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뷰티사이언스]  2018년 SK그룹은 베트남 마산그룹(Masan Group)에 4억 7000만달러(약 5000억원)를 투자했다. 한국에서 마산그룹은 생소한 이름으로, SK 투자 이전에 직접적으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을테지만, 마산그룹은 베트남 국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대표 국민기업이다. 전국민의 98%가 이 회사의 제품을 이용한다고 하니 진정한 국민 기업이다. 마산그룹의 대표 제품은 조미료류이다. 이중 베트남의 맛을 가장 잘 표현하는 베트남 국민 조미료 ‘느억맘(nước mắm=피쉬소스)’이 대표 제품이다. 베트남 국민은 연간 2억 리터의 ‘느억 맘(피쉬소스)’을 소비한다.

마산컨슈머홀딩스 주요 제품 ⓒhttps://investments.miraeasset.com/board/news/view.do?id=11716&boardCode=1&menuId=01
마산컨슈머홀딩스 주요 제품 ⓒhttps://investments.miraeasset.com/board/news/view.do?id=11716&boardCode=1&menuId=01

느억맘은 베트남의 맛을 나타내는 특산품으로 생선을 발효해서 만든다. ‘느억맘’이란 물이란 의미의 ‘느억’과 젓깔을 의미하는 ‘맘’이 조합된 것으로 우리의 액젓과 같은 생선 발효 제품이다. 주로 작은 멸치 등의 어류나 새우 등을 소금에 절여 6개월 이상 발효하여 만든다. 한국의 액젓은 특정 요리에만 사용되는 반면 베트남의 액젓은 거의 대부분의 요리와 음식에 활용되는 만능 조미료라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베트남에서 느억맘이 발달한 이유 중 하나를 생각해 본다면 국가의 대부분이 해안에 인접해 있는 지리적인 특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수산업이 발달한 지역일수록 ‘느억맘’ 제조 업체가 많다. 최근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푸꾸옥’섬이 대표적인 ‘느억맘’ 생산지역이다. 이 지역은 약 2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1년에 800만 리터의 ‘느억맘’을 생산하고 있다. 지역마다 사용하는 주 원료가 다른데, 푸꾸옥 느억맘은 주로 멸치를 사용한다. 멸치가 비슷해 보이지만 수십 종류가 있고, 이곳에서는 특정 멸치만을 사용하여 고유한 맛의 ‘느억맘’을 만든다. 

푸꾸옥의 느억만 제조 시설 ⓒhttps://vi.wikipedia.org/wiki/N%C6%B0%E1%BB%9Bc_m%E1%BA%AFm_Ph%C3%BA_Qu%E1%BB%91c#/media/T%E1%BA%ADp_tin:Fish_sauce_factory,_Phu_Quoc.jpg
푸꾸옥의 느억만 제조 시설 ⓒhttps://vi.wikipedia.org/wiki/N%C6%B0%E1%BB%9Bc_m%E1%BA%AFm_Ph%C3%BA_Qu%E1%BB%91c#/media/T%E1%BA%ADp_tin:Fish_sauce_factory,_Phu_Quoc.jpg

‘느억맘’은 발효의 재료에 따라서 다양하며, 발효 기간은 기본적으로 6개월 이상이 되어야 한다. 또한 소금 이외에 설탕 및 식품 첨가물들을 첨가할 수도 있다. 주로 투명한 액상 형태로 황금색부터 갈색까지 다양한 색상이 난다. 베트남 사람들은 대다수의 음식에 이 느억맘을 활용하여 요리를 한다.

첫번째로 느억맘은 국물이 있는 요리에 넣어서 맛과 향을 내는데,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먹어서 유명해진 분짜의 소스도 느억맘으로 만든다. 개인적으로 한국 음식인 미역국을 끊일 때 느억맘을 조금 넣으면 맛의 클래스가 달라지는 경험을 했다. 두 번째로 매운 고추 등을 첨가하여 완성된 요리들을 찍어 먹을 수 있도록 활용되기도 한다. 세 번째로는 완성된 요리나 밥 등에 뿌려서 먹기도 한다. 그리고 반찬을 구하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사람들은 밥에 느억맘만 뿌려서 먹는 경우도 있다. 모든 요리에 대부분 활용되는 느억맘은 우리나라의 된장이나 고추장과 같이 늘 함께 하는 고향의 맛이라고 할수 있다.

느억맘의 국가인 베트남에서 수산업은 아주 중요한 산업군이다. 2022년 기준 베트남은 100억 달러 이상의 수산물을 수출하였고, 이는 중국과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 3위 수산물 수출국으로 세계 수산물수출의 7% 정도를 담담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수산물이 가장 많이 수출되는 국가는 미국이며, 수출 시장 다변화와 FTA 협정의 증가로 수출 국가가 증가하고 있다. 수산물에 대한 수요는 해외 수출뿐 아니라 베트남 국내 소비자들에게서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2021년 기준 베트남 수산물 중 신선 어류는 148.1 천톤, 신선 해산물 20.6 천톤, 수산 가공품은 57.9 천톤 규모이다. 

베트남의 새우 가공 모습 ⓒhttps://en.vietnamplus.vn/aquatic-exports-likely-to-hit-record-of-over-10-bln-usd-in-2022/243471.vnp
베트남의 새우 가공 모습 ⓒhttps://en.vietnamplus.vn/aquatic-exports-likely-to-hit-record-of-over-10-bln-usd-in-2022/243471.vnp

베트남은 국가의 전체가 바다와 이어져 있어 많은 경제적 이익을 누려왔고, 느억맘과 같은 바다와 관련된 문화가 발달해 왔다. 하지만 베트남의 동쪽 바다에는 많은 작은 섬들이 있는데, 이 섬에 대한 영유권 분쟁으로 주변국과의 외교적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군사적 행동을 실행하며 대부분의 바다를 중국 해역으로 선포하고 군사적 행동까지 하고 있다. 해군력이 약한 베트남은 미국과 함께하는 외교적 활동으로 대응하고 있을뿐이다.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남중국해의 경우 중국이 세계로 나아가는 중요한 해로임과 동시에 천연가스와 석유 등 천연 자원 매장량이 풍부한 곳이다. 또 세계 무역량의 30% 가까이 들고 나가는 정치적,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미국은 이러한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핵항모를 보내는 군사적 행동까지 하고 있다. 베트남과 중국은 늘 이러한 갈등의 요소를 내재하고 있다.

실제로 2014년 베트남에서 반중 시위가 일어났는데, 이는 베트남이 주장하는 영해인 파라셀 제도에 중국이 석유시추 장치를 설치한 것이 원인이 되었다. 이러한 시위가 커져 베트남 국민들의 감정이 폭발하면서 베트남에 있는 중국 공장은 불탔고, 중국인들은 외부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까지 되었다. 이때 중국뿐 아니라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의 외국 투자 기업들까지 많은 손해를 보았다. 눈앞에서 공장이 불타고,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사무실 집기를 가지고 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였다. 필자의 지인은 이때 호치민 인근에서 봉제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이때를 생각하면 트라우마가 생긴다고 한다. 열심히 일하던 근로자들이 폭도가 되어버려 회사가 하루 아침에 없어졌기 때문이다. 분쟁의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도 언젠가 동일한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을 알고 미리 잘 대처하는 것이 베트남에서의 경영 관리 포인트이다.

저작권자 © THE K BEAUTY SCIEN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