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픽션 브랜드 디자인
논픽션 브랜드 디자인

 

[더케이뷰티사이언스] 어 이런 것으로도 네이밍이 되네!

요즘 가끔 ‘탬버린즈 tamburins’와 ‘논픽션 nonfiction에 대하여 어떻게 이런 이름들이 상표등록이 가능한지를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일반명사에 불과한 것인데, 이런 이름들도 상표등록이 되느냐고 묻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당연히 이러한 이름들도 상표등록이 됩니다.

이러한 종류의 이름으로 대표적인 것이 신용카드로 유명한 VISA입니다. 즉 본래 외국인의 출입국 허가를 증명하는 VISA를 신용카드의 이름으로 사용한 것이며 상표등록이 됩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스티븐 잡스의 Apple도 당연히 상표등록이 됩니다.

Tamburins, NONFICTION, Apple, VISA 이런 종류의 이름들의 특징은 자연어라는 것입니다. 즉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조어(造語)가 아니라,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단어들 중에서 선택된 이름인 것입니다. 이러한 종류의 이름을 임의적 이름(arbitrary name)이라고 합니다. 즉 제품과는 전혀 상관없는 자연어들 중에서 임의적으로 선택한 이름이라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Apple은 컴퓨터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단어입니다. Tamburins, NONFICTION도 화장품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단어입니다. 참고적으로 이렇게 임의적이기 때문에 상표등록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면 Tamburins, NONFICTION은 모두 임의적 이름으로서 동일한 브랜드 네이밍 전략이 적용된 것일까요? 그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둘의 브랜드 네이밍 전략과 그 차이를 살펴볼까 합니다.

논픽션이 논픽션인 이유

논픽션은 향수를 중심으로 하는 화장품 브랜드입니다.

논픽션은 세계적인 조향회사와 협력하여 세계적인 수준의 향을 만들고, 세포라 입점, 현대백화점 입점 등으로 브랜드의 신뢰성과 권위를 확보하였고, 젊은 세대들이 추구하는 스몰 럭셔리(small luxury)로서 자리매김을 하였습니다.

논픽션 차혜영 대표의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면, 아래와 같이 브랜드 네이밍 과정을 말하고 있습니다. (marie clair 인터뷰 기사에서 인용)

“샤워하는 시간은 나에게 굉장히 특별하다. 수많은 사람들과, 시도 때도 없이 들여다보는 핸드폰으로부터 벗어나 나 자신을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니까. 생각해보면 일상에서 핸드폰과 완벽히 떨어져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 아침, 저녁으로 물줄기를 맞으며 생각을 비워내고 몸과 마음을 정돈하는 시간만이 유일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네이밍 워크숍을 진행하는 동안 이러한 생각을 출발삼아 팀원들과 진짜 삶과 가짜 삶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코스메틱 브랜드 이름으로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겠다고도 생각했지만 그 생소함이 눈길을 끌 수 있는 요인이 되리라 생각해 과감히 결정했다.”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만드는 것. 셀프케어(self-care)의 소중함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누군가에겐 일과 삶을 명확히 분리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나 역시 그렇고. 하지만 짧게라도 나를 위한 시간을 내어주는 것은 꼭 필요하다. 논픽션의 향이 그러한 시간을 갖게 해주는 매개가 되길 바란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첫째, ’논픽션‘은 말 그대로 픽션(fiction)이 아닌 논픽션(nonfiction)이라는 것입니다. 즉 허구가 아닌 진짜, 진짜 자기를 돌아보는 순간-샤워하는 시간-을 표현하기 위한 이름이라는 것입니다. 진짜 자기를 돌보는 시간에 향으로 자신을 돌본다는 의미가 내포된 이름이라는 것입니다.

둘째, 생소함으로 눈길을 끌기 위한 이름이라는 것입니다. 즉 화장품의 이름으로서는 사용할 것 같지 않은 이름을 사용하여, 독특성(uniqueness)을 확보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논픽션의 브랜드 네이밍 전략은

첫째, 허구가 아닌 진짜라는 것. 진짜 자신을 돌본다는 것을 표현한다는 것.

둘째, 화장품의 이름으로서 사용하지 않을 단어를 사용하여 독특성을 확보하여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자 한다는 것.

이라고 할 것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논픽션이라는 자연어를 채택하여 익숙함과 기억용이성도 확보하였다고 할 것입니다.

즉 논픽션은 우리가 익히 아는 단어로서 이미 우리의 기억 속에 내재된 단어입니다. 이렇게 이미 익히 아는 단어를 브랜드 네임으로 채택함으로써 익숙함을 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익숙한 단어이지만, 화장품 이름으로서는 낯선 단어를 채택하여 동시에 독특함도 확보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서 기억용이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단어이지만 한편으로는 독특한 단어이기에, 한번 접하면 그 이름을 잊어버리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정리하면 논픽션의 브랜드 네이밍 전략은

첫째, “샤워하는 시간에 마주치는 진실한 자신을 위한다“는 것을 표현한다.

둘째, 자연어로서 화장품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생소한 단어를 선택하여, 익숙함과 독특성을 확보하고 또한 기억용이성을 확보한다.

와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논픽션이 논픽션인 이유인 것입니다.

탬버린즈‘ 메인페이지 이미지 ⓒwww.tamburins.com
탬버린즈‘ 메인페이지 이미지 ⓒwww.tamburins.com

탬버린즈가 탬버린즈인 이유

’탬버린즈‘도 향을 중심으로 하는 브랜드인데, 매우 독특한 느낌을 줍니다.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메인페이지를 보아도 매우 독특함을 알 수 있습니다.

노래방에서 춤추며 흔드는 ’탬버린‘을 브랜드의 이름으로 정한 것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블랙핑크의 제니를 모델로 하는 향수 브랜드의 출시, 체인이 달린 핸드크림 용기, 말이 전시된 쇼룸 등 상당한 파격을 연출하는 브랜드입니다.

탬버린즈 브랜드 디자인
탬버린즈 브랜드 디자인

그러나 노래방에서 춤추고 흔드는 탬버린을 브랜드 이름으로 정했지만 막상 글 자체는 매우 점잖습니다. 제품용기 디자인, 쇼룸의 전시, 제니를 모델로 하는 유튜브 비디오 등도 명품브랜드로서의 품격을 드러냅니다.

이렇게 ’탬버린즈‘ 브랜드는 무엇인가 언밸런스한 파격이라고 할 것입니다.

’탬버린즈‘의 브랜드 네이밍에 대하여 검색을 해보면, ‘탬버린’의 밝은 이미지를 가져 오려고 하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탬버린즈‘는 무엇인가 뒤섞인 젠틀몬스터 특유의 언밸런스한 파격을 표현하기 위하여 선택된 이름이라고 보입니다.

물론 ’탬버린‘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본래적 연상이 바탕에 깔려 있기는 하지만, 탬버린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본래의 이미지(연상)를 브랜드로 전이하기 위하여 이 탬버린을 택한 것이 아닙니다. 만일 그러한 의도였다면 글차제 등 다른 요소들을 이렇게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즐겁고 춤추는 느낌으로 끌고 갔을 것입니다.

’탬버린즈‘는 파격을 선보이고 싶었기에 노래방에서 우리가 춤추며 흔드는 탬버린을 브랜드 이름으로 정하면서도 다른 이미지요소들은 명품의 모습을 갖추어서 무엇인가 언밸런스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그 바탕위에서 블랙핑크의 제니를 모델로 기용하고 아트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쇼룸 등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성하여 소비자의 구매를 이끌고 있습니다.

’탬버린즈‘의 브랜드 네이밍 전략은 명품의 내실과는 반대쪽의 싸구려로 보일 수도 있는 단어를 택하여 파격을 주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를 브랜드 이름으로 채택하였던 창의성과 배짱이 다시 드러난다고 할 것입니다. 다만 ‘탬버린 tambourine’을 그대로 브랜드 이름으로 가져오지는 않았고 이를 약간 변형하여 ‘tamburins’로 하였습니다. 이 철자가 tambourine 보다는 미세하나마 명품 쪽에 좀 더 가까워 보입니다.

탬버린즈 vs 논픽션

’탬버린즈‘도 ’논픽션‘과 같이 익히 아는 단어이지만, 화장품에서는 사용하지 않을 단어를 채택하여 익숙함, 독특성 그리고 기억용이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논픽션‘은 허구가 아닌 진실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브랜드 아이덴터티(brand identity)를 구성한다면, ’탬버린즈‘는 단지 파격을 위한 장치로서 탬버린이라는 단어가 선택되었다고 할 것입니다.

’논픽션‘은 단어의 본래 의미를 살리는 전통적인 브랜드 네이밍 전략의 문법을 따르고 있다면, ’탬버린즈‘는 파격을 위한 장치로서 단어를 선택하였고 단어의 본래적 의미는 개의치 않는 브랜드 네이밍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조혁근 마크웨이(MarkWay) 변리사

▶ ‘브랜드 네이머(Brand Namer)’로 불리는 변리사. 상표등록에 관한 전문 상담컨설팅센터 ‘마크웨이(www.markway.co.kr)’를 운영하고 있다. 고려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 경영대학원에서 브랜드를 공부했다.
▶ ‘조혁근 변리사의 브랜드네이밍 탐구’에서는 브랜드네이밍을 어떻게 해야 하고, 상표등록을 받기 위한 좋은 브랜드네이밍은 어떤것인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매주 1회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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