온라인 광고 / 지면 광고

- 중국 잡지 (지면/웹 메거진)

- 온라인 프로그램 참여 (웨이보 인터뷰채널 활용)

- 중국 한류 전문 채널 참여 (TV 방영이 아닌 온라인으로)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한한령의 영향으로 대한민국 국적 아티스트가 중국 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한국에서 활동하지만 한국 국적이 아닌 연예인이 수혜를 받았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세계적인 K-POP 그룹 블랙핑크(BLACKPINK)의 태국인 멤버 리사(LISA)를 뽑을 수가 있는데, 리사(LISA)는 대한민국 국적이 아니기 때문에 블랙핑크의 다른 멤버에 비해 중국 활동이 자유롭다. 밝고 귀여운 이미지와 화려한 댄스 실력을 장착한 리사(LISA)는 중국 현지 오디션 프로그램인 ‘청춘 유니 시즌 2’와 ‘시즌 3’에서도 안무 부문 멘토와 심사위원을 맡았다. 이때 대중에게 심어주었던 긍정적인 이미지로 그녀는 ‘불가리(BVLGARI)’, ‘비보(VIVO, 중국 로컬 핸드폰 브랜드)’, ‘다우니(DOWNY, 섬유 유연제)’ 등 중국 내 여러 브랜드의 광고모델로 활약했다. 또 K-POP 아이돌(Idol)로는 처음으로 에스티로더(Estee Lauder) 그룹의 유명 색조 브랜드인 MAC에서 글로벌 브랜드 엠버서더(Global Brand Ambassador)로 활동하고 있다.

에스티로더(Estee Lauder) 그룹의 색조 브랜드 MAC의 글로벌 브랜드 엠버서더(Global Brand Ambassador)로 발탁된 블랙 핑크(BLACKPINK)의 태국인 멤버 리사(LISA) https://www.maccosmetics.nl/nl/nl/mac-loves-lisa
에스티로더(Estee Lauder) 그룹의 색조 브랜드 MAC의 글로벌 브랜드 엠버서더(Global Brand Ambassador)로 발탁된 블랙 핑크(BLACKPINK)의 태국인 멤버 리사(LISA) https://www.maccosmetics.nl/nl/nl/mac-loves-lisa

한한령 때문에 중국에서 활동이 제한되고 소위 ‘날’로 먹었던 수익이 막히게 되자 K-POP은 궁여지책으로 JYP의 '원더걸스'가 실패한 이후로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북미 시장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북미시장은 중국 시장에 비해 음악의 저작권 보호로 인한 수익이 확실하며 중국에서는 금지하고 있는 K-POP 아이돌(Idol) 콘서트, 굿즈 및 아이돌 IP(지식재산권) 사업 등으로 훨씬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이다.

무엇보다 K-POP이 아시아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성공하고자 하면 단지 중국 및 아시아에서 성공한 것만으로는 힘드니 한한령은 오히려 K-POP에게는 기회가 되었다. 만약 이때 중국(中國)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고 북미로 진출하지 않았으면 오늘날 한류 및 한국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하기 힘들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오늘날 미국, 캐나다에서는 아이들 학교 체육시간, 헬스장 및 쇼핑몰, PUB 등 어디에서도 K-Pop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그럴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K-Beauty가 한창 잘 나가던 2016년부터 K-Beauty의 메인 시장인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빨간 경고등이 켜졌던 대한민국 화장품 산업은 울고 싶은 사람 뺨 한대 더 때려준다고 사드(THAAD)와 한한령 덕에 중국 사업에 직격탄을 맞았다

전체 산업 매출에서 중국 비중이 상당히 높고 사실상 따이고우(代购) 덕분에 크게 성장했던 대다수의 K-Beauty 브랜드 회사들은 탈 중국을 선언하고 다른 해외 선진 시장 등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 했지만 아직까지는 줄어드는 중국 매출을 대체할 다른 국가의 매출은 부족해 보인다.

우리가 잘 알아야 할것이 서양인들이 바라보는 K-POP 및 드라마와 화장품은 관점이 다르다. 주된 이유는 아무래도 서양인의 입장에서는 문화의 다양성 이해라는 측면에서 K-POP 및 드라마는 받아들이기 쉽지만 화장품은 얼굴에 직접 바르는 화학물질인 만큼 자신들 나라보다 조금은 문화적으로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나라의 제품에 관심은 가질 수는 있어도 실제 돈 주고 사는것은 꺼리게 되는 현상이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화장품 ODM 산업, 용기, 원료회사들은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특히 화장품 ODM 산업은 코로나19 이후 북미시장에서 더욱 더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이익률도 괜찮은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지난번에도 언급했지만 미국과 캐나다의 화장품 브랜드 상품 기획자들은 한국, 중국, 일본과는 달리 자국 생산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화장품 용기 생산 공급이 가능한 대한민국이 내용물, 용기, 그 외 부자재 등을 다 합친 비용이 미국 현지에서 개발 생산하는 것보다도 저렴하고 Made in Korea 제품이 괜찮은 품질 및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력 그리고 상대적으로 lead time이 빠른 한국 ODM 업체에게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특히 세포라(Sephora) 입점 브랜드를 공략하면 영업 이익률도 상당히 높다.

개인적으로는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이 광고 모델까지 바꾸어 가면서 난이도가 있는 고가의 럭셔리(Luxury) 기초 제품을 북미에서 프로모션하기 보다는 색조 제품을 시도하면 좋았지 싶다. 실제로 북미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K-Beauty 브랜드들은 색조 브랜드가 기초 브랜드 보다 많다.

직접 발라보며 발색력, 지속력, 디자인과 패키지가 마음에 들면 구매 결정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중저가의 색조 브랜드가 장벽이 있는 북미 소비자에게 다가가기가 쉬워 보이고 그것을 발판으로 기초 브랜드 제품 진입을 시도하는 전략이 필요했다고 본다. 처음이 어려워서 그렇지 일단 진입해서 작게나마 성공한 브랜드가 있으면 그 다음 과정은 상대적으로 쉬워 보인다. 무엇보다 철저한 현지화 및 이에 걸맞은 치밀한 전략과 추가적으로 매의 눈을 가지고 좋은 브랜드의 M&A에 공을 들여야 한다.

K-Pop 등 K-엔터가 탈 중국을 선언하며 북미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이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다. 최근 K-ODM의 북미 성공도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이다, 일부 K-Beauty 색조 브랜드도 북미에서 성장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성공을 논하기에는 이른감이 있다. 화장품 ODM, 용기, 원료 산업이 북미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을 때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같은 K-Beauty 대표 브랜드도 이 기회에 동참해야 한다. 그래야 중소형 브랜드도 따라 갈수 있다. 기회는 올 때 잡아야 한다. 앞으로도 여러 상황을 예측해 봤을 때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만 바라 볼 수 없다. K-Beauty 브랜드도 뼈를 깎는 노력으로 환골탈태하여 철저한 현지화 및 새로 전략을 수립하여만 ODM, 용기, 원료 등이 따먹는 열매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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