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뷰티사이언스]  닥터지(Dr. G)는 피부과의사가 직접 만든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가진 더마코스메틱 (derma cosmetic)브랜드의 선두주자로 2022년 매출이 1970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톱스타인 송중기를 모델로 기용하고, 군대 피엑스(PX)를 공략하여 군인과 군인의 지인들을 중심으로 제품의 우수성을 전파하는 등의 창의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이 브랜드는 ‘피부고민 과학으로 풀다’는 태그라인에서 알수 있듯이 보이듯, 피부과 의사가 처방하듯 피부문제를 해결해준다는 것을 브랜드 이미지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름을 닥터지(Dr. G)로 정한 것이라 할 것입니다. 닥터는 의사를 그것도 피부과 의사를 암시한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남습니다. 닥터는 알겠는데... 그런데 지(G)는 뭐지? 왜 닥터지(Dr. G)이지?

브랜드 네임의 본래의 연상작용

모든 브랜드 네임은 본래의 연상작용이 있습니다. 즉 기업의 마케팅활동(주로 광고)에 의하여 브랜드 네임의 연상이 형성되어 지지만, 그 이전에 이름자체로서 가지는 본래의 연상작용이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마켓 컬리(Market Kurly)하면 새벽배송, 식자재, 전지현 등의 연상작용이 일어나지만, 이것은 광고. 선전에 힘입어서 형성된 연상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광고. 선전이 일어나기 이전에 마켓 컬리(Market Kurly)라는 이름자체가 가지는 본래의 연상작용이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본래의 연상작용은 매우 중요한데, 이것이 기업이 브랜드 네임에 담고자하는 브랜드 연상과 잘 어울려야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compaq이라는 브랜드는 그 의미상 작다는 연상을 가지고 있어서, 노트북 등 소형 컴퓨터시장에는 어울리지만, 대형컴퓨터 시장에 사용하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입니다.

브랜드 이름이 가지는 본래의 연상이 기업이 그 이름에 담고자 하는 연상을 이미 암시한다면 마케팅 효율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VISA카드의 VISA는 전 세계 어디서나 통용된다는 적절한 연상을 이미 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브랜드 이름이 가지는 본래의 연상이 어떠한 의미나 암시가 없을 수 있습니다. (empty vessel name) 그러면 기업은 주로 광고를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 활동을 통하여 그 브랜드 이름에 본인이 원하는 연상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경우는 광고. 선전 등 연상을 형성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입니다.

브랜드 네임의 본래의 연상은 기업이 원하는 브랜드 연상의 형성에 유리하여야 할 것이고, 적어도 중립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닥터지(Dr. G)에서 ’닥터’는 일단 의사라는 연상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닥터가 들어가는 화장품의 이름은 매우 많아서 이것이 독특성을 발휘하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닥터의 뒷부분이 중요합니다. 트랜드(trend)를 따라 닥터를 사용하였다면 뒷부분이 차별화된 인상을 주고, ‘피부고민을 해결한다’는 연상을 형성하기에 유리하여야 할 것입니다.

Dr. G에서 G는 무엇을 담고 있나?

닥터지(Dr. G)는 전체로서 간단합니다. 또한 닥터(Dr)의 뒤에,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지 않는 하나의 알파벳의 G를 사용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독특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기억하기 쉬운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반복노출이 필요합니다. 즉 반복노출로 쉽게 기억될 수 있는 브랜드 이름인 것입니다. 물론 모든 브랜드 네임이 소비자에게 기억되기 위해서는 반복노출이 필요하지만, 간단한 구조로서 독특한 것일수록 반복노출의 효과가 뛰어나게 됩니다.

그러면 닥터지(Dr. G)는 어떠한 연상을 주고 있을까요? 닥터는 의사의 연상을 형성할 것인데, G는 어떠할까요?

G-SHOCK이라는 시계브랜드가 있습니다. 이 브랜드 네임은 중력과 충격에도 견디는, 즉 극단적 환경 하에서도 사용가능한 고성능 시계라는 것을 표현한 것입니다.

여기서 G는 gravity, 즉 중력을 의미합니다.

즉 G-SHOCK에서 G는 Gravity를, 그리고 Gravity는 극단의 환경을 표상하는 것입니다. 즉 G가 극단적 환경을 연상시키는 연결점입니다.

그러면 닥터지(Dr. G)에서 G는 무엇을 연결시키고 있을까요?

우선 G는 본래적으로 아무런 연상도 주지 못합니다. 다만 그 톤(tone)이 여성적이기보다는 남성적인 쪽에 가깝다고 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G를 무엇인가와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관련된 마케팅 활동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닥터지(Dr. G)의 마케팅 활동은 G를 무엇인가와 연결시키는 작업은 없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닥터지(Dr. G)의 브랜드 연상은 본래적으로는 닥터를 연상시키는 것에 그치고 있으며, 마케팅 활동을 통하여 피부고민을 해결한다는 연상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쉽지 않았던 상표등록의 길

닥터지(Dr. G)는 전체로서 간단한 상표인데, 이 때문에 상표등록에 애를 먹었습니다.

즉 상표등록 출원을 하였는데, 너무 간단하여 식별력이 없다는 이유로 상표등록이 거절된 것입니다. 아래는 특허청의 거절이유입니다.

다만, 특허청에서 상표등록을 거절받고 이후 심판을 통하여 상표등록을 받았습니다.

아래는 특허심판원의 심결문의 마지막 구절입니다. (심결문은 일종의 판결문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Dr. G 상표의 심결문의 마지막 구절
Dr. G 상표의 심결문의 마지막 구절

이것이 말하는 바는 비록 상표가 간단하여 식별력이 없지만, 광고. 선전, 제품 판매량 등등을 고려할 때 Dr. G는 소비자들이 이미 알게 된 상표이기 때문에 상표등록을 해주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와 같이 닥터지(Dr. G)는 너무 간단한 구성으로 쉽게 상표등록을 받지 못하고, 실제로 브랜드가 사용되어서 브랜드 인지도를 획득한 다음에 이를 기반으로 상표등록이 허용되었던 것입니다.

닥터지(Dr. G) - 왜 닥터지(Dr. G)인가?

닥터지(Dr. G)의 브랜드 네이밍은 아래와 같은 단점을 가진다고 할 것입니다.

첫째, 닥터의 뒤에 무의미하고 중립적인 G를 사용하여, G대신에 다른 이름을 사용하였으면 좀 더 효율적으로 브랜드 연상의 형성에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경쟁브랜드인 Dr. Jart와 비교되는 점이라 할 것입니다.

둘째, 너무 간단한 구성으로 인하여 상표등록이 쉽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지금이야 법적보호가 되겠지만, 엘지생활건강이 Dr. G 상표를 등록받기도 하였습니다. 즉 아래 상표를 엘지생활건강이 등록을 받았는데, 닥터지가 단기간에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였으면 상표등록을 아예 받지 못하고 그 보호가 공중에 붕 떠버리는 상황이 발생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상표등록번호 40-1496702의 LG생활건강이 상표등록을 받은 닥터지
상표등록번호 40-1496702의 LG생활건강이 상표등록을 받은 닥터지

그러면, 왜 Dr. G라고 이름을 지었을까요? G는 무엇을 의미하고 어떠한 브랜드 네이밍 전략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아마도 G는 고운세상을 표상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즉 닥터지(Dr. G)는 ‘주식회사 고운세상 코스메틱’의 브랜드인데, 원래 이 회사는 ‘고운세상’이라는 화장품 브랜드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고운세상’과의 연계성을 위하여 G를 택하였을 것입니다. 고운세상을 영어로 표시하면 ‘Gowoon Sesang’ 정도가 될 것이고 이것의 첫글자 G를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Dr (피부과 의사) + G (고운세상) ➜ Dr. G

따라서 닥터지(Dr. G)의 브랜드 네이밍 전략은 “고운세상을 이루는 피부과의사”라는 것을 표현하고자 하였던 것으로 생각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G의 의미를 파악하기는 어려웠고, 닥터지(Dr. G)는 간단하면서 나름의 독특성을 지니며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중립적인 연상의 이름이라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G가 무의미하고 중립적인 관계로 이에 따른 확장의 기회도 가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G의 중립성으로 인하여 송중기를 모델로 하며 PX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전파하는 창의적인 마케팅 활동이 가능해졌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닥터지(Dr. G)의 브랜드 네이밍 전략은 아래와 같이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피부과 의사라는 연상을 일으킨다.

둘째, 고운세상이라는 종래 브랜드의 헤리티지(heritage)를 계승한다.

셋째, 간단하면서 독특한 이름으로 반복적인 광고를 통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올릴 수 있도록 한다.

넷째, 무의미하고 중립적인 이름으로 남성을 중심으로 하는 마케팅이 가능하게 한다.

이것이 닥터지(Dr. G)가 닥터지(Dr. G)인 이유라 할 것입니다.

조혁근 마크웨이(MarkWay) 변리사

▶ ‘브랜드 네이머(Brand Namer)’로 불리는 변리사. 상표등록에 관한 전문 상담컨설팅센터 ‘마크웨이(www.markway.co.kr)’를 운영하고 있다. 고려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 경영대학원에서 브랜드를 공부했다.
▶ ‘조혁근 변리사의 브랜드네이밍 탐구’에서는 브랜드네이밍을 어떻게 해야 하고, 상표등록을 받기 위한 좋은 브랜드네이밍은 어떤것인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매주 1회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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