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뷰티사이언스] 각 국가의 국력에 영향을 주는 자원을 논할때, 흔히 지하 자원을 생각할 수 있지만, 최근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적 변화가 커지면서 점차 생물 다양성이 주목받고 있다.
생물 다양성은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주요 요소이면서, 동시에 자원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점차 더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로 생물다양성을 기반으로 제약, 건강식품, 화장품, 식품 소재 개발이 이루어 지고 있다. 최근에는 식물뿐 아니라 미생물, 곤충이 중요한 생물 다양성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전세계 생물 다양성 중 동물계가 72.22%를 차지하고 있는데, 동물계 중 90% 이상은 무척추동물류와 곤충류이다.
베트남의 지리적 특징을 보면 남북 직선으로 1600km나 되어 열대, 아열대, 온대 기후를 모두가지고 있으며, 고산지대와 습지, 삼각주, 해안가 등과 같은 다양한 생태적 환경 덕분에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다. 베트남의 생물다양성은 현재까지 1만 1000종이 발견되었으며, 이중에는 저서생물(底棲生物, benthos, 해수, 담수 등의 바닥에 사는 생물의 통칭) 6000종, 어류 2038종, 바다뱀 15종, 해양 포유류 12종, 바다거북 5종, 물새 43종, 해조류 653종, 동물성 플랑크톤 657종, 맹그로브 94종, 해변식물 14종, 그리고 약 400종의 산호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무척추 동물류, 곤충류, 균류, 세균류 등의 생물 다양성 확인이 된다면 이보다 다양하고 많은 생물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베트남에서도 생물 다양성 확인을 위한 전문기관과 전문가 양성을 통해 이러한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점차 해 나가고 있다. 베트남은 ‘생물다양성법’을 2008년 제정하여 2018년 최종 개정 하였다. 주요 내용은 생물다양성 보존 계획과 개발, 생물 다양성에 대한 국제협력, 이를 위한 시행 조항으로 되어 있다. 최근 베트남은 2월 18일부터 3월 4일까지 열린 유엔 해양법협약(UNCLOS1982)에 참가했다. 이 회의에서 베트남은 해양 생물 보전 및 발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였으며, 이를위해 국가의 지속가능한 해양 경제 발전 전략과 연동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베트남에서 생물 다양성이 가장 잘 보존된 곳 중 하나가 습지이다. 베트남 북부 닌빈성(Ninh Bình) 번롱(Vân Long) 습지 보호구가 베트남의 9번째 람사르 습지로 선정됐다. 세계적으로는 2360번째이다. 홍강 삼각주에 위치한 번롱 습지는 얕은 강과 호수로 다양한 수중 생물이 자생하는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이 지역은 다양한 수중생태계로 물새들의 안락한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베트남에는 번롱 습지 이외에 우민트엉(U Minh Thượng) 국립공원, 짬침 (Tràm Chim) 국립공원, 무이까마우(Mũi Cà Mau) 국립공원, 땀다오(Tam Đảo) 국립공원, 쑤언투이(Xuân Thủy) 국립공원, 바베(Ba Bể) 호수, 랑센(Láng Se) 습지보호구, 깟띠엔(Cát Tiên) 국립공원, 바우서우(Bàu Sấu) 습지보호구가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었다.
베트남 중부에 위한 꽝남성에서는 멸종 위기 원숭이 서식지 복원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 지역에 서식하는 회색정강이두크의 서식지 복원을 위해 1000억vnd(한화 약 55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100여 헥타르 규모의 산림 복원 계획을 수립했다. 회색정강이두크는 국제자연보전연맹이 선정한 ‘세계에서 멸종 위험이 가장 높은 영장류 25종’ 리스트에 등재되어 있다. 필요 예산의 60%는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나머지는 생물다양성 보존센터(Centre of Biodiversity Conservation), 그린비엣(GreenViet), 그리고 세계자연기금(WWF: World Wide Fund for Nature)과 협력하여 해당 사업을 미국해외개발처(USAID: United States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기금으로 운영된 ‘그린 안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서식지 복원 후 꽝남성은 해당 지역을 전 세계 환경보호 활동가들을 위한 영장류 연구소 및 친환경 투어 지역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프로젝트가 필요한 이유는 베트남 중부 지역의 최대 수익 사업 중 하나가 아카시아 나무 벌목 사업이다. 베트남의 산림은 전국토의 41% 이상에 달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지역내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아카시아 나무 재배를 위해 원시림을 파괴하면서 회색정강이두크 무리는 10헥타르 규모의 원시림에 갇혀 있는 상태가 되었다.
이러한 원시림 파괴는 베트남의 임업 산업의 확장과 연관되어 있다. 베트남 산림청(VNOREST)에 따르면 목재 및 목재 제품의 수출은 2021년 158억달러로 2020년 대비 20% 증가하였다. 2000년 수출액이 2억 달러였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수요 증가를 위해서 베트남은 2021년까지 전국 31개 성 및 시에서 372,00 ha 이상 인증하여 지속 가능한 숲을 관리하고 있으며, 2022년 추가로 90,000 ha를 지속 가능한 숲으로 인증하였다. 베트남의 임업 수출은 주로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 대한민국으로 전체 목재 및 목재 제품 수출의 90% 이상을 차지고 하고 있다. 2022년 기준 베트남은 목재 및 목공예품 수출 분야에서 중국에 이어 수출 2위 국가로 부상하였다. 이 분야 수출 1위인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대립으로 미국으로 수입되고 있던 중국산 목공예품 수요가 크게 감소하였고, 이 수요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타국가의 목공예품 주문량을 크게 증가시키는 영향을 낳게 되었다. 베트남에서는 약 5,000개의 업체들이 목재가공품 생산 및 투자를 하고 있다. 또 약 140만 가구의 생계오 일자리 창출을 담당하고 있다.
베트남의 목재 및 목공예 산업분야에서 오랜전부터 있었던 전통적인 목공예 장인의 창조성과 좋은 솜씨가 오늘날 이 분야 산업의 기초가 되었을 것이다. 베트남의 목공예 관련 역사는 1000년이 넘었는데, 역사에 따르면 가장 오래된 목공예 마을은 남딩(Nam Định)성에 있는 라쑤엔(La Xuyên)이다. 이 목재 가공 공예마을의 시조는 닌흐우흥(Ninh Hữu Hưng)으로 레다이하잉(Lê Đại Hành, 980 - 1005) 왕을 수행한 이후 이 마을로 와서 여생을 보내며, 목각, 상감 세공(象嵌細工), 모자이크 등을 개발하였다. 이후 여러 단계를 거쳐 베트남 전국에 목재 가공이 펴져 목재 가공 공장들이 형성되었다. 19세기부터는 전통기술에 현대 과학 기술을 응용한 목재 가공 기술이 도입되었다.
베트남 임업과 관련된 산업에서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주목받은 것중 하나가 베트남 인삼인 응옥린삼(sâm Ngọc Linh)의 산업화이다. 응옥린삼은 베트남 중부의 꽝남성과 꼰뚬성에 걸쳐 있는 응옥린산에 자생하는 삼으로 연수에 따라 다르지만 8년근은 1kg에 50만원 이상으로 거래가 되고 있다. 응옥린 삼에는 기존의 인삼에 없는 사포닌을 포함하여 총 52종의 사포닌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응옥린 삼은 1972년 약사인 다오낌롱에 의해 발견되었다. 당시 약사인 롱은 동료들과 함께 식물 연구를 하였는데, 해발 1000미터 이상의 높이에 이르렀을 때 그는 대나무 뿌리와 비슷한 형태의 인삼을 발견하여 '대나무 인삼'이라 불렸고, 이후 식물학적 실증을 거쳐 Panax vietnamesis Ha & Grushv라는 학명으로 베트남 인삼으로 공식화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