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국가 중 가장 빠른 경제성장 달성

[더케이뷰티사이언스] 2022년은 베트남과 한국의 수교 30주년(1992~2022년)이 되는 해였다. 무역협회의 자료에 의하면 1992년 5억달였던 교역액은 2021년 800억달러가 넘었고, 향후 수년 내에 1000억달러 달성이 예상된다. 이러한 교역액의 증가로 2022년 한국의 최대 무역 흑자 국가는 다른 나라가 아닌 베트남이 되었다.

2021년에는 베트남의 제1외국어로 한국어가 등재 되었고, 2021년 기준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외국인 투자 국가가 되었으며, 베트남에 있는 삼성은 2021년 베트남 전체 GDP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베트남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화장품·뷰티 분야에서도 2020년 무역협회 자료에 의하면 베트남에 수입된 화장품 중 한국 화장품은 227백만달러로 베트남 화장품 시장의 48.1%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한국과 베트남은 경제적인 관계 뿐 아니라, 문화적인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K-POP은 베트남 음원 차트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베트남 넷플렉스도 한국 드라마로 가득하다. 이러한 음악과 드라마, 예능 등과 같은 문화 콘텐츠들은 베트남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주고 있으며, 한국의 콘텐츠에 포함된 패션, 뷰티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들은 베트남 고객들에게 자연스럽게 호감을 유발하게 되었다. 베트남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떡볶이와 같은 한국 음식이 된 것은 이러한 문화적인 연결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한국과 베트남의 교역이 증가하며, 자연스럽게 인적 교류도 활발해 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의하면 2022년 기준 한국에 있는 베트남인은 20만명이 넘었고, 베트남에 있는 한국 사람도 15만명 정도가 된다. 이러한 인적 교류는 자연히 직접 물건을 전달하는 ‘핸드캐리’가 가능한 화장품과 같은 뷰티 제품이 더욱 활발하게 거래되도록 하였다. 핸드캐리로 들어온 제품들은 베트남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인 페이스북을 통해서 가족 선물로 전달되거나 친구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이제 베트남은 한국의 주요 협력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중요도가 더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이런 베트남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베트남 역사, 문화, 언어, 라이프 스타일 등에 대해서 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뷰티 시장을 조명해 보려고 한다. 12개의 카테고리로, 각 카테고리에 4개의 소주제로 총 48개의 글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 글을 통해서 독자 여러분이 베트남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베트남의 역사 문화: 베트남의 탄생과 고대사

베트남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수 많은 변화를 통해 현재의 베트남 국가가 이루어 졌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베트남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문헌적으로 베트남의 건국신화에는 해상 세력인 바다신 락롱권과 산신 어우꺼의 결합으로 100명의 자녀들이 탄생하였고, 이후 어머니인 어우꺼가 50명의 자녀와 함께 산으로 가서 베트남 민족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어우꺼의 직계 후손인 훙 가문이 베트남 최초의 부족 국가인 반랑국을 건국하며 국가가 만들어 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건국신화는 13세기 후반 세 차례의 대몽 항전을 계기로 높아진 민족의식을 배경으로 만들어 지게 되었다. 이러한 건국 신화의 흔적이 언어에 남있는데, 할머니를 뜻하는 bà와 자녀를 뜻하는 Con이 합쳐진 Bàcon은 단어 그대로의 의미인 할머니의 자녀가 아니라, 일반적으로는 친척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거나, 국가 연설 시에는 ‘국민 여러분’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는 건국신화에 기반한 언어적 표현이기 때문에 할아버지를 뜻하는 단어 òng과 자녀를 뜻하는 Con을 결합할 때에는 의미가 맞지 않게 된다. 건국신화를 통해 볼때 베트남의 문화적 코드에는 여성은 나약하며 소극적인 모습이 아닌, 나라를 건국할 정도의 강인한 여성상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베트남에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많은 것은 이러한 전통적인 여성에 대한 베트남인의 인식이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의 베트남(월남, Viet Nam)의 이름은 남월(Nam Viet)과 순서만 반대로 되어 있다. 이는 베트남의 국가와 민족의 토대에 남월이 많이 관여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증거 중 하나이다. 역사학자에 따라 주장이 다르지만 중국의 비엣족이 중국 전국시대에 월나라가 초나라에 망하자 수 세기에 걸쳐 남하한 월나라 유민의 후예라는 주장과 3000년 전 동선 문화를 이루었던 락 비엣족이 오늘날의 베트남의 직접적 조상이라는 주장이 있다. 락(Lac)은 베트남 민족 설화에 의하면 Long(용)으로부터 유래했다는 설과 농경과 관련된 하천이나 수로를 의미하는 Lach, Rach으로부터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베트남에는 이렇게 물과 관련된 지명이나 유래가 많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는 하내(河內)에서 유래되었다. 실제로 홍강이 지나가는 비옥한 땅인 하노이에는 물이 풍부하여 많은 연못을 볼 수 있는데, 하노이에는 100여 개의 호수가 있다. 그리고 베트남어로 물을 뜻하는 느억(nước)은 다른 의미로 '나라'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물이 나라라는 의미로도 사용되는 것은 물이 베트남이라는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컸던 것이라고 추정된다.

이러한 현상은 베트남의 지리적인 특성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동남아시아의 인도차이나반도 동쪽에 위치한 베트남은 동쪽에는 바다와 맞닿아 있고, 북으로는 중국, 서쪽으로는 라오스, 캄보디아와 높은 산맥이 국경선 라인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으로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많은 강을 만들어 내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베트남에서는 물이 풍부한 물의 나라가 되었으며, 물과 관련된 단어와 지명이 많아지게 되었던 것 같다. 고대사부터 현대까지 물은 국가에 너무 중요한 자원이 되었다. 베트남은 이러한 풍부한 물을 기반으로 농업과 수산업이 잘 발달할 수 있었다.

베트남은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과 유사성을 지녔다. 베트남은 역사적으로 중국과 수많은 항전과 독립 투쟁이 있었으며, 중국의 영향을 받아 한자, 유교, 불교가 오랜 기간 동안 영향을 주었다. 베트남이 한국과 유사한 점이 있다는 것은 이러한 중국으로부터의 영향을 받은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단어의 많은 발음은 한자로부터 기원하였기 때문에 유사한 발음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chú ý(주 이)는 ‘주의’를 뜻하는 단어이며, Liên lạc(리엔 락)은 ‘연락’과 같은 의미이다. 국가의 체계를 잘 따르고 부모, 선생님, 어른을 공경하는 것은 유교의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어디를 가든 불교 사원을 있을 정도로 베트남 사람들의 생활습관에 불교적 관습은 큰 영향을 주었다.

베트남의 역사는 외세의 침략에 대항하는 저항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다. 기원전 214년 중국 진시황제의 베트남 정복을 시작으로 몽골, 명나라, 프랑스, 미국, 일본, 중국과의 항전의 역사는 2000년이 넘는다. 이 시기동안 대부분 베트남은 외세 세력의 지배하에 있었으나, 이러한 환경속에서도 지속적인 독립을 시도하여 자주성을 잃지 않고 베트남 민족의식을 유지하였다. 19세부터 20세기까지 베트남은 프랑스, 일본, 미국, 중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며, 베트남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 국가의 자주성을 지켜내었다. 세계 최강국들로부터 나라의 자주성을 지켜 낸 베트남인은 민족적 자긍심과 독립 의식이 매우 높다. 이러한 민족적 의식을 기반으로 베트남은 아세안 국가 중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해 나가고 있다.