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꽃 한 송이: 매일 꽃을 보는 기쁨』
[미란다 자낫카 지음/박원순 옮김/김영사/392쪽/24,800원]

[더케이뷰티사이언스] “이 식물은 유럽 전역에 걸쳐 해안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숲 지대에서 발견되며 달콤한 향기가 나는 종 모양의 꽃이 핀다.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이 가장 좋아하는 꽃이었으며, 그의 회사 디올은 1956년 이 꽃의 향기를 모방한 향수를 만들었다. 유럽은방울꽃은 비록 비싸긴 해도 결혼식 부케로 인기가 있으며, 2011년 윌리엄 왕자와 케임브리지 공작 부인의 결혼식에도 이 꽃이 등장했다. 유럽은방울꽃은 ‘다시 찾아온 행복’을 상징한다.” (4월 24일, 유럽은방울꽃, LILY OF THE VALLEY, Convallaria majalis, 124쪽)

“유라시아가 원산지인 이 식물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발견되며 잡초로 간주된다. 식용 가능하고 영양가가 높으며 새와 사람 모두 먹을 수 있다.(임산부나 모유 수유자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꽃은 흰색으로, 토끼 귀를 닮은 다섯 쌍의 꽃잎으로 이루어져 있다. 별꽃속을 뜻하는 속명 ‘스텔라리아’는 이 꽃이 별 모양으로 생긴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전통 의학에서 이 식물은 다른 많은 질병을 비롯하여 피부질환과 관절염을 치료하는데 사용되어 왔다.”(1월 31일, 별꽃, COMMON CHICKWEED stellaria media, 41쪽).

디올(Dior)을 매료시킨 유럽은방울꽃부터 샴푸에도 사용되는 자단향,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에리카 키네레아, 진한 향기로 유명한 치자나무, 비타민 C가 풍부한 광귤,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피부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한 미국이팝나무, 중국에서 ‘꽃의 왕’으로 알려진 적작약, 고대 이집트에서 피부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한 아미, 근육 이완제로도 쓰이는 히솝, 프랑스가 원산지이지만 영국 왕실의 향수로 쓰이는 잉글리시라벤더, 난초과의 식물 바닐라, 고대 그리스인들이 탈모 치료에도 사용했다는 시클라멘 헤데리폴리움, 입욕제로 쓰는 레몬밤, 피부관리에 사용하는 아니고잔토스 루푸스, 감사와 사과를 동시에 건네는 수국, 연중 단 하룻밤만 꽃을 피우는 셀레니체레우스 위티,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설강화, 전 세계적으로 부케와 미술 작품에 사용되면서 종종 부유와 사치를 상징하는 칼라까지 1년 365일 매일 꽃을 보는 기쁨을 선사하는 책. 이 책에 소개된 각각의 꽃은 특정한 날을 대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영국에서 그 식물이 개화하는 시기와 관련이 있다.

세계 최대 식물원인 영국 큐 왕립식물원(The Royal Botanic Gardens, Kew)의 식물원예가인 미란다 자낫카(Miranda Janatka)가 전 세계 366가지의 꽃을 엄선하여 문화와 역사, 예술이 곁든 특별한 꽃 이야기를 큐레이션했다. 아름답고 특색 있는 꽃들의 사진뿐만 아니라 조각품과 회화, 19세기 식물 일러스트까지 다채롭고 근사한 366점의 이미지를 수록하여 보는 기쁨을 더한다. 신제품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지 싶다.

저자는 이 책을 이렇게 소개한다. “이 책에 있는 꽃들은 전 세계의 가장 놀라운 식물들 중 일부를 대표하기 위해 선택되었는데, 대부분은 온대 지방의 자연 산책길이나 정원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선택된 식물들 가운데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꽃부터 가장 작은 꽃까지, 상업적으로 가장 가치 있는 꽃에서부터 문학과 예술에서 은밀하거나 명백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꽃까지, 다양한 꽃들이 포함되어 있다.”(9쪽)

이 책을 번역한 박원순은 서울대학교 원예학과를 졸업한 뒤, 세계적으로 유명한 롱우드 가든에서 '국제 정원사 양성 과정'을 밟았고, 델라웨어대학교 롱우드대학원 프로그램을 이수하여 대중원예 석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에버랜드에서 식물 전시 연출 전문가로 일하다가 현재는 국립세종수목원에서 전시기획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때때로 그는 꽃을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해설도 한다. “그 때마다 손님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식물을 볼 때와 그냥 볼때가 너무 다르다는 말을 듣는다. 그만큼 식물에 얽힌 이야기는 그 식물의 가치를 드높이고 즐거움을 배가시킬 수 있다.”(380쪽)

저작권자 © THE K BEAUTY SCIEN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