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남 KBSI 춘천센터 박사

사진 왼쪽부터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춘천센터 조수현 박사(공동제1저자), 정회빈 박사(공동제1저자), 김길남 박사(교신저자)
사진 왼쪽부터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춘천센터 조수현 박사(공동제1저자), 정회빈 박사(공동제1저자), 김길남 박사(교신저자)

[더케이뷰티사이언스] 국내 연구진이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희귀약초 ‘개느삼’의 항염증 효과를 입증해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소재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신형식, KBSI)은 춘천센터 김길남 박사 연구팀이 양구군, 국립수목원과 공동으로 개느삼 뿌리 추출물이 염증 유발 물질로 처리된 세포와 동물에서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고 3월 20일 밝혔다.

개느삼(학명 ‘Echinosophora koreensis Nakai’)은 우리 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식물로, 북한의 함경도와 평안도, 남한의 강원도 북부 지역 등에 서식하고 있다. 특히, 강원도 양구군의 한전리와 임당리 서식지는 천연기념물 372호로 지정(1992.12.23.)돼 보호받고 있다. 양구군은 개느삼을 대량 증식해 녹지 공간에 식재함으로써,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양구군 야생화공원 개느삼 식재 모습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양구군 야생화공원 개느삼 식재 모습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약효로는 민간에서 진통과 소염, 해독, 타박상, 어혈 등을 치료하는 데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소염에 효과가 크다고 알려 졌으나, 그동안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다. 기능성 화장품, 식품소재 개발 등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항염효과, 부작용 등에 대한 정확한 규명이 요구돼 왔다.

연구진은 좀 더 나은 항염성분 입증을 위해 개느삼의 전초, 줄기, 뿌리의 추출물로 항염 효과를 각각 비교·확인하고자 했다. 염증 실험에 주로 쓰이는 마우스 ‘대식세포(RAW 264.7)’에 염증 반응을 유도한 후 대표적 염증유발물질인 산화질소의 생성 저해율을 측정했다. 개느삼의 뿌리 추출물을 처리한 대식세포에서 산화질소의 발현이 47.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뿌리 부분에서 항염 효과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개느삼 뿌리 추출물은 염증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엔에프 카파비(NF-kB)의 활성을 감소시켜, 염증 유발 단백질인 iNOS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한 종류인 인터루킨(IL-6)의 발현을 각각 77.8%, 42.7% 억제시키는 현상이 함께 확인됐다.

개느삼 뿌리추출물의 항염증 효과 모식도 = 세포와 마우스에서 염증 유발물질인 lipopolysaccharide(LPS)와 carrageenan으로 염증과 부종을 유발시켜 개느삼 뿌리 추출물의 염증 억제 효능을 밝힘.
개느삼 뿌리추출물의 항염증 효과 모식도 = 세포와 마우스에서 염증 유발물질인 lipopolysaccharide(LPS)와 carrageenan으로 염증과 부종을 유발시켜 개느삼 뿌리 추출물의 염증 억제 효능을 밝힘.
마우스 대식세포(RAW 264.7)에서 엔에프-카파비(NF-kB) 활성 감소에 의한 염증유발 인자(NO, IL-6, iNOS)의 저해 효과 = (A) 염증유발인자인 NO와 IL-6 생성의 억제 효과, (B) NO를 생성한다고 알려진 단백질인  iNOS의 발현 억제효과, (C) 염증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NF-kB의 발현 억제 및 핵 내 이동 억제 효과
마우스 대식세포(RAW 264.7)에서 엔에프-카파비(NF-kB) 활성 감소에 의한 염증유발 인자(NO, IL-6, iNOS)의 저해 효과 = (A) 염증유발인자인 NO와 IL-6 생성의 억제 효과, (B) NO를 생성한다고 알려진 단백질인 iNOS의 발현 억제효과, (C) 염증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NF-kB의 발현 억제 및 핵 내 이동 억제 효과
개느삼 뿌리 추출물의 carrageenan으로 유도된 마우스에서의 발 부종 완화 효과  = 0.5% carrageenan을 발에 주사했을 때 발 부종 두께 사진(사진 왼쪽) 부종의 두께를 수치화한 그래프
개느삼 뿌리 추출물의 carrageenan으로 유도된 마우스에서의 발 부종 완화 효과 = 0.5% carrageenan을 발에 주사했을 때 발 부종 두께 사진(사진 왼쪽) 부종의 두께를 수치화한 그래프

 

연구진은 세포가 아닌 동물 수준에서도 개느삼이 염증성 부종에 미치는 항염 효과를 관찰했다. 염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카라기난(Carrageenan)을 마우스의 발에 주사해 부종을 유도하고, 개느삼 뿌리 추출물을 마우스에 경구 투여를 했을 때 나타나는 발 부종의 두께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개느삼 뿌리 추출물이 발 부종 역시 현저히 완화시켜 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개느삼이 항염증에 우수한 효과가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다. 개느삼이 건강식품산업 소재로 활용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개느삼은 양구군과 국립수목원에서 분류․동정돼 식재하고 있는 야생화를 활용했다. 염증 유발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발현 현상은 KBSI 춘천센터에 설치된 첨단 연구장비인 공초점 레이저 형광현미경을 활용, 엔에프 카파비의 핵 내 이동을 관찰하는 면역형광염색법을 이용해 규명했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양구군에서 자라는 희귀약초인 개느삼을 활용한 이번 연구는 천연물질을 활용한 산업 육성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며, “양구군에 서식하는 개느삼 등 희귀 야생화를 보존·연구해 국내 천연물질을 활용한 산업과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BSI 신형식 원장은 “이번 연구는 민간에서 전해진 식물사용 사례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결과로, 기능성 화장품 및 식품소재 개발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며, “개느삼이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생물소재로 조기 활용될 수 있도록 상용화 등 후속 연구 지원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KBSI 춘천센터 운영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지난 2월 10일 통합&보완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Journal of Ethnopharmacology지에 온라인 게재됐다. 저자는 KBSI 조수현(공동제1저자), 정회빈(공동제1저자), 김길남(교신저자)이다. 논문명 ‘Anti-inflammatory activity of Echinosophora korrensis nakai root extract in lipopolysaccharides- stimulated RAW 264.7 cells and carrageena-induced mouse paw edema mo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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